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투자 끝판왕' 등장…미래에셋운용, 48개국 담은 '한국판 VT' 선봬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증시에 단 하나로 투자한다." 미국에 편중된 해외 투자 흐름을 대체할 수 있는 '한국판 VT'가 국내 증시에 상장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4일 상장하는 'TIGER 토탈월드스탁액티브 ETF'는 48개국, 1만 종목을 담은 국내 최초 글로벌 액티브 ETF다. 23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에서 기자간담회에서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해외 주식 투자에서 미국 비중이 90%를 넘는 국내 투자자에게 이제는 '세계 전체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단일 솔루션'을 제시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ETF는 미국 뱅가드의 대표 ETF '토탈월드스탁(VT)'와 동일한 비교지수인 'FTSE Global All Cap Index'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미국, 일본, 독일, 인도, 중국 등 선진국·신흥국을 포함한 48개국, 약 1만 개 이상의 주식으로 구성된다. 글로벌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98%를 포괄하며, 산업·지역별 분산 효과가 극대화된 지수다. 미래에셋 측은 이 ETF를 '한국판 VT'로 정의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오랫동안 미국의 S&P500, 나스닥100 ETF를 강조해왔다"며 "하지만 이제는 한국 증시처럼 미국을 넘어설 국가도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그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주식을 사야 한다고 말했던 '존 보글'의 철학처럼, 전 세계 자본시장에 마음 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ETF 구성 역시 고도화돼 있다. 총 1만27개 종목 가운데 선진국 대형주(679개), 중형주(1289개), 신흥국 대형주(1153개)는 개별 종목으로 직접 편입한다. 반면 거래비용이나 유동성 부담이 높은 신흥국 중형·소형주(3439개), 선진국 소형주(3467개)는 ETF를 통해 간접 편입한다. 수탁 비용을 줄이면서도 분산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한 설계다. 정의현 ETF운용본부장은 "이 상품은 액티브 ETF지만 실제로는 패시브에 가깝다"며 "지수와 유사하게 운용하면서도 실적이 나쁜 종목, 유동성 부족 종목은 제외할 수 있어 운용 효율성과 수익률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액티브 ETF는 기초지수를 70% 이상만 추종하면 되지만, 이 상품은 지수와의 괴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운용되며 매달 리벨런싱을 거친다. 정 본부장은 "액티브라고 해서 개별 종목 베팅이 핵심이 아니라, 글로벌 분산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리밸런싱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국가 비중은 미국이 62.34%로 가장 높고, 일본(5.88%), 영국(3.51%), 중국(3.12%), 캐나다(2.84%), 프랑스·독일(각 2.3%), 인도(2.25%), 대만(1.99%) 등이 뒤를 잇는다. 자산군별로는 대형주가 74%, 중형주가 17%, 소형주가 9% 비중이다. 선진국 89.9%, 신흥국 10.1%의 구성이다. ETF의 비교지수인 FTSE Global All Cap Index는 2002년 말부터 산출됐으며, 올해 6월 20일 기준 누적 수익률은 389.77%다. 올해 들어서도 5.18% 수익률을 기록해, 같은 기간 S&P500(1.47%)보다 높은 성과를 냈다. 미래에셋 측은 이 ETF를 장기투자자, 특히 연금계좌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으로 보고 있다. 정 본부장은 "IMF가 전망하는 세계 경제 성장률은 매년 3% 내외로 꾸준한 흐름을 보인다"며 "국가별 리스크에 흔들리지 않고 세계 전체 성장률을 추종하고자 하는 투자자에게 이 상품은 하나의 정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