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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코너 > 車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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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모든 것이 달라졌다" 벤츠 뉴 C클래스

국내 수입차시장은 D세그먼트가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렉서스 GS 등이 경쟁하는 시장이다. 그 다음으로 인기가 있는 시장이 C-D세그먼트로, BMW 3시리즈와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 렉서스 IS, 인피니티 Q50 등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 이 시장의 핫이슈는 벤츠 뉴 C클래스의 등장이다. 2007년 이후 7년 만에 등장한 5세대 모델은 이 시장 최강자인 BMW 3시리즈를 위협하고 있다. 기자는 지난 7월 언론시승회에서 뉴 C클래스를 탄 이후 이 차를 최근 일반도로에서 다시 시승해봤다. 트랙에서 잠시 만나본 느낌으로 차를 단정 지어 평가할 수 없어서다. 시승차는 2.0ℓ 가솔린 터보와 2.2ℓ 디젤 터보 중 디젤 모델이 배정됐다. 사실상 C클래스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할 모델이다. 최고출력 170마력의 엔진은 4세대의 것을 가져왔다. 출력과 토크는 그대로지만, 뉴 C클래스의 커진 차체를 이끌기에는 부족하지 않다. 같은 엔진이지만 정숙성은 더욱 향상됐고 가속 때의 반응도 매우 부드럽다. 인상적인 것은 도로주행에서의 승차감이다. 4세대의 경우 착 달라붙는 핸들링이 일품이었으나 승차감이 조금 딱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5세대 모델은 4세대 C클래스와 현재의 E클래스의 중간 정도 성격을 보인다. 덕분에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안락함이, 스포티한 드라이빙에서는 탄탄한 승차감을 나타낸다. 에코,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인디비주얼 등 총 다섯 가지로 조절되는 주행모드도 특징. 센터콘솔에 달린 스위치를 앞뒤로 밀어서 간단히 조정하도록 했다. 각 모드별 차이는 명확해서 운전자가 원하는 상태로 재빨리 조정된다. 아우디 A4의 경우 인디비주얼 모드에서 엔진, 서스펜션, 변속기 등을 세분화해서 조절이 가능하지만 뉴 C클래스는 엔진과 변속기, 에어컨의 세팅만 바꿀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대신 뉴 C클래스는 에어 서스펜션인 에어매틱 어질리티 패키지(AIRMATIC Agility Package)를 옵션으로 고를 수 있다. 뒷좌석은 E클래스 수준으로 넓어졌다. 구형 C클래스보다 80mm나 길어진 휠베이스가 덕분이다. 기존 C클래스에서 E클래스로 갈아타려는 고객뿐 아니라, C클래스를 계속 타고 싶은 고객도 고려한 벤츠의 의도를 알 수 있다. 고속도로를 위주로 달린 이번 시승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연비였다. 복합연비 17.4km/ℓ의 뉴 C클래스는 평균시속 100km로 달린 결과 스포츠모드에서는 18.9km/ℓ, 컴포트모드에서는 19.8km/ℓ, 에코모드에서는 무려 22.7km/ℓ를 나타냈다. 고속도로 표시연비 21.3km/ℓ를 가뿐히 뛰어넘는 결과다. 뉴 C클래스는 실내공간과 편의장비, 연비, 승차감 등 여러 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다만 내비게이션 완성도는 여전히 지적대상이다. 이번 시승 중에는 내비게이션에서 검색되지 않는 도로가 다소 있었다. 최근에 시판되기 시작한 모델임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경쟁차보다 다소 비싼 가격도 아쉽다. 가솔린 모델은 4860만~5420만원, 디젤 모델은 5650만~5800만원으로, 동급 경쟁차보다 대략 500만~1000만원 비싸다. 메르세데스 벤츠 C220 E클래스 부럽지 않은 공간과 뛰어난 연비를 갖췄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9-14 08:09:55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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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포르쉐 911 타르가 vs 재규어 F타입, 당신의 선택은?

국내 수입차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고성능 스포츠카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과거 포르쉐와 BMW, 메르세데스 벤츠가 군림하던 이 시장에 새로운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2013년 서울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 재규어 F타입도 바로 그런 차 중에 하나다. 60년대 명차 E타입의 아이덴티티를 물려받은 F타입이 상대할 차는 포르쉐 박스터와 911, 아우디 R8 등이다. F타입의 중심 모델인 F타입S는 포르쉐 911을 최대 경쟁자로 삼고 있다. 국내에서의 판매실적을 보면, 올해 8월까지 포르쉐 911 시리즈는 203대가 팔렸고 재규어 F타입 시리즈는 52대가 팔렸다. 911은 모델 종류가 많고 마니아층이 두터워 아직은 재규어보다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자는 최근 재규어 F타입의 라이벌인 포르쉐 911 타르가4S를 시승할 기회가 생겼다. 타르가는 차체에서 지붕만 떼어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으로, 1965년 1세대 911에 처음 적용됐다. 1994년부터 2011년까지는 대형 글라스 루프가 뒤로 미끄러져 열리는 방식을 썼으나, 이번 모델에는 1세대와 유사한 디자인의 소프트톱을 사용했다. 소프트톱의 장점은 루프 자체의 무게가 가볍다는 점과 개폐 시간이 짧다는 것, 개폐 전후의 무게 배분이 비슷하다는 것, 루프 수납공간이 크지 않다는 것 등 다양하다. 대신 평상시에 하늘을 볼 수 없고 부분 개방이 불가능하다는 게 단점이다. 911 타르가4S는 루프를 열거나 닫을 때 19초가 소요된다. 느린 편은 아니지만 빠르지도 않다. 이는 랩어라운드 타입의 뒤 유리가 올라간 후 지붕이 그 안으로 들어가는 구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뒤 유리가 올라가는 과정이 없는 재규어 F타입은 12초면 끝난다. 911 타르가4S는 지붕 수납공간이 추가됐지만 쿠페의 보조 뒷좌석은 살려냈다. 이 공간은 유아용 시트를 놓거나 반려동물을 태울 때 유용하게 쓰인다. 반면 F타입 컨버터블은 운전석 뒤 공간이 없다. 911은 엔진이 뒤쪽에 있어서 후드 안에 125ℓ의 트렁크가 마련되어 있으나, F타입은 엔진이 앞에 있고 루프 수납공간 때문에 트렁크가 매우 작다. 수납공간의 활용성에서는 911 타르가4S의 완승이다. 인테리어 품질은 두 차 모두 훌륭하다. 911이 정돈된 이미지라면 F타입은 화려함에 초점을 맞췄다. 911이 T자형의 대시보드를 쓴 반면에, F타입은 센터페시아 오른쪽에 기둥을 더해 운전석과 조수석을 구분하고자 했다. 두 차의 스펙은 막상막하다. 911 타르가4S는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44.9kg·m이고, F타입S는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46.9kg·m를 낸다. 911 타르가4S가 수형대향 6기통 3.8ℓ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한 데 비해 F타입S는 V6 3.0ℓ 슈퍼차저 엔진을 얹고 있다. 911 타르가4S는 4륜구동, F타입S는 후륜구동을 채택한 것도 차이점이다. 배기음은 두 차 모두 강렬하다. 마치 맹수가 포효하듯이 으르렁대는 배기음은 질주본능을 강하게 자극한다. 타르가 시승차의 패들시프트는 스티어링 휠 손잡이 좌우에 달려 있고, 손가락으로 밀면 시프트 업, 당기면 시프트 다운이 되도록 했다. 개인적으로는 왼쪽 시프트 다운, 오른쪽 시프트 업 방식으로 된 타입을 더 선호한다. F타입은 재규어의 다른 모델들이 채택한 원형의 드라이브 셀렉터 대신 스포츠 시프트 셀렉터를 장착했다. 기어 레버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손맛'을 중시한 것. 기어 레버 옆에는 레이스 모드 또는 스노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스위치가 마련돼 있다. 가속성능을 좌우하는 최대토크는 F타입이 더 높지만, 0→100km/h 가속시간은 911 타르가4S가 4.4초, F타입S는 4.9초로 911이 앞선다. 이 차이는 포르쉐 PDK와 재규어의 8단 자동변속기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수동보다 빠른 PDK는 홀수단과 짝수단을 순식간에 넘나들면서 엔진출력을 재빠르게 전달해주는 일등공신이다. 핸들링은 두 차 모두 뛰어난 편인데, 4륜구동 방식의 911 타르가4S가 근소하게 우월하다. F타입은 한계속도(275km/h)에 가까워질수록 약간 불안해지는 반면, 911은 직진과 코너링 모두 매우 안정된 컨트롤을 보인다. 타르가S에 토크 벡터링 시스템이 기본 장착된 반면에 F타입에는 고성능 R모델에만 장착된 탓이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911의 성능이 F타입보다 낫지만, 가격 역시 911이 훨씬 비싸다. 911 타르가4S의 기본 가격은 1억5850만원이고, F타입S는 1억1910만원이다. 여기에 옵션이 추가되면 가격이 훌쩍 올라간다. 911 타르가4S는 쿠페의 강성과 컨버터블의 개방감을 동시에 얻고 싶은 이들을 위한 차다. 독창적인 리어 윈도가 공기흐름을 매끄럽게 유도해 컨버터블보다 소음이 적고 프라이버시 보호 면에서도 좋다. F타입도 매력적인 차지만, 911 타르가4S에는 약간 못 미치는 느낌이었다. F타입 쿠페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지 기대된다. 포르쉐 911 타르가4S 쿠페보다 화끈하고 컨버터블보다 덜 민망한 스포츠카의 지존.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재규어 F타입S 컨버터블 자극적이고 개성 넘치는 '新星'. 고속 핸들링은 아쉽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9-10 07:49:06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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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르노삼성 뉴 SM7 노바, 그랜저 누를 수 있을까?

