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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코너 > 車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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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메르세데스 벤츠 GLA가 주는 즐거움은?

대형 마트에서 쇼핑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충동구매를 할 때가 많다. 특히 하나 사면 하나를 더 주는 '1+1' 행사 제품 앞을 그냥 지나치기란 쉽지 않다. 하나 둘씩 담고 나서 집에 와 보면 쓸모없는 물건도 있지만, 알차게 쇼핑했다는 보람을 주는 경우가 더 많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최근 내놓은 GLA를 보면 쇼핑할 때 만나는 1+1 상품이 떠오른다. 세단의 장점에다 SUV의 장점을 더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BMW에 비해 크로스오버 차종 개발이 부진했던 벤츠는 최근 세단과 SUV, 미니밴 외에도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나온 차가 바로 GLA다. 겉모습은 A클래스를 부풀린 느낌이다. 특히 A클래스보다 65mm 높은 차체가 오프로더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차체 크기는 BMW X1가 유사하다. GLA의 차체 길이는 X1보다 14mm 짧고, 35mm 낮다. 대신 차체 너비는 GLA가 7mm 넓다.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 거리)는 GLA가 X1보다 60mm 짧은 만큼 실내 공간도 X1보다 다소 좁다. 트렁크는 기본적으로 421ℓ가 제공되고, 뒷좌석을 접으면 836ℓ까지 넓힐 수 있다. 또한 뒷좌석을 15도로 세우면 적재공간이 481ℓ로 늘어나는 특이한 기능도 갖췄다. 대시보드는 A클래스의 것을 활용했다. 아이패드를 얹은 듯한 모니터와 세 개의 원형 송풍구, 간결한 센터 콘솔 디자인에서 A클래스의 흔적이 엿보인다. 수입 모델은 GLA 200 CDI와 GLA 45 AMG 4매틱 등 2가지가 있는데, 시승차는 그 중 200 CDI가 배정됐다. 이 차는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2.2ℓ 디젤 엔진을 7단 DCT와 조화시켰다. 차체 크기를 감안할 때 큰 부족함이 없는 제원이지만, BMW X1과 비교하면 열세다. X1은 18d HIGH와 20d로 나뉘는데, 각각 143마력과 184마력의 디젤 엔진을 얹어 GLA를 압도한다. 공회전 상태의 소음은 GLA나 X1이나 비슷하다. 가솔린 엔진보다 다소 거친 호흡을 내뱉는 GLA는 정속 주행에서 진가를 드러낸다. 벤츠의 7단 듀얼 클러치가 정확한 변속 타이밍을 잡아내 엔진과 바퀴를 이어주면서 부드럽고 안락한 주행을 돕는다. 서스펜션은 세밀한 충격을 흡수하는 데 한계를 보이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괜찮은 승차감을 보여준다. GLA의 토대가 된 A클래스의 경우 180 CDI만 수입되는데, 이 차는 1.5ℓ 디젤 터보 엔진을 얹어 힘이 다소 부치는 느낌이다. 그러나 GLA는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파워가 높은 효율을 이끌어 낸다. 정지에서 시속 100km 가속시간은 9.9초로 BMW X1 18d(10.1초)보다는 빠르고, X1 20d(8.1초)보다는 느리다. 테스트에 앞서 전달 받은 연비는 도심 14.3, 고속도로 19.5, 복합 16.2km/ℓ. 시가지와 고속도로를 4:6의 비율로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15.0km/ℓ를 나타냈다. 고속도로 비중이 높아진다면 더 뛰어난 연비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GLA는 세단보다 넓은 공간을 원하지만 SUV 크기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가장 어울린다. 국내 수입되는 모델은 충돌 방지 어시스트를 비롯해 차선 이탈 방지 어시스트, 사각지대 어시스트 등의 첨단 안전장비가 포함돼 더욱 든든하다. GLA는 200 CDI가 4900만원, 45 AMG 4매틱이 7110만원으로 판매된다. BMW X1 18d가 5110만원, X1 20d가 5480만원에 팔리는 것과 비교할 때 주력 모델의 가격 경쟁력은 내세울 만하다. 좀 더 다양한 엔진 베리에이션을 갖출 경우 더 많은 판매가 기대된다. 메르세데스 벤츠 GLA 200 CDI 아담한 사이즈에 세단보다 다양한 매력을 담았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12-14 03:46:14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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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미래에서 온 SUV, 링컨 MKC

콤팩트 SUV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BMW X3와 메르세데스 벤츠 GLK, 아우디 Q5가 주름잡고 있던 시장에 최근 들어 포르쉐 마칸, 렉서스 NX가 가세한 데 이어 이번에는 링컨 MKC가 뛰어들었다. 많은 경쟁차종 사이에서 링컨 MKC의 존재감은 단연 돋보인다. 펼친 날개 형상의 그릴과 매끄러운 곡선, 후면 전체를 가로지르는 테일램프 등에 링컨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고스란히 담았다. 실내는 더욱 놀랍다. 대시보드와 도어 패널은 가죽과 우드 그레인 소재로 정교하게 감쌌으며, 수준 높은 마무리를 보여준다. 대신 뒷좌석은 경쟁차보다 좁아 보인다. 실내 크기를 좌우하는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 거리)의 경우 BMW X3가 2810mm인데 비해 MKC는 2690mm로 120mm가 짧다. MKC는 아우디 Q5(2807mm)나 벤츠 GLK(2755mm) 등에 비해서도 열세다. 센터 콘솔에는 링컨이 자랑하는 버튼식 변속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 버튼식 변속 시스템은 말 그대로 기어 레버 대신 버튼으로 P(주차), R(후진), N(중립), D(드라이브) 등의 기능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센터 콘솔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대신 기어 레버 방식에 익숙한 대다수 운전자들은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앞뒤로 이동하며 주차할 때는 버튼을 누르는 게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리 어려운 동작은 아니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큰 문제가 없다.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2.0 에코부스트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동급에서 BMW와 벤츠, 아우디는 디젤만 갖추고 있고 포르쉐는 디젤과 가솔린을, 렉서스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로 승부하는 데 비해 링컨은 오로지 가솔린 터보 한 종류만 내세우고 있다. MKC는 차체가 크지 않은 데다 터보차저의 위력 덕에 몸놀림이 경쾌하다. 3000rpm에서 터지는 37.3kg·m의 최대토크는 저속과 중속, 고속까지 꾸준하게 고른 가속감각을 유지한다. 컴포트, 노멀, 스포트 등 3가지로 감도로 조절되는 링컨 드라이브 컨트롤도 운전을 즐겁게 해준다. 과거 물렁거리던 미국차의 감각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조용한 실내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기술 덕분이다. 가속 때 발생하는 잡음을 반대 파장을 발생시켜 상쇄하는 첨단 기술 덕에 탑승자의 귀에는 잡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파워 넘치는 엔진과 탄탄한 주행 감각은 유럽차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다만 포드-링컨의 가솔린 터보 엔진은 기름을 많이 소비하는 게 흠이다. MKC의 연비는 도심 7.8km/ℓ, 고속도로 11.0km/ℓ, 복합 9.0km/ℓ이고, 시가지와 간선도로를 절반씩 섞어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7.0km/ℓ를 기록했다. 링컨 MKC는 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갖추고 있다. 미래에서 온 듯한 독특한 디자인, 고급스러운 실내, 폭발적인 가속력 등이 MKC를 빛내주는 요소다.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과 전방 충돌 경고 장치, 핸즈프리 리프트 게이트 등의 첨단 장비도 빠짐없이 장착했다. 이러한 장점들을 갖추고도 유럽 경쟁차보다 다소 저렴한 4960만~5300만원의 가격대로 정해진 것도 매력적이다. 링컨 MKC 독창적인 스타일과 호쾌한 주행감각을 갖췄다. 연비는 다소 아쉽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12-07 04:17:16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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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기함의 품격’ 아우디 A8 60 TFSI

