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하이투자증권 새 주인 확정…종합금융그룹 마지막 퍼즐 완성
증권사 추가, 2020년까지 종합금융그룹 목표…박인규 회장 '상품권깡' 조사 결과가 변수 DGB금융그룹이 하이투자증권의 새 주인으로 확정됐다. 그동안 M&A(인수·합병)에 유독 운이 없던 DGB금융이 숙원이었던 증권사를 인수하게 되면서 '2020년 지방종합금융그룹 달성' 목표에 한 발짝 가까워졌다. 금융권에서는 "DGB금융이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성공하면서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DGB금융지주는 경남은행 인수전에서 BNK금융지주에 밀린 뒤 지방은행 맹주 자리를 되찾기 위해 증권사 인수합병(M&A)에 공을 들여왔다. ◆ 하이투자증권까지 계열사 8개…비은행 강화 DGB금융그룹은 8일 오후 지주 이사회를 열고 현대중공업 그룹 계열인 하이투자증권 지분 85.23% 인수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인수 가격은 하이투자증권과 그 자회사 등을 포함해 4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의 대주주인 현대미포조선도 9일 이사회를 열어 매각을 확정하고 DGB금융과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DGB금융은 DGB금융은 은행, 보험, 캐피탈, 자산운용, 유페이(결제), 신용정보, 데이터시스템에 이어 총 8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게 된다. 인수가 완료되면 그룹의 당면 과제였던 비은행 부문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DGB금융의 비은행 자회사들의 총자산은 8조2096억원으로 전체의 14.4%에 불과하다. 여기에 하이투자증권의 자산을 단순 합산하면 비은행 자산은 14조768억원(24.8%)으로 늘어난다. 덩치 불리기에 이어 수익 창출도 기대된다. 올 상반기 하이투자증권은 인수·주선에서 92억3699만원, 자산관리에서 18억8003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6월 말 기준 DGB금융의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비은행 자회사들의 비중이 8.77%에 불과한데, 인수가 완료되면 은행 의존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영업지인 경북에서 벗어나 '경남권'으로 뻗어나가기 위한 교두보도 확보할 수 있다. 6월 말 기준 대구은행의 지점(184개) 중 91%(168개)가 대구·경북에서 운영되는 반면, 부·울·경 지역엔 10개에 불과하다. 자회사들의 국내 점포도 총 312개 중 256개가 대구·경북에 위치해 있다. DGB금융그룹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 인수로 비은행 강화를 통한 그룹의 수익원 다변화는 물론 고객의 생애주기에 걸쳐 다양한 니즈에 부합하는 직?간접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하이투자증권 점포 수는 경남·부산·울산 16곳, 서울·수도권 10곳, 기타 3곳 등 총 29곳으로 경남권 지역 기반의 증권사"라며 "DGB금융 입장에서는 경남권을 공략하는 교두보로서 하이투자증권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하이투자증권 편입 시 지역금융그룹의 특성상 높은 고객충성도를 기반으로 DGB금융 거래 기업고객의 IPO(기업공개)·CB(전환사채)·BW(신주인수권부사채)·회사채 발행 등 CIB(기업투자은행) 영업이 확대될 여지가 높고, 복합점포 개설을 통해 은행 고객에게 적극적인 증권 상품 판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밋빛 DGB금융, 어떤 카드 꺼낼까? 그동안 은행 지주사 가운데 증권사가 없는 곳은 DGB가 유일했다. 이에 박인규 회장은 "2020년까지 증권사를 인수해 지방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적극적인 M&A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번번이 무산되거나 실패하면서 'M&A 잔혹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하이투자증권 인수로 옛 오명을 한꺼번에 씻게됐다. 이제 관건은 기존 사업부문과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일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DGB금융지주가 CEO리스크 부문에 대해서는 충분히 법률적인 검토를 마쳤을 것"이라며 "지금은 아직 결론도 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기 보다 새로운 미래를 그려야 할 때다"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서는 DGB금융지주가 2018년 장밋빛 한 해를 보낼 것으로 본다. 금리 상승기에 접어드는 시기라서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순이자마진(NIM)의 시장금리 민감도가 높은 만큼 단기적으로 시장금리 상승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8년 상반기 내부등급법 도입으로 보통주자본비율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어 내년에 6%대의 높은 성장을 기록할 것이다. 올해 배당성향은 19.3%로 전년 17.6% 대비 개선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이번 매각으로 '지배구조 개편'과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풀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부터 현대로보틱스를 지주사로 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금융회사 지분 소유가 금지돼 있어 하이투자증권을 매물로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