국내 준대형차 시장은 다른 차급에 비해 경쟁이 덜 치열하다. 올해 1월~8월 판매 실적을 보면 현대 그랜저가 5만9817대(점유율 74.7%)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기아 K7이 1만4754대로 2위, 한국GM 알페온이 3193대로 3위, 르노삼성 SM7은 2330대로 최하위를 나타내고 있다. SM7은 2011년 2세대로 풀 모델 체인지 되어 1만7022대가 팔린 이후 2012년 5038대, 2013년 3587대로 해마다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면서 현대 그랜저를 위협했던 1세대 SM7의 위용은 어느덧 소비자들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르노삼성이 지난 3일 부산에서 언론에 공개한 '뉴 SM7 노바(Nova)'는 이런 구도를 깨기 위해 등장한 새 모델이다. 신차의 가장 큰 특징은 달라진 앞모습과 '스마트 미러링' 기능이다. 2011년 데뷔 때 지적받았던 앞모습은 르노의 패밀리룩으로 단장했다. 국내에서는 QM3를 시작으로 SM3와 QM5 네오에 적용된 모습이다. 덕분에 헤드램프 크기에 비해 라디에이터 그릴이 너무 컸던 구형 SM7의 문제점이 새 모델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다. 진작 바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앞모습이 달라진 반면 뒷모습은 그대로다. 운전자들에게는 앞 차의 뒷모습이 더 많이 보이기 때문에 뒷모습에도 변화를 줬다면 더 확실한 신차 효과를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실내는 그대로다. 3년 만에 나온 새 모델임을 감안하면 다소 아쉽다. 특히 곤충 더듬이 같은 패들 시프트를 그대로 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패들 시프트는 F1 경주차의 메커니즘을 일반 승용차에 가져온 것으로, 빠른 변속을 위한 장치다. 9시·3시 위치에 스티어링 휠을 잡은 채로 손가락이 닿는 위치에 패들 시프트를 놓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SM7은 10시·2시 방향으로 잡아야 패들 시프트를 조작할 수 있다. 패들 시프트를 이런 식으로 디자인한 차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이 점은 2011년 SM7 데뷔 때도 지적했으나 지금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새롭게 적용된 '스마트 미러링'은 SK플래닛이 개발한 '스마트 커넥트 클론'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스마트폰과 차를 와이파이(Wi-Fi)로 연결시켜서 T-map 내비게이션이나 음악, 동영상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는 내비게이션을 탑재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초기에 추가 비용이 들지 않고, 업데이트가 빠른 장점이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 중 최초로 와이파이 방식을 이용한 점은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최초로 시도한 만큼 단점도 적지 않다. 우선 이 기능을 사용하면 배터리 소모가 많아진다. 스마트폰에서 T-map을 구동할 때 배터리 소모가 증가하는데, 이 데이터를 다시 와이파이를 통해 차에 전송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배터리가 소모되기 때문. 전화가 올 때 지도 구동이 멈추는 현상도 문제다. SK플래닛 측은 "아이폰의 경우 T-map 링크와 전화통화의 동시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안드로이드 폰에서도 이 문제가 나타났다. 이번에 같이 시승한 기자들에게 물어봤더니 90%가량은 지도 멈춤 현상을 겪었다고 답했다. 또 하나 문제는 T-map 링크 구동 중에 문자가 와도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문자확인기능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스마트 미러링과 유사한 쉐보레의 '뉴 마이링크(말리부, 올란도, 카마로에 적용)'는 도착한 문자를 한글로 읽어줄 뿐 아니라, 음악 듣기나 전화 걸기 등 각종 기능을 한글음성으로 조작할 수도 있다. 스마트 미러링은 도입 초기여서 보완할 점이 많다. 호환되는 스마트폰도 갤럭시 S2·아이폰4 이후 모델 등으로 아직은 제한적이다. 이에 비해 쉐보레의 뉴 마이링크는 호환기종이 훨씬 다양하다. 게다가 마이링크는 한 번 선택하면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반면에, SM7에 적용된 '스마트 커넥트 클론'은 구입 후 5년 동안만 무료로 제공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시승차는 V6 2.5ℓ 가솔린 엔진을 얹은 RE 모델로 풀 옵션 사양이다. 엔진과 변속기는 바뀐 것이 없다. 최고출력은 190마력으로 그랜저 2.4와 같고 알페온 2.4보다는 5마력 높다. 최대토크는 24.8kg·m로 그랜저(24.6kg·m)나 알페온(24.0kg·m)보다 약간 높다. 변속기를 D 드라이브에 고정했을 때의 주행감각은 그랜저 2.4보다 다소 둔하다. 이는 SM7 2.5의 공차중량(1635kg)이 그랜저 2.4(1575kg, 17인치 기준)보다 60kg나 무겁기 때문이다. 가속 페달의 유격도 커서 깊게 밟은 다음에 엔진이 반응한다. 스포츠 모드를 누르고 수동모드로 전환하면 반응이 빨라지지만, 이는 엔진과 변속기에만 관여할 뿐이고 서스펜션에는 개입하지 않는다. SM7에 적용된 닛산의 VQ 엔진은 높은 rpm에서 특유의 성능을 발휘하는데, 서스펜션이 너무 부드러운 탓에 엔진성능을 전부 활용하기 힘들다. 이 문제도 패들 시프트와 마찬가지로 SM7 데뷔 때 지적한 바 있으나 르노삼성은 바꾸지 않고 있다. 연비는 논란거리다. 르노삼성이 밝힌 SM7 2.5의 표시연비는 도심 8.9km/ℓ, 고속도로 12.2km/ℓ, 복합 10.2km/ℓ. 에너지관리공단에 공지된 이 차의 제원을 보면 타이어 사이즈가 215/55R16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타이어는 225/50R17과 225/45R18 등 두 가지뿐이다. 즉, 소비자가 선택할 수 없는 215/55R16 타이어로 연비 테스트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타이어의 단면 폭과 휠 지름이 작아지면 연비가 더 좋게 나오므로 르노삼성은 이 점을 노렸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의 남형훈 부장은 질의응답 자리에서 "그런 내용은 들은 적이 없다. 르노삼성은 연비에 대해 가장 정직한 회사"라고 답했다. 이번 시승에서 SM7 2.5는 최저 3.1km/ℓ, 최대 6.0km/ℓ의 연비를 나타냈다. 표시연비와는 차이가 꽤 크다. SM7 2.5의 기본 가격은 3040만~3490만원이고, 그랜저 2.4는 3024만원, 알페온 2.4는 3161만~3533만원이다. 옵션을 모두 포함하면 SM7 2.5는 3973만원, 그랜저 2.4는 3588만원, 알페온 2.4는 3831만원이 된다. 그랜저가 9개의 에어백을 기본으로 갖춘 반면에 SM7은 VIP 패키지를 고를 경우 뒷좌석 사이드 에어백이 장착되고, 알페온은 2.4 모델이 아닌 3.0 최고급형에만 뒷좌석 사이드 에어백이 장착된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SM7 노바는 논란거리였던 앞모습을 '앞트임 수술'을 통해 해결했으나 기본적인 성능 향상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랜저 디젤이 등장한 상황이어서 SM7에도 디젤을 얹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박동훈 부사장은 "나는 디젤 엔진의 신봉자여서 필요성을 회사에 역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강력한 디젤 엔진을 얹고 나타날 SM7을 기대해본다.

2014-09-07 06:06:21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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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푸조 308, 폭스바겐 골프 넘어설 수 있을까?

최근 국내 수입차 판매에서 눈에 띄는 점은 2000cc 이하 준중형차와 소형차의 인기다. 이들 모델의 수입차시장 비중은 지난 7월 말까지 55%를 차지하면서 전년도보다 31.7% 포인트나 늘었다. 폭스바겐 골프가 먼저 두각을 나타낸 이 시장에서 푸조는 307로 도전장을 내밀었고 2008년에는 308로 모델 체인지가 됐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6년 만에 풀 모델 체인지 된 뉴 308이다. 뉴 308은 구형보다 차체길이를 20mm 줄인 반면 휠베이스는 10mm 키웠다. 모델 체인지가 이뤄지면서 차체가 커지는 일반적인 공식을 깬 방식이다. 차체길이는 줄었지만 차체는 더 크고 야무져 보인다. 이전까지의 푸조 모델들이 '펠린 룩'이라 부르는 특유의 강렬한 인상이었던 반면에 뉴 308은 앞 오버행을 줄이면서 동글동글한 모습으로 다듬어졌다. 인테리어는 뉴 308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다. 버튼을 대폭 줄이고 운전 편의성을 높인 아이 콕핏(i-Cockpit)이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스티어링 휠 사이로 계기반이 보이는 방식을 벗어나 뉴 308은 계기반을 위쪽에 배치하고 스티어링 휠을 그 아래쪽에 배치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도로와 계기반을 번갈아 볼 때 시선의 이동을 줄일 수 있다. 센터페시아는 대부분의 기능을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는 9.7인치 모니터가 장착돼 있다. 조작은 매우 쉽다. 아이콘을 따라 스크린을 터치하면 금방 익숙해진다. 다만 블루투스 기능은 잘 작동되지 않았다. 지난번에 시트로엥 그랜드 피카소를 시승할 때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푸조-시트로엥의 모델들은 이 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뉴 308에 얹은 150마력의 디젤 엔진은 새롭게 개발한 것으로, 최대토크 37.8kg·m를 뿜어낸다. 경쟁차종인 폭스바겐 골프는 최고출력이 같지만 최대토크는 32.6kg·m로 뉴 308보다 낮다. 뉴 308에서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기존에 푸조 모델들에 탑재됐던 MCP 변속기 대신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는 점이다. 연비는 좋지만 변속 충격 때문에 거부감을 줬던 MCP 대신 탑재된 자동변속기는 부드러운 변속감각이 일품이다. 낮은 엔진회전수에서 최대토크를 내는 엔진과의 궁합도 훌륭하다. 307의 차체높이가 1530mm, 구형 308이 1500mm인 데 비해 뉴 308은 1470mm로 낮아졌다. 덕분에 롤링을 줄이고 핸들링을 향상시키면서 고속에서의 주행안정성도 대폭 향상됐다. 뉴 308의 표시연비는 도심 13.4km/ℓ, 고속도로 16.4km/ℓ다. 폭스바겐 골프가 도심 15.0km/ℓ, 고속도로 19.5km/ℓ인 데 비해 떨어지는 수치다. 시가지와 간선도로를 3:7의 비율로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12.5km/ℓ를 기록했다. 푸조 뉴 308은 세련된 디자인과 높은 인테리어 품질, 안정된 주행성능이 돋보이는 차다. 허세를 부리기보다는 진정 차를 알고 즐기는 이들에게 잘 어울리는 모델이다. 가격은 악티브가 3390만원, 펠린이 3740만원으로, 골프(3050만~3750만원)에 비해서는 선택 폭이 좁다. 푸조 뉴 308 세련된 디자인과 풍부한 편의장비를 갖췄다. 골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8-31 03:04:18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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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더욱 부드러워진 '레인지로버 이보크'

