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 신궁' 기보배 2관왕 등극
서울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태어난 '88둥이'의 얼굴에는 긴장 대신 여유가 넘쳐 흘렀다. 그러나 5세트까지 피 말리는 접전이 이어지면서 웃음은 가셨고, 단 한 발로 승패를 가리는 슛 오프에서 상대의 화살이 과녁 중앙에서 멀리 떨어져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다시 특유의 환한 미소가 피어 올랐다. 한국 여자 양궁의 '보배' 기보배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 금메달까지 거머쥐면서 2관왕에 올랐다.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궁사의 2관왕 등극은 88년 김수녕, 92년 바르셀로나의 조윤정, 96년 애틀랜타의 김경욱, 2000년 시드니의 윤미진, 2004년 아테네의 박성현에 이어 6번째다. 기보배는 2일 영국 런던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멕시코의 아이다 로만을 맞아 숨 막히는 명승부를 펼쳤다. 1·3세트를 이기고 2세트를 비긴 뒤 4세트에서 세 발 모두 10점을 기록하며 우승에 성큼 다가섰지만, 5세트를 26-27로 내주면서 결국 슛 오프로 접어들었다. 먼저 쏜 기보배의 화살은 8점에 그쳐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내준 개인전 정상 탈환의 꿈은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긴장한 로만의 화살도 8점에 머물렀고, 같은 점수일 때 중앙까지의 거리가 더 가까운 쪽이 이기는 규정에 따라 기보배의 승리가 선언됐다. 금메달 수상 직후 기보배는 "개인전 우승은 생각 못했다. 같이 고생한 (이)성진 언니와 (최)현주 언니, 나만 메달 따서 미안하다"며 울먹였다. 앞서 이성진과 최현주는 8강과 16강에서 탈락했다. 올해 34세로 한국 유도의 '맏형'인 황희태는 100㎏ 동메달 결정전에서 네덜란드의 헨크 흐롤을 상대로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분투했으나 절반패를 당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편 한국 셔틀콕의 간판 이용대 - 정재성 조는 배드민턴 남자복식에서 준결승에 올랐다. 세계 랭킹 1위인 이용대-정재성 조는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복식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의 모하마드 아샨 - 보나 셉타노(인도네시아) 조를 2-0(21-12 21-16)으로 이겼다. 이로써 4일 세계 랭킹 3위인 덴마크의 마티아스 보에 - 카르스텐 모겐센 조와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투게 됐다. /조성준기자 wh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