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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코너 > 車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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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공간 활용의 개념을 바꾼 차,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나들이가 늘어나는 요즘에는 미니밴과 SUV가 인기다. 가족과 함께 탈 수 있는 넓은 실내공간과 큰 적재공간은 이들 차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시트로엥이 지난 3월부터 시판하는 그랜드 C4 피카소도 바로 그런 차다. 차체 길이는 4595mm로 기아 카렌스(4525mm)보다는 길고, 카니발(5115mm)보다는 훨씬 짧다. 차체 높이도 카렌스보다 약간 높고 카니발보다는 낮다. 우리가 흔히 보던 미니밴보다는 작지만 미니밴의 스타일을 하고 있는 매우 독특한 차다. 앞모습은 콘셉트카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LED 주간 주행등을 위에 배치하고 헤드램프를 그 아래에 놓음으로써 일반적인 상식을 깬다. 실내 역시 독특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앞 유리가 유난히 넓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앞좌석 승객 머리 위까지 이어진 앞 유리 때문이다. 선바이저를 위로 당기면 시야가 훨씬 넓어진다. 시트로엥 DS 라인에서 봤던 독특한 구조다. 계기반은 대시보드 가운데에 배치했고 12인치 파노라마 스크린으로 표시한다. 넓은 화면은 운전자의 취향에 맞게 배경화면을 설정할 수 있고, 계기반 형태를 3가지로 바꿀 수도 있다. 그 아래에 7인치 터치스크린으로 공조장치나 오디오 장치 등을 조작하도록 했다. 블루투스 기능은 신통치 않았다. 핸드폰과 연결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실패했다는 메시지만 반복됐다. 스티어링 칼럼에 달린 기어 레버는 조작감이 낯설지만 금방 익숙해진다. 최고출력 150마력의 2.0ℓ 디젤 엔진은 부드러우면서도 넉넉한 파워를 낸다. 6단 자동변속기의 연결감도 훌륭하다. 차체가 승용차보다 훨씬 높지만 고속주행에서도 꽤 안정된 감각을 보여준다. 3개로 나뉜 2열 시트도 다른 차에서 볼 수 없는 특징이다. 앞뒤 조절이나 등받이 각도가 3개 모두 따로 움직이므로 승차인원에 따라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3열 시트는 접어서 바닥으로 숨길 수도 있다. 2·3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상당히 넓은 적재공간이 나온다. 그랜드 C4 피카소의 표시연비는 도심 13.0km/ℓ, 고속도로 15.6km/ℓ이고, 이번 시승에서는 11.0km/ℓ를 기록했다. 가솔린 엔진을 얹은 경쟁 수입 미니밴들과 달리 디젤 엔진을 얹은 그랜드 C4 피카소의 강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값은 4290만~4690만원으로 다른 수입 미니밴에 비해 저렴하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독특한 외관, 다양한 공간 활용이 돋보인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6-01 13:29:11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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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일상에서 즐기는 슈퍼카, 아우디 RS7

스포츠카를 동경하는 이들의 최대 고민은 일상생활에서 몰기에 불편하다는 점이다. 세단과 스포츠카를 모두 소유하면 해결되겠지만, 그럴 경우 경제적인 부담이 커진다. 아우디 RS7은 이런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해주는 스포츠 세단이다. 외관은 RS(Racing Sport) 모델답게 A7이나 S7보다 더욱 스포티하게 다듬어졌다. 대형 격자무늬 그릴과 블랙 베젤 LED 헤드램프가 포인트. 차체 높이는 1419mm로 S7(1408mm)보다 다소 높다. S7이 20인치 휠을 장착한 데 비해 RS7은 21인치 휠을 장착했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는 블랙색상에 카본 파이버 인레이가 적용됐다. 3 스포크 열선 스포츠 스티어링 휠, 계기판 디스플레이와 스크린화면, 기어 레버 손잡이,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와 MMI 버튼, 알루미늄 도어 씰 트림 등에 RS7 로고를 넣어 다이내믹함을 강조했다. 또한 전용 시트에는 허니컴 디자인 스티치와 RS7 로고를 더했다. 실내는 MMI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서라운드 뷰 주차 보조 시스템, 뱅앤올룹슨(Bang & Olufsen) 사운드 시스템, 하이빔 어시스트, 나이트 비전 등 첨단 장비가 총 동원됐다. V8 트윈터보 4.0 TFSI 엔진은 최고출력이 560마력으로, S7의 420마력보다 140마력이 올라갔다. 최대토크 역시 56.1kg·m에서 71.4kg·m으로 큰 폭으로 올라갔다. 또한 높아진 출력을 감당하기 위해 S7의 7단 듀얼 클러치 대신 RS7 전용 8단 팁트로닉 변속기가 적용됐다. 이러한 스펙의 차이는 초반부터 무시무시한 가속성능으로 입증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 시간은 3.9초로, S7(4.7초)보다 빠를 뿐 아니라 슈퍼카와 맞먹는 수준이다. 최고속도는 305km/h에 이른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고성능을 지녔으면서도 연비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엔진 부하가 적을 때 8기통 중 4기통만 가동시키는 가변실린더 시스템(COD)을 채용한 덕에 복합모드 7.9km/ℓ의 연비를 나타낸다. 시가지와 간선도로를 4:6으로 섞어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6.5km/ℓ를 기록했다. RS7은 메르세데스 벤츠 CLS 63 AMG, BMW M6 그란쿠페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다. 라이벌 중에는 M6 그란쿠페가 2억300만원으로 가장 비싸고, CLS 63 AMG는 1억5600만원, RS7은 1억5590만원이다. 0→100km/h 가속시간은 가장 비싼 M6가 4.2초로 가장 느리고, CLS 63 AMG는 3.7초로 가장 빠르다. RS7 스포트백은 사륜구동 스포츠 쿠페라는 점에서 CLS와 콘셉트가 가장 유사하고, 가격도 비슷하다. RS7의 강점은 4가지 주행모드와 9가지 세부 모드로 선택할 수 있는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가 운전의 즐거움을 더해준다는 점이다. 경쟁차는 이 정도로 세분화된 드라이브 모드가 없다. 뒷좌석을 모두 접을 경우 1390ℓ로 확장되는 트렁크 공간도 경쟁차가 따라올 수 없는 RS7의 장점이다.

2014-05-25 19:46:13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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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미래를 여는 차, BMW i3

