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삼성전자·하이닉스 등 100개 종목 포함
한국거래소가 24일 코리아 밸류업지수의 구성 종목으로 배당수익률이나 순자산 비율이 높은 은행·자동차 업종보다 정보기술(IT)과 산업재 업종에 비중을 더 높여 100개 종목을 발표했다. 시장에선 '코리아 밸류업 지수' 공개로 인한 지수 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국내 증시의 저평가 해소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인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공개했다. 밸류업지수는 기존 지수들과 달리 자본효율성, 주주가치 제고 성과 등 질적 지표가 반영했다. 30일부터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실시간 지수를 제공하고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지수선물을 11월 초 상장할 예정이다. 지수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포함해 포스코인터내셔널, HD현대일렉트릭, 셀트리온, 케어젠, 기아, F&F, 삼성화재, 고려아연, KT&G, 엔씨소프트, S-Oil 등이 포함됐다. 밸류업 계획을 조기에 공시한 기업 중에는 메리츠금융지주,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DB하이텍, 현대차 등이 편입됐다. 주요 평가 기준은 ▲시가총액 상위 400위 이내 기업 ▲최근 2년 연속 적자 또는 2년 합산 손익적자가 아닌 기업 ▲최근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 ▲주가순자산비율(PBR) 순위가 상위 50% 이내 기업 ▲위의 요건을 충족한 기업 중 '자본효율성 평가(산업군별 자기자본이익률(ROE))가 우수'한 기업 등이다. 이외에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미리 공시한 기업에 대해서는 수익성, 시총 등 최소 요건 충족 시 최우선으로 편입되는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선정 기준 검토를 하는 과정에서 어느 경우에나 객관적으로 적용 가능하고 시장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평가 지표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며 "이를 위해서 각계 의견 수렴 및 자문을 받았고, 시장 대표성, 수익성, 주주 환원, 시장 평가, 자본 효율성 등 최종적으로 5가지 평가 지표를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정 기준을 적용하는 경우 특정 산업군에 편중되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산업군별 상대평가를 적용해서 각 산업군 대표 기업들이 고르게 선정될 수 있도록 했다"며 "단계별 스크리닝 방식을 도입해서 한 가지 평가 지표만 우수한 기업보다는 각 평가 지표를 고르게 충족하는 우수 기업들이 선정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특히 거래소는 기업들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독려를 위해 밸류업 공시기업 및 표창기업에 대한 3단계 우대방안도 마련했다. 밸류업 계획을 조기 공시한 기업이 최소요건(수익성·시총·유동성)을 충족하면 최우선으로 특례편입(2년간 편입 유지)을 실시한다. 내년 6월 정기심사부터는 최소 편입 요건을 충족하는 '표창기업'에 대해 특례편입을 진행한다. 미편입기업 중 '공시 이행기업'에게는 지수편입상 인센티브(심사기준 완화)를 부여하고, 기편입종목 중 '공시 미이행기업'에게는 심사기준 강화 등 페널티를 부여한다. 2026년 6월 정기심사부터는 공시 이행기업 중심으로 지수도 구성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이번 밸류업 지수 발표를 시작으로 시장 의견과 수요를 반영한 후속 지수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정기변경은 매년 6월 선물만기일 다음 거래일에 연 1회 진행된다. 정 이사장은 "이번 밸류업 지수 발표를 계기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주주 간 정보 비대칭성인 문제가 해결돼서 우리 증시가 재평가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서 밸리 지수 발표 이후에도 기업 간담회 및 투자자 IR 개최, 공시 우수 사례 발굴 등을 통한 공시 참여 독려 등 밸류업 프로그램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노력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밸류업 지수 편입을 통한 자금 유입 효과 등으로 부진한 코스피의 상승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과거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밸류업 지수는 최근 5년간 43.5%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코스피 200(33.7%)과 KRX 300(34.3%)을 모두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1년간 밸류업 지수는 12.5%의 성과를 기록해 코스피 200(4.3%)과 KRX 300(4.9%) 대비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다만 밸류업 프로그램이 단기적인 주가 상승 및 증시 회복의 도구가 아니라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가 목표인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가 발표되고 해당 기업들로 수급이 몰리면서 주가 상승 기대감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수급 집중으로 인한 단기 주가 상승은 본질이 아니기에 원론적인 측면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