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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행

3년 전 그 날…“개성공단 직원, 안전 보다 살 길 걱정했다”

[2013년 개성공단 잠정 폐쇄 경험한 은행원 전격 인터뷰]

"당장 회사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안전 걱정을 하겠어요?. 개성공단 폐쇄되면 회사는 어떡하고, 내 가족들은 어떻게 될 지부터 걱정하죠."

지난 2013년, 개성공단 우리은행 개성공단 지점에서 근무했던 한 관계자의 회고다. 당시 북한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폐쇄 명령은 공단 주재원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그로부터 3여년 뒤인 지난 10일. 정부는 선제적인 북한 제재 방안으로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개성공단 직원들은 오는 13일까지 철수를 하게 된다. 우리은행의 개성 지점 직원도 철수를 앞두고 있다.

2013년 우리은행 개성 지점에서 일했던 한 은행원에 따르면 정부에서 철수 관련 지침이 떨어지면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의 인솔 하에 주재원들은 모두 남한으로 이동한다. 이동은 개인적으로 할 수 없으며, 시간대별로 공지한 집합 시간에 맞춰 모인 공단 직원끼리 함께 남한으로 내려간다.

그는 같은해 4월 개성공단이 잠정 폐쇄되고 주재원들이 공단 내에서 한 달여 가량 머물러야 했던 시기를 떠올렸다. 당시 우리은행 직원들은 주재원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었다고 한다.

그는 "은행은 기업의 금융지원을 목적으로 입점했기 때문에 영업 중단 당시 주재원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었다"며 "딱히 갈 곳 없는 주재원들이 은행에 방문하면 함께 차도 마시고 소통의 역할을 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 때는 개성공단 관리위원회가 정부를 대신해서 구심점 역할을 했다"며 "관리위원회 위원장 중심으로 주재원들을 안정시키고 질서를 유지하도록 도왔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이 중단된 140여일간 우리은행 개성 지점은 서울 회현동 본점 1층에서 임시 영업점으로 운영됐다. 기업 간 자금 거래나 송금 업무 등 개성 지점 내에서만 하던 업무를 임시영업점을 통해서 지속했다. 하지만 그는 남한에 있는 동안에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한다.

그는 "은행은 비교적 안정적인 직종으로, 개성공단이 철수된 후에도 남한의 또 다른 지점에서 일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고 안타까워 했다.

은행을 비롯해 공기업은 남한으로 철수해도 직장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반면, 민간기업의 경우 생활의 터전을 잃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

그는 "밖에서는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그 안의 직원들 안전 문제 등을 걱정하지만 사실 내부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회사가 어떻게 될 지 모르는데 안전 걱정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개성공단이 문을 닫으면 회사가 잘못될 지도 모르고, 그럼 나와 내 가족들은 어떻게 될 지부터 걱정하더라"며 "직접적으로 위협을 가하는 경우도 전혀 없고 안전 문제는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지만,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마음이 참 그랬다(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그는 "많은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도 없고 그 안에서 있었던 생활상 등은 각자 입장이 다를 것"이라면서도 "오늘 아침에도 기사를 보니 개성공단 직원 중 한 명이 '망치로 얻어맞은 기분'이라고 말하더라. 지금 주재원들의 심정이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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