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외관이 돋보이는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나들이가 늘어나는 요즘에는 미니밴과 SUV가 인기다. 가족과 함께 탈 수 있는 넓은 실내공간과 큰 적재공간은 이들 차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시트로엥이 지난 3월부터 시판하는 그랜드 C4 피카소도 바로 그런 차다. 차체 길이는 4595mm로 기아 카렌스(4525mm)보다는 길고, 카니발(5115mm)보다는 훨씬 짧다. 차체 높이도 카렌스보다 약간 높고 카니발보다는 낮다. 우리가 흔히 보던 미니밴보다는 작지만 미니밴의 스타일을 하고 있는 매우 독특한 차다.
앞모습은 콘셉트카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LED 주간 주행등을 위에 배치하고 헤드램프를 그 아래에 놓음으로써 일반적인 상식을 깬다. 실내 역시 독특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앞 유리가 유난히 넓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앞좌석 승객 머리 위까지 이어진 앞 유리 때문이다. 선바이저를 위로 당기면 시야가 훨씬 넓어진다. 시트로엥 DS 라인에서 봤던 독특한 구조다.
계기반은 대시보드 가운데에 배치했고 12인치 파노라마 스크린으로 표시한다. 넓은 화면은 운전자의 취향에 맞게 배경화면을 설정할 수 있고, 계기반 형태를 3가지로 바꿀 수도 있다. 그 아래에 7인치 터치스크린으로 공조장치나 오디오 장치 등을 조작하도록 했다. 블루투스 기능은 신통치 않았다. 핸드폰과 연결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실패했다는 메시지만 반복됐다.
스티어링 칼럼에 달린 기어 레버는 조작감이 낯설지만 금방 익숙해진다. 최고출력 150마력의 2.0ℓ 디젤 엔진은 부드러우면서도 넉넉한 파워를 낸다. 6단 자동변속기의 연결감도 훌륭하다. 차체가 승용차보다 훨씬 높지만 고속주행에서도 꽤 안정된 감각을 보여준다.
3개로 나뉜 2열 시트도 다른 차에서 볼 수 없는 특징이다. 앞뒤 조절이나 등받이 각도가 3개 모두 따로 움직이므로 승차인원에 따라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3열 시트는 접어서 바닥으로 숨길 수도 있다. 2·3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상당히 넓은 적재공간이 나온다.
그랜드 C4 피카소의 표시연비는 도심 13.0km/ℓ, 고속도로 15.6km/ℓ이고, 이번 시승에서는 11.0km/ℓ를 기록했다. 가솔린 엔진을 얹은 경쟁 수입 미니밴들과 달리 디젤 엔진을 얹은 그랜드 C4 피카소의 강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값은 4290만~4690만원으로 다른 수입 미니밴에 비해 저렴하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독특한 외관, 다양한 공간 활용이 돋보인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