분명 SUV인데 쿠페 같은 느낌이다. 거리의 시선이 쏟아진다. 가격표를 보면 입이 쩍 벌어진다. 랜드로버의 스타일리시한 SUV,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특징은 이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보크는 2008년 첫 선을 보인 콘셉트카 'LRX'를 그대로 양산화한 모델이다. 포르쉐 마칸과 BMW X4가 경쟁자로 뛰어든 지금도 이보크의 독특한 스타일은 단연 돋보인다. 업그레이드 된 2014년형 모델은 9단 자동변속기와 액티브 드라이브라인(가솔린 모델)으로 무장했고, 엔트리 모델인 '퓨어'가 추가된 게 특징이다. 시승차는 2.2 디젤 중 최고급형인 SD4 다이내믹 모델이다. 이보크의 차체 높이는 1635mm로 데뷔 당시만 해도 동급에서 가장 낮았다. 덕분에 날렵한 이미지를 뽐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등장한 포르쉐 마칸과 아우디 SQ5, BMW X4의 차체 높이가 1624mm로 설계돼 '가장 낮은 SUV'라는 타이틀은 없어졌다. 가죽으로 곱게 단장한 실내는 개성이 뚜렷하다.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의 파노라믹 루프는 탁 트인 시야를 주지만 틸팅이나 슬라이딩이 불가능하다. 부분 개방이 가능한 선루프를 선택하도록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이보크의 휠베이스(앞뒤 차축간 거리)는 2660mm로 경쟁차 중 가장 짧다. 아우디 SQ5는 2813mm, X4는 2810mm, 포르쉐 마칸은 2807mm로 모두 이보크보다 길다. 휠베이스는 앞뒤 좌석 레그룸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동일한 운전석 공간을 확보할 경우 이보크의 뒷좌석이 가장 좁은 것도 이 때문이다. 2014년형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ZF의 9단 자동변속기 탑재다. 기존 6단 자동변속기에 비해 세밀해진 기어비는 엔진의 반응을 더욱 빠르고 부드럽게 전달한다. 최고출력 190마력의 2.2 디젤 엔진은 출력이 뛰어나고 변속기와의 궁합도 좋다. BMW X4와 같은 출력이지만 이보크는 최대토크가 42.8kg·m로 X4(40.8kg·m)를 앞선다. 다만 급가속 때의 치고 나가는 맛은 이보크가 떨어진다. 정지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은 X4 2.0이 8초인데 비해 이보크 2.2는 8.5초다. 기존 6단 변속기에 비해서 변속은 부드러워졌으나 킥다운의 짜릿함은 덜하다. 이보크 2.2 디젤의 연비는 도심 11.6, 고속도로 16.0, 복합 13.3km/ℓ다. BMW X3 20d(복합모드 14.1km/ℓ)보다 뒤지는 연비다. 시가지와 간선도로를 절반씩 섞어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9.0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이보크는 멋진 디자인이 가장 큰 무기이지만 비싼 가격이 늘 지적대상이었다. 랜드로버 코리아 측이 "'깡통차'는 수입 안 한다"는 입장이었기 때문. 그러나 BMW X4 2.0(7020만원)이 등장하자 가격을 6630만원으로 낮춘 '퓨어' 모델을 추가했다. 시승차인 다이내믹 모델(8150만원)과 비교할 때 크게 아쉬운 옵션은 없다. 이보크의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퓨어 모델을 눈여겨 볼만하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SD4 9단 변속기로 연비 향상을 꾀했다. 가격은 여전히 비싸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8-24 08:41:35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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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경제성은 동급 최고, 르노삼성 SM5 D

최근 국산차에서 수입차로 갈아타는 이들의 상당수는 디젤차로 바꾸고 있다. 국산차에서 느낄 수 없는 운전 재미와 좋은 연비는 수입 디젤 승용차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이런 추세에 부응해 현대 i40와 쉐보레 말리부 디젤에 이어 최근 현대 그랜저 디젤과 르노삼성 SM5 D가 선보였다. 이들 차종 중 가장 늦게 등장한 SM5 D를 얼마 전 시승차로 만났다. 외관은 기존 SM5 그대로다. 보닛을 열면 SM5 시리즈 중 배기량이 가장 작은 1.5ℓ 110마력 디젤 엔진이 얹혀 있다. 시동을 걸면 잔잔한 진동과 약간의 소음이 전해진다. i40와 말리부 디젤, 그랜저 디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소음이 거슬린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이 소음은 줄어들고 정숙성도 나아진다. 1750rpm부터 발휘되는 최대토크는 중저속 구간에서 좋은 가속력을 보여준다. SM5 가솔린 모델보다 높은 24.5kg·m의 토크는 일상적인 주행에서 불만을 느끼기 힘들다. SM5 TCE에 먼저 적용된 독일 게트락의 DCT 변속기도 무난한 연결감을 보여준다. 다만 가솔린 모델보다 공차중량이 60kg 늘어난 탓에 폭발적인 수준의 가속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중저속에서 괜찮은 가속감각을 보여줬던 SM5 D는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가속력이 밋밋해진다. SM5 시리즈 중 공차중량이 가장 무거운 TCE는 SM5 D와 최대토크가 같지만, 최고출력이 190마력에 이르는 덕에 고속에서 더 나은 가속감을 보인다. SM5 D의 가장 큰 매력은 뛰어난 연비다. 도심 15.1km/ℓ, 고속도로 18.7km/ℓ, 복합 16.5km/ℓ에 이르는 연비는 현재까지 나온 중형급 이상 국산 디젤 승용차 중 가장 뛰어나다. SM5 가솔린에 비하면 리터당 3.6~4.6km의 주행거리가 더 나오므로 경제성은 확실히 좋다. 시가지와 간선도로를 4:6으로 비율로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13.0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반면 경쟁차인 현대차의 i40와 비교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i40 VGT는 최고출력이 140마력으로 훨씬 높고, 최대토크는 33.0kg·m로 역시 SM5 D보다 우월하다. i40 VGT의 연비는 도심 13.1km/ℓ로 SM5 D보다 낮지만, 고속도로는 18.5km/ℓ로 큰 차이가 없다. 2.0 디젤 엔진을 얹은 쉐보레 말리부나 2.2 디젤의 그랜저가 경쟁상대에서 제외된다면, 1.7 배기량의 i40는 스펙 면에서 SM5 D의 가장 큰 라이벌이다. SM D의 가격은 2580만~2695만원으로, 2785만원부터 시작하는 i40 VGT에 비해 저렴하다. SM5 D는 뛰어난 연비를 갖추고 있음에도 경쟁차 중 가장 파워가 낮다는 게 약점이다. 디젤 모델은 연비뿐 아니라 운전재미 때문에 선택하는 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전재미에 비중을 두는 이라면 i40가, 연비를 중시하는 이에게는 SM5 D가 더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 SM5 D 연비는 국산 중형차 중 가장 좋다. 대신 소음과 진동에서 열세이고 파워도 밋밋하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8-17 01:19:31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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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화끈한 해치백, 폭스바겐 골프 GTI

고성능을 갈망하는 운전자는 차종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고성능 차는 일반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아무나 탈 수 있는 차는 아니다. 그럴 때 가장 필요한 차가 바로 고성능 소형 해치백이고, 이 분야의 최강자는 폭스바겐 골프 GTI다. 1976년 탄생해 독일 아우토반을 주름 잡은 이 차는 벌써 7세대로 진화했다. 국내에는 지난 5월 부산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골프는 '해치백의 교과서'로 불릴 만큼 흠 잡을 데 없는 비율을 갖췄다. 새로운 세대로 진화하면서 디테일의 변화를 주고 있지만, 워낙 기본 설계가 잘 된 차여서 혁신적인 변화는 필요해 보이지 않는다. GTI는 기존 골프보다 15mm 낮은 스포츠 서스펜션을 적용하는 한편, 벌집 모양 라디에이터 그릴과 스포티한 범퍼로 인상을 새롭게 했다. 붉은색 브레이크 캘리퍼와 18인치 오스틴 휠도 골프 GTI의 독특함을 빛내주는 요소다. 실내에서는 D자 모양의 스티어링 휠과 레드 스티치의 가죽 시트가 돋보인다. 손에 착 감기는 그립감의 스티어링 휠과 경주차를 연상케 하는 버킷 시트는 질주본능을 꿈틀거리게 만든다. 7세대 GTI는 더욱 강력한 심장을 얹었다. 최고출력은 6세대 GTI와 같은 211마력이지만, 최대토크는 35.7kg·m로 높아졌다. 변속기는 6세대와 마찬가지로 6단 DSG를 쓴다. 높아진 토크는 초기 가속부터 진가를 발휘한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앞바퀴가 헛돌 정도로 강력한 파워가 전해진다. DSG는 더욱 정밀해져서 토크를 빠짐없이 바퀴로 전달하고, 변속 도중에 울컥거리는 현상도 줄어들었다. 정지에서 시속 100km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6.8초로, 6세대보다 0.1초 빨라졌다. 7세대 GTI의 가장 큰 특징은 에코(Eco), 스포츠(Sport), 노멀(Normal), 인디비주얼(Individual)등의 주행모드를 지원하는 드라이빙 프로파일 셀렉션(Driving Profile Selection)이다. 신형 골프의 모든 모델에 적용된 이 기능은 주행특성을 운전자의 취향에 변화시킬 수 있는 장비로, GTI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특히 엔진과 변속기, 스티어링 휠의 반응을 더욱 스포티하게 세팅하는 스포츠 모드는 동급에서 가장 경쾌한 핸들링을 선사한다. 게다가 XDS+(전자식 디퍼런셜 록)까지 더해져 곡선주로에서 더욱 빠르고 안정적인 주행을 보여준다. 서스펜션은 6세대보다 살짝 부드러워졌다. 국내에서 골프 GTI의 라이벌은 꼽기 힘들다. BMW 1시리즈와 메르세데스 벤츠 A클래스 모두 디젤 모델만 갖추고 있기 때문. 폭스바겐은 184마력의 출력과 38.7kg·m의 토크를 갖춘 골프 GTD로 1시리즈(184마력, 38.8kg·m)에 맞선다. 벤츠 A클래스는 136마력, 30.6kg·m의 A200 CDI 한 가지만 나오기 때문에 사실상 경쟁 모델이 아니다. GTI의 복합연비는 11.5km/ℓ인데, 시가지를 주로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8.0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GTI를 고를 때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은 아마도 연비와 성능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일 것이다. 디젤 모델이 득세하는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골프 GTI의 존재는 단연 돋보인다. 4310만원의 가격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지만, 값 대비 성능을 감안하면 최고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폭스바겐 골프 GTI 존재감 뚜렷한 동급 최고의 해치백.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8-10 03:36:20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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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Mr. 애매모호’, 포르쉐 마칸