최고급차는 단지 차체를 키우거나 고급스런 장비를 더한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메이커의 철학과 역사, 신기술을 차체에 담아내는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일부 메이커를 제외하고 최고급차를 만들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우디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최고급차 분야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BMW보다 한 수 아래로 여겨졌다. 그러다 2002년 선보인 2세대 A8(D3)이 호평을 받기 시작했고, 2009년 등장한 3세대 A8(D4)로 비로소 라이벌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번에 소개하는 뉴 A8은 디자인과 성능을 업그레이드 한 마이너 체인지 모델이다. 외관에서는 새로운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가 눈에 띈다. 25개의 LED 램프를 조합해 완성한 헤드램프는 아래쪽으로 꺾어지는 기존 램프 모양 대신 'ㄴ'자 모양으로 바꿨다. 덕분에 한층 간결하고 정돈된 인상을 준다. 뉴 아우디 A8의 라인업은 최고사양인 A8 L W12와 고성능 모델 S8을 비롯해 TDI 디젤 엔진 모델 5종, TFSI 가솔린 엔진 모델 3종 등 총 10개 모델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시승한 차는 가솔린 엔진의 중심 모델인 60 TFSI다. 이 차는 V8 4.0ℓ 트윈 터보 가솔린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435마력, 최대토크 61.2kg·m를 내는 고성능 모델이다. BMW 750Li, 메르세데스 벤츠 S500의 라이벌이기도 하다. 공회전은 나무할 데 없이 조용하고, 이 정숙성은 고회전으로 올라가면서도 큰 차이가 없다. 뒷좌석 승객을 위한 차인 만큼 방음처리에 각별히 신경 쓴 덕분이다. 1500~5000rpm 사이에서 발휘되는 플랫 타입의 최대토크도 일품이다. 최대토크가 나오는 구간이 S500(1800~3500rpm), 750Li(2000~4500rpm)보다 훨씬 넓어 그만큼 활용범위가 다양하다. 호화 요트를 연상케 하는 변속기는 독일 ZF의 것이다. 8단까지 세분화된 변속기는 운전자의 가속 의도를 읽고 엔진의 빠른 반응을 이끌어낸다. 다만 R-N-D 드라이브 사이의 경계가 약간 모호해 저속에서 조작할 때 불편할 때가 있다. 각 단에서 좀 더 확실하게 걸리는 느낌을 주면 좋을 듯하다. 승차감은 한없이 부드럽다. 운전자보다는 오로지 뒷좌석 승객에 맞춘 느낌이다.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조절해도 안락하고 말랑말랑하다.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의 경우 이 모드를 조절했을 때 A8보다 차이가 좀 더 확실했다. 직접 운전석에 앉아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즐기는 이라면 S클래스가 더 낫게 느껴질 수 있다. 배기량이 큰 만큼 기름을 쓸 각오는 해야 한다. 아우디가 공개한 표시 연비는 도심 7.4km/ℓ, 고속도로 11.0km/ℓ. 시가지 구간과 간선도로를 4:6의 비중으로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8.0km/ℓ를 기록했다. 아우디의 직분사 엔진은 정속 주행을 할 경우 다른 엔진보다 연비 차이가 두드러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장거리 정속 주행을 한다면 연비가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60 TFSI의 경우 4인승은 1억7810만원, 5인승은 1억6460만원이다. BMW 750Li x드라이브가 1억8420만원, 메르세데스 벤츠 S500 4매틱 L이 1억9520만원인 데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다. 최고급차는 '기함(旗艦)'에 비유된다. '선단(船團)을 이끄는 우두머리 배'를 뜻하는 것으로, 자동차 회사 풀 라인업의 정점에 자리하는 차가 바로 기함이다. 기함이 제 역할을 할 경우 그 아래급 차들의 경쟁력도 함께 빛을 발한다. 그런 면에서 A8은 최근 아우디의 상승세를 말해주는 상징적인 존재다. 아우디 뉴 A8 60 TFSI 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을 갖췄다. 운전석보다는 뒷좌석이 어울린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11-30 02:26:02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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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캠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미국 자동차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중형차 전쟁이 벌어지는 곳이다. 현대 쏘나타와 기아 K5(옵티마) 등을 비롯해 쉐보레 말리부, 토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 혼다 어코드, 포드 퓨전이 격전을 벌이는 곳이 바로 이 시장이다. 이 치열한 경쟁의 승자는 언제나 캠리였다. 캠리는 선두였던 포드 토러스를 97년에 밀어낸 이후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올해도 10월까지 36만8142대를 판매해 어코드, 알티마, 퓨전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2012년 7세대로 진화한 캠리는 3년여 만에 '2015 올 뉴 스마트 캠리'라는 이름의 신차로 탈바꿈했다. 지난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국내 기자들을 대상으로 첫 선을 보인 이 차는 7세대 캠리의 마이너 체인지 모델이다. 마이너 체인지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올 뉴'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이나, 본사에서 책임 엔지니어가 방한한 점이 범상치 않다. 물론 이유가 있었다. 토요타자동차 나카호 토시히로 부수석 엔지니어는 "포드 퓨전이나 현대 쏘나타(LF)와 같은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기 때문에 큰 변화를 줬다"면서 "2000여 가지의 부품을 싹 바꿨다"고 강조했다. 캠리는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달리면서 그 변화를 직접 체험해봤다. 올 뉴 스마트 캠리의 달라진 부분 중 하나는 디자인이다. 마이너 체인지 치고는 변화 폭이 크다. 앞모습은 미국 전기차 '테슬라 모델S'를 연상케 한다. 날렵한 헤드램프가 특히 닮았다. 사다리꼴 모양의 에어 인테이크(흡기구)는 토요타 아발론의 것과 비슷하다. 테일램프는 렉서스 ES와 약간 닮았다. 이렇게 상급 모델의 아이템을 차용하면서 캠리는 한 차원 높은 고급감을 추구했다. 실내의 경우 대시보드 기본 틀은 구형과 같지만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설계를 바꿨다. 모니터 주변 스위치는 기존 10개에서 6개로 줄었고, 큼직해진 버튼 덕에 조작이 더 쉬워졌다. 시승차는 2.5 가솔린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 2종류가 준비됐다. 판매 차종은 3.5 가솔린까지 3종류지만 대부분의 판매는 이들 두 차종이다. 먼저 하이브리드 모델에 올라 시동 버튼을 눌렀다. 기자를 포함해 세 명의 남자가 탔지만 차안에는 숨소리만 들린다. 디젤차보다 확연히 앞서는 부분이다. 차는 엔진이 가동된 후에도 정속주행을 하면 시속 60km 정도까지 모터구동을 지속했다. 과거 캠리 하이브리드를 혼자 탔을 때는 시속 80km까지도 모터로만 달릴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성인 세 명이 탔기 때문에 차이가 있었다. 압축비를 높인 앳킨슨 사이클 엔진은 높은 효율이 장점이지만 초반 토크에 약점이 있다. 이 부분을 보완해주는 게 바로 전기모터의 역할이고, 캠리 하이브리드는 그 점에서 완벽한 조화를 보여준다. 제주의 굴곡진 와인딩 로드를 달린 후 체크한 연비는 13.3km/ℓ였다. 2.5 가솔린 모델은 캠리 판매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만큼 호응이 좋은 차다. 뛰어난 정숙성과 부드러움이 특징이다. D 드라이브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반응이 다소 느리다. 함께 차를 탔던 후배 기자는 "힘이 부족하다"고 연신 투덜댄다. 그러나 수동 모드로 바꾸고 기어를 내리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가속을 즐길 수 있다. 그 후배 기자는 오로지 D 드라이브만 놓고 차를 몰았기 때문에 가속뿐 아니라 연비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기자는 여기서 10.5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캠리 2.5의 복합 연비 11.5km/ℓ에 근접하는 수치다. 캠리는 패밀리 세단을 지향하는 차지만 토요타는 좀 더 젊은 고객층을 위해 많은 부분을 개선했다. 그 중 하나가 서스펜션이다. 앞 스트럿, 뒤 듀얼 링크 타입의 서스펜션은 코일 스프링과 쇼크업소버 댐핑 특성을 바꿔 좀 더 탄탄한 핸들링을 보여준다. 시승 중 더블 레인 체인지(급차선 변경 후 다시 되돌아오는 것)를 시도했는데 매우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신형 캠리의 가격은 2.5 모델이 3390만원, 3.5 모델이 4330만원, 하이브리드 모델이 4300만원으로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캠리는 예전 모델들처럼 전반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토요타는 늘 그래왔듯이 소비자가 원하는 '답'을 찾아낼 것이다. 그것이 1600만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의 '힘'이다.

2014-11-24 14:16:57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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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믿고 타는 중형차’ 닛산 알티마

닛산 알티마는 현대 쏘나타를 비롯해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포드 퓨전 등과 경쟁하는 중형차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1~10월 기간에 1858대가 판매되면서 수입 중형세단 선두를 달리는 캠리(1965대)를 바짝 쫓고 있다. 미국에서도 알티마는 인기 중형차 톱3에 항상 포함될 정도로 '믿고 타는' 모델이다. 어코드(1742대)와 퓨전(550대)은 알티마보다 뒤쳐져 있다. 최근에는 2015년형 모델이 선보였다. 새 모델은 기존 가격을 유지하면서 안전장비와 편의장비를 더한 게 특징이다. 기존에 없던 4방향 조수석 파워 시트, 머드 가드, 플랫 타입 주차 센서,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TPMS)이 추가된 장비다. 2015년형 모델은 첨단 안전장비를 더한 '테크' 모델이 가세하면서 2.5, 2.5 테크 및 3.5 테크 등 총 3가지 트림으로 다양화됐다. 이 가운데 시승차는 3.5 테크 모델이 배정됐다. 알티마 3.5가 직접 경쟁하는 상대는 캠리 3.5와 어코드 3.5다. 쏘나타와 퓨전은 3.5ℓ 엔진이 나오지 않기 때문. 알티마 3.5의 최고출력은 273마력으로 캠리(277마력)와 어코드(282마력)보다 약간 낮다. 최대토크는 알티마가 34.6kg·m, 어코드가 34.8kg·m, 캠리 35.3kg·m으로 역시 경쟁차보다 열세다. 대신 알티마의 공차중량은 1530kg으로 경쟁차(캠리 1565kg, 어코드 1625kg) 중 가장 가볍다. 이를 바탕으로 출력당 무게비를 계산해보면 알티마는 5.60, 캠리는 5.65, 어코드는 5.76을 나타낸다. 출력당 무게비는 1마력이 담당하는 차체무게를 의미하므로 수치가 낮을수록 좋다. 알티마를 실제로 운전해보면 이 데이터가 이해된다. 가뿐하게 출발한 차는 중속을 지나 고속까지 경쾌한 감각을 이어간다. 무단변속기를 장착한 차의 대부분이 밋밋한 가속감을 보여주는 데 비해 알티마 3.5는 박력 넘치는 가속이 인상적이다. 2.5 모델에 없는 패들 시프트와 수동 모드도 운전의 즐거움을 더한다. 방음대책에도 신경을 써 급가속 때 불쾌한 소음이 전 세대 모델보다 대폭 줄었다. 승차감은 부드러우면서도 지나치게 무르지 않다. 그러나 엔진 출력을 타이어가 받쳐주지 못하는 게 아쉽다. 215/55R17 사이즈의 타이어는 속도를 높이거나 핸들링을 즐기기에 부족한 느낌이다. 따라서 한 등급 위의 사이즈가 적당할 듯하다. 참고로 어코드 3.5의 경우는 235/45R18 사이즈의 타이어가 장착돼 있다. 경쟁차 중 유일하게 무단변속기를 장착한 알티마 3.5는 도심 연비에서 강세를 보인다. 도심에서 알티마 3.5는 9.2km/ℓ의 연비로 캠리(8.9km/ℓ), 어코드(8.8km/ℓ)를 앞선다. 그러나 알티마의 고속도로 연비가 뒤진 까닭에 세 차종의 복합 연비는 10.4~10.5km/ℓ로 거의 비슷하다. 2015년형 테크 모델에 더해진 장비는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사각 지대 경고 시스템, 이동 물체 감지 시스템 등 3가지다. 이들 장비는 최근 국산차에도 활발히 장착되는 것들로, 안전도 향상에 효과가 높다. 이 장비가 추가되면서 알티마 3.5는 가격이 3770만원에서 3820만원으로 조정됐다. 더해진 장비를 감안하면 가격 인상은 높지 않은 편이다. 3.5 모델은 닛산 알티마를 비롯해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모두 비중이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수입되는 것은 이들 모델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 때문이다. 경제성에 비중을 둔 2.4/2.5 모델보다 성능을 앞세운 모델이 존재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이들 모델은 최근 등장한 현대 아슬란과도 경쟁을 펼친다. 고급 사양을 갖춘 아슬란은 일부 수입차보다 비싸기 때문에 국산차와 수입차의 심리적인 '벽'이 깨뜨릴 것으로 보인다. 알티마 3.5의 변신에 더 관심이 가는 이유다. 닛산 알티마 3.5 부드러운 변속과 안정적인 승차감이 돋보인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11-23 03:03:09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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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닛산 캐시카이, 폭스바겐 티구안 누를 수 있을까?

