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내정...금융 공기업 수장교체 본격화?
금융위원장에 최종구 내정, 금융권 수장 인사 급물살탈 듯…박근혜 임명 공기업CEO '물갈이' 예상 새 정부 출범 후 54일 만에 부처 장관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공공기관장 인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달 간 공석이었던 금융위원장 자리에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이 내정되면서 금융 공기업 최고경영자(CEO) 물갈이도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그간 전례에 따라 전 정권인 친박계 인사들이 교체 1순위로 꼽히는 가운데, 이들이 남은 임기를 마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전 정권 낙하산부터 속아낼 듯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방송통신위원회·금융위원회의 수장 후보자를 각각 지명하면서 17개 부처 장관 인선이 모두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장 교체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권 교체 후 단행되는 공공기관장 인사는 대체로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에 대한 물갈이 성격이 짙었다. 이번 인사에서는 이들 중에서도 '낙하산' 출신 기관장이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공공기관 및 부설기관 355곳 중 기관장 임기가 끝났거나 올해 안에 만료되는 기관이 94곳(26.5%)에 달한다. 88관광개발 김종해 사장과 한국산업인력공단 박영범 이사장의 임기가 올해 8월까지다. 방송광고진흥공사 곽성문 사장, 공무원연금공단 최재식 이사장, 한국임업진흥원 김남균 원장, 한국인터넷진흥원 백기승 원장,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곽성문 사장 등은 오는 9월 임기가 끝난다. 10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CEO는 가스기술공사 이석순 사장, 울산항만공사 강종열 사장, 한전KDN 임수경 사장, 한국주택금융공사 김재천 사장, 우체국금융개발원 김홍일 원장 등이다. 강원랜드 함승희 사장은 11월, 무역투자진흥공사 김재홍 사장과 한국도로공사 김학송 사장 등은 12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이 밖에 국민연금공단, 한국감정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영화진흥위원회, 시청자미디어재단 등 12개 공공기관장은 공석 상태다. 임기가 1년 이상 남았지만 최근 경영실적 평가에서 '경고 조치'를 받은 부산항만공사, 석유공사 등도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 금융권, 친박 걸러내기? 금융권에선 금융 사령탑으로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이 임명되면서 금융 공기업 수장들의 거취가 눈길을 끌고 있다. 최 후보자가 내정되면서 가장 관심을 끄는 수장은 오는 11월 임기가 끝나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최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고 공식 임명되면 금감원장이 교체되거나 잔여 임기를 보장할 것이란 상반된 관측이 나온다. 차기 금감원장으론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행시 27회),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28회),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29회)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자리를 비운 금융 유관기관 수장 인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 후보자가 금융위원장으로 공식 임명되면 수출입은행장 자리가 공석이 된다. 금융권에선 전례에 따라 수출입은행장은 금융당국 고위급 인사와 연동해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2개월 넘게 공석인 서울보증보험 사장, 수협은행장 인사도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친박계 인사를 먼저 솎아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인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조기 교체설이 제기되고 있다. 정 이사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위 부위원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거래소 이사장에 선임됐다. 이 회장은 2012년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금융인 모임을 이끌며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해 왔다. 이후 '친박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노조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 밖에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을 역임한 김규옥 기술보증기금 이사장과 올해 10월에 임기 만료되는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 2018년 5월 임기만료인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도 교체대상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