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 연속 무역적자… 적자폭은 '둔화'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의 영향이 이어지며 지난달 수출이 7개월째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1월 이후 적자 규모는 점차 개선되는 추세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4.2% 감소한 496억2000만달러, 수입은 13.3% 감소한 522억3000만달러, 무역수지는 26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반도체 업황 부진, 조업일수 감소(-1.0일), 작년 4월 수출이 역대 4월 중 최고 실적(578억달러)을 기록한 데 따른 역기저효과 등으로 크게 감소했다. 품목별로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41.0% 급감했고, 디스플레이(-29.3%) 등 IT품목과 석유제품(-27.3%), 석유화학(-23.8%), 철강(-10.7%) 등의 감소폭이 컸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가격 하락이 지속됐고,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제품·석유화학 단가하락, 철강 가격 하락이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자동차(+40.3%), 선박(+59.2%), 일반기계(+8.1%) 수출은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자동차 수출 급증과 인프라 투자와 관련한 일반기계 등의 수출이 증가한 유럽연합(+9.9%)과 중동(+30.7%)에 대한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26.6%), 아세안(-26.3%) 등에 대한 수출은 줄었다.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중국과 베트남의 수입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 대 중국, 대 아세안 수출 감소에 주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대한 수출은 작년 4월의 수출 호조(96억달러, +27.1%)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소폭 감소(-4.4%)했다. 수입은 원유(-30.1%), 가스(-15.5%) 등 에너지 수입이 25.8% 감소함에 따른 영향으로 줄었다. 에너지 외에도 반도체와 철강 등 원부자재 수입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우리 첨단전략산업 생산에 중요한 반도체 장비와 이차전지 소재(수산화리튬 등) 수입은 증가했다. 무역적자 규모는 올해 1월 -125억20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2월 -53억달러, 3월 -46억3000만달러에 이어 지속 개선되는 추세다. 최근 수출 감소는 일본과 대만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본의 경우 작년 4월 이후 10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했고, 동기간 대규모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IT 수출 비중이 높은 대만도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의 여파로 올해 3월 수출이 19.1% 감소했고, 대표적인 수출신흥국인 베트남 또한 올해 1분기 -11.7% 수출 감소를 기록한 상황이다. 다만, 중국은 자동차·철강 수출 확대와 대 러시아·호주 수출 금증에 힘입어 3월 수출이 증가했다.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 수출부진과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강력한 수출지원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단기적으론 수출이 증가하거나 전체 시장이 확대되는 유망품목을 발굴해 맞춤형으로 집중 지원하고, 자원부국 등 유망시장 진출 지원도 확대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수출산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반도체 등의 기술개발 투자,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조성, 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 정책적 지원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수출 품목·시장 다변화와 고부가가치화도 추진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등을 포함해 미국 순방성과가 수출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비즈니스 기회 창출과 시장 개척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한용수기자 hys@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