전 세계 자동차 역사에는 위대한 발전을 이룬 차들이 많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들의 수준이 상향평준화되고 있는 요즘에는 '전기차'라는 새로운 장르가 주목받고 있다. 장거리 주행능력이나 충전시간 등 아직 해결할 과제가 많기는 하지만,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만한 방안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BMW가 최근 한국에서도 시판을 시작한 i3도 주목 받는 전기차 중 하나다. 기아 쏘울 EV, 쉐보레 스파크 EV, 르노삼성 SM3 EV가 시장에 나온 가운데, 유일하게 시판에 들어간 수입 전기차라는 점도 눈길을 끄는 이유다. 차체 길이는 3999mm로 소형차 수준이지만 실내는 꽤 넓다. 전기모터를 뒤쪽에 장착하고 뒷바퀴를 굴리도록 해 차체 바닥이 평평하고, 그 덕에 뒷좌석 공간은 소형 미니밴 수준으로 넉넉하다. B필러를 없앤 구조 덕에 승하차할 때도 거치적거림이 없다. 다만, 앞 도어를 열어야 뒤 도어가 열리는 구조라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대시보드는 모터쇼에서나 보던 콘셉트카 분위기다. 스티어링 휠 뒤에는 태블릿PC 같은 계기반이 놓여 있고, 대시보드는 유칼리툽스 우드 인레이가 감싸고 있다. 모터가 뒤쪽에 달려 있고 시프트 바이 와이어 기술을 적용한 덕에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는 탁 트여 있다. 시동은 기어레버에 달린 버튼을 눌러 걸고, 기어 레버는 위 아래로 조작해 전진과 후진, 중립을 선택하도록 했다. 모든 조작이 기존 승용차와는 큰 차이가 있어서 처음에는 혼돈스러울 수 있다. 비록 수동변속모드는 없지만, 굳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차체가 민첩하고 재빠르다. 정지에서 시속 60km까지 가속시간은 3.7초에 불과하고, 시속 100km까지도 7.2초밖에 안 걸린다. 게다가 국산 전기차들이 전륜구동인 데 비해 i3는 후륜구동을 택하고 있어서 BMW 특유의 주행 느낌이 살아 있다. 타이어는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일반 승용차보다 폭이 좁은 타입을 택했다. 앞이 155/60, 뒤가 175/55 타입이다. 대신에 휠은 대형 SUV 수준인 20인치를 택했다. 구름 저항을 적게 하면서도 안정된 핸들링을 만들어 내기 위함이다. 이러한 타이어 선택과 함께 배터리가 아래쪽에 깔린 덕에 핸들링은 예상보다 훨씬 뛰어나다. 무게중심이 아래쪽에 자리한 덕도 있지만, 서스펜션의 셋업이 적당해 높은 차체임에도 흔들림이 억제돼 있다. i3의 독특한 싱글 페달 제어시스템은 '양날의 검' 같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가속되고, 발을 떼면 곧바로 에너지 재생모드가 활성화되며 감속된다. 간편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시내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보면 차가 울컥거림을 느낄 수도 있다. 따라서 익숙해지는 데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132km인데, 주행여건과 습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시승차를 받았을 때는 주행가능거리가 100km 남짓 있었는데, 이틀 동안 충전 없이 시내를 주행하니 거의 바닥이 났다. 이런 걸 보면 i3는 자동차라기보다는 수시로 충전해야 하는 스마트폰 같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i3를 비롯해 모든 전기차의 운명은 충전 인프라가 쥐고 있는 셈이다. BMW가 제공하는 가정용 충전기 '월박스'로는 완충하는 데 3시간이 걸리는데, 이는 타입1 콤보방식의 급속충전기와 같은 충전시간이다. 80% 수준 충전에는 30분이 걸리므로 다른 전기차와 비슷하다. 220V 전압으로는 8~10시간이 걸린다. i3는 독특한 디자인과 놀라운 주행성능을 보여주지만, '충전 시간'과 '충전 인프라', '가격' 등 전기차의 해결과제를 피해갈 수 없다. 충전 인프라는 점차 개선될 것이고, 충전 시간이 다른 전기차와 차이가 없는 점을 고려하면 문제는 가격이다. 솔(SOL) 트림이 6400만원, 비스(VIS) 트림이 6900만원으로 여타 전기차에 비해 훨씬 비싸다. 하반기에 추가되는 기본형 룩스(LUX)도 5800만원에 이른다.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을 받아도 4000만원대의 예산을 준비해야 한다.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i3는 충분히 값어치를 한다. 독특한 외관 덕에 운전하면서 시선을 한 몸에 받기도 한다. 무엇보다 배출가스 없이 운전의 즐거움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는 차다. BMW i3 주행성능은 여타 전기차 중 최고다. 가격은 조금 비싸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5-23 13:12:30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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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세상에 없던 하이브리드, 인피니티 Q50

인피니티는 전통적으로 연비보다는 고성능을 추구하는 브랜드다. 연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두고 오로지 강력한 엔진 성능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주행성능을 보여주는 데 주력해왔다. 그런 인피니티의 새로운 전환점을 보여주는 모델이 Q50이다. 가솔린 터보와 디젤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 등 3가지로 등장한 이 차는 한국에서 디젤과 하이브리드가 우선 출시됐다. 소비자들의 초반 반응은 디젤에 집중되고 있다. 벤츠 엔진의 신뢰도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뛰어난 연비가 인기의 비결이다. 올해 2~4월 동안 디젤이 640대, 하이브리드가 16대 팔릴 정도로 디젤의 인기가 두드러진다. 지난 3월 열린 Q50 시승회에서는 디젤 모델 위주로 타봐서 최근 하이브리드 모델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봤다. 역시 가장 큰 차이점은 정숙성이다. 저속과 정차 시에 엔진이 정지되고 모터가 작동하기 때문에 디젤 모델의 진동과 소음은 찾아볼 수 없다. 가속 반응은 동급 경쟁차 중 가장 빠르고 인상적이다. BMW 액티브 하이브리드3도 상당히 빠른 편이기는 하지만, Q50 하이브리드의 반응이 좀 더 즉각적이고 강렬하다. V6 3.5ℓ 364마력 엔진과 50kW의 전기모터를 조합한 Q50 하이브리드는 306마력 엔진과 40kW의 모터를 조합한 액티브 하이브리드3를 압도하고, 실제 주행에서도 이를 입증한다. 디젤보다 가벼운 엔진은 뛰어난 핸들링을 완성하는 밑바탕이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모델에 장착되는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이 민첩하면서도 날렵한 반응으로 스포츠 드라이빙의 쾌감을 맛보게 해준다. 실내에서는 '인피니티 인터치' 시스템이 눈에 띈다. 핸드폰을 차와 블루투스로 연결할 경우, 도착한 문자메시지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능도 구현할 수 있다. 또한 페이스북 등의 SNS도 차안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Q50은 가속력이 뛰어나면서도 연비를 두 자리 수로 향상시킨 점이 돋보인다. 표시 연비는 도심 11.6km/ℓ, 고속도로 14.1km/ℓ, 복합 12.6km/ℓ로, 이전 모델인 G37에 비해서 약 30% 높을 뿐 아니라 배기량이 더 낮은 G25보다도 뛰어나다. 경쟁차인 BMW 액티브 하이브리드3는 도심 11.0km/ℓ, 고속도로 14.2km/ℓ, 12.2km/ℓ다. 시가지를 주로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8.5km/ℓ를 기록했다. Q50은 인피니티가 중시하는 강력한 성능에 경제성을 더한 점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액티브 하이브리드3보다 가속성능이 뛰어나면서도 가격은 1800만원 저렴한 6760만원이다. 인피니티의 남은 과제는 브랜드 밸류를 더 끌어올리는 일이다. 한국에서의 낮은 인지도를 극복한다면 더욱 승승장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피니티 Q50 하이브리드 빠르고 조용하다. 핸들링은 동급 최고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5-18 12:00:25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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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업무·레저, 이 차 하나면 ‘OK’…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

2개의 스크린으로 이동 중 회의 가능 장거리 여행에 최적화된 실내공간 최근 국내에서 오토캠핑이 큰 인기를 끌면서 RV의 인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RV는 크게 SUV와 미니밴으로 나눌 수 있는데, 미니밴의 선구자는 미국 크라이슬러다. 1983년 등장한 플리머드 보이저와 닷지 캐러밴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 차종이 히트하면서 크라이슬러는 미니밴의 선두주자로 주목받게 된다. 이후 플리머드 디비전이 없어져 '크라이슬러 타운&컨트리'와 '닷지 그랜드 보이저' 두 차종으로 통합됐다. 최근 미국에서는 두 차종의 시장이 겹친다는 이유로 닷지 그랜드 보이저를 없애고 크라이슬러 타운&컨트리만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에 수출되는 모델의 이름은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다. 미국 내수용과 같은 모델이지만 각기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선택해 합친 결과 이렇게 결정됐다. 최근 새롭게 선보인 뉴 그랜드 보이저는 편의장비를 대폭 보강했다. 타깃은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이나 의전용 차가 필요한 대기업들이다. 경쟁차종과 다른 것 중 하나는 2개의 천장 수납형 LCD 스크린을 내장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1개의 스크린을 설치한 혼다 오딧세이와 토요타 시에나와 비교할 때 3열 승객의 시청이 훨씬 수월하다. 아이패드나 노트북을 연결해 스크린으로 볼 수도 있어서 이동 중 회의도 가능하다. 시트 배치도 독창적이다. 미국 내수용의 경우 2열과 3열이 모두 바닥에 수납되는 스토우 앤 고(Stow'n Go)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한국 수출형에는 2열에 나파 가죽을 사용한 VIP 패키지 시트를 적용해 럭셔리 세단 못지않게 안락하다. 3열 시트를 접으면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 수 있어 짐 공간이 더욱 넓어진다. 운전석에 앉으면 계기반 바로 옆에 있는 변속기가 눈에 띈다. 센터콘솔 쪽에 달린 방식에 비해 낯선 감이 있지만, 운전 중에 조작하기에는 더 편하다. V6 3.6ℓ 가솔린 엔진은 283마력의 출력으로 동급에서는 가장 우월하다. 가속 반응은 빠르고 경쾌하며 큰 덩치를 날렵하게 이끈다. 대신 경쟁차종 중 가장 낮은 연비(복합 7.9km/ℓ)가 선택을 주저하게 만든다. 오딧세이의 복합연비는 9.1km/ℓ, 시에나는 8.5km/ℓ로 그랜드 보이저보다 낫다. 이번 시승에서 그랜드 보이저는 6.0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그랜드 보이저는 미국차의 고질병인 마무리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한 점이 돋보인다. 승차감이 안락하면서도 고속주행에서도 안정감이 있어서 여행을 즐기기에 더 없이 좋다. 가격은 6070만원으로 고급 세단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있다. 5명 이상이 자주 탑승하거나 장거리 이동을 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차다.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I 미니밴의 기능에 충실했다. 연비는 좀 아쉽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5-11 12:56:05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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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가격 착해진 볼보 S60 D2, 성능은 과연?