'모든 세그먼트에서 스포츠카를 생산한다'는 포르쉐의 철학은 콤팩트 SUV '마칸'을 탄생시켰다. 지난해 11월 LA 오토쇼에서 처음 공개됐고 한국에는 올해 5월 선보였다. '마칸(Macan)'이라는 이름은 인도네시아어로 '호랑이'를 뜻한다. 개발명은 '카이준(카이엔 주니어라는 뜻)'이었는데, 차라리 이 이름이 낫지 않나 싶다. 어떤 의미에서 호랑이라는 이름을, 그것도 인도네시아어로 붙였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 외관은 어느 정도 예견된 디자인이었다. 911과 박스터, 카이맨 등 스포츠카만 생산하다 카이엔과 파나메라를 내놓을 때는 다소 충격적이었으나, 이번에는 예상하던 디자인 그대로 나왔다. 차체는 BMW X3, 아우디 SQ5, 메르세데스 벤츠 GLK,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등 경쟁 모델 중에서 가장 크다. 차체 길이와 너비 모두 가장 크고, 높이는 섀시를 공유하는 아우디 SQ5와 같은 1624mm다. 대시보드는 911보다 파나메라와 카이엔에 가깝다. 다소 복잡하지만 다양한 스위치를 센터콘솔에 나열한 방식이 특히 그렇다. 좁은 뒷좌석은 섀시를 공유하는 아우디 Q5/SQ5와 똑같다. 포르쉐 측에서는 "Q5 부품의 3분2를 바꿨다"고 강조하지만 이 부분만큼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시승차는 마칸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터보 모델이다. 포르쉐 전체 모델 중 처음으로 적용된 V6 3.6ℓ 바이 터보(트윈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400마력을 낸다. 포르쉐 911 카레라S가 3.8ℓ 수평대향 자연흡기 엔진으로도 400마력을 내는 것에 비하면, 과급기(터보)의 위력은 높지 않다. 물론 최대토크는 56.1kg·m로 911 카레라S보다는 훨씬 강력하다. 데이터만큼이나 실제 가속성능은 빠르다. 게다가 강력한 배기음 덕에 한층 자극적이다. 문제는 이 강력한 엔진을 받쳐줄 하체가 기대만큼 단단하지 않다는 데 있다. 서스펜션은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등 3가지로 조절할 수 있는데, 스포츠 플러스로 세팅해도 여전히 말랑말랑하다. 반면 아우디 SQ5의 경우, 탄탄한 서스펜션 덕에 자로 잰 것 같은 핸들링을 보여준다. 같은 섀시를 써도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포르쉐는 마칸 터보의 성능을 0→100km/h 가속시간 4.8초에 최고시속 266km이라고 강조한다. 수치만 보면 단연 동급 최고다. 그러나 하체가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에 이 성능은 매우 제한된 상황에서 가능할 뿐이다. 포르쉐가 내건 가격표는 마칸 S가 8480만원, 마칸 터보는 1억740만원, 나중에 합류한 마칸 S 디젤은 8240만원이다. 그러나 이 가격표는 사실상 무의미하다. 꼭 필요한 사양까지 옵션으로 둬 선택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 옵션 리스트에는 프라이버시 글라스(70만원), 스토리지 패키지(40만원), 오토 다이밍 미러(60만원), 흡연 패키지(10만원), 리어 사이드 백(60만원) 등이 포함돼 있고, 이를 모두 더할 경우 총 가격은 2890만원에 이른다. 이를 더하면 마칸 터보는 1억3630만원이다. 먼저 나온 카이엔은 판매량의 대부분이 디젤 모델이다. 라인업 중 가격이 가장 쌀뿐더러 연비도 가장 우수하기 때문이다. 마칸의 판매구성도 마찬가지다. 마칸 S 디젤은 258마력, 59.1kg·m의 토크를 내는 데 비해 아우디 SQ5는 313마력, 66.3kg·m의 성능을 낸다. 옵션을 모두 더한 마칸 S 디젤의 가격은 1억1100만원, 아우디 SQ5의 가격은 8690만원이다. SQ5와 비슷한 성능을 지닌 BMW X3 35d M스포츠패키지는 8810만원이다. 마칸 터보를 선택할 때의 딜레마는 엔진 성능을 따라주지 못하는 하체 구성에 있다. 경제성을 중시해 디젤을 고를 경우에는 좀 더 강력한 성능을 지닌 아우디 SQ5와 BMW X3 35d가 버티고 있다. '진퇴양난'이라는 단어는 이럴 때 쓰는 게 아닐까. 포르쉐 마칸 터보 심장은 강력하지만 하체가 부실하다. 콘셉트카 애매모호하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8-03 08:16:06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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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가족여행의 파트너, 인피니티 QX60

국내 레저 인구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차종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승용차 외에 여러 종류의 모델을 보유한 업체는 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는 상황이다. 타 업체에 비해 차종이 적은 인피니티에 있어 QX60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QX60은 원래 'JX'라는 이름으로 2012년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SUV에 미니밴의 성격을 버무린 독특한 성격은 눈길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미국시장에 어울리는 큰 덩치와 나쁜 연비 때문에 국내에서 인기를 모으는 데는 실패했다. 올해 4월 등장한 QX60 하이브리드는 JX에서 QX로 이름을 바꾼 차종에 하이브리드 기능을 더한 모델이다. 외관은 JX의 것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한국에서는 조금 부담스러운 덩치일 수 있지만, 큰 덩치만큼 넓은 실내는 이 차의 장점이다. 실내 역시 JX 때와 같다. 깔끔하게 정돈된 대시보드와 고급스러운 내장재는 인피니티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잘 보여주고 있다. 바닥이 평평해 3명 앉기에 좋은 2열 시트도 이 차의 장점. 3열 시트는 초등학생 정도가 타기에 적당하다. 3열을 접으면 1277ℓ, 2열과 3열을 함께 접으면 2166ℓ의 넉넉한 적재공간을 만들 수 있는 점도 돋보인다. 기존 모델과 가장 큰 차이점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적용이다. 차체 높이가 충분히 높은 덕에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실내공간은 그대로 살렸다. 세단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을 경우 트렁크가 좁아지는 것과 비교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기존 V6 3.5ℓ 엔진 대신 직렬 4기통 2.5ℓ 가솔린 엔진과 15kW(20마력)의 전기모터로 구성됐다. JX35의 265마력보다 줄어든 253마력의 최고출력에 33.7kg·m의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줄어든 출력과 토크가 주행성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상했는데, 몸놀림은 기대 이상으로 가뿐하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좀 더 화끈한 반응을 보이며 가속이 빨라진다. 그러나 공차중량이 2150kg에 이르고 차체 높이가 1745mm에 이르기 때문에 QX70(구 FX)만큼 날렵한 핸들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은 역시 연비에서 가장 향상된 모습을 보여준다. 도심 10.1km/ℓ, 고속도로 11.6km/ℓ의 연비는 JX35(도심 7.5, 고속도로 9.4)에 비해 30% 이상 개선된 수치다. 시가지를 주로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8.1km/ℓ를 기록했다. QX60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7750만원으로 유사한 차종인 렉서스 RX450h(7910만~8510만원)보다는 저렴하다. 그러나 RX450h가 V6 3.5ℓ 엔진에 모터를 결합해 더 높은 출력을 내면서도 연비가 QX60 하이브리드보다 우수하기 때문에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다. QX60 하이브리드의 매력은 동급 경쟁차보다 넓은 공간과 개선된 연비에 있다. 그러나 JX35(7070만원)보다 비싸진 가격이 소비자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피니티 QX60 하이브리드 연비를 개선한 점은 칭찬할 만하다. 가격 경쟁력은 높지 않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7-27 02:27:32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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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내가 제일 잘 나가’ BMW 4시리즈 쿠페&컨버터블

베스트셀러 차종을 고르면 선택의 실패 가능성은 줄어들지만 희소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가 '강남 쏘나타'로 불리는 이유도 그만큼 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좀 더 개성 있는 차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BMW 4시리즈 쿠페와 컨버터블은 이런 수요층에 딱 어울리는 차다. BMW 3시리즈와 5시리즈 사이의 가격대여서 큰 부담이 없는 데다, 세단보다 독특한 외관이 매력적이다. BMW는 이전에 3시리즈 쿠페와 컨버터블이 있었는데, 새로운 모델을 내놓으면서 '4시리즈'로 명명했다. 구형보다 좀 더 차별화를 이뤘고 한 급 위에 포지셔닝 하기 위함이다. 쿠페의 차체는 3시리즈 세단보다 67mm나 낮아졌고, 트레드(좌우 바퀴 축간 거리)는 앞 11mm, 뒤 2mm가 넓어졌다. 3시리즈 세단과 같은 휠베이스임에도 한층 날렵하고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 이유다. 달라진 앞 범퍼와 테일램프도 4시리즈를 더욱 멋지게 만드는 요소다. 코럴 레드 다코타 가죽과 파인 브러시드 알루미늄으로 마감한 실내는 동급 최고다. 구형보다 길어진 휠베이스 덕에 쿠페의 단점인 좁은 뒷좌석도 극복했다. 뒷좌석 레그룸과 헤드룸은 키 180cm 이하라면 불편함이 없을 수준이다. 쿠페는 420d와 428i 두 가지 모델로 나오는데 시승차는 420d 럭셔리가 준비됐다. 이 차의 엔진은 320d와 같은 184마력의 최고출력과 38.8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같은 엔진이지만 주행감각은 약간 차이를 보인다. 차체가 낮은 만큼 시트 포지션이 낮아졌고, 댐퍼가 3시리즈보다 단단하게 설정됐기 때문이다. 컨버터블은 쿠페와 달리 428i 한 가지 모델만 나온다. 420d 쿠페의 묵직하고 두툼한 토크 밴드와 달리 강렬하게 치솟는 가솔린 엔진 특유의 느낌이 좋다. 지붕이 열리는 구조상 소음이 큰 디젤보다는 가솔린 엔진이 훨씬 더 잘 어울린다. 쿠페와 다른 장비 중 하나는 앞 시트에 마련된 '에어 칼라' 기능이다. 추운 날 지붕을 열고 달리고 싶을 때 이 기능을 작동시키면 앞좌석 승객의 목 부위에 온풍이 나오면서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에어 스카프' 기능과 유사하다. 4시리즈 쿠페와 컨버터블의 대항마로는 아우디의 A5 쿠페와 컨버터블을 꼽을 수 있다. A5는 4시리즈와 달리 디젤이 없고 가솔린 터보 한 가지 엔진만 갖추고 있다. 최대토크는 같지만 최고출력이 220마력으로 428i(245마력)보다 열세다. 메르세데스 벤츠 E200 쿠페와 컨버터블도 경쟁모델인데, 최고출력(184마력)과 최대토크(30.6kg·m)가 경쟁차종 중 가장 떨어진다. 4시리즈 쿠페는 6가지의 트림이 있고 시승차인 420d 럭셔리는 그 가운데 중간수준인 5590만원이다. 428i 컨버터블의 가격은 6970만원, M 패키지는 7320만원이다. 경쟁차종과 비교할 때 모델 선택 폭이 넓고 가격대도 다양하다. 평범한 세단에서 느낄 수 없는 개성과 운전재미를 맛보고 싶다면 4시리즈 쿠페나 컨버터블을 추천한다. BMW 4시리즈 쿠페&컨버터블 쿠페이든 컨버터블이든 개성만점이다. 게다가 경쟁차종 중 주행감각이 가장 낫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7-19 02:16:42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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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라이프스타일 체인저’ 기아 쏘울 EV

