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의 승부수①]지역 울타리 벗어난 강소은행, 글로벌 시장 눈독
은행권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계좌이동제, 비대면 실명인증제 도입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새로운 환경변화로 금융권의 수익 창출 경쟁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진하던 지방은행도 경쟁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영업망을 국내외로 넓히고 핀테크 시장에 뛰어드는 등 변화의 기류에 올라타는 추세다. 이에 메트로신문은 지방은행이 띄운 승부수를 짚어본다. 지난해에 이어 본격화된 은행의 고객 유치 경쟁 속에 지방은행도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국내외로 영업망을 확대하고 비대면 인증 방식을 도입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 그중에서도 지방은행은 영업망 확장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본래 지방은행은 지난 1967년 금융의 지역적 분산과 지역경제의 균형 발전을 위해 지역에 영업기반을 두고 설립됐다. 하지만 요즘은 도심 한복판에서도 지방은행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영업기반을 확장하는 추세다. 아울러 해외 진출도 중장기적으로 계획 중에 있어, 올해 지방은행의 영업 활동 범위가 국내외서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방은행, 수도권에서도 '자주' 만난다 지방은행들은 우선 국내 영업권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해당 지역을 위주로 지점을 운영하던 지방은행이 전국적으로 점포를 개설하기 시작한 것. 그중에서도 인구 밀집 지역인 수도권 진출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JB금융지주의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이다. 광주은행은 지방은행 중 수도권의 소규모 점포가 가장 많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 말 개점한 상계동 지점과 길동 지점을 포함해 수도권의 광주은행 지점은 총 22곳으로, 2년 전 수도권 영업점이 4곳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빠른 확장이다. 특히 광주은행은 서울 점포 총 17곳 가운데 4개 점포는 도매 점포로 운영하고 나머지 13개 점포는 미니 점포로 운영하고 있다. 미니점포는 지점장을 포함해 직원 4~5명이 상주한 165㎡(50평) 안팎의 지점으로, 건물의 2층 이상에 위치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JB금융지주의 또 다른 자회사인 전북은행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총 19개의 수도권 영업지점으로, 그 중 15개가 미니점포다. 이 같은 JB금융의 행보는 지주 김한 회장의 영업전략으로 알려졌다. 고령화와 인구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역경제가 취약한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수도권 진출을 시도한 것. 그 결과 김 한 회장이 취임하던 2010년에는 서울에 전북은행 점포가 단 하나 뿐이었던데 반해 현재는 13곳으로 늘었으며, 실적으로도 결실을 맺었다. 광주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수도권 영업자산은 5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2000여억원이 증가했다. 논현지점의 경우 개점 6개월 만에 누적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기도 했다. 수도권 점포의 규모를 줄이고 비교적 저렴한 2층 이상에 자리를 잡아 고정비용을 절약한 까닭이다. BNK금융그룹도 꾸준히 수도권 점포를 늘리고 있다. 부산은행은 서울에 4곳, 인천남동공단에 1곳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경기도에 지방은행 설립 규제가 풀리면서 경기도 반월시화공단에도 1곳의 점포를 개설했다. 경남은행도 서울에 지점 3곳을 운영하고 있다. DGB대구은행도 서울 3곳, 경기도 반월공단에 1곳을 운영 중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수도권은 인구도 많고 규모가 커서 먹거리 사업의 일환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도 "수익성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점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은행, 해외시장으로 눈돌린다 글로벌 진출 또한 본격적인 행보를 앞두고 있다. 최근 JB금융지주의 프놈펜 상업은행 인수가 대표적이다. 지난 1월 대구은행과 전북은행, JB우리캐피탈은 프놈펜 상업은행 매각 관련 최종입찰서를 제출해, DGB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 간 2파전이 펼쳐졌다. 캄보디아에 위치한 프놈펜 상업은행은 2억달러의 여신과 3억5000만달러 규모의 자산을 보유한 현지 약 11위권의 은행으로, 수도 프놈펜을 중심으로 14개 지점을 갖고 있다. 경쟁 끝에 JB금융그룹이 컨소시엄 대표로 입찰한 JB-APRO 컨소시엄이 지난달 29일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전북은행은 첫 해외점포를 설립하게 됐다. BNK금융그룹도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부산은행의 해외 지점은 중국 칭다오 1곳이며, 이 외 베트남 호치민과 미얀마 양곤에서는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BNK금융의 비은행 계열사인 BNK캐피탈이 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 등지에서 현지 법인을 설립했는데, 이후 부산은행이 연계해 협업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지방은행의 해외 진출이 미미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영업망이 넓지 않은 만큼 해외 진출도 신중하게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지방금융그룹의 한 관계자는 "금융그룹은 주로 개별 은행보다는 지주 차원에서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며 "지방은행의 진출 전략이나 추세를 파악하면서 진출지나 진출 시기 등을 신중히 모색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