수입차를 고르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국산차보다 뛰어난 연비를 들 수 있다. 특히 수입차는 앞선 승용 디젤 엔진의 다양한 모델을 고를 수 있어 많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볼보가 최근 선보인 S60 D2는 경제성을 강조한 모델이다. 기존에 판매되던 2.4ℓ 215마력, 2.0ℓ 163마력 두 가지 모델과 달리 1.6ℓ 115마력 엔진을 얹은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엔진 배기량이 낮아지면서 공차중량은 2.4 모델보다 30kg 가벼운 1580kg으로 낮아졌다. 외관과 실내는 기존 모델과 큰 차이점이 없다. 다만 안전장비는 몇 가지가 빠졌다. 볼보의 자랑거리인 보행자·자전거 이용자 감지 및 자동 브레이크 시스템을 비롯해 차선이탈 경고, 액티브 하이빔 컨트롤 등이 빠지면서 가격이 낮아졌다. 그러나 저속에서 앞차와의 추돌을 막아주는 '시티 세이프티'는 그대로 장착해 기본적인 안전도는 확보했다. 공회전 상태는 매우 정숙하다. 디젤 모델임을 감안하면 진동도 적은 편이다. 정지상태의 출발과 중저속에서의 발진은 경쾌하다. 기존 모델의 기어트로닉 변속기 대신 장착한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엔진의 반응을 효율적으로 전달한 덕분이다. 이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포드 포커스와 르노삼성 SM5 TCE에 장착해 호평을 받은 독일 게트락의 제품이다. 이 변속기는 토크 컨버터를 장착한 기존 자동변속기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변속이 매끄럽다. 그러면서도 엔진 파워를 빠짐없이 전달해주는 덕에 연비 효율이 매우 뛰어나다. 표시 연비는 도심 15.3km/ℓ, 고속도로 20.2km/ℓ로, 2.4 모델보다 리터당 3km 정도 높다. 시가지를 주로 달린 이번 시승에서도 12~13km/ℓ를 꾸준히 유지했다. 그렇다면 가속성능은 어떨까? 데이터를 보면 0→100km/h 가속시간이 12.3초로 2.4 모델(7.6초)이나 2.0 모델(9.2초)보다 떨어진다. 그러나 실제 운행에서는 이 정도로 큰 차이는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중저속에서 고속으로 급가속을 시도할 때는 기존 모델보다 약간 무딘 반응을 보여준다. 볼보 S60 D2는 경제성이 강조된 모델이고 그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킨다. 가격 또한 기존 2.4 모델(5410만원)이나 2.0 모델(4520만원)보다 훨씬 낮은 4180만원으로 책정돼 메리트가 충분하다. 강력한 주행성능보다는 연비와 경제성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차가 바로 S60 D2다.

2014-05-06 07:51:43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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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토요타 하이브리드, 세계 최고인 이유는?

전 세계 자동차업체들은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토요타는 이러한 움직임에서 일찌감치 선봉에 나서 친환경차 분야의 강자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국내 자동차업체들도 내놓고 있는 하이브리드카는 토요타가 지난 97년 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것이다. 토요타는 친환경차에 대한 다양한 해법이 나오고 있는 현재도 가장 현실적인 솔루션이 하이브리드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에 한국토요타는 최근 국내 기자를 대상으로 '토요타 하이브리드 스페셜리스트 아카데미'를 열고 자사의 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한 이론 교육과 실전 교육을 실시했다. 기자는 토요타의 이런 행사에 지난 수년간 여러 차례 참가한 적이 있어서 이론 교육 내용은 이미 숙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번 행사의 초점은 이론을 얼마나 실전에 응용하느냐에 모아졌다. 특히 이번 코스는 서울 성수동에서 출발해 강원도 정선까지 7시간 동안 474km를 오가는 강행군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됐다. 그동안 토요타뿐 아니라 다른 업체가 실시했던 연비 테스트의 경우는 거의 평탄한 도로였던 반면, 이번 코스는 높낮이 차이가 매우 심한 도로여서 상당히 다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두 명이 한 조를 이뤄 출발한 이번 시승에서 기자는 캠리 하이브리드를 먼저 탔다. 서울 성수동 토요타 트레이닝센터를 출발해 문막휴게소까지의 구간은 좋은 연비를 내기에 유리하지 않았다. 통행량이 많고 속도를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하므로 연비 위주의 주행을 원하는 만큼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캠리 하이브리드는 23.1km/ℓ의 뛰어난 연비를 기록했다. 강원도 정선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에는 프리우스의 운전석에 올랐다. 여기서 치악휴게소까지의 구간은 지금까지 기자가 참가한 연비 테스트 코스 중 가장 '험난'했다.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탓에 좋은 연비를 유지하기 힘들었던 것. 그러나 여기서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THS)은 진가를 발휘했다. 토요타의 THS는 여타 하이브리드카와 달리 두 개의 모터 제너레이터(MG)를 사용한다. 덕분에 하나의 모터가 구동을 시작할 때 또 하나의 모터는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병렬 방식의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엔진과 모터 사이에 클러치가 장착돼 있고, 클러치가 붙었다 떨어졌다 하면서 엔진구동을 제어하는 구조다. 따라서 모터 크기의 제약이 있고 모터 출력이 토요타 방식보다는 떨어진다.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카를 운전할 때는 이 점에 초점을 맞추면 좋은 연비를 만들어낼 수 있다. 즉, 모터의 활용구간을 최대한 늘렸을 때 가장 좋은 연비가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기자가 기록한 연비는 28.6km/ℓ였다. 프리우스의 공인연비 21.0km/ℓ를 뛰어넘었음은 물론이고 이 구간을 달린 참가자 중 가장 좋은 기록이었다. 4개의 구간을 합산해 평균을 낸 기록 역시 기자가 속한 조가 가장 좋은 기록을 내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여러 차례 맛본 우승이지만 특히 이번 행사 중 가장 마지막 코스에서 동승자가 기록한 40.0km/ℓ의 연비는 놀라웠다. 퇴근길 서울시내로 들어서는 구간이 포함된 걸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전기차가 최근 급부상하고 있긴 하지만 충전 인프라 구축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역시 하이브리드카라고 할 수 있다. 디젤차도 연비가 좋은 편이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나 친환경성에서는 하이브리드카를 능가할 수 없다. 좋은 연비와 정숙성을 함께 원한다면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카가 최상의 선택이 될 것이다.

2014-04-29 14:18:32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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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스타일에 경제성을 더하다’ 벤츠 CLS250