1896년 뉴욕 시내에는 7만3746마리의 말이 있었고, 이로 인해 뉴욕 시내에서 하루에 1200~2000톤 정도의 말똥이 발생했다. 무려 50m 수영장 1~2개의 분량이었다. 그러나 자동차 보급대수가 늘면서 마차는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더불어 말똥으로 인한 전염병도 줄어들었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보편화된 지금은 대기오염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 세계 자동차업계의 노력은 전기차(EV)와 수소연료연료전지차(FCEV)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에 현대차가 처음으로 '블루온'을 내놨고, 2013년에 르노삼성 SM3 Z.E.와 쉐보레 스파크 EV가 출시되면서 전기차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올해 4월에는 기아차가 쏘울 EV의 일반 시판에 나서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 차는 지난 3월 경기도 화성 현대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시승했었는데, 이번에 며칠간 시승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지난번 시승이 맛보기였다면, 이번에는 전기차가 실생활에서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가 포인트였다. 쏘울 EV는 가솔린 모델과 달리 두 가지의 전용 컬러가 있는데, 시승차는 흰색 차체에 하늘색 지붕으로 꾸며진 차였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막혀 있고 전용 휠을 갖춘 점도 차이점이다. 쏘울 EV는 쏘울 가솔린 모델에 비해 210~244kg, 디젤 모델에 비해서는 82~100kg가 무거워졌다. 늘어난 무게는 차체 바닥에 깔린 배터리 때문이다. 차체 무게는 늘었지만 출발은 가뿐하다. 제원상으로는 0→100km/h 가속이 11.2초지만 실제로는 더 빠르게 느껴진다.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전기차의 특성 덕분이다. 최대토크는 29.0kg·m로 쏘울 가솔린 모델(16.4kg·m)의 두 배에 가깝고 디젤 모델(26.5kg·m)보다도 높다. 소음 없이 가속되는 느낌이 매우 독특하다. 쏘울 EV는 최고출력 81.4kW(111마력)의 전기모터와 27kWh의 배터리를 장착했다. 이는 국산 전기차 중 스파크 EV(105kW, 143마력) 다음으로 강력한 성능이다. 르노삼성 SM3 Z.E.는 70kW(95마력)이고 기아 레이 EV는 50kW(68마력)이다. 핸들링은 가솔린이나 디젤 모델보다 더 안정돼 있다. 배터리가 차체 바닥에 깔려 있어 무게 중심을 낮췄고, 무거워진 차체에 맞춰 서스펜션을 새로 셋업한 덕분이다. 기아차가 밝힌 주행거리는 148km. 시승차를 받았을 때 배터리의 70% 가량이 남았으므로 100km 남짓한 거리를 달릴 수 있었다. 충전소 리스트를 먼저 살펴봤더니 다행히 집 근처 2km 거리에 충전소가 있다. 목적지까지 가는 건 문제가 없었지만, 주행가능거리가 두 자리 수로 떨어지자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가솔린차를 몰았을 때 주행가능거리가 50km 정도 남으면 경고등이 들어왔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집 근처 이마트 주차장에 들어서니 전기차 충전기가 한쪽에 널찍하게 마련돼 있다. 51%의 배터리가 남은 상황에서 충전시간은 17분이 걸린다는 메시지가 충전기에 표시됐다. 주유하는 것에 비하면 긴 시간이지만 급한 일이 없다면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배터리 수명을 고려한다면 급속보다는 완속 충전을 이용하는 게 낫다. 쏘울 EV뿐 아니라 거의 모든 전기차가 급속 충전 시 80%까지만 충전되도록 설계하는 것도 배터리 수명을 고려한 것이다. 다음 날 일정은 아침부터 걱정됐다. 한 번 주행할 거리가 60km 가량 됐기 때문. 다시 출발할 때 가까운 충전소를 살펴봤는데, 다행히 양재동 이마트가 돌아오는 길에 있었다. 이번에는 배터리가 많이 소모돼 충전 시간이 25분 정도 걸렸다. 쇼핑을 하기에는 짧고, 자리를 지키자니 조금 긴 애매한 시간이었다. 그 과정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도 봤다. 차데모 충전기 옆에 BMW와 이마트가 공동으로 설치한 타입1 콤보충전기가 마련돼 있었는데, 여기에 전기차가 아닌 엉뚱한 차들이 주차돼 있었다. 앞으로 전기차가 늘어난다면 새로운 주차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 충전소의 설치뿐 아니라 관리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파트 거주비율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전기충전기 확대도 시급해 보인다. 쏘울 EV를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것은 예상보다 편했다. 서울과 수도권에는 전기충전소가 많고, 내비게이션에서 안내를 해주므로 주행 중 찾는 일도 어렵지 않았다. 충전시간도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느 쏘울 EV 소유자에 따르면 4시간 정도 완속 충전할 경우 189km 주행이 가능하고, 이때 전기료는 1740원이 든다. 경유 1리터 정도의 비용으로 190km 가깝게 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 소유자들은 항상 배터리 충전이 고민거리다. 자기 전에 완충해놓아도 사용시간이 길어지면 하루를 못 버티기 일쑤다. 쏘울 EV를 실생활에서 사용해보니 스마트폰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다. 도심에서 사용하기에 큰 불편은 없지만 장거리 주행은 아직 불안한 상황. 고속도로 휴게소에 충전소가 많이 설치된다면 이런 걱정도 앞으로는 없어질 것 같다. 100여 년 전 거리의 말똥 문제를 내연기관 자동차가 해결했다면, 늘어가는 도시의 대기오염 문제는 전기차가 해결해줄 것이다. 기아 쏘울 EV는 그 해결사 역할을 맡겨도 좋을 만큼 높은 완성도가 돋보였다. 기아 쏘울 EV 레이 EV에 비해 주행거리가 늘었고 승차감도 좋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더 필요하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7-13 08:49:03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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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올 뉴 카니발, 기아의 구원투수 될 수 있을까?

1980년, 기아산업(기아자동차의 전신) 임직원들의 아침인사는 "봉고 팝시다"였다. 신군부 집권 이후 '2.28 조치'로 자동차산업이 통폐합되자 기아는 승용차 대신 소형 상용차를 생산할 수 있었고, 이때 나온 차가 '봉고'였다. 봉고의 성공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었던 기아 직원들의 절박함이 묻어난 게 "봉고 팝시다"라는 아침 인사였다. 이후 기아는 '봉고 신화'를 바탕으로 부활해 1987년 프라이드를 내놓으며 승용차시장에 화려하게 복귀하게 된다. 봉고 이후 베스타, 프레지오로 이어지던 기아의 승합차 계보는 1998년 '카니발'이 물려받는다. 카니발은 기아차에게 봉고 같은 존재였다. 1997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직후 공개된 카니발에게 기아차 부활이 달려 있었다. 2001년 카니발2가 나오기 전까지 21만9400여대가 판매된 카니발은 또 다시 기아차를 살려낸 구세주로 기록된다. 올해 기아차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현대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다른 완성차업체들이 모두 전년도보다 판매가 증가했는데 기아차만 3.4% 포인트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올 뉴 카니발'은 34년 전 나온 '봉고'를 떠올리게 한다. 기아차 부활의 중책이 올 뉴 카니발에게 주어진 셈이다. 9일 강원도 하이원 리조트에서 만난 올 뉴 카니발은 승용차 분위기가 물씬하다. 구형 카니발과 비교할 때 차체를 15mm 줄이는 대신 휠베이스는 40mm 늘였고, 차체 높이는 40mm 낮춰 전체적으로 날렵하고 단단한 인상을 만들어냈다. 운전석에 들어서면 고급 세단에 앉은 착각이 들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기존에 센터 페시아에 있던 변속기를 센터 콘솔 쪽으로 끌어내려 승용차처럼 만들었다. 미니밴은 실내에서의 이동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토요타 시에나나 혼다 오딧세이처럼 변속기를 센터 페시아 쪽에 배치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에 대해 기아차 디자인 담당 윤선호 부사장은 "운전하기에는 센터 콘솔에 변속기를 배치하는 게 훨씬 편하고, 무엇보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시트 배열도 달라졌다. 구형 카니발은 두 가지 휠베이스로 나왔고, 9인승의 경우 3+3+3의 구성으로 시트가 배열됐다. 그러나 신형은 휠베이스를 하나로 통일하는 한편, 9인승은 2+2+2+3으로, 11인승은 2+3+3+3으로 배열했다. 9인승이든 11인승이든 6명이 타면 매우 편한 구성이다. 구형 9인승의 경우 독립시트가 4개에 불과해 6명이 탈 경우 불편했지만, 신형은 1열부터 3열까지 독립시트여서 훨씬 안락하다. 그러나 승차인원을 모두 채우면 두 모델 모두 적재공간이 거의 없다. 짐 실을 공간을 고려한다면 9인승은 6명, 11인승은 8명이 타는 게 적절하다. 4열에 마련된 팝업 싱킹 시트를 바닥에 숨기면 546ℓ의 공간이 마련된다. 2.2ℓ 디젤 엔진은 구형 카니발 후기형에 얹은 'D4HB'를 튜닝한 것으로, 최근 현대 그랜저 디젤에 얹힌 것과 같다. 197마력에서 202마력으로 늘어난 최고출력은 충분하다. 1750~2750rpm에서 발휘되는 45.0kg·m의 최대토크는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파워를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정숙성이다. 그랜저 디젤에서도 호평 받았던 이 엔진은 공회전 때나 급가속 때 귀에 거슬리는 소음이 거의 없다. 구형 카니발에서 느껴졌던 진동도 대폭 줄어들었다. 기아차 국내판매담당 김창식 부사장이 "K9 같은 고급스러움을 느낄 것"이라고 장담한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타이어의 경우 11인승 기본형에는 235/65R17 사이즈가 장착되는데, 시승차인 9인승 노블레스는 235/55R19 사이즈가 장착된다. 구형보다 차체가 40mm 낮아진 데다, 트레드(좌우 바퀴 축간 거리)가 60mm 정도 늘어난 덕에 핸들링은 매우 안정돼 있다. 그러나 요철을 만나면 차체가 약간 튀는 경향이 있다. 가족을 많이 태우거나 승차감을 더 중시한다면 235/60R18 사이즈가 적당해 보인다. 2열과 3열 시트는 구형보다 안락성을 높여 동승자에게도 충분히 만족감을 줄 만하다. 독립형으로 바뀐 3열 시트에도 암레스트를 마련하면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 2열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USB 케이블 연결 장치와 220V 전원 콘센트는 경쟁차에 흔치 않은 좋은 아이디어다. 2열 천장에 마련된 에어컨도 동승자를 배려한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스위치가 천장에 마련된 탓에 어린이가 조작할 때는 불편할 수 있다. 올 뉴 카니발은 9인승이 2990만~3630만원, 11인승이 2720만~3580만원의 가격대여서 수입 미니밴에 비해 경쟁력이 앞선다. 9인승 노블레스에 풀 옵션을 갖춰도 3970만원이어서 여전히 수입차보다는 저렴하다. 특히 동급 수입 미니밴에 없는 디젤 모델이어서 경제성에서도 앞선다. 9인승 19인치의 도심연비는 10.2km/ℓ, 고속도로 12.9km/ℓ, 복합 11.2km/ℓ로, 복합모드 7.9~9.1km/ℓ 수준인 수입 미니밴에서 비해 뛰어나다. 올 뉴 카니발은 위기에 빠진 기아차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일단 초반 성적은 기아차의 기대 이상이다. 물량 공급이 원활해진다면 올해 기아차 실적을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이 될 것이다.

