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롯데웰푸드, 해외서 잘나가네…다음은 인도 시장 조준
제과업계가 내수 불황과 K푸드 열풍에 대응해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시장 위축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것으로, K푸드의 경쟁력이 비교적 높은 중국, 인도 시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제과시장은 오는 2028년 약 313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022년 약 253조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24%가량 성장하는 셈이다. 해외에서 K스낵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수출액도 늘고 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8월 과자류 수출액은 4억9420만달러(약 6605억원)로 작년 동기대비 15.4% 증가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과자류 수출액이 처음으로 7억달러(9356억원)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1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류 콘텐츠와 K푸드 인기에 힘입어 과자 수출도 덩달아 증가한 데다 현지 맞춤형 제품 출시로 글로벌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과 롯데웰푸드가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판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1995년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베트남, 러시아, 인도 등에서 11개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 30여년간의 투자로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체의 60%를 돌파했고 중국 시장에서는 매출 1조원을 넘었다. 오리온은 4분기 중국 춘절 성수기를 대비해 공급량 확충에 나서는 한편 간식점, 벌크시장 전용 제품을 확대하고, 전문 경소상을 개발하는 등 영업력도 강화한다. 베트남에서도 최대 명절인 '뗏'을 대비하여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을 펼치고, 어린이 소비층을 타깃으로 하는 젤리, 쌀과자 신제품으로 키즈시장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올해 오리온 해외 법인 중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한 곳은 러시아 법인이다. 러시아 법인은 3분기에만 매출액이 27.6% 성장한 619억원, 영업이익은 37.5% 성장한 92억원을 기록했다. 대형 체인스토어인 'X5', 주류·식품 전문 채널 'K&B'와의 거래가 정상화되고, 거래처가 확대되면서 실적이 큰 폭으로 늘었다. 현지 트베리 신공장과 노보 공장의 가동률이 130%를 넘어섬에 따라 생산동 신·증축을 검토 중이다. 롯데웰푸드는 인도와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벨기에, 러시아, 싱가포르, 미얀마 등 7개국에 8개의 해외법인을 두고 초코파이와 빼빼로를 비롯해 캔디, 비스킷,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의 제과 부문 해외 매출은 2014년 5703억원에서 지난해 8005억원으로 약 30% 증가했다. 특히 2022년부터 핵심 제품인 '빼빼로'를 글로벌 매출 1조원의 메가 브랜드를 만든다는 목표로 해외 시장을 집중 공략해오고 있다. 빼빼로는 현재 미국, 동남아, 중동 등 약 5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수출 매출액이 약 325억원을 달성하며 출시 이후 처음으로 국내 매출을 앞장섰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신장한 수치다. 오리온과 롯데웰푸드는 14억5000만명 인구 수를 잘랑하는 인도 공략에 힘쓰고 있다. 오리온은 올해 2월 320억원을 들여 초코파이 생산공장을 확충했다. 유상증자에도 적극적이다. 인도 시장에 진출한 2018년 이후 현재까지 누적 출자액은 805억원에 이른다. 올 3분기 인도법인은 전년 동기 대비 2.8% 줄어든 15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매출이 소폭 감소했지만, 인도법인 매출액은 2020년 4억원에서 2023년 205억원까지 매해 성장세를 기록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 하리아나 지역에 약 330억원을 투자해 빼빼로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하반기 가동할 예정으로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하던 빼빼로를 직접 현지에서 생산, 주변국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시에 700억원을 들여 설립한 빙과 신공장도 내년 가동된다. 업계 관계자는 "제과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의존하기보다 해외 현지 공장 설립 및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스낵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시장 경쟁력이 높은 중국, 인도, 미국 등 시장에 주력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