"유럽에서는 캐시카이가 동급 베스트셀러에요. 우리나라에서 독일차 선호도도 바뀔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현대 투싼ix, 기아 스포티지R, 폭스바겐 티구안의 경쟁차인 '캐시카이'의 출시를 앞두고 한국닛산 관계자는 자신감 있는 어투로 이렇게 말했다. '캐시카이'는 이란 유목민족에서 따온 이름으로, 1세대 출시 당시 '도시의 유목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바 있다. 이번에 선보인 모델은 올해 1월부터 전 세계 판매가 시작된 2세대 모델이다. 한국닛산은 이 차급에서 그간 '로그'를 수입해 판매해왔다. 북미시장용으로 개발된 로그는 2.5ℓ 가솔린 엔진을 얹은 모델 한 가지로 판매돼 왔으나 돋보이는 실적을 내진 못했다. 그러자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신형 로그를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한국에서 로그의 빈자리는 닛산 영국공장에서 만드는 캐시카이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캐시카이의 길이×너비×높이는 4380×1805×1590mm로, 구형 로그와 비교하면 290mm 짧고, 5mm 넓고, 90mm 낮다. 휠베이스(바퀴 축간거리)는 캐시카이가 2645mm로 구형 로그보다 45mm 짧다. 줄어든 차체 길이에 비하면 휠베이스 차이는 크지 않은 셈. 경쟁차종인 폭스바겐 티구안과 비교하면 차체 길이는 50mm 짧지만 휠베이스는 41mm가 길다. 현대 투싼ix보다는 길이가 30mm 짧고 휠베이스는 5mm 길다. 경쟁차종보다 차체 길이는 짧지만 휠베이스를 늘려 실내공간을 키우려 했음을 알 수 있다. 다소 밋밋했던 구형 로그와 달리 캐시카이는 다부진 인상이다. 차체 크기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7인치 휠을 기본으로 달았고, 플래티넘 사양에는 19인치가 장착된다. 구형 로그는 16~17인치 휠을 달았었고, 현대 투싼ix는 17~18인치 휠을 단다. 티구안도 17~18인치 휠을 장착했고, 4830만원짜리 R-라인에만 19인치 휠이 들어간다. 대시보드는 알티마에서 보던 느낌처럼 심플하고 간결하다. 복잡한 느낌 없이 필요한 계기가 운전자의 눈에 쏙 들어오고, 내장 마감처리도 깔끔하다. 센터페시아 아래쪽에는 폭신한 무릎 패드를 달아 장거리 주행의 피로감을 줄였다. 캐시카이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건 디젤 엔진을 얹은 일본 SUV라는 점이다. 그간 디젤 SUV시장은 유럽 브랜드의 독무대였고, 3000만원대에서는 폭스바겐 티구안이 독주했다. 티구안의 올해 판매대수는 르노삼성 QM5에 육박할 정도. 이 독주 구도를 깰 유력한 후보로 캐시카이가 등장한 것이다. 캐시카이는 르노의 1.6 dCi 131마력 디젤 엔진과 닛산 계열사 '자트코'의 무단변속기(CVT)를 조합했다. 현대 투싼ix와 폭스바겐 티구안이 모두 2.0ℓ 디젤 엔진을 얹은 것에 비해 캐시카이는 한 등급 낮은 배기량을 선택했다. 공회전 때의 소음과 진동은 평범한 수준이다. 소음측정 애플리케이션으로 측정한 결과 시속 80km에서의 소음은 72dB였다. 차체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이 큰 것으로 보아 방음대책에 좀 더 신경을 쓰는 게 좋겠다. 캐시카이에서 눈에 띄는 장점 중 하나는 핸들링이다. 동급 경쟁차보다 차체 높이가 낮은 데다, 액티브 엔진 브레이크와 액티브 트레이스 컨트롤,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의 탑재로 코너링에서 안정감 있는 차체 움직임을 보여준다. 물론 시승 코스 여건상 시속 80~90km 정도에서 체험한 것이어서 나중에 시승차가 나오면 더 꼼꼼히 체크해볼 예정이다. 이날 또 하나 돋보였던 건 연비다. 한국닛산이 연비 테스트를 실시한다고 했지만 선도 차량의 속도가 빨라서 무조건 연비 운전에만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승한 여기자가 먼저 몰았을 때는 14.3km/ℓ, 기자가 몰았을 때는 19.6km/ℓ의 연비가 나왔다. 캐시카이의 표시 연비(고속도로 16.6, 복합 15.3)보다 높을 뿐 아니라 경쟁차(티구안은 고속도로 15.7, 복합 13.8, 투싼ix(2WD)는 고속도로 16, 복합 13.8)를 압도하는 수치다. 티구안은 4륜구동만 수입되므로 앞바퀴굴림 모델과 비교하면 불리한 게 사실이지만, 어쨌든 캐시카이의 연비가 훌륭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추후 시승차가 제공되면 도심을 집중적으로 달렸을 때의 연비도 점검해볼 예정이다. 캐시카이의 가격은 S가 3050만원, SL이 3390만원, 플래티넘이 3790만원이다. 티구안이 3840만~4830만원인 데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투싼ix 2WD 모델을 캐시카이 플래티넘의 옵션과 비슷하게 맞출 경우 가격은 2950만원이다. 가격 면에서는 여전히 국산차의 경쟁력이 있지만, 캐시카이의 기본형이 워낙 저렴하게 나와 국산차 수요를 끌어들일 가능성도 있다. 한국닛산 타케히코 키쿠치 사장은 "월간 200대 판매가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한국닛산이 적재적소에 효율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면 목표치 달성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2014-11-17 14:07:12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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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파사트 vs K7 vs SM7, 가장 매력적인 차는?

수입차와 국산차의 가격 차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특히 3000만~4000만원대 국산차를 타던 이들이 수입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서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이 가격대의 승용차 중 최근에 발표된 폭스바겐 파사트 1.8(3450만원)과 기아 K7 3.0(3300만원), 르노삼성 SM7 노바 2.5(3490만원)를 차례로 시승해봤다. 배기량은 약간씩 다르지만 성능과 가격이 엇비슷해 시장에서 경쟁하는 차들이다. 차체 길이는 SM7이 4995mm로 가장 길고, K7 4970mm, 파사트 4870mm의 순이다. 실내공간을 가늠해볼 수 있는 휠베이스(바퀴 축간 거리)는 K7 2845mm, SM7 2810mm, 파사트 2803mm로, 차체 길이에 비해 차이가 적다. SM7은 파사트보다 차체 길이가 125mm 길지만 휠베이스는 불과 7mm 길다. 파사트가 차체 길이에 비해 실내공간을 효과적으로 뽑아냈음을 알 수 있다. 직접 앉아보면 파사트의 뒷좌석이 가장 넓게 느껴진다. 외관에서 눈에 띄는 차이는 헤드램프다. SM7은 바이 제논, K7은 HID, 파사트는 할로겐 타입을 쓴다. SM7은 램프 하나로 상·하향등을 조절하고 방향 조작에 따라 조사 각도가 변하는 바이 제논 어댑티브 헤드램프를 채택해 기능 면에서 가장 앞선다. 다만 이 램프는 최고급형인 RE 모델에만 장착되고 그 아래 급은 선택할 수 없다. 파사트의 할로겐 타입은 광도(光度)와 세련미에서 떨어진다. 경쟁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업그레이드가 필요해 보인다. 대시보드는 SM7이 가장 복합하고 파사트가 가장 단순하다. 센터페시아의 경우 SM7이 3단 구성으로 아래쪽까지 스위치가 배열된 반면, 파사트와 K7은 2단 구성이고 아래쪽은 비워두었다. 운전자의 시야 집중도 면에서 파사트와 K7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미다. 엔진 출력 크기는 배기량 크기 순서대로다. K7 3.0이 270마력, SM7 2.5는 190마력, 파사트 1.8은 170마력이다. 반면 최대토크는 31.6kg·m의 K7에 이어 25.4kg·m를 내는 파사트가 24.8kg·m의 SM7을 앞선다. 배기량은 파사트가 SM7보다 700cc 정도 작지만 터보차저로 이 차이를 뛰어넘는 것이다. 공차중량은 SM7이 1635kg로 가장 무겁고 K7은 1590kg, 파사트는 1515kg이다. K7은 비교 차종 중 가장 앞선 제원을 갖춘 차답게 가속력에서 가장 발군의 실력을 보인다. 파사트의 성능은 더욱 놀라웠다. 비교 차종 중 배기량이 가장 작아 시승 전에는 큰 기대를 안 했으나 실제 주행은 데이터를 무색하게 했다. 특히 비교 차종 중 유일하게 장착한 터보차저가 위력을 발휘했다. K7의 최대토크가 5300rpm에서 나오는 고회전 타입인 반면, 파사트는 1500~4750rpm에서 나오는 플랫 토크 타입이다. 파사트는 SM7보다 출력에서 뒤지고 최대토크가 살짝 앞서지만, 공차중량이 훨씬 가벼운 데다 저회전부터 최대토크를 내는 엔진 덕에 가속이 시원스럽다. 가속 페달을 밟은 후 뜸을 들이고 가속하는 SM7과 뚜렷이 구분되는 점이다. 배기량을 감안하면 SM 7 2.5의 라이벌은 K7 2.4 모델이기 때문에 비교가 불합리해보일 수 있다. 그러나 K7 2.4는 최고출력이 201마력이어서 여전히 SM7 2.5보다 우위에 있다. K7은 3.3과 3.0, 2.4 등 3가지 모델이 있는데, 파워와 연비를 두루 감안하면 3.0 모델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SM7은 3.5 엔진이 더 어울리는 차다. 그러나 지난번 시승회에서도 그렇고 별도로 마련한 시승차 역시 2.5 모델만 준비했다. 2.5 모델과 3.5 모델을 골고루 경험하게 했다면 더 좋았을 듯하다. 파사트는 탄탄한 주행감각으로 직접 몰 때 가장 즐거운 차다. K7은 앞좌석과 뒷좌석을 두루 배려해 넓은 수요층을 겨냥했다. SM7은 뒷좌석 VIP 패키지(265만원)를 마련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오너들보다는 쇼퍼 드리븐에게 어울린다. SM7의 승차감은 비교 차 중 가장 물렁물렁해 안락한 차를 원하는 이에게 어울리지만 운전 재미는 떨어진다. 복합 연비는 파사트, K7, SM7의 순이다. 도심 연비는 파사트(10.1km/ℓ), SM7(8.9km/ℓ), K7(8.7km/ℓ)의 순이지만, 고속도로 연비의 경우 파사트(14.3km/ℓ), K7(13.5km/ℓ), SM7(12.2km/ℓ) 순으로 달라진다. 장거리 주행이 많을수록 SM7보다는 K7이 더 유리하다는 의미다. 세 차종의 가격은 엇비슷하다. SM7 2.5 RE는 차량 가격 3490만원에 파노라마 선루프와 내비게이션을 더하면 3650만원이고, K7 3.0은 기본 가격 3300만원에 같은 사양을 적용할 경우 3519만원이다. 파사트 1.8은 기본 가격 3450만원이고, 비교 차종에 있는 18인치 휠을 비롯해 리어 스포일러 등의 패키지를 장착한 1.8 스포츠 모델은 3650만원이다. 배기량과 출력은 제각각이지만 가격이 엇비슷한 세 차종은 매우 흥미로운 비교 대상이다. 운전 성향과 주행 목적을 고려하면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차를 고를 수 있을 것이다. 기아 K7 3.0 안정된 주행감각과 출력이 돋보인다. ★★★★ 폭스바겐 파사트 1.8 배기량을 뛰어넘는 파워. ★★★★ 르노삼성 SM7 2.5 안락함을 원하는 이에게 맞다. 가속성능과 핸들링은 가장 떨어진다. ★★★(이상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11-16 03:41:19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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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쉐보레 아베오 RS, ‘레이싱 DNA’를 뽐내다