2014-07-10 03:27:37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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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미니 쿠퍼, ‘운전의 즐거움’을 말하다

국내에서 작은 차의 인기는 높지 않다. 세금과 각종 혜택을 받는 경차만 조금 인기가 있을 뿐이고, 수입차 시장에서는 작은 차가 더 외면 받고 있다. 그러나 예외적인 존재가 하나 있다. BMW 그룹 산하의 미니(MINI)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05년 국내에 상륙한 이후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초반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6.3% 포인트 증가한 6301대가 판매됐다. 미니는 이 여세를 몰아 올해 4월에 3세대 미니 쿠퍼 해치백을 선보였다. 2세대 모델에 비해 주된 차이점은 커진 차체와 다운사이징 된 엔진이다. 쿠퍼 해치백의 길이×너비×높이는 3821×1727×1414mm로, 2세대보다 98mm 길어졌고 44mm 넓어졌으며, 7mm 높아졌다. 휠베이스(앞뒤 축간 거리) 또한 28m 늘어난 2495mm로 커졌다. 커진 차체로 인해 1세대나 2세대 모델의 작고 깜찍한 분위기는 많이 없어졌으나, 대신 넓은 실내공간을 얻었다. 앞좌석 조절 범위가 커졌고 뒷좌석 레그룸은 19mm가 커졌다. 트렁크 용량도 구형보다 늘려 211ℓ로 키웠다. 실내에서는 달라진 대시보드가 눈길을 끈다. 회중시계 같았던 센터 모니터는 속도 정보를 운전석 앞의 클러스터에 양보하고, 대신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정보 전달 기능을 강화했다. 쿠퍼 S와 쿠퍼 하이트림에 있는 'MINI 커넥티드'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드라이빙 익사이트먼트, 미니멀리즘 분석기, 다이내믹 뮤직, 소셜 네트워크(페이스북, 트위터, 포스퀘어 등), RSS 뉴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주변을 감싸는 LED 링은 드라이브 모드나 공조장치 등을 조작할 때 컬러가 수시로 바뀌어 탑승자의 눈을 즐겁게 한다. 최상위급인 미니 쿠퍼S에는 자사 최초의 헤드업 디스플레이까지 장착된다. 센터페시아 아래쪽에 달린 '하트 비트(Heart Beat)'라고 불리는 빨간색 버튼을 누르면 엔진이 깨어난다. 푸조와 공동 개발한 기존의 4기통 1.6ℓ 엔진을 버리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엔진은 다운사이징의 '모범답안' 같다. 요즘 잘 쓰지 않는 3기통을 채택한 데다, 1.5ℓ로 배기량을 줄였으면서도 최고출력은 오히려 14마력 늘어난 136마력을 낸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엔진에 3기통을 쓰지 않는 이유는 파워가 떨어질 뿐 아니라 진동·소음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3세대 미니 쿠퍼는 실제 주행에서 매우 파워 넘치는 가속감각을 보여준다. 과거 크라이슬러, 푸조와 공동 개발했던 엔진들과 비교하면 새 엔진은 BMW와 미니의 브랜드 이미지에 더 잘 어울린다. 변속기 옆에는 미드(MID), 스포츠(SPORT), 그린(GREEN)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드라이빙 모드가 마련됐다. 각 모드는 도로상황이나 운전자의 취향에 화답할 수 있도록 차이가 명확하다. 특히 스포츠 모드의 박진감 넘치는 반응이 인상적이다. 통통 튀던 주행감각은 3세대로 넘어오면서 부드럽게 순화됐다. 고 카트(Go Kart) 같은 주행성능은 여전하지만, 노면 요철을 만났을 때 이를 한 번 걸러서 탑승자에게 전달해준다. 미니 쿠퍼 특유의 주행감각이 희석된 것 같아 아쉽긴 하지만, 대다수 운전자에게는 환영받을 만한 세팅이다. 연비는 도심 12.9km/ℓ, 고속도로 17.5km/ℓ, 복합 14.6km/ℓ로 배기량을 낮춘 덕에 상당히 좋은 편이다. 시가지와 간선도로를 4:6의 비율로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12.0km/ℓ를 기록했다. 3세대 미니 쿠퍼는 2990만원부터 시작해 쿠퍼 하이트림 3720만원, 쿠퍼 S 4240만원이고, 하반기에는 디젤 모델이 추가될 예정이다. 가격대로 보면 폭스바겐 골프, 푸조 308, 시트로엥 DS3, 아우디 A3, 메르세데스 벤츠 A클래스 등이 경쟁상대다. 이들 사이에서 미니 쿠퍼는 개성과 존재감 면에서 단연 최고다. 하반기에 들어올 디젤 모델도 기대된다. 미니 쿠퍼 배기량을 줄였지만 주행성능은 더욱 좋아졌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7-06 13:16:31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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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현대 그랜저 디젤, 독일 세단에 도전장을 던지다

올해 수입차 판매 상승세가 놀랍다. 지난 6월에는 총 1만8000여대가 판매되며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수입차 상승세의 주역은 전체 판매의 70%에 육박하는 디젤차다. 독일차의 인기 역시 디젤차에 대한 호응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최근 공개한 그랜저 디젤은 이러한 수입 디젤세단에 대항하는 모델이다. 2014 부산모터쇼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고, 지난 2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GC에서 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시승회에 다시 선보였다. 외관은 2015년형으로 진화한 그랜저 라인업과 같다.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이어져 온 선이 앞 범퍼를 파고들어 좀 더 날카로운 인상을 풍기고, LED 타입으로 바뀐 안개등은 세련된 스타일로 완성됐다. 뒤 범퍼와 머플러 팁도 매끄럽게 단장해 뒷모습에도 신경 썼다. 그랜저 디젤에는 최고출력 202마력의 R2.2 E-VGT 엔진이 얹혔다. 싼타페에 얹었던 엔진과 같은 유닛이지만 최고출력이 2마력 늘었고 최대토크는 0.5kg·m가 늘었다. 최대토크가 나오는 구간 또한 그랜저가 1750~2750rpm인 반면, 싼타페는 1800~2500rpm으로 차이가 있다. 즉, 싼타페의 엔진을 그대로 얹은 게 아니라 그랜저에 어울리도록 튜닝이 이뤄졌다는 얘기다. 보닛을 열면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이 들린다. 그러나 방음처리에 신경 쓴 덕에 실내에 앉으면 이 소음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 공회전 때의 진동도 상당히 억제되어 가솔린 모델과 거의 구분하기 힘들다. 일반적으로 디젤 엔진의 단점 중 하나로 꼽히는 게 저속에서의 무거운 움직임인데, 그랜저 디젤은 초반 움직임이 가뿐하다. 변속기와의 궁합이 좋고 저회전에서의 가속감을 살린 덕분이다. 가솔린 모델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가속 때의 반응이다. 가솔린 2.4 모델이 4000rpm, 3.0 모델이 5300rpm에서 최대토크를 내는 데 비해 디젤은 상대적으로 낮은 1750~2750rpm에서 최대토크가 발휘된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터보 랙(터보가 작동할 때 지체현상)의 방해 없이 곧바로 치고 나가고, 고속에서도 이 파워는 꾸준히 이어진다. 정숙성은 BMW 320d나 아우디 A4 2.0 TDI, 메르세데스 벤츠 C 220 CDI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고, 가속성능 또한 동등 이상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에코·노멀·스포츠로 구성된 드라이브 모드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고속주행에서 좀 더 단단한 승차감이 필요할 때 스포츠 모드가 역할을 해주면 좋겠는데, 서스펜션은 큰 차이가 없다. 가솔린 3.0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모델에 적용된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이 적용됐다면 더 나은 성능을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랜저 디젤을 고를 때는 타이어 선택에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18인치 사이즈는 한국타이어 벤투스 S1 노블이나 금호타이어 마제스티 솔루스가 장착되는 반면, 17인치는 금호타이어 솔루스 또는 넥센 엔페라 AU5가 장착된다. 18인치 타이어들은 사이즈만 큰 게 아니고 한 급 위의 그레이드이고, 17인치 중에는 젖은 노면 제동력이 앞서는 금호타이어 제품이 넥센타이어보다는 낫다. 디젤 모델의 매력 중 하나인 연비는 확실히 가솔린 모델보다 우월하다. 17인치 기준으로 도심 12.0km/ℓ, 고속도로 17.5km/ℓ, 복합 14.0km/ℓ의 연비는 가솔린 2.4보다 2.2~3.8km/ℓ 높다. 특히 고속도로 연비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디젤 엔진의 특성상 장거리 정속주행을 했을 때 연비 차이가 더 두드러짐을 나타낸다. 먼저 나온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도심 15.4km/ℓ, 고속도로 16.7km/ℓ의 연비를 나타내 도심주행에서 디젤보다 더 우월한 경제성을 나타낸다. 동급의 일부 수입 디젤세단보다 연비가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정차 중 엔진을 정지시키는 '아이들 스톱 앤 고(ISG)'가 장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엔진이 꺼졌다가 다시 켜질 때의 진동을 싫어하는 고객이 많다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적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연비에서 약간 손해를 보겠지만 승차감을 높이고자 한 의도를 읽을 수 있다. 그랜저 디젤의 가격은 3254만~3494만원으로, 동급 트림 가솔린 모델에 비해서 100~200만원 정도 높다. 프리미엄 모델에 옵션을 모두 장착하면 가격이 3828만원으로 올라간다. 가솔린 모델과의 가격 차이는 우수한 연비 덕에 3년 정도면 상쇄할 수 있고, 그 이상 운행하면 남는 장사다. 장거리 주행이 많고 순간 가속감을 중시하는 운전자라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차다.

2014-07-05 14:02:09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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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메르세데스 벤츠 뉴 C클래스, 어떻게 달라졌을까?

1982년 등장한 '190'(코드 네임 W201)은 메르세데스 벤츠 최초의 콤팩트 클래스 모델이었다. 이 차의 후속으로 1993년 선보인 모델(W202)부터 C클래스라는 이름이 정식으로 사용됐다. 지난 2014 부산모터쇼에서 공개된 뉴 C클래스(W205)는 5세대 모델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1일 경기도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시승회를 열고 성능을 공개했다. 외관은 S클래스를 축소시킨 듯한 모습이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뒤로 갈수록 떨어지는 드로핑 라인이 S클래스를 빼다 박았다. 차체 길이는 4세대보다 65mm 늘었는데,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 거리)는 80mm나 늘었다. 덕분에 뒷좌석에 한층 여유가 생겼다. 대시보드는 A클래스·CLA와 유사하면서도 더욱 고급스럽게 다듬었다. 특히 곡면으로 이뤄진 센터페시아가 인상적이다. 8.4인치 커맨드 디스플레이는 A클래스·CLA의 것보다 훨씬 크고 시원한 화면을 제공한다. 가장 큰 차이는 터치패드 컨트롤러의 적용이다. 기존 커맨드 컨트롤은 일일이 위치를 옮겨 클릭을 했던 데 비해, 터치패드는 말 그대로 손가락을 움직여 원하는 기능을 바로 조작할 수 있다. 따라서 내비게이션을 조작할 때 특히 편리하고, 한글을 써서 인식시킬 수도 있다. 아우디와 BMW는 이미 적용 중인 기능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C클래스 최초로 적용됐다. 이번 시승회는 슬라럼과 레인 체인지, 핸들링, 고속주행으로 구성됐다. 슬라럼 코스는 장애물을 지그재그로 피해가는 것이고, 레인 체인지는 말 그대로 차선을 급히 바꾸는 것이다. 핸들링은 다양한 좌우 코너의 조합으로 다이내믹한 주행특성을 파악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들 코스에서 뉴 C클래스의 몇 가지 특징을 발견했다. 우선, 승차감이 4세대 모델보다 약간 부드러워졌다. 말랑거리는 서스펜션에서 E클래스가 살짝 오버랩 된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수요층을 넓히기 위해 승차감을 무르게 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기존 모델의 단단한 서스펜션을 부담스럽게 느낀 이들을 포용하기 위한 선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속 핸들링에서는 안정감이 뛰어나다. 레인 체인지처럼 차체가 급격히 좌우로 흔들리면, 한계점까지 버티다가 수평상태로 금방 복원된다. 새롭게 개발된 어질리티 컨트롤은 에코,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인디비주얼 등 5가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이러한 구성은 아우디 A4와 유사하고, 앞뒤로 밀어 조작하는 셀렉트 스위치는 BMW 3시리즈의 방식과 비슷하다. 엔진 라인업은 2.0ℓ 가솔린 터보와 2.2ℓ 디젤 터보 두 가지로 구성된다. 2.0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이 184마력으로 4세대 1.8ℓ 가솔린 엔진과 같지만, 최대토크가 27.5kg·m에서 30.6kg·m로 향상됐다. 170마력의 2.2ℓ 디젤 엔진은 4세대 모델의 것과 같다. 가솔린 엔진은 기존 모델보다 성능을 끌어올렸으나, 출력과 토크는 아우디 A4보다 열세다. BMW 320i와 비교하면 최고출력은 동등하고 최대토크는 앞선다. 메르세데스 벤츠 뉴 C클래스는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자동차안전연구원의 고속주회로에서 시속 210km를 넘나들며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을 보였다. 일반도로에서의 주행성능은 추후 시승차가 제공되면 다시 세밀하게 평가할 예정이다.