스타일은 차를 고를 때 중요시되는 선택 요소 중 하나다. 멋진 차는 한눈에 소비자를 잡아끄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메르세데스 벤츠 CLS는 단연 돋보이는 차다. 2003년 '4도어 쿠페'의 장르를 연 주역이었고, 현재는 한층 성숙해진 2세대 모델로 진화했다. 국내에서는 2011년부터 선보인 후 3000대 넘게 팔리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더해진 CLS250 CDI는 연비를 강조한 모델이다. 기존의 V6 3.5ℓ 가솔린 엔진 대신 직렬 4기통 2.2ℓ 디젤 엔진을 얹었고,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51.0kg·m를 낸다. E250 CDI 4매틱 모델과 같은 엔진인데, CLS의 정숙성이 미세하게 앞서는 느낌이다. 새 엔진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연비다. 표시 연비는 도심 13.5km/ℓ, 고속도로 19.2km/ℓ로, 3.5 모델(도심 8.6km/ℓ, 고속도로 12.8km/ℓ)에 비해 월등히 높다. 2단계로 작동하는 터보차저가 1600~1800rpm(엔진회전수)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덕에 중저속 가속에서 특히 강점을 보인다. 이번 시승에서는 12.0km/ℓ를 기록했다. 디젤과 가솔린 모델의 차이는 운전하는 맛에서도 드러난다. 3.5 가솔린 모델은 상대적으로 높은 3500~5250rpm에서 최대토크가 나오기 때문에 디젤과 비교했을 때 고회전 활용성이 높다. 디젤 모델은 낮은 회전수에서 툭툭 치고 나가는 맛이 있는 반면에 가솔린 모델은 고속에서 쭉 치고 나가는 게 매력이다. 3.5 모델이 공기를 이용해 감쇠력을 조절하는 에어매틱 서스펜션을 장착한 데 비해 디젤 모델은 가변식 댐퍼인 다이렉트 컨트롤 서스펜션을 장착한 것도 차이점이다. 두 모델 모두 훌륭한 편이지만 승차감이나 핸들링에서는 3.5 모델이 좀 더 우위를 보인다. CLS250 CDI는 경쟁모델에 비해 경제성에서 앞선다. BMW 640d나 아우디 A7 3.0 TDI는 배기량이 크고 출력과 토크가 더 우월한 반면에 CLS250 CDI보다 연비는 약간 떨어진다. 따라서 운전의 즐거움을 더 중시하느냐, 경제성을 더 중시하느냐에 따라 선택 여부가 달리질 수 있다. CLS250 CDI의 가격은 9020만원으로, 3.5 가솔린 모델보다 저렴하다. 국산 대형차인 현대차 제네시스보다는 비싸지만, 제네시스에 없는 디젤 엔진 덕에 경제성이 훨씬 앞선다. 장거리를 많이 운전하는 운전자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모델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CLS250 CDI 스타일이 뛰어나고 경제성도 좋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4-27 13:25:24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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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달라진 기아 K9, 무엇을 노렸나?

최고급 세단에 요구되는 사항들은 다른 차들보다 매우 까다롭다. 그 업체가 가진 기술력의 상징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경쟁차와 차별화되는 무엇인가가 뚜렷이 드러나야 하는 점이 있다. 기아자동차에서는 K9이 여기에 해당하는 차다. 최근 선보인 2014년형 K9이 이런 요구사항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 며칠간 시승해보며 파악해봤다. 2014년형 K9은 기존 모델의 틀을 유지하면서 소소한 변화를 줬다. 우선 '짝퉁 BMW'라는 말을 들었던 라디에이터 그릴을 바꿨다. '호랑이 코' 모양은 남겨뒀으나 테두리를 직선형으로 바꾸면서 인상이 많이 달라진 느낌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BMW의 그림자는 덜어냈으나, 격자형 라디에이터 그릴 때문에 애스턴마틴을 연상케 한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애스턴나인(애스턴마틴+K9)'이라는 새로운 별칭을 지어내기도 했다. 실내 역시 외관과 마찬가지로 큰 변화는 이뤄지지 않았고, 기존에 없던 파노마라 선루프가 추가되는 정도에 그쳤다. 동력성능은 그대로다. 시승차인 3.8 모델은 최고출력 334마력 엔진을 얹고 40.3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출력은 부족하지 않지만 급가속 때의 반응은 약간 늦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다른 모델들이 그렇듯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rpm(엔진 회전수)이 치솟고 나서 한 박자 늦게 속도가 올라간다. 서스펜션의 세팅은 운전자를 위한 것인지, 뒷좌석 승객을 위주로 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운전자의 입장에서 보면 고속에서의 안정감이 모자라고, 뒷좌석 승객에게는 안락함이 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인데, 이 장비는 3.3 모델에는 아예 없고 3.8 모델에서도 두 번째로 비싼 VIP 모델(6830만원)부터 장착된다. 기아차는 K9을 2012년에 처음 선보이면서 다양한 옵션 패키지를 마련했는데, 종류가 너무 많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그래서인지 2014년형에는 옵션 리스트가 상당히 간소화됐고, 몇몇 품목은 기본화됐다. 그러나 이 또한 문제점은 남아 있다. 기아차가 K9에서 자랑거리로 내세웠던 12.3인치 TFT LCD 클러스터의 경우, 가장 비싼 RVIP 모델(7830만원)에만 장착되고 그 외의 모델에서는 선택조차 불가능하다. 이렇게 최고급형에만 장착되는 옵션들이 몇 가지가 더 있다. 최고급 세단에는 다른 차에 없는 그 브랜드만의 독특한 철학이 담겨져야 하고, 이를 사용자가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기아 K9에는 그러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고급스러운 옵션을 모아놓고 비싼 가격표를 달았다고 최고급차가 될 수 없음을 K9은 보여주고 있다. 기아 K9 3.8 호화로운 옵션이 최고급형에 집중돼 있다. S클래스나 7시리즈와 맞서기에는 부족하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4-20 08:46:58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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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주행안전성 높인 재규어 XJ 3.0 AWD

국내 프리미엄 세단 시장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렉서스 LS 정도가 물망에 올랐다면 지금은 재규어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 재규어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차는 플래그십 모델인 XJ다. 지난 2010년 등장해 갈수록 라인업을 늘려가고 있는 XJ에 이번에 더해진 모델은 3.0 AWD 모델이다. 후륜구동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겨울철 주행을 보강하기 위해 태어난 이 모델을 며칠간 시승해보며 파악해봤다. 외관은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시승차는 LWB(롱 휠베이스) 모델로, SWB(숏 휠베이스) 모델보다 휠베이스(앞뒤 축간 거리)가 125mm가 늘었으나 원래 긴 차체여서 구분해내기는 쉽지 않다. 늘어난 휠베이스는 뒷좌석 공간을 늘리는 데 고스란히 사용됐다. 시트 각도는 14.5도 범위 안에서 조절되고, 앞뒤로 103mm 움직인다. 실제로 뒷좌석에 앉아보면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안락하고 편안하다. 시승 모델의 또 다른 특징은 전천후 주행능력을 자랑하는 AWD 시스템이다. 평소 후륜구동과 같은 구동력 배분으로 주행하다가 접지력의 변화가 생기면 앞바퀴로 최대 50%까지 구동력을 보낸다. 미끄러짐이 감지되면 TCCM(Transfer Case Control Module)이 즉각적으로 토크를 앞축으로 보내는 구조다. 공차중량은 SWB 모델에 비해 110kg 무거운데, 주행을 해보면 기존 모델과 구별하기 힘들다. 그러나 워낙 차체가 큰 탓에 연비는 좋지 않다. 표시연비는 도심 6.6km/ℓ, 고속도로 10.8km/ℓ, 복합 8.0km/ℓ인데, 시가지와 간선도로를 절반씩 섞어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5.0km/ℓ를 기록했다. 같은 엔진을 얹은 후륜구동 모델은 복합 8.4km/ℓ로 조금 나은 편이지만 역시 동급 모델에 비하면 열세다. 동급 배기량의 BMW 740i는 복합연비가 9.9km/ℓ로 훨씬 낫고, 아우디 A8 3.0L 모델도 8.8km/ℓ로 XJ를 앞선다. 재규어 XJ의 강점은 흔해진 독일차에 비해 희소가치가 있다는 점과 화려한 내부 인테리어를 꼽을 수 있다. 호화 요트에서 가져온 인테리어 콘셉트와 훌륭한 음질의 오디오는 차안에서 휴식을 취하기에 더 없이 좋은 조건이다. 가격은 3.0SC AWD 프리미엄 럭셔리 LWB가 1억5270만원, 3.0SC AWD 포트폴리오 LWB가 1억6470만원이다. 3.0SC AWD 프리미엄 럭셔리의 경우 후륜구동 모델과의 가격 차이는 약 500만원 정도로 그리 크지 않다. 재규어 XJ 3.0 AWD 주행안정감이 더욱 향상됐다. 연비는 경쟁모델보다 떨어진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4-13 08:42:44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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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나들이하기에 ‘안성맞춤’ 닛산 패스파인더