국내 최초의 완성차업체 레이싱팀, CJ슈퍼레이스 통산 6회 종합우승, 3년 연속 '올해의 드라이버' 배출…. 이는 한국GM이 만든 쉐보레 레이싱팀이 이뤄낸 성과다. 지난 2007년, 척박한 국내 모터스포츠 환경에서 한국 완성차업체로는 처음으로 자체 레이싱팀을 창단한 이후 지금까지 꾸준하게 투자한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런 한국GM이 지난 7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쉐보레 터보 트랙데이'를 열었다. 한국GM이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자동차 서킷에서 행사를 여는 건 지난 2008년 이후 6년여 만이다. 6년 전 장소도 바로 이곳이었다. 그 사이에 스피드웨이는 트랙공사를 거쳐 4.346km의 길이로 확장됐다. 스피드웨이 측은 다시 오픈하면서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의 수입차 브랜드 행사만 허락했으나, 이번에 한국GM이 국내 업체로는 최초로 그 '벽'을 허물었다. 이날 한국GM은 쉐보레 크루즈 경주차와 아베오 RS, 트랙스 등 3대의 터보 모델을 전시했다. 관심을 모은 것은 최근 2015년형으로 새롭게 출시된 아베오 RS였다. 아베오는 2015년형으로 진화하면서 전 라인업을 터보 모델로 채웠고, 이날 선보인 RS는 댐퍼 튜닝을 통해 기존 모델보다 차체 높이를 10mm 낮춘 모델이다. 터보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강력한 순간 가속력인데, 이를 테스트하기에 트랙은 최적의 장소다. 기자는 수십 명의 참가 인원 중 A조에 속해 레이싱 드라이버가 모는 '택시 드라이빙'을 먼저 경험했다. 기자를 태운 이는 탤런트 겸 레이서 안재모 씨였다. CJ 슈퍼레이스에 출전 중인 그는 능숙한 솜씨로 아베오 RS의 '맛'을 시식하게 해줬다. 이번에는 기자는 아베오 RS의 맛을 직접 느껴볼 차례. 자동과 수동 모델을 번갈아 타봤다. 이날 수동 모델은 단 한 대만 준비됐기 때문에 이 차를 타려는 기자들의 '쟁탈전'이 치열했다. 먼저 앉은 자동 모델은 이전에 일반도로에서 타본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수동모드의 활용법은 트랙에서 아쉽게 느껴졌다. 수동으로 조작하려면 변속레버를 D(드라이브) 모드 아래에 있는 M(수동) 모드로 옮긴 후, 레버 왼쪽에 달린 +, - 버튼을 이용해 시프트 업·다운을 시도해야 한다. 이럴 경우 패들 시프트 방식에 비해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일반도로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트랙에서는 주행성능을 100% 느끼기 힘들다. 반면 수동 모델은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였다. rpm 허용치가 높아 저단 기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고, 터보 랙을 최소화하면서 코너를 빠르게 공략하는 게 가능했다. 경주를 위해 튜닝한 차가 아닌 일반 시판차로서 이 정도 재미를 주는 차는 흔치 않다. 이어 한국GM은 전문 레이싱 드라이버를 동원해 스포츠카 '카마로'의 드리프트 주행을 선보였다. 카마로는 후륜 스포츠카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트랙을 달궜다. 카마로가 지나간 자리는 타이어가 타며 내뿜은 하얀 연기로 가득했고, 그 사이를 지나는 기자들은 그 옛날 소독차를 따라가던 '희열'을 느꼈다. 이어서 이날 행사의 마지막 코너인 짐카나 챌린지가 시작됐다. 이는 폐쇄된 장소에 장애물을 설치해 복잡한 코스를 설정, 가장 빠른 시간에 코스를 빠져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기다. 가장 짧은 시간에 드라이버의 실력이 드러나는 경기이기도 하다. 기자가 속한 A조는 국내에서 차를 가장 잘 타는 전문기자만 모였다. 얼마 전 모 수입차 행사에서 참가자들의 실력을 감안하지 않은 진행을 기자가 지적한 것을 알고 있던 한국GM 관계자가 그룹별로 나눈 것인데, 기자가 여기서 최고 실력자들을 만난 것이다. 아베오 RS 자동 모델로 진행된 이 코너에서 기자는 39초8의 랩타임을 기록했다. 참가자 중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지만 시상대에 오르지는 못했다. 조별 3위까지 상이 주어지는 방식 탓이다. 기자가 속한 A조의 최하위(8위) 기록이 B조 1위보다 0.6초 정도 빠를 정도로 그룹별 실력 편차가 심했다. A조가 사자들로 우글거리는 곳이었다면 B조는 하이에나들의 결투였다. 이날 한국GM 영업·A/S·마케팅부문 마크 코모(Marc Comeau) 부사장은 기자들보다 빠른 37초대의 기록으로 탄성을 자아냈다. 아베오 RS는 한국GM이 지난 8년여 동안 국내 레이스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물이다. 물론 해외에도 수출되는 글로벌 판매 모델이긴 하지만, 이 차를 국내 여건에 맞게 튜닝하고 다듬어서 내놓은 것은 한국GM과 쉐보레 레이싱팀의 역할이 컸다. 레이스에서의 결과를 연구하고 이를 실제 양산차에 적용하는 것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그룹 차원에서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을 후원하고 있지만,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아예 모터스포츠 활동이 없다. 르노삼성은 사내동호회가 SM3 경주차로 슈퍼레이스에 참가하다 경쟁에서 밀리며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아베오 RS는 트랙뿐 아니라 일반도로에서도 상당히 재밌는 차다. 차를 좋아하는 이라면 반드시 수동 모델로 즐길 것을 권한다.

2014-11-13 11:26:37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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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믿을 수 없는 경제성, 미니 쿠퍼 D

BMW그룹 산하의 미니(MINI)는 캐릭터가 뚜렷한 브랜드다. 작은 차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파워와 개성 넘치는 디자인,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전 세계에서 사랑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5년 처음 소개된 이후 미니에 빠져든 이들이 늘고 있다. 미니 브랜드가 놀라운 점은 끊임없이 새로운 타입의 모델이 등장해 신선함을 잃지 않는 데 있다. 3세대 미니는 올해 4월에 선보였고, 디젤 모델(쿠퍼 D)이 8월에 추가됐다. 이번에 소개하는 차가 바로 미니 쿠퍼 D 하이트림이다. 외관은 가솔린 모델 그대로다. 변화의 핵심은 3기통 116마력 디젤 터보 엔진이다. 새로운 엔진을 얹은 미니 쿠퍼 D는 가솔린 모델인 쿠퍼 S보다 25kg 가볍고, 쿠퍼보다는 35kg 무겁다. 쿠퍼와 마찬가지로 3기통 타입이지만 배기량은 3cc 줄어든 1496cc로 설계됐다. 비슷한 배기량의 가솔린 모델보다 무겁고 출력은 낮지만, 최대토크는 27.6kg·m로 가솔린 모델의 22.4kg·m보다 높다. 시동을 걸면 가솔린 엔진보다 약간 큰 공회전 음이 들리는데 예상보다 조용하다. 디젤 특유의 묵직한 느낌을 줄이기 위해 이 차는 1750rpm부터 최대토크가 나오도록 했다. 덕분에 가속 페달을 살짝 밟아도 매우 민첩한 반응을 보인다. 0→100km/h 가속 공식 데이터는 가솔린 모델(쿠퍼)이 7.8초, 디젤 모델(쿠퍼 D)이 9.2초로 꽤 차이를 보이지만 이는 데이터일 뿐이다. 실제 도로에서 두 대를 나란히 놓고 시속 100km까지의 가속을 비교할 일은 거의 없기 때문. 그보다는 실용영역에서의 반응이 얼마나 빠른가가 중요하다. 그 점에서 미니 쿠퍼 D는 충분히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이 차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연비다. 표시연비가 도심에서 17.3km/ℓ, 고속도로에서 22.7km/ℓ에 이른다. 동급 가솔린 모델이 도심 12.9km/ℓ, 고속도로 17.5km/ℓ인 점을 감안하면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국산차와 수입차(하이브리드 포함)를 통틀어 다섯 번째로 좋은 연비가 최대 강점이다. 이렇게 좋은 연비와 파워를 동시에 실현한 비결은 가변 터보차저와 2000바(bar)의 고압 커먼레일 직분사 시스템에 있다. 덕분에 이번 시승에서 연비에 연연하지 않고 달리면서도 리터당 15km를 넘겼다. 가솔린 모델인 쿠퍼(2990만원)와 디젤 모델인 쿠퍼 D(3240만원)의 기본 가격 차이는 250만원. 연간 주행거리가 2만km인 경우, 두 차의 연비 차이로 인한 연료비는 복합연비 기준으로 50여만원이다. 따라서 5년 정도면 가격 차이가 상쇄되는 셈이다. 고급 모델인 '하이 트림'은 가격 차이가 150만원이므로 상쇄되는 기간이 더 줄어든다. 미니 쿠퍼 D의 가장 큰 매력은 연비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장거리 주행이 많거나 디젤 특유의 주행감각을 좋아한다면 이 차가 어울릴 것이고, 소음에 민감하거나 좀 더 빠른 가속을 원하는 이는 가솔린 모델을 고르는 게 낫다. 물론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또 하나의 매력적인 모델인 미니 5도어가 최근 출시됐기 때문이다. 얼마 전 BMW 출입기자단 연례 시승회에서 잠시 만난 미니 5도어는 커진 차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민첩한 몸놀림을 보여줬다. 미니 5도어는 추후 시승차가 나오는 대로 상세하게 분석할 예정이다. 미니 쿠퍼 D 매력적인 아이템에 경제성을 더했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11-09 01:31:35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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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럭셔리 세단의 재구성’ 현대 아슬란