2014-07-02 06:57:53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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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성형수술하고 돌아온 ‘렉서스 CT200h’

최근 국내 수입차시장의 빠른 성장은 디젤차와 하이브리드카가 주도하고 있다. 디젤차에서 독일차가 강세라면, 하이브리드카는 렉서스와 토요타가 흐름을 이끌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렉서스 뉴 CT200h는 2011년 선보인 1세대 모델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앞뒤 디자인을 일부 바꾸고 편의장비를 보강해 경쟁력을 높인 게 특징. 앞모습은 렉서스의 상징인 스핀들 그릴로 단장해 더욱 스포티한 인상을 풍긴다. 특히 F 스포츠 모델은 3세대 신형 IS를 연상케 하는 벌집 모양 라디에이터 그릴로 세련미를 더했다. 이와 함께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블랙 루프 스킨을 적용해 스타일이 한층 돋보인다. 새로 더해진 솔리드 레드 컬러도 매력적이다. 대시보드는 큰 틀에서 변화가 없지만 일부 사양을 바꿨다. 내비게이션과 각종 차량 정보를 알려주는 7인치 모니터는 고정식으로 바뀌면서 좀 더 얇아졌고, 2세대 리모트 터치 컨트롤이 적용돼 조작이 편리해졌다. 실시간 교통정보(TPEG)를 알려주는 3D 내비게이션도 기본 장착돼 있다. 구동 계통은 그대로다. 99마력의 1.8ℓ 가솔린 엔진과 82마력의 전기모터가 합쳐져 통합출력 136마력의 힘을 내도록 설계됐다. 이 차의 장점은 역시 정숙성이다. 저속에서는 미끄러지듯 달려가면서도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주행모드는 4가지가 준비된다. EV 모드는 말 그대로 전기로만 달리는 것으로, 충전량이 충분할 때 선택할 수 있다. 특별한 선택이 없더라도 시속 40km 이하에서 배터리가 충분하면 자동으로 EV 모드가 작동한다. 에코 모드는 경제적인 주행을 위주로 세팅되고, 노멀 모드는 일반적인 주행 때 선택한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센터 클러스터의 조명이 붉은색으로 바뀌면서 왼쪽의 하이브리드 인디케이터가 rpm 미터로 표시된다. 또한 전기모터의 동력은 500V에서 650V로 높아져 가속이 한층 빨라진다. 이들 주행 모드는 차이가 명확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선택할 경우 만족감이 크다. 프리우스의 것을 닮은 기어 레버는 조작이 간편해 여성 오너들에게 더욱 환영받을 것 같다. 뉴 CT200h는 도심에서 존재감이 더욱 빛난다. 도심 연비가 18.6km/ℓ, 고속도로 연비가 17.5km/ℓ로 도심 주행에서 더욱 좋은 연비를 보이는데, 시가지를 주로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15.1km/ℓ를 기록했다. 이 차는 앞으로 도입이 예정된 '저탄소협력금제도'의 덕도 볼 수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1g/km에 불과하기 때문. 디젤차가 부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뉴 CT200h는 세련된 스타일과 좋은 연비, 풍부한 편의장비가 돋보인다. 가격은 수프림 3980만원, F SPORT 4490만원으로 이전 모델보다 각각 210만원과 410만원이 낮아졌다. 뉴 CT200h는 경쟁력 높아진 가격으로 메르세데스 벤츠 A클래스, BMW 1시리즈 등과 경쟁하기에 한층 좋은 여건이 마련됐다. 렉서스에게 주어진 숙제는 좋은 품질과 서비스를 널리 알리는 일이다. 렉서스 뉴 CT200h F 스포츠 스타일이 이제야 제자리를 찾았다. 뛰어난 연비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6-29 07:51:18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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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캐딜락 뉴 CTS, BMW 5시리즈 누를 수 있을까?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세그먼트는 중형 세단이다. 이 치열한 시장에서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렉서스 GS, 인피니티 Q70, 링컨 MKS, 재규어 XF 등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다양한 모델이 있지만 독일차가 사실상 독주하는 형국이다. 이런 치열한 시장에 캐딜락이 최근 뉴 CTS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시장에는 지난번 부산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였고, 20일 인천 하얏트 리젠시호텔에서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시승회를 열며 성능을 공개했다.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만난 GM코리아 장재준 대표는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와 견주어 성능 면에서 월등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물론 GM코리아는 지난번 ATS 발표 때도 고성능을 앞세워 BMW 3시리즈, 벤츠 C클래스를 꺾겠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캐딜락 ATS는 올해 5개월 동안 29대가 판매됐는데, 한 달에 1대만 판매된 적도 있다. 뉴 CTS는 이번이 3세대 모델이다. 전작인 2세대 모델의 포지셔닝이 BMW 3시리즈와 5시리즈 사이에서 어중간했던 데 비해, 3세대 모델은 사이즈를 키워 5시리즈를 정조준했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好不好)가 갈리는 외모지만, 세련된 감각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날렵한 헤드램프와 세로형 주간주행등은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다. 차체 길이는 구형보다 120mm 길어졌고 높이가 25mm 낮아져 시각적인 안정감이 좋아졌다. 휠베이스(앞뒤 차축간 거리)는 2910mm로 BMW 5시리즈(2968mm)보다 짧고 벤츠 E클래스(2875mm)보다는 길다. 그러나 실내공간은 경쟁 차종 중 가장 좁다. 뉴 CTS는 차체의 무게 배분 때문에 엔진이 일반적인 위치보다 뒤쪽으로 배치돼 있다. 엔진이 뒤로 가면 실내공간은 좁아질 수밖에 없고, 휠베이스에 비해 실내를 넓게 쓸 수가 없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에 쓰인 소재는 매우 고급스럽고 마무리도 좋다. 독창적인 CUE(Cadillac User Experience)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보기 좋고 첨단 감각이 돋보이는 반면, 모든 게 터치로 조작되기 때문에 스위치 방식에 비해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뉴 CTS는 미국에서 3가지 엔진이 얹히지만 한국에서는 2.0 가솔린 터보 한 종류만 판매된다. 최고출력 276마력과 최대토크 40.7kg·m는 수치 면에서 동급 최강이다. 특히 동급에서 출력이 가장 낮은 벤츠 E200에 비해서는 무려 92마력이나 높다. 3000~4500rpm에서 발휘되는 최대토크는 고속주행에서 위력을 발휘하면서 강인한 인상을 남긴다. 문제는 엔진성능을 서스펜션이 받쳐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롤링이 심한 서스펜션은 동승석에서도 불안감을 느낄 정도. 더블 레인 체인지(차선을 바꿨다가 되돌아오는 것)를 해보면 차체가 좌우로 심하게 쏠리기 때문에 속도를 높일 수 없다.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 4륜구동 모델에만 장착)이 없는 CTS는 핸들링이 너무 불안하다. 이 차의 연비는 도심 8.5km/ℓ 고속도로 12.5km/ℓ, 복합 10.0km/ℓ다. 같은 배기량의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보다 열세일 뿐 아니라, 독일 라이벌에 있는 디젤 모델이 뉴 CTS에는 없다. 가격은 5450만~6900만원으로, 독일 경쟁차보다는 약간 저렴하다. 뉴 CTS는 미국 '모터트렌드'가 선정한 '2014 올해의 차'에 뽑혔는데, 이는 3.6 고성능 모델이 받쳐준 결과로 볼 수 있다. 한국에서 뉴 CTS가 독일 디젤 세단을 누르려면 가솔린 2.0 엔진 한 가지로는 부족하다. GM코리아 장재준 대표는 이날 시승회에서 "향후 디젤 모델이 추가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디젤 모델이 추가되기 전까지 뉴 CTS가 소비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2014-06-22 12:00:00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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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화끈한 쿠페’ BMW 220d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보유하고 있는 BMW가 더욱 놀라운 점은 끊임없이 새로운 장르의 모델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이미 잘 팔리고 있는 차에만 신경을 써도 되겠지만, 경쟁사들이 만들지 않는 신차종을 선보이는 실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등장한 2시리즈 쿠페 역시 기존에 없던 차종이다. 1시리즈 쿠페의 후속이지만 큰 변화가 이뤄졌기 때문에 새로운 이름을 다는 게 자연스러워 보인다. 1시리즈 쿠페보다는 전장이 72mm, 전폭이 26mm 길어졌고, 휠베이스는 30mm, 뒷좌석 레그룸은 21mm가 길어졌다. 휠베이스는 2690mm로 3시리즈 세단에 비해서 120mm 짧다. 차체는 커진 것뿐 아니라 1시리즈보다 비율이 좋아졌다. 1시리즈는 차체가 짤막한 데가 헤드램프가 어색하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그러나 2시리즈는 날렵한 헤드램프를 달고, 여기에 어울리는 범퍼와 차체 라인을 완성했다. 실내는 3시리즈와 유사하다. 비슷한 등급에서 비교되는 메르세데스 벤츠 CLA 200 CDI와 비교해보면 2시리즈가 훨씬 고급스럽게 꾸며졌다. 2도어 쿠페지만 뒷좌석을 타기에 불편함이 없고, 뒷좌석을 접으면 390ℓ인 트렁크공간을 더욱 넓게 활용할 수 있다. 2시리즈는 2.0ℓ 184마력 디젤 엔진을 얹은 220d만 수입된다. 벤츠 CLA 200 CDI가 136마력 1.8ℓ 디젤 엔진을 얹고 있는 것에 비하면 파워의 우월성이 뚜렷하다. 8단 자동변속기와 궁합을 맞춘 220d는 320d에 비해 40kg 가벼운 만큼 좀 더 날렵한 움직임을 보인다. 기어는 저속부터 부지런히 움직이고 엔진음은 듣기 좋게 셋업됐다. 데이터 상으로 정지에서 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320d보다 0.4초 빠르다. 그러나 220d의 차체가 더 낮고 짧아서 실제 가속감은 데이터보다 훨씬 더 빠르게 느껴진다. 320d보다 가속감이 좋고 운전재미도 있지만, 승차감은 살짝 튀는 편이다. 상대적으로 휠베이스가 짧고, 저편평비 타이어를 장착했기 때문이다. 220d가 앞 225/40R18, 뒤 245/35R18 타이어를 장착한 반면, 320d는 앞뒤 모두 225/50R17 사이즈를 달고 있다. 연비는 도심 14.8km/ℓ, 고속도로 20.1km/ℓ, 복합 16.7km/ℓ로, 320d보다는 약간 떨어지지만 여전히 뛰어난 편이다. 배기량이 더 낮은 벤츠 CLA 200 CDI와 비교하면 고속도로와 복합연비는 220d가 더 뛰어나다. 이번 시승에서는 12.0km/ℓ를 기록했다. BMW 220d의 가격은 5190만원으로, 사양이 비슷한 320d 스포츠(5400만원)보다 210만원 싸다. 등급 차이를 감안하면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쿠페를 찾는 이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3시리즈 세단과 수요 간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CLA 200 CDI는 4630만원으로 220d보다 저렴하긴 하지만, 220d의 성능이 훨씬 더 뛰어나기 때문에 만족도의 차이는 클 것으로 보인다. BMW 220d M 스포츠 에디션 멋지고 잘 달린다. 옵션을 뺀 모델을 내놔도 좋을 듯.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6-15 10:29:48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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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진화한 ‘포르쉐 바이러스’를 만나다

