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메달 장미란
'세대에게 영감을(Inspire a Generation)'
2012 런던올림픽이 내건 슬로건처럼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며 세대에게 영감을 준 아름다운 도전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 여자 역도의 간판 장미란의 뒷 모습은 세계인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6일 영국 런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75kg이상 급에 나선 장미란은 4년 전 베이징올림픽 때 기록(326kg)에 한참 못미치는 성적(인상·용상 합계 289kg)으로 4위에 머물렀다.
장미란은 2005·2006·2007·2009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하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하는 등 5년 동안 세계 여자역도 최중량급을 지배해왔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시대가 완전히 저물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부상 후유증과 신예들의 무서운 기세에 맞서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위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국민의 높은 기대 때문에 섣불리 올림픽 출전을 접을 수 없었다.
결국 런던올림픽에 올랐고 끝까지 자신의 페이스를 놓치지 않으며 관록의 힘을 보여줬다. 용상 3차 시기에서 170kg을 들지 못하고 경기를 마친 장미란은 손에 입을 맞춘 뒤 바벨을 어루만졌다. 그리고 무릎을 꿇은 채 두 손 모아 기도했다. 그동안 함께한 바벨을 떠나 보내는 조용한 작별의식이었다.
세계 챔피언 장미란도 결국 세월의 무게 앞에는 고개를 쑥여야 했지만, 살아 있는 전설의 마지막 도전과 아름다운 퇴장에 관중은 아낌 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플랫폼을 내려온 장미란은 박수가 채 끝나기 전에 눈물을 펑펑 쏟았고 "국민들에게 실망을 드렸을 까봐 염려된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부끄럽지 않다"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소설가 이외수, 개그우먼 송은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각계 유명인들과 일반인들은 SNS를 통해 장미란의 아름다운 퇴장에 뜨거운 격려를 보냈다.
한국 사이클의 맏형 조호성은 이번 대회에서 16년에 걸친 도전을 끝냈다.
2002 부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경륜 선수로 전환한 그는 수억원의 연봉을 버리고 다시 아마추어로 돌아와 올림픽을 향해 달렸다. 남자 옴니엄에서 11위로 대회를 마친 그는 사이클 불모지인 한국을 위해 끝까지 메달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앞서 남자 유도 100kg급에 출전한 황희태는 현역으로 출전하는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핏빛 투혼'을 보이며 "도전을 향한 의지만은 금메달"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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