"쏘나타나 그랜저를 타던 고객이 수입차로 바꿔 탈 때 가슴 아팠습니다." 현대차 김충호 사장의 말이다. 아슬란의 등장 배경은 이 한 마디로 설명된다. 그랜저에서 제네시스로 넘어가지 않고 수입차로 갈아타려는 이들이 현대차의 최우선 공략 대상이다. 포지션은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지만, 차체는 그랜저를 베이스로 했다.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 거리)가 2845mm로 그랜저와 같고, 트레드(좌우 바퀴 축간 거리)도 앞 1606mm, 뒤 1607mm로 그랜저 사이즈와 일치한다. 차체 높이(1470mm)도 똑같다. 그러나 차체 스타일과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랜저와 달리 보닛을 세우면서 제네시스(DH)나 쏘나타(LF)의 얼굴과 비슷해졌다. 오버행(범퍼 끝부터 바퀴 축까지 거리)의 경우 그랜저는 앞이 960mm, 뒤가 1115mm인 반면, 아슬란은 앞 975mm, 뒤 1150mm로 설계됐다. 뒤쪽이 더 많이 늘어나 비례감이 좋아졌고 늘씬해 보인다. 실내 분위기는 그랜저와 쏘나타를 절묘하게 섞었다. 대시보드는 디테일을 좀 더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마무리했다. 시트 착좌감은 매우 훌륭하다. 프리미엄 나파 가죽 시트에 마름모꼴 박음질 처리(퀼팅 패턴)가 적용돼 몸을 부드럽게 감싸준다. 도어 트림에 단 전동 시트 조절 버튼은 조절하기 편하게 시트 쪽으로 옮기는 게 나을 듯하다. 현대차에 따르면 현재까지 아슬란 고객의 36.8%는 법인 고객이고, 50대 고객이 38.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기업체 임원급이 선호함을 데이터로 알 수 있다. 이런 차는 조수석 왼쪽에 시트 조절장치가 필요하다. 운전기사가 시트를 앞뒤로 조절해 뒷좌석 승객의 공간을 확보해주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 아쉽게도 아슬란에는 이 장치가 없다. 3.0 모델과 3.3 모델 중 시승차는 최고급형인 'G330 익스클루시브'. 최고출력 294마력, 최대토크 35.3kg·m의 성능을 지닌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현대차가 꼽은 아슬란의 경쟁차종인 렉서스 ES350(277마력), 링컨 MKZ(234마력)뿐 아니라 국산 준대형차인 한국GM 알페온(263마력), 르노삼성 SM7 3.5(258마력)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성능이다. 급가속 때의 반응 역시 경쟁차 중 가장 강력하다. 3단 기어에서 시속 140km를 커버할 정도로 변속기 매칭이 공격적으로 설정됐고, 대부분의 속도 영역에서 가속 반응이 즉각적이다. 승차감은 부드러운 편인데도 고속에서 불안하지 않다. 주행 중 단차가 있는 노면을 갑자기 만났는데 서스펜션의 흔들림이 크지 않았다. 공회전 때는 진동과 소음 모두 알아채기 힘들다. 속도가 올라가도 바람소리와 타이어 소음만 조금씩 들려온다. 엔진이 워낙 조용해 다른 소리가 크게 들리는 것. 소음측정 애플리케이션으로 측정한 결과 시속 80km에서 67dB(데시벨), 시속 100km에서 70dB를 기록했다. 시승 중 체크한 연비는 11.2km/ℓ다. 정차구간이 거의 없는 국도를 달리긴 했지만 급가속을 여러 차례 시도한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편이다. 표시된 고속도로 연비(11.9km/ℓ)와의 차이도 크지 않다. 현대차가 내건 아슬란의 판매 목표는 연간 2만2000대. 매월 2000여대를 팔겠다는 것인데, 전체적인 상품성으로 볼 때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가격은 G300이 3990만원, G330은 4190만~4590만원이고, G330에 풀 옵션을 갖추면 5065만원이다. 제네시스 G330에 엇비슷한 옵션을 갖출 경우 5800만원이므로 시장 간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슬란의 데뷔는 오피러스 단종 이후 끊어진 국산 전륜구동 고급차가 부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겨울철 주행에 불리한 후륜구동을 싫어하는 이들에게 적극 어필한다면 수입 세단으로 눈길을 돌리려는 고객을 많이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2014-11-05 03:23:05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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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색깔 뚜렷한 오프로더, 토요타 FJ 크루저

많은 완성차업체들이 소형부터 대형까지 풀 라인업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 고객 한 명이라도 더 끌어들이려면 최대한 다양하게 차종을 갖추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틈새시장'이 존재하기 마련이고, 그 틈새를 노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자동차회사는 많지 않다. 그런 면에서 토요타가 지난해 말 선보인 FJ 크루저는 의미가 남다른 차다. 토요타의 수많은 차종 중에 한국에 선보인 모델들은 많지 않은 편인데, 이런 상황에서 틈새시장을 노리는 FJ 크루저를 선보이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이다. FJ 크루저는 토요타의 정통 오프로더인 '랜드크루저 FJ40'을 물려받은 SUV다. 원형 헤드램프와 단순한 앞모습은 복고풍이 물씬하다. 험로 탈출 능력을 높이기 위해 앞뒤 오버행(범퍼 끝에서 바퀴 축까지 거리)은 최대한 짧게 만들었다. 차체의 길이×너비×높이는 4670×1905×1830mm로, 현대차 싼타페보다 20mm 짧고 25mm 넓고 150mm 높다. 차체가 높은 데다 최저지상고가 244mm에 이르기 때문에 오프로드 주행을 전제로 설계됐음을 알 수 있다. 높은 차체 때문에 차에 오르기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 대시보드는 평범하지만 직관적인 구성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검은색 바탕에 흰색 눈금으로 이뤄진 클러스터와 큼직한 스위치들이 한눈에 확 들어온다. 험난한 조건에서 달리는 걸 전제로 만들었기 때문에 시트는 방수 재질로 이뤄졌다. 시동은 경쾌하고 출발은 가뿐하다. 엔진은 V6 4.0ℓ 자연흡기 가솔린 타입. 최고출력 260마력은 배기량에 비해 높지 않지만, 큰 배기량 덕에 38.8kg·m의 넉넉하고 여유 있는 파워를 뿜어낸다. 5단 자동변속기의 연결감도 매끄러운 주행을 돕는다.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차량이라고 하지만 온로드 승차감도 기대 이상으로 좋다. 토요타의 고성능 파츠 'TRD'가 튜닝한 빌스타인 쇼크 업소버는 충격을 흡수하면서도 차체 균형을 매우 잘 유지시킨다. 앞 유리가 꽤 서 있는 타입이지만 고속주행에서 예상보다 소음이 적다. 접근각은 34도, 이탈각은 31도로 설계됐다. 웬만한 험로도 달릴 수 있는 제원이다. 게다가 차고 조절 없이도 수심 700mm까지 돌파할 수 있다. 리어 디퍼렌셜 록은 후륜의 어느 한쪽이 헛도는 경우에도 구동이 가능하도록 좌우 바퀴 구동력을 50:50으로 잠글 수 있는 기능이다. 덕분에 도심형 SUV와 비교할 수 없는 오프로드 주행성을 자랑한다. 4륜구동은 파트타임 방식이고, 기어 레버 위에 있는 트랜스퍼 레버로 2륜 고속, 4륜 고속, 4륜 저속을 선택하도록 했다. FJ 크루저는 프레임 타입이면서도 온로드 주행이 쾌적했다. 비슷한 콘셉트의 지프 랭글러가 온로드에서 다소 무겁고 거친 감각이라면, FJ 크루저는 세단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부드러움을 지녔다. 다만 큰 배기량과 차체 때문에 연비는 썩 좋지 않다. 표시 연비는 도심 6.9km/ℓ, 고속도로 8.6km/ℓ이고, 시가지 위주로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6.0km/ℓ를 기록했다. FJ 크루저는 특유의 외관 때문에 레저에만 어울리는 차인 줄 알았다. 그러나 시승을 해보니 출퇴근용으로 시내를 다녀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장거리 온로드 주행에서 피로도가 적은 승차감도 인상적이었다. FJ 크루저의 가격은 5490만원. 한국토요타는 이 차를 100대 한정판매로 들여왔는데 계속 판매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틈새시장을 찾는 소비자가 꾸준한 데다, 이 차가 토요타의 이미지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토요타 FJ 크루저 거친 외모와 달리 매우 섬세하다. 레저생활을 즐긴다면 강력 추천.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11-02 10:58:19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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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이름만 빼고 다 바꾼 ‘지프 올 뉴 체로키’

중형 SUV의 열풍이 뜨겁다. SUV의 본고장인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유럽도 마찬가지다. 포르쉐 마칸,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BMW X4 등 근 몇 년 사이에 등장해 주목받은 SUV들은 하나 같이 대형 SUV보다 한 체급 작은 모델이다. 크라이슬러의 지프 디비전은 이 시장에 올 뉴 체로키로 화답했다. 체로키가 처음 시장에 등장한 때는 1974년. 1984년 나온 2세대 모델은 세계 최초의 현대적인 SUV로 기록되며 시장을 리드했다. 체로키의 성공 이후 수많은 메이커들이 SUV를 만들기 시작했다. 2001년까지 잘 나가던 체로키는 2002년부터 북미에서 '리버티'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체로키라는 이름이 살아있었지만, 리버티로 바뀐 이후 2세대 체로키의 위용은 사라지고 혹평만 난무했다. 한국에서도 2007년 3월 이후 더 이상 이 차를 구입할 수 없었다. 그러던 체로키가 7년 만에 3세대로 환골탈태해 고객 앞에 등장했다. 디자인은 혁신적이면서도 낯설다. 주간주행등이 위에, 헤드램프가 아래에 자리하는 특이한 앞모습부터 군살을 뺀 날씬한 몸매까지 기존 체로키의 흔적은 온데간데없어졌다. 주간주행등을 헤드램프처럼 배치하는 스타일은 닛산 쥬크와 시트로엥 그랜드 피카소에서 이미 선보인 바 있는데, 좋고 싫음이 뚜렷이 나뉘는 스타일이다. 참신한 느낌은 있지만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실내로 들어서면 꼼꼼한 마무리에 놀란다. 현대 투싼ix와 포드 이스케이프를 섞은 듯한 대시보드에 마무리가 좋은 가죽시트와 내장재를 조합해 완성했다. 차체 길이는 BMW X3보다 37mm 짧은 4620mm인데, 휠베이스(앞뒤 차축간 거리)는 90mm나 짧다. 상대적으로 체로키의 실내가 좁아 보이는 이유다. 파워트레인은 미국에서 팔리는 177마력 2.4 가솔린 엔진과 유럽에서 팔리는 170마력 2.0 디젤 터보 엔진이 함께 선보였다. 시승차는 주력 모델인 디젤 AWD 모델이 배정됐다. 독일 ZF의 9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룬 디젤 엔진은 토크 분출이 빠르고 변속감각도 훌륭하다. 기존 지프 모델의 소음을 대폭 줄이면서 자잘한 진동도 잘 잡아냈다. 다만 급가속 때의 변속 반응은 좀 더 빠르면 좋겠다. ZF 9단 변속기를 이미 쓰는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마찬가지로 스킵 시프트가 좀 더 빠르다면 더 강렬한 가속감을 맛볼 수 있다. 새롭게 장착된 여러 안전장비 중 인상적인 것은 충돌사고를 미리 예측해 차를 완전히 정지시킬 수 있는 전방 추돌 경고 시스템과 후방 교행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후진 때도 장애물과의 간격이 충분치 않을 경우 차가 알아서 멈춘다. 차선을 이탈하는 것이 감지되면 차를 본래 차선으로 살짝 되돌리는 장비까지 갖췄다. 새 모델의 자랑거리는 또 있다. 주행 중 네 바퀴의 구동이 필요 없다고 판단되면 뒤 차축과 엔진의 구동을 끊을 수 있다. 시승모델의 도심 연비는 12.3km/ℓ, 고속도로 연비는 16.8km/ℓ인데, 시가지와 간선도로를 4:6으로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10.0km/ℓ를 기록했다. 표시 연비와의 오차는 크지 않지만, 정속주행을 계속해도 연비가 잘 높아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 오프로딩 성능을 빼고 SUV를 평가할 수는 없다. 기어 레버 위쪽에 마련된 원형의 다이얼을 돌리면 체로키는 지형에 맞게 알아서 구동력을 조절한다. 체로키 발표회에 마련된 간이 체험시설에서 이 시스템의 작동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추후 기회가 주어진다면 본격적인 산악도로를 달리며 테스트 할 계획이다. 올 뉴 체로키는 모든 면에서 달라졌고 완성도도 높아졌다. 그러나 이 차의 정체성은 다소 모호하다. 2세대 체로키가 SUV의 표준을 제시했던 데 비해, 올 뉴 체로키는 다른 차의 장점을 이것저것 모아놓은 느낌이다. 4990만~5640만원의 가격도 수긍하기 힘들다. 크라이슬러 코리아도 그 점이 걸렸는지 출시 후 500대 물량까지 400~600만원 정도 인하한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이 물량이 다 팔린 후에 원래 가격대로 판매할지는 의문이다. 과거 피아트 친퀘첸토를 출시가격보다 대폭 낮춰 판매한 바 있고, 300C의 프로모션 가격도 기간을 늘리며 진행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할인 판매 가격이 계속 유지된다면 어느 정도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프 올 뉴 체로키 뛰어난 안전장비를 더하고 정체성을 잃었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10-26 06:33:04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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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팔색조’의 매력, BMW X3 & X4

