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조원 잡아라…지자체금고 '총성없는 전쟁' 본격화
올해 말 대전시·강원도·전남도금고 등 계약 만료…저금리·역마진에도 연계영업 위해 경쟁 치열 올해 말 굵직한 지방자치단체 금고의 계약이 만료되면서 '금고지기' 자리를 지키거나 탈환하기 위한 금융권의 경쟁이 치열하다. 은행들은 많게는 수 조 원대의 금고를 따내기 위해 올 초부터 물밑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7일 금융권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올해 말 계약이 만료되는 주요 지방자치단체 금고는 강원도, 충청북도, 전라남도, 경기도 부천·고양·과천·김포·용인·파주·평택, 경상북도 포항·경산 등이다. 올해 예산안 등을 살펴보면 이들 13곳의 금고 규모는 33조5000억여원에 달한다. 이 중 전남도금고가 6조3000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2015년부터 1금고는 농협은행, 2금고는 광주은행이 맡고 있다. 올해도 농협·광주은행이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전남도 금고 지정 및 운영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에서 중소기업 대출 실적·계획의 배점이 높아져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강원도(5조4000억원)는 2014년부터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1금고와 2금고를 맡고 있다. 강원도는 지역 은행이 없어 상대적으로 지점이 많은 농협은행이 1금고를 선점해 오고 있다. 농협·신한은행이 기존대로 재계약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지난 경쟁에서 농협·신한·우리은행이 3파전을 벌인만큼 이번에도 변수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충청북도(4조8000억원)의 1금고는 농협은행, 2금고는 신한은행이 맡고 있다. 충청도 역시 지역은행이 없어 농협은행이 다수의 금고를 맡고 있는데, 지난 경쟁에서 시중은행이 다수 도전장을 내민 데다 계약 기간이 1년 늘어난 만큼 올해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시금고(4조1000억원)는 지난 2007년부터 KEB하나은행이 1금고, 농협은행이 2금고를 맡아오고 있다. 경상북도 포항시(1조8000억원), 경산시(8000억원)는 1금고와 2금고가 각각 대구은행과 농협은행이다. 경북 지역 금고는 대체로 대구은행과 농협은행이 양분하고 있다. 포항시는 최근 금고 은행을 그대로 3년 연장키로 했다. 경산시는 농협은행이 지난 2007년 대구은행에 1금고를 빼앗긴 후 10년째 이를 탈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져 올해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경기도의 용인·고양·파주·평택·김포·과천시의 금고는 현재 농협은행이 홀로 맡고 있다. 부천시만 1금고 농협은행, 2금고 국민은행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이들 7곳의 금고 규모는 10조원을 넘어선다. 이 중 용인시(2조6000억원)는 최근 농협은행과의 계약을 연장, 2020년까지 함께하기로 했다. 올해 금고 계약이 만료되는 이들 지자체는 이달부터 12월 초에 금고 선정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금고지기를 향한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연계영업 가능성 때문이다. 그동안 지자체 금고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릴 정도였으나, 저금리 기조에 마진을 내기 어려운 사업이 되면서 '계륵'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지자체금고를 따내기 위해 협력사업비, 기부금 등을 내고 금리 경쟁까지 하다 보면 사실상 역마진이란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지역의 예산을 관리하는 은행으로 지정되면 대외적으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시청이나 도청으로 입점하면서 우량 신용의 공무원을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출혈경쟁에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자체금고는 지역별로 강세를 보이는 은행이 있기 때문에 탈환하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경쟁 입찰 방식인 만큼 은행들이 평가 항목 등을 고려해 다양한 방식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곳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