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할머니 구하고 직장인 위로…서울 친절 택시기사 표창 받는다
#. 지난해 4월 택시기사 권모 씨는 도로를 활보하는 할머니를 발견하고 차를 세웠다. 권씨는 주소와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하는 할머니를 모시고 3시간을 수소문해 며느리를 찾았다. 할머니의 아들이 회사로 연락해 사례의 뜻을 전했지만, 권씨는 "어머님 살아생전에 제대로 못한 효도 한 번 했다고 생각하니 사례 받지 않겠다"며 본인의 전화번호를 알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권씨처럼 시민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만든 서울 친절 택시 기사 49명이 24일 오후 3시교통회관 대강당에서 서울시장 표창을 받는다. 친절택시기사 표창은 2015년 시작된 서울형 택시발전모델 사업의 한 부분이다. 친절기사는 시민들이 서울시로 전해온 감동 후기, 택시회사와 120 다산콜센터로 접수된 칭찬 글을 토대로 선정된다. 지난해에는 두 달 남짓한 접수기간 동안 총 33건의 감동후기가 쏟아졌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서울시는 접수된 내용의 사실 여부를 내부 검증하고 외부 택시 관련 전문가와 시민단체, 택시조합 등 택시단체로 구성된 '친절택시기사 선정위원회'의 심의로 친절택시기사를 최종 선정한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보내온 택시이용 감동후기 중 매년 최우수, 우수, 장려작을 선정해 응모인에게 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최우수상은 5명(각 60만원), 우수상 20명(각 20만원), 장려상 8명(각 5만원)이 받았다. 감동 후기와 추천 사연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두고 내린 2000만원을 찾아준 택시기사, 택시 안에 껌 판매통을 설치해 수익금을 양로원, 장애인단체 등에 기부하고 직접 방문해 청소, 목욕 등을 돕는 택시기사 봉사단의 일화가 담겼다. 두 아이를 데리고 대전에서 서울여행을 왔던 아기 엄마의 사연에는 종이로 접은 물고기, 택시를 타고 밝게 웃는 그림, '기사님께 쓴 편지'가 들어있었다. 따뜻하고 친절했던 기사에게 아이들이 꼭 선물하고 싶어 한다는 사연이었다. 이밖에도 ▲아픈 친정 어머니께서 병원에 다녀오던 택시 안에 구토를 했는데 당황한 기색 없이 친절하게 도와주고 ▲수능시험장에 가는 택시에서 급히 내리다 차문을 찌그러뜨렸는데 '신경 쓰지 말고 집중해서 시험 잘 보라'며 응원하고 ▲회사면접 지각 위기에서 구해주고 ▲상사에게 꾸지람을 듣고 축 처져 퇴근하던 길에 어깨를 토닥여 준 택시기사 등을 칭찬하는 사연이 줄을 이었다. 현재까지 서울을 대표하는 친절 택시기사는 이번에 표창을 받은 49명을 포함해 184명이 이름을 올렸다. 서울시는 선정된 친절택시기사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표창장 수여 외에도 '친절택시기사 인증표식' 부착, 카드결제 수수료 추가 확대지원 등 행정·재정적 뒷받침이 이어진다. 양완수 서울시 택시물류과장은 "일부 택시기사의 불친절 때문에 다른 기사분들까지 부정적인 이미지로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표창을 계기로 친절 기사 분들의 사기도 진작되고, 택시업계 전반에 친절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