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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행

대구銀 성추행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 겸 DGB대구은행장이 지난 7일 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 파문'에 대해 사과문을 낭독하고 있다./DGB대구은행



비정규직 여직원에 '갑질 성추행' 일파만파…박인규 행장 사과문 발표에도 비난 이어져

직원 간 성추행 파문이 불거진 DGB대구은행이 결국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러나 사과문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데다 사과문을 발표한 박인규 행장이 금방 자리를 뜨면서 이번엔 '진정성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7일 박인규 대구은행장은 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직원들이 비정규직 여직원에게 성추행을 한 사건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했다.

이날 박 행장은 "일부 직원들의 부끄러운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죄송하다"며 "이번 일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원칙에 따라 엄정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구은행의 과장급 직원 3명과 책임자급인 부부장 1명은 회식자리 등에서 20대 계약직(파견직 등) 여직원을 대상으로 수차례 성추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피해 직원의 동료들을 통해 본점 내 소문으로 번지기 시작했고, 이에 대구은행은 약 2주간 자체 조사를 벌여 가해 직원 4명에 대해 대기 발령 조치를 취했다.

현재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 4명 중 2명은 일부 혐의만 시인했으며, 나머지 2명은 혐의를 전부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대구은행은 이들 4명에게 대기 발령 조치를 내렸고 대구경찰청과 대구노동청도 조사에 착수했다.

일각에서는 대구은행이 지역사회의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그제서야 사태 파악에 나섰으며 가해자들에게 바로 징계를 내리지 않고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 드러난 가해자들은 모두 대구 본점 직원"이라며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그는 "만약 사건을 은폐하고자 했다면 4명을 한꺼번에 발령 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은행 노동조합 김기만 위원장도 "대기발령은 징계 절차를 밟기 전에 현업에서 제외시키는 것"이라며 "징계를 위한 절차를 밟는 중에 경찰·노동부 조사가 나왔기 때문에 일단 대기 발령 상태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대구은행의 비정규직의 처우와 여성 인권 문제 등도 지적됐다.

비정규직 특성 상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못하는 등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우에 성희롱 등의 문제가 발생해도 도움을 요청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현재 대구은행은 3200명 직원 중 노동조합원이 2200명이며, 비조합원 1000명 중 비정규직은 100여명에 불과하다"며 "비정규직도 노조로 돼 있으면 보호망 안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인규 대구은행장이 지난 7일 발표한 A4용지 한 장짜리 사과문 전문./DGB대구은행



이에 박인규 행장은 공식 사과의 자리에서 은행장 직속 인권센터 설치, 성희롱 예방교육 강화, 직장 내 남녀평등 문화 정착, 조직문화 혁신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권센터의 경우 기존 은행 내 인사부에 설치된 '고충센터', '행복나눔센터'와 별도로 행장 직속 센터를 독립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 센터는 인사부 내 인권센터에 대한 견제장치이자 행장 직속인 만큼 더 강력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 밖에 사과문에서 언급된 방안들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박인규 행장이 발표한 사과문은 A4용지 1장 분량으로 사건 경위나 향후 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보통 사과문에는 사건에 대한 구체적 기술이 있고 향후 대책 등에 대해 소상히 알리는 것이 올바른 사과문"이라며 "그러나 이번 사과문에서는 가장 중요한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성희롱 재발 방지 등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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