세단에만 관심 있던 이들이 다른 차종으로 눈길을 돌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최대 수혜차종은 SUV다. 크기 면에서 세단과 별 차이가 없고 가격 또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BMW X3와 X4가 바로 그런 경우다. 두 모델은 지난 8월 함께 선보였다. X3는 2011년 출시된 2세대 X3의 부분변경 모델이고, X4는 X3를 베이스로 만든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SAC)다. X5를 베이스로 탄생한 X6와 같은 케이스다. X3와 X4는 파워트레인을 비롯해 전반적인 제품 구성이 비슷하지만, 차체 높이와 길이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휠베이스는 두 차 모두 2810mm로 같고, 차체 길이는 X4가 14mm 긴 반면 높이는 54mm나 나아졌다. 앞모습은 범퍼 외에는 구분하기 힘들지만 뒷모습은 확연히 구분된다. 뒤로 갈수록 완만히 낮아지는 X4의 뒷부분은 X6를 떠올리게 한다. X3와 비교할 때 X4의 시트 포지션은 앞좌석이 20mm, 뒷좌석은 28mm 낮다. 낮아진 시트 위치의 효과는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두드러진다. 아우디 SQ5, 포르쉐 마칸과 같은 차체 높이(1624mm) 역시 민첩한 핸들링을 돕는다. 엔진 라인업은 X3와 X4 모두 2.0ℓ(190마력), 3.0ℓ(258마력) 등 2종류가 마련된다. 기본적으로 두 엔진은 파워 면에서 전혀 부족함이 없다. 두 차를 번갈아 타본 이번 시승에서 눈길을 끈 건 X4 30d였다. 57.1kg·m의 최대토크는 1500~3000rpm 구간에서 시원하게 뿜어내고, 8단 자동변속기는 파워의 손실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최대토크가 마칸 S 디젤이나 SQ5보다 약간 낮지만, 대신 경쟁차보다 공차중량이 가벼워 이를 충분히 상쇄한다. 다이내믹 댐핑 컨트롤은 X3와 X4의 돋보이는 특징 중 하나다. 버튼 하나로 간단히 조작할 수 있을뿐더러, 노멀과 스포츠, 스포츠+, 에코 등 각 모드별 차이가 뚜렷하다. 이번 시승에서는 여러 모드를 골고루 선택해 봤는데, 에코 모드에서 평균 시속 100km로 달렸을 때 연비는 17.8km/ℓ를 나타냈다. X4의 차체 크기를 감안할 때 매우 훌륭한 연비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변속이 빨라지고 서스펜션이 단단해져 고속에서 속도를 높여도 마음이 놓인다. 서스펜션의 완성도만 보면 BMW X4와 아우디 SQ5가 막상막하이고, 포르쉐 마칸 S 디젤은 약간 떨어진다. X3와 X4의 차이 중 하나는 트렁크 활용도다. X3는 기본 550ℓ이고 최대 1600ℓ까지 넓힐 수 있는 반면, X4는 500ℓ 용량을 최대 1400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두 차 모두 레저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BMW의 4륜구동 시스템은 앞뒤 구동력을 100:0~0:100으로 수시로 바꾸면서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몰아줄 수 있다. 반면 아우디 SQ5와 포르쉐 마칸은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보내는 건 불가능하다. 전자식 시스템을 쓰는 BMW와 기계식을 쓰는 경쟁사의 차이점 때문인데, 각기 장단점은 있다. 오프로드보다 시가지를 주로 다니는 이들에게는 BMW의 시스템이 연비 면에서 더 만족스러울 것이다. BMW X4 30d M 스포츠 패키지는 8690만원이고, 같은 사양의 X3 30d M 스포츠 에디션은 8390만원이다. 라인업에서 가장 저렴한 X3 20d는 6690만원이고, 같은 사양의 X4 20d는 7020만원이다. 포르쉐 마칸 S 디젤(8240만원)의 경우 옵션을 더하면 1억원이 훌쩍 넘어가는 데 비하면 X4의 가격은 매우 합리적으로 보인다. 아우디 SQ5는 마칸 S 디젤보다 강력한 엔진을 얹었으면서도 8690만원의 가격표를 달고 있다. 따라서 가격과 성능을 고려할 때 X4의 가장 큰 라이벌은 아우디 Q5와 SQ5가 될 것이다. X3와 X4는 세단보다 넓은 공간 활용성을 지닌 데다 연비가 웬만한 세단보다 낫다. 주중에는 출퇴근용으로 쓰다가 주말에는 레저용으로 쓸 수 있는, '팔색조'의 매력을 지닌 차다. BMW X4 30d M 스포츠 패키지 강력하면서도 효율적인 엔진이 돋보인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10-19 01:42:04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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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도심형 SUV라면’ 렉서스 NX처럼

전 세계적으로 SUV와 크로스오버카의 인기가 뜨겁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국산차의 경우 세단은 대부분 판매가 줄어든 반면 SUV나 미니밴은 전년보다 늘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레저생활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렉서스에서는 RX가 이 시장에서 제 역할을 해주고 있었고, 특히 미국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RX 데뷔 이후 렉서스가 뚜렷한 신작을 추가하지 않은 반면, 경쟁사들은 엄청난 신차 공세를 퍼부었다. 신차가 절실한 렉서스에 구세주처럼 등장한 차는 바로 NX다. 토요타 RAV4의 플랫폼을 활용해 더욱 고급스럽고 세련된 스타일로 다듬었고, RAV4에 없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어 완성했다. NX는 사진으로 봤을 땐 낯설었으나, 실제로 보면 상당히 멋지다.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나은 뉴 IS와 비슷한 느낌이다. 앞 측면에서 보면 B필러 부근까지 도어가 부풀었다가 뒤로 갈수록 서서히 폭이 좁아진다. 근육질의 강인함과 공기역학적인 성능을 동시에 노렸음을 알 수 있다. 실내는 동급 프리미엄 SUV 중 가장 고급스럽고 세련됐다. 렉서스 NX보다 가격이 훨씬 비싼 포르쉐 마칸이나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보다 더 낫게 느껴진다. 대시보드를 부드러운 가죽으로 감쌌을 뿐 아니라, 운전자와 동승자의 다리가 닿는 센터콘솔 부위까지 가죽 패드를 더한 세심함이 놀랍다. 실내 곳곳은 여성을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운전하는 남편에 지장을 줄까봐 화장거울을 보지 못하는 여성들을 위해 센터콘솔 덮개 뒤쪽에는 작은 거울을 더했다. 또, 트렁크 내부를 가리는 선반은 여성도 들기 쉬운 가벼운 재질로 돼 있고, 쓰지 않을 때는 트렁크 바닥에 넣을 수도 있다. 직접 운전하는 여성들을 위해 시트 포지션을 낮게 배치함으로써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들의 승하차도 편리하도록 했다. 세계 최초의 전동식 폴딩 기능을 갖춘 2열 시트 역시 힘이 약한 여성을 배려한 아이디어다. NX300h의 파워트레인은 렉서스 ES300h의 것을 응용해 4륜구동으로 바꿨다. 렉서스의 4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엔진이 앞바퀴를, 모터가 뒷바퀴를 굴리는 방식인데, 이는 RX에 이미 적용된 바 있다. 엔진과 모터를 합친 총 출력은 199마력이고 최대토크는 21.0kg·m다. 공회전이나 저속주행 상태에서는 도서관보다 조용하다. 배터리가 충분할 경우 시속 40km까지 모터로만 구동되기 때문. 속도가 올라가면 엔진이 켜져 앞바퀴를 본격적으로 굴리기 시작한다. 승차감은 RX보다 살짝 단단하게 셋업했다. 가족을 거느린 가장들이 주로 타는 RX와 달리, 좀 더 젊은 운전자를 겨냥했음을 알 수 있다. 레이저 용접으로 강화된 차체와 탄탄한 서스펜션은 고속주행을 더욱 즐겁게 한다. 속도가 올라가도 실내는 고요하기만 하다. 시속 80km를 오르내렸는데 연비는 어느덧 리터당 20km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최종적으로 기록한 연비는 19.8km/ℓ. 참가자 중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디젤 중심인 BMW X3, 메르세데스 벤츠 GLK, 아우디 Q5와 달리 NX300h는 뛰어난 정숙성과 연비를 내세워 시장을 공략한다. 가격은 5680만~6380만원으로, 경쟁차들보다 다소 저렴하다. 렉서스는 내년도에 2.0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은 NX200t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차가 가세하면 하이브리드 모델인 NX300h와 함께 더욱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4-10-14 08:00:00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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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2015 쉐보레 올란도, 가족 나들이에 ‘안성맞춤’

유럽에서는 대형 SUV나 미니밴보다 중소형 SUV와 승용형 밴이 인기를 끌고 있다. 런던, 파리 등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들의 도로가 넓지 않고, 실용적인 카라이프가 주류를 이루는 까닭이다. 쉐보레는 해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캡티바와 트랙스, 올란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 세 차종의 판매는 올해 1~9월까지 전년보다 29.2% 포인트나 늘어 한국GM의 효자차종으로 떠올랐다. 올란도도 1만3965대가 팔려 지난해보다 28.9% 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선보인 2015년형 올란도는 새로운 디자인과 편의장비로 상품성을 더욱 강화했다. 평범했던 앞모습은 LED 포지셔닝 램프로 변화를 줬다. 또한 차량 후면은 듀얼 스퀘어 타입의 LED 테일 램프로 뚜렷한 인상을 만들었다. LED 램프의 유행을 감안할 때 더 빨리 바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2015년형 올란도는 안전장비도 강화됐다. 동급 최초로 주행 중 전방 차량 또는 장애물 충돌 위험을 감지해 미리 경고하는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FCA)을 채택하고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LDWS)을 새로 적용하는 한편,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SBSA)도 더했다. 이와 더불어 타이어 공기압 경고장치(TPMS)를 전 트림에 기본으로 채택했다. 이번에 함께 선보인 올란도 플래티넘 패키지는 버튼타입 스마트 키, 하이패스 내장 ECM 룸미러, 크루즈 컨트롤, 2열 좌석 히팅 시트 등 고객 선호도가 높은 편의 사양이 더해졌다. 또한 18인치 블랙 포인트 알로이 휠, 티타늄 투톤 가죽 시트, 실버 바디 사이드 몰딩 등의 스타일링 아이템을 적용해 세련미를 더했다. 올란도의 실내는 데뷔 때부터 세련된 스타일과 마감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고, 그 평가는 지금도 유효하다. 파워트레인은 2013년형과 같다. 초기 모델과 비교하면 젠2(Gen Ⅱ) 6단 자동변속기의 성능이 눈에 띈다. 종전 변속기는 토크 허용 범위가 좁아 치고 나갈 만하면 한 차례 숨을 고르곤 했는데, 젠2 변속기는 출발부터 고속까지 변속이 매끄럽다. 엔진과의 궁합도 좋아서 주행 때 진동과 소음이 거슬리지 않는다. 주행 도중 한 가지 불편한 점은 스마트폰을 둘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GM의 독특한 수납시스템인 '시크릿 큐브'를 젖히면 수납이 가능하지만, 충전을 한다면 시크릿 큐브를 열어놓아야 해서 보기 안 좋다. 충전 커넥터가 수납공간 바깥쪽에 있기 때문에 USB 케이블이 바깥으로 길게 삐져나오는 점도 개선할 부분이다. 승차감은 대체로 무난하지만, 데뷔 초기 때부터 지적되던 뒷좌석 승차감은 개선되지 않았다. 앞좌석은 요철을 지날 때도 충격이 잘 걸러지는 반면에 뒷좌석은 살짝 튀는 감이 있다. 가족을 많이 태우는 이들이라면 신경 쓰일 수 있다. 올란도 디젤의 표시연비는 도심 10.6km/ℓ, 고속도로 14.2km/ℓ. 시가지와 간선도로를 3:7의 비율로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9.0km/ℓ의 연비를 보였다. 정속주행을 더 많이 한다면 연비가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옵션을 제외한 올란도 디젤의 가격은 2295만원부터 2876만원까지다. 비슷한 등급의 경쟁차보다 다소 저렴한 편이고 값 대비 성능도 좋은 편이다. 많은 이들을 태우거나 레저를 즐기는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차다.

