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성장동력②] '문화콘텐츠가 대세'…한류 이끄는 은행
IBK기업은행, 베테랑·국제시장·명량 등 1000만영화 금융지원…수은·산은, 문화콘텐츠 펀드 조성 '태양의 후예, 치즈인더트랩, 베테랑, 국제시장, 명량….' 최근 은행과 문화콘텐츠의 만남이 빛을 발하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은행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점찍은 문화콘텐츠는 거의 '백발백중'이다. IBK기업은행을 비롯해 산업·수출입은행 등이 투자한 콘텐츠가 대박을 터뜨리며 은행권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앞으로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 문화콘텐츠는 산업 간 융·복합을 가능케 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진정한 신성장동력"이라며 "문화융성을 위해 금융권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IBK기업은행, 1000만 영화 고르는 '마이더스의 손' 9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지난 2011년부터 지난 5월까지 문화콘텐츠 사업에 대출·투자한 금액은 1조4515억원에 달한다. 문화콘텐츠 사업은 금융업계에서 '고위험 산업군'으로 분류된다. 흥행 여부를 미리 예측할 수 없는 만큼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전략적 출자자만이 자금을 공급하고 제1금융권의 지원은 미약한 편이었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지난 2013년 국내 은행권 최초로 문화콘텐츠 전담부서인 '문화콘텐츠금융부'를 신설하고 과감히 투자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투자한 영화가 '히말라야', '베테랑', '암살', '국제시장', '명량', '연평해전', '관상', '수상한 그녀' 등이다. 일부 영화가 연달아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업계에서는 '기업은행이 지원하면 영화가 흥행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기업은행이 투자한 콘텐츠 중 최고수익률을 기록한 작품은 영화 '베테랑'으로 약 240%의 수익을 냈다. 당초 기업은행은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문화콘텐츠 사업에 총 7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2년 만에 7300억원의 투자가 완료됐다. 올해도 2500억원 이상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올 초에는 문화콘텐츠금융부서 내 문화콘텐츠기획팀을 신설하고, 자사 기업투자정보마당에 '문화콘텐츠 기업정보 마당'을 만들어 유망 투자기업과 투자자간의 정보연계를 돕고 있다. 또 기업투자정보마당에서 크라우드 펀딩 투자를 받은 기업에 대해 대출조건을 우대하고, 문화 콘텐츠 크라우딩 펀딩 투자를 위해 100억원 규모의 마중물 펀드도 조성했다. ◆ 수은·산은, '제2의 태양의 후예' 노린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도 문화콘텐츠 지원으로 한류 열풍에 한 몫 하고 있다. 수은은 최근 인기리에 종방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제작사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에 30억원을 지원했다. 지난해 초 서비스산업금융부를 확대·개편한 이후 첫 번째 지원한 곳에서 잭팟이 터진 것. 수은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태양의 후예가 직·간접적으로 낸 경제효과는 1조원에 육박한다. 해당 상품의 수출 외에 소비재 수출, 관광 효과, 광고 효과, 국가 브랜드 개선효과 등 간접 유발효과를 통한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에 따른 것이다. 수은은 올해 방영예정인 드라마 '사임당 더 헐스토리'를 제작하는 (주)크리에이티브리더스그룹에이트에도 10억원을 지원했다. 이영애 주연, 박은령 작가가 참여하는 만큼 또 한번의 흥행이 기대되고 있다. 산은도 영화 'CJ E&M 펀드'와 'SMCI 한국영화펀드' 등에 1000억원 이상의 간접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 펀드를 통해 산은은 영화 '베테랑', '설국열차' 등에 투자해 수익을 거둔 바 있다. 최근에는 수은 등과 함께 한류콘텐츠 산업 지원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문화육성펀드'를 내놓고, 앞으로 5년간 다양한 콘텐츠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앞으로도 금융과 문화산업간 가교 역할을 통해 창조경제의 핵심인 한류콘텐츠의 성공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제2, 제3의 '태양의 후예'가 세계로 확산돼 나갈 수 있도록 산업은행의 금융노하우와 KBS의 콘텐츠 역량이 더욱 많은 시너지를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