포르쉐 오너를 들뜨게 하는 행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포르쉐 월드 로드쇼'가 바로 그 무대다. 포르쉐 본사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국내에서도 2008년까지 꾸준히 열리다가 미국발 금융위기로 2009~2010년에 잠정 중단됐었다. 이번에 포르쉐 코리아가 선택한 장소는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앞에 자리한 스피드웨이다. 1995년 국내 첫 공식 경기장으로 문을 연 이후 각종 자동차경주대회가 열리던 곳으로, 2009년에 확장공사에 들어가 2013년 초에 공사를 마쳤다. 완공을 마친 이후 이전 같은 자동차경주는 아직 열리지 않고 있지만, 아우디와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이 고객 초청행사를 연 적은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포르쉐의 초청으로 기자들에게도 그 위용을 드러냈다. 행사장소가 중요한 이유는 포르쉐의 성능을 마음껏 낼 수 있는 국내 서킷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2011년에 전남 영암 F1 서킷을 선택했던 포르쉐는 이번에 다이내믹한 서킷으로 변신한 스피드웨이를 선택함으로써 행사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이번 월드로드쇼는 언제나 그렇듯 올바른 운전자세 교육부터 이뤄졌다. '택시 운전자' 스타일, '오빠 달려' 스타일 등 바람직하지 않은 사례가 스텝들을 통해 소개되고, 이어서 바른 운전 자세를 친절히 알려줬다. 이후부터는 각 조별로 세션을 체험했는데, 기자는 슬라럼 코스부터 배정됐다. 슬라럼은 일정 간격으로 놓인 파일런을 지그재그로 통과해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도록 구성됐다. 트랙 주행을 먼저 해볼 수 있는 다른 조에 비해 기록 체크가 이뤄지는 슬라럼 코스부터 시작되는 건 불리하다. 차에 익숙해지기 전에 기록부터 체크하기 때문. 지난 2011년 행사에서도 슬라럼 코스부터 시작했는데, 불운이 반복된 셈이다. 옐로 그룹에서 7번째로 슬라럼 코스에 들어선 기자는 한 번의 코스 체험을 했지만, 인스트럭터가 스텝에게 곧바로 기록체크를 지시했다. 앞서 체험한 여섯 명의 기자들은 모두 2번의 연습주행이 주어졌기 때문에 한 번 더 주행하자고 했지만 묵살됐다. 마음이 급해진 기자는 서두르다가 실수를 했고, 기록은 좋지 않았다. 조별 1위의 자리가 멀어지는 순간이었다. 이어서 911 카레라4와 4S 카브리올레로 브레이킹 세션이 진행됐다. 과거에는 'Y자 회피 코스'라 해서 신호기가 펄럭이면 급차선 변경 후 차를 제동하는 내용이었으나, 이번에는 시속 90km까지 가속 후 곧바로 제동하는 테스트로 바뀌었다 두 차 중 카브리올레의 제동거리가 더 짧게 느껴졌는데, 포르쉐 인스트럭터는 "그건 개개인의 느낌이고 두 차의 제동성능은 같다"고 설명한다. 점심식사 후에는 본격적인 트랙 주행을 경험했다. 유사한 라인업끼리 4대씩 모아 연이어 타보는 방식인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차는 3년 전 영암 서킷과 마찬가지로 911 GT3였다. 포르쉐가 각종 레이스 대회에서 갈고 닦은 노하우가 집약된 이 차는 자연흡기 엔진으로 최고출력 475마력을 낸다. 레이싱카 같은 버킷 시트와 단단한 서스펜션 셋업은 다른 포르쉐 모델과 확연히 구분된다. 다른 911 모델의 레드존이 8000rpm인 반면, GT3는 9000rpm부터 레드존이 시작되고 무려 1만rpm까지 계기반에 표시돼 있다. 크랭크샤프트와 밸브 기어, 포르쉐 더블 클러치(PDK)까지 GT3용으로 새롭게 설계된 덕에 자연흡기 엔진임에도 폭발적인 가속력을 쉼 없이 뿜어낸다. 포르쉐 월드로드쇼에 처음 선보이는 모델 중 눈길을 끈 것은 콤팩트 SUV '마칸'이었다. 앞모습은 카이엔과 비슷하지만, 뒤쪽은 트렁크 쪽을 눕혀놓은 디자인 때문에 카이엔보다 날렵해 보이면서 왜소해 보인다. 포르쉐에서 처음 사용된 V6 3.6ℓ 바이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400마력과 최대토크 56.1kg·m를 뿜어낸다. 주행특성은 '작은 카이엔'보다 '큰 911'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오프로드 주행에도 비중을 둔 카이엔과 달리, 마칸은 일반도로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무게 중심이 한결 낮게 설계돼 있다. 그러나 트랙에서의 짧은 주행으로 이 차의 성격을 단정 짓기에는 무리다. 자극적인 포르쉐의 모델들을 만나다가 파나메라에 앉으니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느껴진다. 파나메라 S에는 기존 V8 4.8ℓ 엔진 대신 다운사이징 된 V6 3.0ℓ 바이 터보 엔진을 얹었다. 연비효율성이 떨어지는 4.8 엔진을 대체하는 새 엔진은 배기량을 줄였으면서도 최고출력은 20마력이 늘어났다. 모든 라인업을 시승하고 나면 인스트럭터들이 참가자들에게 '복수'할 순서다. 천차만별의 운전 실력을 지닌 참가자들에게 시달린 인스트럭터들이 트랙에서의 화끈한 달리기를 보여줄 차례인 것. 과거에는 타보고 싶은 차에 우르르 달려가 먼저 탄 사람에게 기회가 왔으나, 이번에는 추첨 운에 맡겨야한다. 포르쉐의 인스트럭터들은 멋진 드리프트 주행으로 참가자들의 환호성을 이끈다. 시승차에는 대부분 피렐리가 장착돼 있지만 미쉐린이 후원을 맡고 있어 타이어 마모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포르쉐 바이러스'는 한층 진화된 모습이었다. 행사에 참가한 어떤 이는 "죽기 전에 포르쉐를 가져볼 수 있을까…"라고 중얼거렸다. '포르쉐 바이러스 중독자'를 양산하는 이번 행사는 오는 22일까지 이어진다.

2014-06-14 17:02:34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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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똑똑해진 볼보 XC60 D4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이들에게 SUV만큼 즐거운 차도 없다. 오늘 소개하는 볼보 XC60은 특출하지는 않지만 은근한 매력을 풍기는 SUV다. 투박한 정통 SUV가 아니어서 도심 속에서도 잘 어울리는 '크로스오버 비클(CUV)' 같은 차이기도 하다. XC60의 외관은 지난해 8월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했다. 최근에는 연비와 파워를 개선한 '드라이브-이(DRIVE-E)' 파워트레인으로 또 한 번의 변신을 시도했다. 기존 주력 모델이었던 D5는 직렬 5기통 2.4ℓ 엔진으로 215마력을 내는 데 비해, 새 엔진은 직렬 4기통 2.0ℓ D4 엔진의 최고출력을 163마력에서 181마력으로 높였다. 그러나 동급 최고수준인 최대토크는 그대로 뒀다. 볼보가 2.0ℓ 디젤 엔진에 주력하는 이유는 작은 배기량으로 높은 효율을 내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배기량이 클수록 연료소모는 늘어나게 마련이고, 엔진은 무거워진다. 볼보는 지능형 연료분사 기술 'i-ART(Intelligent Accuracy Refinement Technologies)'로 강력한 성능과 효율성을 동시에 이뤄냈다. 'i-ART'는 각 인젝터마다 설치된 인텔리전트 칩이 연료 분사압력을 모니터링해 각 연소행정마다 최적의 연료량이 분사될 수 있도록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정교해진 엔진은 공회전부터 뛰어난 정숙성을 보여준다. 발진 가속과 중저속 가속도 가뿐하다. 새 엔진과 궁합을 맞춘 8단 자동변속기는 기존 6단 변속기보다 연결감이 매끄럽고 엔진회전수를 낮게 활용해 연료를 절약한다. 40.8kg·m의 최대토크는 1750~2500rpm 구간에서 발휘된다. 1500~3000rpm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는 2.4 엔진보다 약간 좁은 범위다. 최대토크는 2.4 엔진보다 낮지만, 변속단수가 더 세분화돼 있기 때문에 순간 가속력을 활용하기가 좋다. 또한 정속주행에서는 엔진회전수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릴 수 있어 좀 더 정숙한 달리기를 보여준다. 기존 볼보 모델들은 뛰어난 파워에도 불구하고 동급의 BMW 모델보다 연비가 열세였다. 그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6단 변속기였는데, 이번에 8단 변속기로 그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XC60의 도심 연비는 13.4km/ℓ, 고속도로 연비는 17.1km/ℓ로, 2.4 엔진을 얹은 D5 모델(도심 10.9, 고속도로 14.8km/ℓ)에 비해 대폭 향상됐다. XC60은 넓은 실내공간과 적재공간을 갖춰 레저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가격은 5720만원으로 여타 수입 SUV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도심과 야외를 자주 오가는 이들에게 특히 권하고 싶은 차다. 볼보 X60 D4 파워와 연비 모두 향상됐다. 값 대비 가치가 높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6-07 07:49:10 임의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