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밸류업지수의 문제점 드러나...투자자 실망감 확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배당 수익률과 배당 성향, 등이 고려되지 않는 등 밸류업 지수의 종목 선정에 있어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밸류업지수를 구성하는 100개 종목의 선정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계기가 타 금융시장 대비 국내 금융시장의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고, 이를 높이려는 방법의 하나로 주주환원이 꼽히면서 그동안 시장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주주환원에 초점을 둬왔다. 하지만 이번 밸류업 지수구성은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여부만 평가하면서 주주환원 정도는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는 밸류업지수 편입기준으로 시장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 5가지 요소를 고려했다고 했지만 사실상 시가총액, 주가순자산비율(PBR), ROE 등이 주요 판단기준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밸류업지수 100개 종목에는 주주 환원과 거리가 먼 종목들이 다수 포진했다. 특히 밸류업에 적극적인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KT 등은 이번 지수 구성에서 제외됐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삼성생명 등 의외로 굵직한 금융사가 제외됐다"며 "평가 기준에서 PBR이 전체, 혹은 산업군 내 50% 이내인 기업만 포함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PBR이 낮은 은행주는 배제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거래소가 내세운 기준에 미달한 SK하이닉스는 포함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2년과 2023년 합산 9209억원 영업손실로 '2년 합산 흑자'라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밸류업 지수에 들어갔다. 거래소는 편입 종목을 검토할 때 지수 안정성, 시장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으나 업계는 SK하이닉스 한 종목만을 위한 '특혜'라고 지적하고 있다. 홍콩계 투자은행 CLSA는 '밸류 다운?'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정성적인 이유로 SK하이닉스를 편입했다면,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등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예외를 무작위 방식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밸류업지수 발표에 실망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도 거세졌다. 외국인은 코리아 밸류업지수 발표 당일인 24일과 25일 이틀 동안 코스피에서 3773억원, 5701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밸류업 지수의 개선을 요구했다. 심종민 CLSA 연구원은 "밸류업지수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지수 구성에 투자자들의 피드백이 반영된 점이 보이지 않고 향후 출시될 ETF에도 자금 유입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