산이나 바다로 떠나고 싶은 계절이 왔다. 이때 신차를 구입한다면 1순위로 떠올릴 차가 SUV(스포츠 유틸리티 비클)다. 닛산은 무라노와 로그, 쥬크를 이미 수입하고 있는데, 최근 등장한 패스파인더는 이들 차종과 달리 7인승 모델이라는 특징을 갖추고 있다. 승차인원이 늘어나면 가족과 나들이하기에 더 좋고, 3열 시트 공간을 짐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패스파인더는 길이가 5010mm이고 너비가 1960mm로, 동급에서도 상당히 큰 편이다. 이 차와 같은 급인 현대차의 베라크루즈는 차체 길이 4840mm, 너비 1970mm로 길이가 조금 짧고 너비는 약간 넓다.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거리)는 패스파인더가 2900mm, 베라크루즈가 2805mm로 역시 차이가 크다. 긴 휠베이스 덕에 실내공간에는 여유가 넘친다. 2열 시트에 성인 남성이 타면 다리를 꼴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고, 3열 시트에 앉아도 그리 불편하지 않다. 파워트레인은 닛산의 주력인 V6 3.5ℓ 가솔린 엔진과 엑스트로닉 CVT(무단변속기)를 조합했다. 이 조합의 강점은 변속충격을 최소화하면서도 파워 전달이 충분하다는 점이다. 최고출력 263마력의 넉넉한 파워가 변속기를 통해 부드럽게 전달되면서 주행을 즐겁게 한다. 엔진의 반응은 초기부터 즉각적이고 고속으로 올라가도 꾸준히 유지된다. 다른 닛산의 모델이 그렇듯이 승차감은 약간 단단한 편이다. 그러나 통통 튀는 정도는 아니어서 동승자에게 불쾌감을 주지는 않는다. 탄탄한 세팅은 고속주행에서 안정된 주행감각을 이끌고 피로를 줄여준다. '올 모드 4×4 i 시스템'은 상당히 지능적인 4륜구동 방식이다. 평소에는 앞바퀴굴림처럼 달리다가 급가속처럼 접지력의 변화가 생겼을 때 뒷바퀴의 구동력을 살려낸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연비를 높일 수 있고 4륜구동은 필요할 때만 불러 쓰도록 한 것. 이러한 특성은 계기반에 나오는 네 바퀴의 구동력 배분상황을 통해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도로사정에 맞지 않는 큰 차체는 선택을 주저하게 만든다. 국산차 중에 베라크루즈처럼 비슷한 너비를 갖춘 차도 있지만, 베라크루즈 역시 미국시장을 노리고 개발된 차다. 따라서 좁은 국내 도로를 지날 때는 불편할 때가 종종 있다. 표시연비는 도심 7.9km/ℓ, 고속도로 10.4km/ℓ, 복합 8.9km/ℓ이고, 이번 시승에서는 6.5km/ℓ를 기록했다. 3.5ℓ 배기량의 가솔린 SUV로는 평범한 연비다. 유럽산 디젤모델보다는 연비가 떨어지지만, 차 가격(5290만원)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값 대비 가치는 괜찮은 편이다. 디젤 모델의 진동과 소음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라면 선택해볼 만한 차다. 닛산 패스파인더 레저를 즐기기에 최적화됐다. 혼자 시내에서 타기에는 차체가 크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4-07 13:23:33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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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현대 쏘나타, 자동차의 본질을 말하다

기자가 되고 나서 처음 시승한 쏘나타는 96년에 나온 쏘나타3였다. 쏘나타2에 비해 큰 변화가 없었지만 히트했던 그 모델 이후 98년에 EF 쏘나타가 나왔고, 2004년 NF 쏘나타를 거쳐 2009년에는 YF 쏘나타가 등장했다. 자동차 전문기자로 된 이후 출시된 차 가운데 꾸준히 이름을 유지한 몇 안 되는 차가 바로 쏘나타였다. 그리고 얼마 전, LF 쏘나타를 안면도 시승회에서 만났다. 7세대로 진화한 신형 쏘나타는 자동차의 '본질'을 내세웠다. 화려한 수식어보다는 자동차의 기본기에 충실하겠다는 뜻이다. 디자인은 6세대보다 점잖아졌고 과장된 꾸미기가 사라졌다. 피터 슈라이어가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로 부임한 영향 때문인지 앞모습은 기아차 K5의 진화형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내년에 등장할 K5 후속이 어떻게 나올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대시보드는 매우 간결하게 정리됐다. 센터페시아는 세로로 길게 배치됐던 6세대 쏘나타와 달리 가로로 간결하게 디자인했다. 스위치 숫자를 줄여 조작성을 높인 점은 좋지만, 주변을 감싸는 재질은 업그레이드가 필요해 보인다. 시승 모델은 2.0 CVVL 한 가지만 나왔다. 최고출력은 168마력으로 YF 쏘나타의 172마력보다 줄었으나 최대토크는 20.5kg·m로 그대로다. 엔진은 기본적으로 구형과 같지만 가속반응과 음색은 달라졌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엔진회전수와 속도계가 비슷하게 상승하고, 풀 가속을 시도하면 묵직한 중저음의 사운드가 들려온다. YF 쏘나타는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카랑카랑한 고음이 귀에 거슬렸고 엔진회전수가 올라간 뒤 한 박자 늦게 속도가 상승했다. 신형 쏘나타의 변화는 눈으로 보이는 숫자보다는 체감할 수 있는 가속력을 높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서스펜션과 차체 강성의 향상이다. YF 쏘나타는 고속 더블 레인 체인지(차선을 바꿨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테스트)에서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신형 쏘나타는 상당히 안정된 감각을 보여준다. 경쟁차인 토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 혼다 어코드, 포드 퓨전 등과 비교해 동등 이상의 핸들링이다. 기존보다 10mm 줄어든 스티어링 휠의 지름도 핸들링 향상에 기여했다. 아쉬운 점은 하체의 방음이다. 엔진룸에서 들려오는 소음은 대폭 줄었지만, 하체에서 올라오는 소음은 구형과 달라진 게 없다. 언더 커버를 달아 공기저항은 감소시켰으나 소음이 큰 이유는 하체의 언더코팅이 부실한 탓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수출용에는 언더코팅처리가 돼 있다"고 설명한다. 내수용에는 왜 같은 처리를 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신형 쏘나타 2.0의 표시연비는 도심 10.5km/ℓ, 고속도로 14.8km/ℓ, 복합 12.1km/ℓ다. 고속주행을 했던 이번 시승회에서는 7.5km/ℓ를 나타냈다. 2.0 가솔린 엔진으로 나쁜 편은 아니지만, 수입차에 맞서려면 디젤이나 하이브리드 모델이 꼭 필요해 보인다.

2014-04-06 08:36:42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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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 ‘트리플 터보의 위력’ BMW X5 M50d

SUV를 타는 이들의 95% 정도는 온로드만 달린다는 통계가 있다. 이처럼 험로 주행을 위해 설계된 차를 타는 사람들도 오프로드를 갈 일은 많지 않다. 최근에는 이러한 추세를 감안해 온로드 주행에 초점을 맞춘 고성능 SUV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BMW X5 M50d도 그런 차 중 하나다. 포르쉐 카이엔 S 디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와 대결하는 이 차는 X5 라인업 가운데 최강의 성능을 지닌 차다. 외관부터 일반 모델과 차이가 있다. 프런트 에어 인테이크(공기 흡입구)는 더 크게 설계됐고, 리어 범퍼의 디자인도 좀 더 스포티해졌다. M50d의 가장 큰 특징은 동급 차종 중 유일하게 트리플 터보 엔진을 얹었다는 점이다. 최고출력은 381마력이고 최대토크는 75.5kg·m에 이른다. 강력한 엔진이지만 공회전이나 저속에서의 정숙성은 매우 뛰어나다. 그러다가 풀 가속을 시도하면 양에서 늑대로 탈바꿈하며 성격을 드러낸다. 0→100km/h 가속시간은 5.3초로 웬만한 스포츠세단보다 빠르다. 3개의 터보차저는 엔진회전수에 따라 순차적으로 터지기 때문에 터보의 연결이 자연스럽고 가속 지체 현상(터보 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속도가 빠르게 올라가면서 변속충격이 적기 때문에 동승자에게도 불쾌감을 줄 일이 없다. 물론 출력만 비정상적으로 올린 것은 아니다. 강해진 출력에 맞는 M 스포츠 서스펜션이 급격한 움직임이나 코너링에서 차체를 안전하게 잡아주는 모습이 믿음직하다. 이러한 성능을 가진 차는 M50d 외에 카이엔 S 디젤 정도가 유일하다. 카이엔 S 디젤은 382마력으로 출력이 거의 비슷한데, 최대토크는 86.7kg·m로 M50d를 능가한다. 카이엔 S 디젤은 기본 가격이 1억870만원이지만, 한국형 패키지를 장착하면 수천만 원이 훌쩍 뛴다. 게다가 한국형 패키지에도 옵션이 충분치는 않기 때문에 거의 2억원 정도를 준비해야 차를 소유할 수 있다. 반면에 M50d는 1억3240만원, 1억3790만원 두 가지 모델에 대부분의 옵션이 충분히 장착돼 있다. 성능에 비해서 포르쉐의 가격 거품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M50d는 원하는 가속력을 속 시원히 보여주면서도 좋은 연비를 보였다. 표시연비는 도심 10.9km/ℓ, 고속도로 12.9km/ℓ, 복합 11.7km/ℓ이고, 이번 시승에서는 10.5km/ℓ를 기록했다. 표시연비 기준으로 봐도 아래급인 30d와 큰 차이가 없고, 실제 연비도 괜찮았다. M50d는 고성능 SUV를 찾는 이에게 1순위로 추천할 수 있는 차다. BMW X5 M50d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경제성까지 겸비했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3-30 11:18:33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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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 '듬직한 주행 안전성' 크라이슬러 300C AWD

