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자동차업체들은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토요타는 이러한 움직임에서 일찌감치 선봉에 나서 친환경차 분야의 강자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국내 자동차업체들도 내놓고 있는 하이브리드카는 토요타가 지난 97년 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것이다. 토요타는 친환경차에 대한 다양한 해법이 나오고 있는 현재도 가장 현실적인 솔루션이 하이브리드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에 한국토요타는 최근 국내 기자를 대상으로 '토요타 하이브리드 스페셜리스트 아카데미'를 열고 자사의 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한 이론 교육과 실전 교육을 실시했다.
기자는 토요타의 이런 행사에 지난 수년간 여러 차례 참가한 적이 있어서 이론 교육 내용은 이미 숙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번 행사의 초점은 이론을 얼마나 실전에 응용하느냐에 모아졌다. 특히 이번 코스는 서울 성수동에서 출발해 강원도 정선까지 7시간 동안 474km를 오가는 강행군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됐다. 그동안 토요타뿐 아니라 다른 업체가 실시했던 연비 테스트의 경우는 거의 평탄한 도로였던 반면, 이번 코스는 높낮이 차이가 매우 심한 도로여서 상당히 다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두 명이 한 조를 이뤄 출발한 이번 시승에서 기자는 캠리 하이브리드를 먼저 탔다. 서울 성수동 토요타 트레이닝센터를 출발해 문막휴게소까지의 구간은 좋은 연비를 내기에 유리하지 않았다. 통행량이 많고 속도를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하므로 연비 위주의 주행을 원하는 만큼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캠리 하이브리드는 23.1km/ℓ의 뛰어난 연비를 기록했다.
강원도 정선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에는 프리우스의 운전석에 올랐다. 여기서 치악휴게소까지의 구간은 지금까지 기자가 참가한 연비 테스트 코스 중 가장 '험난'했다.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탓에 좋은 연비를 유지하기 힘들었던 것. 그러나 여기서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THS)은 진가를 발휘했다.
토요타의 THS는 여타 하이브리드카와 달리 두 개의 모터 제너레이터(MG)를 사용한다. 덕분에 하나의 모터가 구동을 시작할 때 또 하나의 모터는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병렬 방식의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엔진과 모터 사이에 클러치가 장착돼 있고, 클러치가 붙었다 떨어졌다 하면서 엔진구동을 제어하는 구조다. 따라서 모터 크기의 제약이 있고 모터 출력이 토요타 방식보다는 떨어진다.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카를 운전할 때는 이 점에 초점을 맞추면 좋은 연비를 만들어낼 수 있다. 즉, 모터의 활용구간을 최대한 늘렸을 때 가장 좋은 연비가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기자가 기록한 연비는 28.6km/ℓ였다. 프리우스의 공인연비 21.0km/ℓ를 뛰어넘었음은 물론이고 이 구간을 달린 참가자 중 가장 좋은 기록이었다. 4개의 구간을 합산해 평균을 낸 기록 역시 기자가 속한 조가 가장 좋은 기록을 내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여러 차례 맛본 우승이지만 특히 이번 행사 중 가장 마지막 코스에서 동승자가 기록한 40.0km/ℓ의 연비는 놀라웠다. 퇴근길 서울시내로 들어서는 구간이 포함된 걸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전기차가 최근 급부상하고 있긴 하지만 충전 인프라 구축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역시 하이브리드카라고 할 수 있다. 디젤차도 연비가 좋은 편이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나 친환경성에서는 하이브리드카를 능가할 수 없다. 좋은 연비와 정숙성을 함께 원한다면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카가 최상의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