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보다 3배 오른 증권株...이제는 정책 실행 뒷받침돼야
새 정부의 증시 부양 기대감에 질주하던 증권주가 하루만에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단기간 급등으로 과열 논란이 제기되던 가운데, 펀더멘털(기초체력)과의 괴리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조정 장세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0분 기준 KRX 증권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3% 급락한 1424.00를 기록 중이다. 올해 들어 전날까지 102.15% 상승했던 만큼 단기 급등에 따른 주가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KRX 증권 지수는 같은 기간 29.57% 상승했던 코스피 상승률을 약 3배 뛰어넘으면서 압도적인 상승세를 보여왔다. KRX 증권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종목들은 줄줄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번 주에도 지난 24일 키움증권과 한국금융지주, 유안타증권 등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 전날에도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새 정부의 증시 부양 기대감이 확대되면서 가장 큰 수혜주로 꼽혔던 증권주에 투심이 몰렸던 것으로 보여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코스피 5000'을 공약으로 제시했으며, 당선 이후 상법 개정안을 재발의하면서 증권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실제로 6월 들어 25일까지 국내 주식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4조9490억원으로 전월(약 18조9619억원) 대비 32% 증가하며 호조를 보였으며, 신용공여융자 및 예탁금 잔고도 전월 말 대비 각각 15.91%, 10.21%씩 상승했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 예탁금 잔고가 크게 증가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열기가 높아지고 있음이 방증된 것이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권업의 주가는 펀더멘털 외에도 정책 기대감으로 크게 상승하며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0.75배에서 거래 중"이라며 "자본 시장 선진화를 위한 각종 정책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2017년 종투사 제도 도입 당시 증권업의 PBR가 0.9배였음을 감안 시 추가적인 업사이드 존재한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 연구원은 "증권주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까지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책 실행력이 관건"이라며 "증권주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위해서는 '허니문 랠리'가 아니라 추세적인 증시 상승이 수반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증시 상승의 제반을 마련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도 "신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성 해소, 주식시장 상승, 거래대금 증가 등을 감안해도 매우 가파른 상승이었다"며 "당분간은 기대감의 진행 속도에 따라 주가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밸류에이션에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증권사들이 시장예상치를 16.2% 상회하는 호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합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4%로 지난해 대비 0.6%포인트 상승에 그쳤다는 것이다. 강 연구원은 "급등한 주가를 충분히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높아진 주가에 대한 타당성 확보가 가능한 ROE를 시현하고 있고, 거래대금 증가에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증권사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권유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종목으로는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