가끔은 이것저것 따져보지 않고 믿고 구매하는 제품이 있다. 크라이슬러의 모델 중에는 300C가 바로 그런 경우다. 2000년대 초반, 크라이슬러와 메르세데스 벤츠가 합병했을 때 개발된 이 차는 당시 벤츠 E클래스를 바탕으로 한 LX 플랫폼이 기반이 됐다. 크라이슬러의 가솔린 엔진과 벤츠의 디젤 엔진을 얹은 이 차는 탄탄한 섀시를 바탕으로 한 믿음직한 주행성능이 일품이었다. 크라이슬러가 피아트에 인수된 이후에 나온 뉴 300C는 2011년에 한국에 소개됐다. 이번에 시승한 차는 3.6 가솔린 엔진을 얹은 사륜구동(AWD) 모델이다. 지난해 말에 한국에 처음 소개돼 300C의 라인업을 다양화해주는 데 일조했다. 엔진은 기존 모델 그대로 286마력의 최고출력과 36.0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여기에 능동형 트랜스퍼 케이스를 장착해 4륜구동 시스템을 완성했다. 평상시 주행은 기존 모델처럼 후륜구동의 느낌이다. 그러다가 급가속이나 접지력의 변화가 생겼을 때 앞바퀴로 동력을 배분해 접지력을 높인다. 구동력 배분은 매우 재빠르게 이뤄지고 큰 충격이 없다. 완성도는 기대 이상이다. 후륜구동에 비하면 115kg이 무거워졌는데,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큰 변화를 느끼기 힘들다. 4륜구동의 구동력 배분이 효과적으로 이뤄지는 덕분이기도 하다. 핸들링 역시 후륜구동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무거워진 차체 중량 때문에 연비에서는 손해를 봤다. 표시 연비는 도심 7.6km/ℓ, 고속도로 11.3km/ℓ, 복합 8.9km/ℓ로, 후륜구동 모델(도심 8.1, 고속도로 12.1, 복합 9.5km/ℓ)에 비해 떨어진다. 이런 결과는 300C 디젤 모델과 4륜구동을 조합하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실제로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은 디젤 엔진과 4륜구동을 조합한 모델을 활발히 내놓고 있다. 300C AWD의 가격은 6640만원. 독일 동급 경쟁차에 비하면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 가격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현대차에서 제네시스 4륜구동 모델(4910만~7210만원)을 출시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됐다. 이러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크라이슬러의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수입차 중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서비스 만족도를 개선하는 것도 시급하다. 크라이슬러 300C AWD 주행안전성이 더욱 좋아졌다. 연비는 썩 좋지 않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3-23 14:39:31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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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쉐보레의 재발견, 말리부 디젤

국내 소비자들이 중형차를 고를 때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승차감과 안락성이다. 이런 이유로 국산 디젤차는 그동안 수요가 크지 않았고,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유럽산 디젤차가 주목을 받아왔다. 한국GM이 이번에 선보인 쉐보레 말리부 디젤은 그런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모델이다. 기존 가솔린 모델과 가장 큰 차이점은 파워트레인이다. 독일 오펠의 카이저슬라우테른(Kaiserslautern) 파워트레인 공장에서 생산되는 엔진은 최고출력이 156마력이다. 폭스바겐 파사트 TDI보다는 높고, BMW 320d·520d와 메르세데스 벤츠 C220·E220 CDI, 폭스바겐 CC TDI보다는 낮은 출력이다. 최대토크는 1750~2500rpm 사이에서 35.8kg·m가 발휘된다. 한국GM은 여기에 아이신의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기존에 국내에서 생산되던 변속기 대신 아이신의 변속기를 채택한 것에 대해 한국GM 파워트레인 담당 박병완 부사장은 "오펠의 디젤 엔진과 더 잘 맞았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설명한다. 공회전 상태의 진동과 소음은 기대 이상이다. 스티어링 휠로 전해지는 진동이 거의 없어서 가솔린 모델과 구분이 안 갈 정도다. 출발도 가뿐하다. 디젤 모델은 보통 초기 가속이 굼뜨기 마련인데, 이 역시 의외다. 아이신 변속기는 엔진과의 궁합이 착착 맞는다. 엔진 회전수를 올리면서 속도를 높일 때의 연결이 매우 부드럽다. 말리부가 처음 나왔을 때 한 박자 느린 변속이 지적된 것에 비하면 놀라운 차이다. 가속페달을 70% 정도까지 밟으면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고, 풀 가속을 시도할 때만 약간의 소음이 들리는 정도다. 수동 변속 기능도 적절한 시점에서 반응한다. 문제는 변속기의 조작성이다. D(드라이브) 모드에서 M(매뉴얼) 모드로 바꾼 후 토글 스위치를 이용해 수동변속 모드를 쓸 수 있는데, 이 점이 불편하다. M 모드로 바꿀 경우 변속기의 위치가 운전자의 몸 뒤쪽에 자리하게 되고, 이 상태에서 변속기 위에 달린 스위치를 손가락으로 조작해야 변속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탓이다. 토클 스위치는 밋밋한 디자인이어서 좌우 구분도 되지 않는다. 음각과 양각으로 구분했더라면 변속 감각이 더 즐거울 것이다. 만약 패들 시프트를 장착했더라면 토클 스위치의 위치나 변속 레버 위치가 문제되지 않을 수 있다. 말리부 디젤의 엔진은 미국 워즈오토가 선정한 2014년 10대 엔진에 선정된 유닛이다. 동급 배기량에서는 유일한 데다 몇 안 되는 디젤 엔진이다. 시승을 해보니 그 이유가 충분히 납득이 간다. 말리부는 기본적으로 하체 강성이 좋고 차체 밸런스가 뛰어난 차다. 여기에 디젤 엔진과의 궁합이 기대 이상이다. 표시 연비는 복합모드에서 13.3km/ℓ, 고속도로 15.7km/ℓ인데, 이번 시승에서는 14.8km/ℓ를 기록했다. 국도를 주로 달렸지만 급가속도 시도해봤기 때문에 주행여건에 비하면 좋은 연비다. 디젤 가격은 2703만원부터 시작해 2429만원부터인 가솔린 모델보다 약간 높다. 한 급 위인 LT 모델은 2920만원이고 여기에 풀 옵션을 갖추면 3380만원이 된다. 비슷한 성능을 갖춘 유럽산 디젤 중형차에 비해 1000만~2000만원 정도 낮은 가격이다. 이 정도면 값 대비 가치가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2014-03-21 14:45:54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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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 ‘저평가 우량주’ 토요타 아발론

