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차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이 차급은 오너드라이버의 시각에서 어떤 평가를 내리는가가 중요하다. 플래그십 모델과 달리 쇼퍼 드리븐(뒷좌석 승객)보다는 직접 차를 모는 고객들이 훨씬 많은 까닭이다.
토요타가 미국시장에서 판매하는 차종 중 최상위 모델인 아발론도 여기에 해당하는 차다. 미국에서는 현대 그랜저, 폭스바겐 파사트, 닛산 맥시마 등과 경쟁하고, 우리나라에는 2013년 10월에 처음 선보였다.
4세대 모델인 이 차는 3세대보다 젊은 분위기로 탈바꿈했다. 미국에서 3세대 모델 고객의 평균 연령은 68~70세였는데, 토요타에서 타깃 고객 연령층을 끌어내리려 한 결과 날렵한 지금의 스타일이 완성됐다. 그랜저와 비교하면 차체가 50mm 길고, 25mm 좁고, 10mm 낮다.
실내는 쾌적하고 세련되게 마감했다. 특히 센터페시아 설계가 눈에 띈다. 정전식 버튼은 이음매 없이 매끈하게 마무리돼 조작감이 좋고 이물질이 낄 염려도 없다. 포드나 캐딜락도 이러한 방식을 적용하고 있지만 아발론의 조작감이 더 낫다.
V6 3.5ℓ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277마력과 최대토크 35.5kg·m를 발휘한다. 그랜저 3.3( 294마력)에 비해 출력이 낮지만 실제 가속감각은 비슷하거나 더 낫다. 그랜저 3.3의 최대토크가 아발론과 같은 35.5kg·m인 데다, 상대적으로 낮은 4700rpm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는 덕분이다(그랜저 3.3은 5200rpm). 활용빈도가 더 높은 구간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면 연료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드라이빙 모드는 에코·노멀·스포트 등 3가지로 조절할 수 있다. 승차감은 그랜저보다 살짝 단단하지만 딱딱하지는 않다. 푹신한 승차감을 선호한다면 그랜저가 낫겠지만 고속주행에서는 아발론이 더 안정감 있다. 좌우로 굽이치는 와인딩 로드에서도 아발론의 핸들링은 돋보인다. 오래전 미국차처럼 물렁하던 3세대 모델과는 전혀 다른 셋업이다.
아발론의 표시연비는 도심 8.5km/ℓ, 고속도로 12.2km/ℓ로, 도심에서는 그랜저보다 낫고 고속도로에서는 열세다. 그러나 차이가 미미해 실제 연비는 거의 차이가 없다. 가격은 아발론이 4890만원이고, 그랜저 3.3에 내비게이션과 파노라마 선루프를 더한 가격은 4248만원으로 642만원이 차이난다. 가격 차이는 좀 나지만 토요타의 다양한 프로모션을 활용한다면 실제 구입가격 차이는 줄어든다. 유럽 감각의 핸들링과 넉넉한 공간, 세심한 마무리가 잘 조화된 아발론은 중대형차 오너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두루 갖춘 매력적인 차다.
토요타 아발론 3.5 리미티드
운전의 즐거움이 뛰어나다. 뛰어난 마무리도 돋보인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