2014-10-13 08:00:00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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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돋보이는 희소성,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S Q4

많은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중 마세라티는 상당히 독특한 위치에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 아우디처럼 대량 생산을 하지 않는 까닭에 마니아들에게는 '희소성'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어필한다. 최근에는 피아트-크라이슬러 그룹의 든든한 후원을 받으며 라인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그 가운데 어느덧 6세대로 진화한 콰트로포르테 S Q4를 최근 시승차로 만났다. 차체는 5세대 모델보다 길어지고 넓어지고 높아졌다. 밋밋했던 앞모습은 헤드램프를 치켜 올리면서 강렬하게 변신했다. 또 하나의 마세라티 세단 '기블리'와 유사한 패밀리룩이다. 멀리서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던 5세대의 뒷모습은 6세대로 넘어오면서 다소 평범해졌다. 테두리를 밝히는 새로운 타입의 램프는 아우디 A6나 기아 K7 등 많은 차에서 보던 타입이다. 실내는 심플하다.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모니터는 낯설지 않다. 크라이슬러의 300C, 지프 그랜드 체로키 등에서 보던 8.4인치 터치스크린을 그대로 옮겨놨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각종 스위치를 모니터 안에 대부분 넣어 센터페시아를 깔끔하게 만들어주고, 하나의 기능을 구현하면서 다른 기능을 조작하기 편한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내비게이션 화면을 띄워놓은 상태에서 공조장치나 오디오를 컨트롤하기 편하도록 되어 있다. 시트를 비롯해 내장재는 독일차에서 느껴지는 감각과 구분된다. 독일차들보다 덜 꼼꼼해 보이지만 장인이 '한 땀 한 땀' 작업한 폴트로나 프라우 가죽과 은은한 우드그레인은 마치 이탈리아 명품 가구를 보는 듯하다. 실내공간은 차체 크기에 비해 넓지 않다. 콰트로포르테는 차체길이가 5265mm이고 휠베이스가 3170mm인 반면, BMW 750Li는 5219mm 길이에 휠베이스가 3210mm다. 휠베이스가 3000mm를 넘는 차들은 대체로 뒷좌석 승객을 많이 배려하는데, 콰트로포르테는 운전자 중심으로 구성하다보니 뒷좌석 공간은 상대적으로 열세다. 콰트로포르테 S Q4의 심장은 V6 3.0ℓ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이다. 최고출력은 배기량에 비해서 높은 410마력. 이 엔진을 독일 ZF의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렸다. 변속 타이밍이나 가속 반응에서 다소 아쉬웠던 5세대의 6단 자동변속기를 버리고 선택한 ZF의 8단 변속기는 상당히 민첩해졌다. 공차중량이 2090kg에 이르는 탓에 출발 가속은 다소 굼뜨지만, 일단 탄력이 붙으면 트윈 터보 엔진의 위력이 빛을 발한다. 최대토크 56.1kg·m는 1650~5000rpm의 넓은 구간에서 파워를 뿜어낸다. 돋보이는 엔진에 비해 승차감과 핸들링은 다소 아쉽다. 평소 승차감은 다소 물렁하고, 스포츠 모드를 선택했을 때는 다소 둔탁하다. 특히 요철을 지날 때 '쿵'하는 충격이 그대로 전달돼 운전자를 당황스럽게 한다. 서스펜션이 충격을 받은 후 다시 튀어오를 때의 움직임을 잡아주는 리바운스가 세련되지 못한 탓이다. 네바퀴를 굴리는 콰트로포르테 S Q4는 평소에 뒷바퀴에 구동력을 100% 전달하고, 접지력의 변화에 따라 앞뒤 50:50으로 구동력을 나눈다. 다가오는 겨울철 주행에서 후륜 세단보다 안심되는 이유다. 표시연비는 도심 6.3km/ℓ, 고속도로 10.2km/ℓ인데, 시가지 위주로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4.9km/ℓ의 연비를 나타냈다. 마세라티는 희소성 면에서 벤츠, BMW, 아우디보다 확실히 낫다. 마세라티에 입문하는 이들의 상당수는 그 독특함을 경험해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독일 라이벌에 비해 훨씬 열악한 AS 네트워크와 이탈리아 차들의 고질적인 잔고장 등은 선택을 주저하게 만든다. 가격은 1억6620만원으로, BMW 750Li X드라이브(1억8380만원), 메르세데스 벤츠 S500L(1억9510만원)보다 약간 싸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S Q4 감각적인 스타일과 강렬한 엔진. 하체는 좀 더 손봐야 할듯 ★★★☆

2014-10-12 03:38:58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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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쿠페인듯 쿠페 아닌 쿠페 같은’ BMW 420d 그란 쿠페

하나의 모듈로 여러 차종을 만드는 '통합 모듈'이 전 세계 자동차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폭스바겐의 'MQB', 르노-닛산의 'CMF'가 대표적인 사례다. 투자비용에 비해 많은 차종을 만들 수 있고 개발기간도 단축되기 때문에 향후 자동차업계의 경쟁력을 좌우할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이러한 개념은 완전히 새로운 게 아니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는 이미 몇 개의 플랫폼으로 수십 개의 차종을 만들며 다양한 고객 취향에 대응하고 있다. BMW는 한 술 더 떠서 1차종으로 372가지 내장재와 319가지 외장재를 조합해 생산한다. 거리에서 똑같은 차를 만날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다. 이번에 소개하는 BMW 420d 그란 쿠페 역시 이러한 개념에서 나온 차다. 한국에는 지난 5월 부산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돼 눈길을 모았다. 이 차는 BMW 최초의 중형 4도어 쿠페로, 3시리즈 플랫폼을 이용한 4시리즈 중 쿠페와 컨버터블에 이은 세 번째 파생차종이다. 3시리즈와 같은 2810mm의 휠베이스(앞뒤 차축거리)이면서도 앞뒤 트레드(좌우 바퀴 축간거리)는 4시리즈 쿠페·컨버터블과 같다. 그러면서 차체높이는 4시리즈 쿠페(1362mm)보다 높은 1389mm로 차별화했다. 제원에서 세단과 쿠페의 경계를 묘하게 넘나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겉모습에서는 프레임리스 도어와 6윈도, 리프트백이 눈에 띈다. 프레임리스 도어는 유리를 내리고 문을 여닫을 때 가장 돋보인다. 길어진 루프라인에 맞게 측면에 쪽 유리를 더하면서 시야는 더욱 넓어졌다. 이는 경쟁차인 아우디 A5 스포트백과 같은 구성이다. 3시리즈 세단이나 4시리즈 쿠페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트렁크의 활용성이다. 2도어 쿠페보다 35ℓ 늘어난 480ℓ의 트렁크는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1300ℓ까지 늘어난다. 뒤 유리까지 이어진 리프트백 타입의 트렁크 도어는 범퍼 아래에서 발을 움직여 열 수도 있다. 덕분에 스키나 서핑보드, 캠핑장비 등을 싣고 내리기에 편리하다. 뒷좌석 머리 공간(헤드룸)은 3시리즈가 가장 넉넉하고 4시리즈 쿠페는 살짝 비좁은 반면, 그란 쿠페는 쿠페보다 헤드룸이 10mm 넓다. 키 180cm까지는 불편 없이 탈 수 있을 공간이다. 420d는 320d 세단, 420d 쿠페와 같은 2.0ℓ 트윈파워 디젤 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8kg·m를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시간은 7.5초로, 320d보다 0.1초 느리다. 데이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 주행감각이다. 3시리즈 세단만큼 안락하면서도 4시리즈 쿠페의 민첩한 핸들링이 절묘하게 조화돼 묘한 쾌감을 준다. BMW의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인 xDrive는 평소 앞뒤 구동력을 4:6으로 나누다가 접지력의 변화가 생기면 어느 한 쪽으로 구동력을 몰아줄 수 있다. 또한 고속주행에서는 코스팅 모드가 작동해 지능적으로 연료를 절약한다. 표시연비는 도심 14.1, 고속도로 17.9km/ℓ이고, 이번 시승에서는 12.5km/ℓ를 기록했다. BMW 4시리즈 그란 쿠페는 앞서 등장한 아우디 A5 스포트백과 매우 유사한 개념의 차다. 가격대와 성능도 막상막하다. 4시리즈 그란 쿠페는 420i(가솔린)와 420d(디젤), 420d x드라이브 등 3가지로 나오고, 가격은 5230만원부터 6280만원까지 다섯 종류가 마련된다. 시승차인 420d x드라이브의 가격은 6110만원으로, 같은 파워트레인을 얹은 320d나 4시리즈 쿠페보다 조금 비싸다. 가격이 부담된다면 가솔린 모델인 420i 그란 쿠페를 고르는 것도 괜찮다. BMW 420d 그란 쿠페 x드라이브 세단과 쿠페, 왜건의 장점을 모았다. 가격은 약간 비싸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10-05 04:15:36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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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더욱 강력해진 ‘패셔니스타’, 아우디 A7 55 TDI