중대형차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이 차급은 오너드라이버의 시각에서 어떤 평가를 내리는가가 중요하다. 플래그십 모델과 달리 쇼퍼 드리븐(뒷좌석 승객)보다는 직접 차를 모는 고객들이 훨씬 많은 까닭이다. 토요타가 미국시장에서 판매하는 차종 중 최상위 모델인 아발론도 여기에 해당하는 차다. 미국에서는 현대 그랜저, 폭스바겐 파사트, 닛산 맥시마 등과 경쟁하고, 우리나라에는 2013년 10월에 처음 선보였다. 4세대 모델인 이 차는 3세대보다 젊은 분위기로 탈바꿈했다. 미국에서 3세대 모델 고객의 평균 연령은 68~70세였는데, 토요타에서 타깃 고객 연령층을 끌어내리려 한 결과 날렵한 지금의 스타일이 완성됐다. 그랜저와 비교하면 차체가 50mm 길고, 25mm 좁고, 10mm 낮다. 실내는 쾌적하고 세련되게 마감했다. 특히 센터페시아 설계가 눈에 띈다. 정전식 버튼은 이음매 없이 매끈하게 마무리돼 조작감이 좋고 이물질이 낄 염려도 없다. 포드나 캐딜락도 이러한 방식을 적용하고 있지만 아발론의 조작감이 더 낫다. V6 3.5ℓ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277마력과 최대토크 35.5kg·m를 발휘한다. 그랜저 3.3( 294마력)에 비해 출력이 낮지만 실제 가속감각은 비슷하거나 더 낫다. 그랜저 3.3의 최대토크가 아발론과 같은 35.5kg·m인 데다, 상대적으로 낮은 4700rpm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는 덕분이다(그랜저 3.3은 5200rpm). 활용빈도가 더 높은 구간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면 연료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드라이빙 모드는 에코·노멀·스포트 등 3가지로 조절할 수 있다. 승차감은 그랜저보다 살짝 단단하지만 딱딱하지는 않다. 푹신한 승차감을 선호한다면 그랜저가 낫겠지만 고속주행에서는 아발론이 더 안정감 있다. 좌우로 굽이치는 와인딩 로드에서도 아발론의 핸들링은 돋보인다. 오래전 미국차처럼 물렁하던 3세대 모델과는 전혀 다른 셋업이다. 아발론의 표시연비는 도심 8.5km/ℓ, 고속도로 12.2km/ℓ로, 도심에서는 그랜저보다 낫고 고속도로에서는 열세다. 그러나 차이가 미미해 실제 연비는 거의 차이가 없다. 가격은 아발론이 4890만원이고, 그랜저 3.3에 내비게이션과 파노라마 선루프를 더한 가격은 4248만원으로 642만원이 차이난다. 가격 차이는 좀 나지만 토요타의 다양한 프로모션을 활용한다면 실제 구입가격 차이는 줄어든다. 유럽 감각의 핸들링과 넉넉한 공간, 세심한 마무리가 잘 조화된 아발론은 중대형차 오너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두루 갖춘 매력적인 차다. 토요타 아발론 3.5 리미티드 운전의 즐거움이 뛰어나다. 뛰어난 마무리도 돋보인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3-16 08:58:42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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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미래를 여는 차, 기아차 쏘울 EV

휘발유 자동차가 등장한 지 128년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도 내연기관 자동차의 입지는 확고하다. 연료를 쉽고 빠르게 구할 수 있고, 비용 대비 효과도 아직은 가장 낫기 때문이다. 이 흐름에 변화를 줄 차세대 자동차로 떠오르고 있는 게 전기차(EV)와 수소연료전지차(FCEV)다. 한때 수소연료전지차가 주도권을 잡는 듯했으나, 최근에는 전기차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기충전소 설치가 상대적으로 쉽고, 수소연료보다 전기가 더 저렴하다는 이유에서다. 기아차가 지난 11일 공개한 쏘울 EV는 다가올 친환경차 시대에 대비하는 본격적인 준비 단계에서 나온 모델이다. 과거 현대차가 블루온을, 기아차가 레이 전기차를 내놓은 바 있으나 이들 모델은 일반 판매용이 아닌 테스트 모델 성격이어서 관공서 보급에 그쳤다. 그러나 쏘울 EV는 일반 판매가 된다는 게 차이점이다. 쏘울 EV는 최고출력 81.4kW(111마력)의 전기모터와 27kWh의 배터리를 장착했다. 이는 국산 전기차 중 스파크 EV(105kW, 143마력) 다음으로 강력한 성능이다. 르노삼성 SM3 Z.E.는 70kW(95마력)이고 기아 레이 EV는 50kW(68마력)이다. 차체는 쏘울 가솔린·디젤 모델과 공유하기 때문에 길이나 너비, 높이가 모두 같다. 대신 배터리 무게 때문에 공차중량이 늘었는데 정확히 얼마나 증가됐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전기모터의 특성상 초반 가속은 매우 빠르고 소음이 거의 없다. 워낙 조용하다보니 바람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다. 변속충격이 없는 것도 전기차만의 장점이다. 차체의 강성과 핸들링을 알아보는 슬라럼 테스트를 해보면 쏘울 일반 모델보다 안정감이 확실히 좋아졌다. 배터리 팩이 차체 아래에 깔리면서 무게 중심을 낮췄고, 쏘울 EV 전용 서스펜션으로 셋업되면서 주행안전성이 향상됐다. 1회 충전 거리는 148km로, 일반적인 출퇴근용으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다.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센터 이기상 전무는 "쏘울 EV는 국내에서 211km까지 달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국내 법규상 인증치가 70% 수준이어서 148km로 표시했다"고 설명한다. 인증 받은 에너지 소비효율 5.0km/kWh. 기아차에 따르면 쏘울 EV의 연비는 닛산 리프와 비슷하고 BMW i3보다는 떨어진다. 영하 7도의 저온상태에서 주행거리는 122km로 일반적인 주행 때보다 줄어든다. 엔진은 열이 발생하므로 히터를 틀 때 연료가 추가 소모될 일이 거의 없지만, 전기차는 전기를 사용해 히터를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공조시스템으로 인한 전력 낭비를 막기 위해 전기차용 히트펌프 시스템을 개발해 장착했다. 기존의 전기차와 달리 기체 상태의 냉매가 액체로 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과 모터, 인버터 등의 전장부품에서 발생하는 폐열까지 모두 활용토록 한 것. 또한 운전석만 따로 냉·난방을 할 수 있는 개별공조 시스템을 장착해 효율을 높였다. 쏘울 EV는 기술적으로 확실히 레이 EV보다 발전했다. 문제는 충전소 숫자와 충전시간, 차 가격이다. 전국적으로 1900개의 급속·완속 충전기가 있으나 상당수는 제주도에 집중돼 있다. 기아차는 올해 말까지 영업점과 A/S 센터에 급속 29개, 완속 32개 총 61개의 충전기를 설치할 예정이며, 정부에서는 전기차를 구매하는 개인에게 전기차 1대당 완속 충전기 1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쏘울 EV의 장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설치된 차데모 급속충전방식을 이용한다는 점이다. 다른 방식을 사용하는 경쟁사의 충전소도 이용할 수 있도록 완속충전용 케이블도 갖추고 있다. 가격은 4200만원 전후로 정해질 예정인데, 환경부 보조금 1500만원과 지자체별 보조금을 합칠 경우 최대 2400만원을 지원받는다. 보조금은 전남 영광 900만원, 부산 800만원, 서울 750만원, 경기 500만원 등 각 지자체별로 다르다. 만약 서울에서 구입한다면 2000만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오는 15일 제주에서 열리는 국제전기차 엑스포에서 개인에게 처음 판매할 예정이며 점차 공공기관과 개인고객에게 보급을 늘릴 계획이다. 전기차는 친환경차 시대에서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의지를 갖고 지원에 나서야 보급이 확산될 수 있다. 기아 쏘울 EV는 그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4-03-13 14:54:35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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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인피니티 Q50, 성능과 경제성을 함께 잡다

