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지난 4일 전 조합원에게 보낸 '외부낙하산 저지를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 실시 안내문. 안내문에는 투표결과 보고 방법이 포함돼 있다.
"인민투표도 아니고 찬성표 찍으라고 압박하더니 투표자 이름까지 공개한대요."
BNK부산은행 노조가 BNK금융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조합원에게 심한 압박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외부 인사가 선임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부산은행 노조는 5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외부 낙하산 저지를 위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는 분회 부실점과 분회장이 각각 지정한 장소에서 이뤄졌으며, 오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한 차례 더 투표할 예정이다.
투표 안건은 '자격 없는 외부 낙하산 인사의 BNK입성 반대' 등 4가지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BNK금융 관계자는 "각 분회에 전화해서 분회장 대의원에 주요 안건(외부 인사 입성 반대)에 찬성 투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4개 항목을 동시에 묶어서 하는 투표도 처음 본다"며 "내부 반발이 심하다"고 덧붙였다.
조합원의 투표 결과를 보고·공개하는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BNK금융 노조는 투표 전날인 지난 4일 오전 각 부실과 영업점 등 전 조합원에게 '외부낙하산 저지를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 실시'를 제목으로 한 메일을 보냈다.
메일엔 투표용지 양식, 투표인 명부 양식, 분회 개표결과표 양식 파일이 첨부됐다. 여기엔 투표를 한 뒤 투표결과를 보고해야 하는 방법도 기재돼 있었다. 보고기한은 6일 오전 9시까지로, 분기개표 결과표 양식에 작성 후 노조원에 메일로 회신하게 돼 있다.
부산은행 내부 관계자는 "노조에 각 영업점별로 찬성, 반대 숫자를 기재해 보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분회장, 대의원 등 노조 간부들은 특히 자유로운 투표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찬성표를 찍으라고 하고 이름도 공개한다"며 "인민투표도 아니고 정말 짜증난다"고 불만을 표했다.
부산은행 노조가 이처럼 조합원 투표에 압박을 가하는 이유는 BNK금융 차기 회장 후보인 김지완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의 선임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노조는 BNK금융지주 회장 공모전부터 "관행대로 내부 인사가 BNK금융 회장이 돼야 한다"며 외부 인사 선임을 반대해 왔다. 최근 BNK금융지주 회장 후보 최종 3인 중 유일한 외부 인사인 김 전 부회장을 낙하산 인사로 지목하며 반대해 오고 있다.
현재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17일과 21일 차기 회장 후보 선임을 위해 논의했으나,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8일 재논의하기로 한 상태다.
임추위원들은 박재경 BNK금융지주 회장 권한대행과 김지완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을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