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그룹 산하의 미니(MINI)는 캐릭터가 뚜렷한 브랜드다. 작은 차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파워와 개성 넘치는 디자인,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전 세계에서 사랑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5년 처음 소개된 이후 미니에 빠져든 이들이 늘고 있다.
미니 브랜드가 놀라운 점은 끊임없이 새로운 타입의 모델이 등장해 신선함을 잃지 않는 데 있다. 3세대 미니는 올해 4월에 선보였고, 디젤 모델(쿠퍼 D)이 8월에 추가됐다. 이번에 소개하는 차가 바로 미니 쿠퍼 D 하이트림이다.
외관은 가솔린 모델 그대로다. 변화의 핵심은 3기통 116마력 디젤 터보 엔진이다. 새로운 엔진을 얹은 미니 쿠퍼 D는 가솔린 모델인 쿠퍼 S보다 25kg 가볍고, 쿠퍼보다는 35kg 무겁다. 쿠퍼와 마찬가지로 3기통 타입이지만 배기량은 3cc 줄어든 1496cc로 설계됐다.
비슷한 배기량의 가솔린 모델보다 무겁고 출력은 낮지만, 최대토크는 27.6kg·m로 가솔린 모델의 22.4kg·m보다 높다. 시동을 걸면 가솔린 엔진보다 약간 큰 공회전 음이 들리는데 예상보다 조용하다. 디젤 특유의 묵직한 느낌을 줄이기 위해 이 차는 1750rpm부터 최대토크가 나오도록 했다. 덕분에 가속 페달을 살짝 밟아도 매우 민첩한 반응을 보인다.
0→100km/h 가속 공식 데이터는 가솔린 모델(쿠퍼)이 7.8초, 디젤 모델(쿠퍼 D)이 9.2초로 꽤 차이를 보이지만 이는 데이터일 뿐이다. 실제 도로에서 두 대를 나란히 놓고 시속 100km까지의 가속을 비교할 일은 거의 없기 때문. 그보다는 실용영역에서의 반응이 얼마나 빠른가가 중요하다. 그 점에서 미니 쿠퍼 D는 충분히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이 차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연비다. 표시연비가 도심에서 17.3km/ℓ, 고속도로에서 22.7km/ℓ에 이른다. 동급 가솔린 모델이 도심 12.9km/ℓ, 고속도로 17.5km/ℓ인 점을 감안하면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국산차와 수입차(하이브리드 포함)를 통틀어 다섯 번째로 좋은 연비가 최대 강점이다.
이렇게 좋은 연비와 파워를 동시에 실현한 비결은 가변 터보차저와 2000바(bar)의 고압 커먼레일 직분사 시스템에 있다. 덕분에 이번 시승에서 연비에 연연하지 않고 달리면서도 리터당 15km를 넘겼다.
가솔린 모델인 쿠퍼(2990만원)와 디젤 모델인 쿠퍼 D(3240만원)의 기본 가격 차이는 250만원. 연간 주행거리가 2만km인 경우, 두 차의 연비 차이로 인한 연료비는 복합연비 기준으로 50여만원이다. 따라서 5년 정도면 가격 차이가 상쇄되는 셈이다. 고급 모델인 '하이 트림'은 가격 차이가 150만원이므로 상쇄되는 기간이 더 줄어든다.
미니 쿠퍼 D의 가장 큰 매력은 연비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장거리 주행이 많거나 디젤 특유의 주행감각을 좋아한다면 이 차가 어울릴 것이고, 소음에 민감하거나 좀 더 빠른 가속을 원하는 이는 가솔린 모델을 고르는 게 낫다.
물론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또 하나의 매력적인 모델인 미니 5도어가 최근 출시됐기 때문이다. 얼마 전 BMW 출입기자단 연례 시승회에서 잠시 만난 미니 5도어는 커진 차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민첩한 몸놀림을 보여줬다. 미니 5도어는 추후 시승차가 나오는 대로 상세하게 분석할 예정이다.
미니 쿠퍼 D
매력적인 아이템에 경제성을 더했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