스포츠 세단은 수입차에 입문하는 30~40대 오너들에게 가장 주목받는 차종이다. 이 시장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솔린 모델이 인기를 끌었으나 몇 년 전부터 디젤 모델의 인기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BMW 320d, 메르세데스 벤츠 C220d, 아우디 A4 TDI 등이 그런 모델들이다. 이런 독일차의 강세 여파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브랜드는 디젤 라인업이 약한 일본차다. 인피니티는 바로 이런 점에 주목해 G시리즈의 후속 모델인 Q50에 디젤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더했다. 북미를 비롯해 해외에는 2.0 가솔린 터보도 출시되지만 한국에는 우선 디젤과 하이브리드만 나온다. 10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클럽에서 열린 시승회는 디젤 모델 중심으로 이뤄졌다. 디젤 모델이 판매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기도 하지만, 인피니티로서는 벤츠와 협업에 의해 장착한 디젤 모델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었다. 2.2d 모델에 얹은 엔진은 벤츠 C220d에 얹은 엔진과 같다. 최고출력은 170마력이고, 최대토크 40.8kg·m는 1600~2800rpm에서 발휘된다. 엔진이 같은 만큼 공회전 때의 소음은 비슷하다. 중저속 때 약간 거친 음을 내뱉고, 살짝 무거운 움직임 또한 닮았다. 공차중량이 1725kg으로 다소 무거운 탓도 있다. 대신 가속 때의 반응은 C220d보다 공격적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약간의 터보 랙 이후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면서 실력을 발휘한다. 탄력을 받은 이후의 가속은 머뭇거림이 없고 속 시원하다. 7단 자동변속기와의 매칭도 좋다. 디젤 엔진 고유의 특성상 4500rpm 이상을 활용하기는 힘들지만 2000~3000rpm 사이의 반응이 매우 활발하고 재빠르다. 이어서 만난 하이브리드 모델을 느낌이 정반대였다. 디젤 모델의 소음과 진동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저속에서 유령처럼 스르륵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가속 반응은 기대를 뛰어넘는다. 지금까지 타본 동급 하이브리드 모델 중 가장 빠르고 강렬한 가속 감각이다. 연비를 위해 배기량 작은 엔진과 모터를 조합하는 일반적인 공식에서 벗어나 파워풀한 조합을 이룬 덕분이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모델에만 장착되는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DAS)이 더해져 민첩하고 정확한 핸들링을 완성한다. Q50의 가격은 2.2d 프리미엄이 4350만원, 익스클루시브가 4890만원이고, 3.5h 하이브리드는 6760만원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비싸 보이지만 타 브랜드에 비하면 경쟁력이 있다. BMW의 '액티브 하이브리드3'는 8560만원으로 1800만원이 더 비싸지만 성능이나 연비는 Q50 하이브리드와 엇비슷하다. 게다가 차선 이탈을 바로 잡는 '액티브 레인 컨트롤'이나 앞차와의 추돌을 막아주는 '전방 추돌 예측 경고 시스템' 등 경쟁차에 없는 다양한 신기술도 Q50의 강점이다. Q50은 디젤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갖춤으로써 연비와 파워 두 가지 모두 돋보이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여기에 가솔린 터보 모델까지 가세한다면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와 해볼 만한 승부가 될 것이다.

2014-03-12 09:31:11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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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쌍용 코란도 투리스모 9인승, 무엇이 달라졌을까?

지금 국내 완성차업체 가운데 가장 분위기가 좋은 곳은 쌍용자동차다. 올해 2월까지 내수 누계 실적은 30.8%나 증가했고 수출도 2.9% 증가하며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쌍용차의 내수를 이끈 모델은 코란도 스포츠와 뉴 코란도 C이고, 그 뒤를 코란도 투리스모가 따르고 있다. 2013년 2월에 첫 출시된 코란도 투리스모는 사실상 로디우스의 페이스 리프트 차종이다. 로디우스가 처음 등장한 때가 2004년 5월이니 올해로 11년째 생산하는 셈이다. 비록 겉모습과 실내 일부분을 바꾼 모델이지만, 효과는 꽤 괜찮았다. 로디우스의 못생긴 디자인을 외면했던 많은 소비자들이 코란도 투리스모를 주목하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9인승 모델은 근래 주춤했던 인기를 되살리려는 의도에서 나왔다. 승합차의 최고속도가 110km로 제한되면서 이 규제를 피할 수 있는 9인승을 내놓은 것이다. 시트 구성은 11인승과 기본적으로 같고 2열 시트의 중앙 좌석을 없앤 게 차이점이다. 2개로 재편성된 2열 시트는 쿠션의 옆 부분이 두툼해지면서 착석감이 좋아졌다. 그러나 성인 아홉 명이 타기에는 실내가 넉넉지 않다. 3열 중앙 시트는 헤드레스트가 없어 성인이 타기 위험하고, 짐을 실을 경우 사실상 6명 정도가 적정한 승차인원이다. 이러한 실내구성은 차체 크기에 비해 비효율적이다.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 거리)는 3000mm인데 승차인원을 늘리려다 보니 시트를 4열로 배치할 수밖에 없었고 시트간 거리가 좁을 수밖에 없다. 반면, 토요타 시에나는 휠베이스가 3030mm인데 7인승이고 시트가 3열로 구성됐다. 게다가 시에나는 3열 시트를 전동방식으로 접어서 바닥에 수납하는 기능까지 있어 넉넉한 짐 공간이 만들어진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4열을 앞으로만 접을 수 있어 화물공간이 크지 않다. 엔진은 기존에 쓰던 155마력 2.0 디젤 타입을 그대로 얹었다. 1500rpm부터 발휘되는 최대토크는 중저속에서 나름 괜찮은 가속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최대토크 구간인 2800rpm을 넘어서면 힘이 확연히 떨어지면서 가속이 느려진다. 시승 내내 혼자 탔기 때문에 이 차의 정원인 9명이 탔을 경우에는 가속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코란도 투리스모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는 오는 5월 등장할 기아차의 신형 카니발이 될 것이다. 9인승과 11인승으로 출시되는 신형 카니발은 북미 시장을 겨냥해 세련된 디자인과 혁신적인 장비로 무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런 차종에 대응하기에는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의 상품성이 미흡해 보인다. 가격은 2705만~3567만원으로 기아 카니발·현대 스타렉스에 비해 비싸다.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 9인승 엔진 파워는 개선이 필요하다. 커튼 에어백의 부재(不在)도 아쉽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3-09 08:39:04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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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별에서 온 그 차, 벤츠 CLA 45 AMG

세상에 강력한 파워를 갖춘 차는 많지만 매력을 함께 갖춘 차는 찾기 힘들다. 단순히 숫자로 느끼기 힘든 다양한 매력을 두루 갖춰야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만난 메르세데스 벤츠 CLA 45 AMG는 팔색조의 매력을 갖춘 차다. 강력한 파워와 함께 독특한 장르라는 점이 이 차가 주목 받는 이유다. 강한 직선과 곡선이 강조된 차체는 개성이 듬뿍 담겨 있다. 앞모습은 A클래스를 닮았고 옆모습은 CLS의 곡선을 닮았다. 쿠페형 준중형급 세단이라는 독특함이 이 차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이다. 차체 길이는 4630mm로 현대 아반떼(4550mm)보다 길고 쏘나타(4820mm)보다는 짧다.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 거리)는 2700mm로 아반떼와 같다. 대시보드는 A클래스와 유사하면서도 AMG 모델만의 특색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센터콘솔에 장착된 AMG 변속기다. 200 CDI는 변속기가 스티어링 칼럼에 장착된 반면에 45 AMG는 고리 모양의 독특한 기어 노브가 센터콘솔에 장착된다. 물론 이 변속기는 전통적인 '손맛'을 위한 건 아니다. D 드라이브 상태에서 패들 시프터만 건드리면 바로 수동 모드로 전환되기 때문. 전륜 기반의 4륜구동은 평상시 구동력이 앞뒤 100:0으로 나뉘지만 상황에 따라 50:50까지 구동력이 자동으로 바뀐다. 앞뒤 구동력이 45:55로 세팅되는 벤츠의 후륜 기반 4매틱 모델과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이러한 구성은 급가속이 필요하거나 접지력의 급격한 변화가 있을 때 도로에서 뛰어난 접지력으로 화답한다. 후륜 기반 모델보다 일상적인 주행에서 연비를 높이는 데도 유리하다. CLA 45 AMG의 하이라이트는 강력한 파워의 엔진이다. AMG 최초의 직렬 4기통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360마력을 뿜어낸다. 리터당 출력은 무려 181마력으로, 쏘나타 2.0 가솔린보다도 출력이 높다. 최대토크 45.9kg·m은 2250~5000rpm의 폭 넓은 구간에서 분출되고 탄력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도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여준다. 강력한 파워에 어울리는 안정된 핸들링은 탄탄한 서스펜션과 광폭 타이어 덕분이다. 타이어 사이즈는 앞뒤 모두 235/35R19이고 강력한 브레이크 성능과 궁합을 이뤄 안정적인 핸들링을 완성해낸다. 고성능 차를 몰 때 피하기 힘든 문제는 높은 유지비인데, CLA 45 AMG는 이를 듀얼 클러치 미션 적용과 효율적인 구동력 배분으로 해결했다. 그 결과 도심 연비는 9.3km/ℓ, 고속도로 연비는 12.9km/ℓ를 받았고 이번 시승에서는 8.5~9.0km/ℓ를 기록했다. CLA 45 AMG는 이전까지 없던 준중형급 4도어 쿠페형 세단이다. C63 AMG와는 급이 다르지만 독특한 매력을 갖추고 있고, 6970만원의 가격은 성능에 비해 합리적이다. BMW나 아우디에 비교할 만한 차가 없다는 점도 이 차의 가치를 더욱 빛내준다. 메르세데스 벤츠 CLA 45 AMG 어느 차도 닮지 않은 독특한 개성이 돋보인다. 강력한 파워는 기대 이상이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3-02 09:43:38 임의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