최고급차는 누구나 한 번쯤 갖고 싶은 대상이지만, 막상 소유할 수 있는 위치가 되면 남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왠지 뒷자리에 앉아야 어울릴 것 같고, 직접 몰면 운전기사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그럴 때 필요한 차가 이번에 소개하는 아우디 A7이다. A7은 우리나라에 2011년 7월에 처음 선보였다. 럭셔리 세단이면서도 쿠페 같은 스포티함이 많은 오너들을 매료시켰고, 최고급차의 대안으로도 손색이 없었다. 당시 엔진 라인업은 배기량 3.0ℓ에 가솔린과 디젤, 2가지로 선보였다. 모델명은 3.0 TFSI(가솔린), 3.0 TDI(디젤)로 불렀다. 올해 6월에는 이러한 명칭 체계를 새롭게 정의한 '다이내믹 배지'를 도입하면서 기존 3.0 TDI는 45 TDI로 불리게 된다. 오늘 소개하는 55 TDI는 같은 배기량에서 성능을 강화한 모델이다. 45 TDI와의 가장 큰 차이는 바이 터보(트윈 터보) 방식의 TDI 디젤 엔진을 얹었다는 점이다. 기존에 선보인 모델은 싱글 터보차저가 장착돼 있으나 55 TDI는 2단계로 작동하는 두 개의 터보차저로 출력과 토크를 끌어올렸다. 최고출력은 313마력(3900~4500rpm), 최대토크는 66.3kg·m(1450~2800rpm)로, 45 TDI에 비해 최고출력이 나오는 엔진회전수 구간은 조금 넓어진 반면, 최대토크 구간은 약간 좁아졌다. 245마력의 45 TDI로도 충분한지만 더 강력한 엔진을 이유는 BMW 640d의 등장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두 차는 약속이나 한듯이 최고출력이 313마력으로 같고, 0→100km/h 가속시간도 5.3초로 같다. 최대토크는 A7 55 TDI가 2kg·m 높다. 또 하나의 경쟁차인 메르세데스 벤츠 CLS는 경제성을 중시한 250 CDI(204마력)만 수입되기 때문에 이들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다. 변속기는 높아진 출력과 토크를 감당하기 위해 기존 7단 대신 50 TFSI(기존 3.0 TFSI)에 장착된 8단 팁트로닉을 선택했다. 1단 기어비는 4.714로 45 TDI의 3.692에 비해 높게 설정돼 있고, 8단 기어비는 0.667로 45 TDI의 7단 기어비 0.462보다도 높다. 반면 55 TDI의 최종감속비는 2.375로 45 TDI의 4.093에 비해 크게 낮춰놓았다. 저속에서의 발진력과 고속에서의 가속력, 연비 향상을 한꺼번에 노린 세팅이다. 새로운 엔진을 얹은 55 TDI는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파워를 저속부터 고속까지 꾸준하게 뿜어낸다. 45 TDI보다 공차중량이 50kg 무거워졌지만 엔진 파워는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차체 밸런스와 핸들링도 흠잡을 곳이 없다. 더욱 놀라운 점은 연비다. 도심 11.2km/ℓ, 고속도로 15.2km/ℓ, 복합 12.7km/ℓ의 연비는 45 TDI와 비교할 때 도심에서는 약간 떨어지지만 고속도로에서는 같다. 그 결과 45 TDI의 복합연비 13.1km/ℓ와도 큰 차이가 없다. 도심과 간선도로를 4;6의 비율로 섞어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10.5km/ℓ를 기록했다. BMW 640d는 도심(11.9km/ℓ)에서 A7 55 TDI보다 앞서고 고속도로(14.6km/ℓ)에서는 약간 뒤진다. 아우디 A7 55 TDI는 다이내믹 모델 9730만원, 프레스티지 모델 1억560만원으로, BMW 640d(1억1690만~1억1890만원)보다 가격이 싸다. 55 TDI의 등장으로 640d와 대결구도는 더욱 볼만하게 됐다. 아우디 A7 55 TDI 강력해진 성능을 갖췄고 경쟁차보다 저렴하다. '가성비'는 동급 최고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9-28 04:16:33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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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택의 車車車]거침 없는 질주, 2015 쌍용 코란도 스포츠

잘 된 성형수술은 한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액티언 스포츠'에서 '코란도 스포츠'로 개명하면서 과감히 얼굴을 뜯어고친 후 이 차의 주가는 연일 상종가를 기록 중이다. 이름과 얼굴만 달라진 건 아니다. 매년 상품성을 개선하면서 고객만족도를 높인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이번에 쌍용차가 내놓은 2015 코란도 스포츠는 편의장비를 개선하고 벤츠 변속기를 확대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겉모습은 소소한 변화로 멋을 부렸다. 적재공간을 넓힐 수 있는 루프랙을 더했고, 짐칸을 감싸는 데크랙의 디자인은 좀 더 세련되게 탈바꿈시켰다. 루프랙은 20만원, 데크랙은 45만원을 지불해 장착하는 옵션품목이다. 슬라이딩 베드는 화물칸에 실은 짐들을 편리하게 넣고 뺄 수 있는 장비로, 이 역시 옵션(38만5000원)이다. 새롭게 바뀐 19인치 하이퍼 실버 휠도 선택장비(20만원)이다. 실내는 고급 인조가죽시트를 확대 적용하고 센터페시아에 카본 그레인을 적용하면서 변화를 줬다. 폴딩 방식이었던 키는 버튼시동 방식의 스마트키로 바꿔 트렌드를 따랐다. 올해 초 4WD 모델에 적용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E-트로닉 5단 자동변속기는 기본형인 에코 모델을 제외한 2WD 모델에도 기본 적용됐다. 벤츠 변속기의 확대 적용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호주 비트라의 6단 자동변속기는 변속 타이밍을 제때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고 변속 충격도 지적된 바 있는데, 벤츠 변속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에 매우 좋은 솔루션이다. 변속 단수가 5단인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최고출력 155마력의 힘을 충분히 끌어 쓸 수 있는 데다, 벤츠 특유의 부드러운 파워 전달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2015 코란도 스포츠(2WD A/T)는 매끄러운 변속 성능 덕에 기존 연비 11.6km/ℓ보다 향상된 복합 연비 11.8km/ℓ를 기록한다. 시가지 구간이 많았던 이번 시승에서는 9.0km/ℓ의 연비를 나타냈다. 2015 코란도 스포츠는 경쟁차보다 저렴한 2068만원의 기본 가격에서 출발하는데, 시승차인 CX7 4WD 풀 옵션 모델은 3053만원이다. 2WD 풀 옵션 모델은 2712만원으로 다소 저렴하다. 코란도 스포츠는 2012년 출시 후 내수와 수출을 합쳐 2년 연속 3만5000대가 넘게 팔린 인기 모델이다. 레저를 즐기기에 좋은 차체구조와 더불어 연간 2만8500원에 불과한 자동차세, 법인·개인사업자 부가세 환급 등 다양한 혜택도 소유의 즐거움을 더한다. 이렇게 폭 넓은 활용도와 세제 혜택을 지닌 차는 국내에서 코란도 스포츠가 유일하다. 경쟁차가 나오기 전까지 당분간 코란도 스포츠의 독주는 이어질 전망이다. 쌍용 코란도 스포츠 CX7 레저 장비를 싣기에는 최고다. 변속은 더욱 부드러워졌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2014-09-22 13:51:21 임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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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3부작 시리즈’의 완성, 기아 '올 뉴 쏘렌토'

히트한 영화는 보통 한 편으로 끝나지 않고 2편, 3편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속편이 반드시 히트한다는 보장은 없다. 1편보다 혹평을 받으며 시리즈가 끝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기아차의 RV 중 세 번째로 많은 판매를 차지하는 쏘렌토는 2002년 데뷔 이후 벌써 세 번째 모델 체인지를 맞았다. 1세대가 89만6003대, 2세대가 119만4814대나 팔리며 히트한 덕에 3세대로 쏠리는 시선은 뜨겁다. 2세대 모델은 기아차의 위기 상황에서 나왔는데, 3세대가 나온 지금도 상황이 비슷하다. 2002년 데뷔해 한창 인기를 누리던 1세대 쏘렌토는 2008년 실적이 전년도에 비해 48.7% 포인트나 줄어들었다. 그 상황을 2세대 쏘렌토가 초반부터 인기 몰이에 성공하며 멋지게 만회했다. 2010~2011년에는 2년 연속 국내 SUV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2세대 모델의 '끝물'이었던 올해는 전년도보다 23.3% 포인트가 줄어 기아차를 힘들게 하고 있다. 3세대인 올 뉴 쏘렌토가 데뷔한 지금은 시장상황이 더욱 치열하다. 국산차 중 최대 경쟁자인 현대 싼타페를 비롯해 수많은 수입 SUV가 각자의 장점을 내세워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올 뉴 쏘렌토의 제원은 기아차가 원하는 시장에서의 위치를 대변해준다. 차체 길이는 4780mm로 경쟁차인 싼타페(4690mm)와 맥스크루즈(4915mm)의 중간쯤에 자리한다.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 거리) 역시 올 뉴 쏘렌토는 2780mm로 싼타페(2700mm)와 맥스크루즈(2800mm) 사이에 있다. 이는 올 뉴 쏘렌토가 싼타페나 맥스크루즈와 직접적인 대결을 펼치는 대신 두 차의 사이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자 함을 의미한다. 파워트레인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2.0 디젤과 2.2 디젤에 6단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배기량이 같은 R 엔진이지만 2.0과 2.2는 최고출력이 2마력 늘었고, 2.2 모델은 최대토크도 0.5kg·m 늘어났다. 초고장력 강판을 24%에서 53%로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공차중량이 평균 70kg 정도 늘어난 점은 아쉽다. 최근 등장하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모델들은 공차중량을 늘리는 대신 안전도를 높이는 데 더 주력하고 있다. 다소 늘어난 무게에도 불구하고 커진 차체를 이끄는 데는 무리가 없다. 최대토크 구간이 2000~2500rpm에서 1750~2750rpm로 조정되면서 좀 더 넓은 구간에서 순간적인 파워를 끌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변속기와 엔진의 궁합은 매끄럽고 좋은 편이지만, 변속단수를 좀 더 세분화하면 좋을 듯하다. 8단 자동변속기를 쓰는 BMW X시리즈와 9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크라이슬러 체로키에 맞서기 위함이다. 2세대 모델의 마이너 체인지에서 차체 높이를 10mm 낮춘 기아차는 3세대에서 다시 15mm를 낮췄다. 여기에 개선된 서스펜션이 더해지면서 고속 주행안전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2세대 모델은 과격한 코너링에서 다소 불안했으나 신형은 매우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인다. 높아진 정숙성은 차체 하부에 언더커버를 더한 효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대 쏘나타(LF)와 마찬가지로 언더코팅은 빠지고 언더커버만 더해진 점이 아쉽다. 올 뉴 쏘렌토는 전방추돌경보시스템과 하이빔 어시스트, 주행모드 통합제어시스템 등이 국산 SUV 중 최초로 적용돼 안전성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 싼타페는 스티어링의 반응만 제어하는 '플렉스 스티어'만 장착된 반면에, 올 뉴 쏘렌토는 엔진과 변속기, 서스펜션을 함께 제어해 운전자의 취향에 더 세밀하게 맞출 수 있다. 시승차인 R 2.2 2WD 모델(3917만원)의 복합 연비는 리터당 12.4km이고 도심 연비는 11.3km인데, 이번 시승에서는 11.2km/ℓ를 기록했다. 고속도로 구간이 많기는 했지만, 표시 연비와 큰 오차는 없는 셈이다. 올 뉴 쏘렌토는 계약 개시 20여일 만에 1만3000대를 돌파했다. 올 뉴 카니발과 함께 기아차의 하반기 이슈 메이커로서 손색이 없는 초반 성적이다. 올 뉴 쏘렌토가 과연 또 다시 기아차를 살려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4-09-21 02:52:05 임의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