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블록체인 지역화폐 노원(NW)' 도입…"행복공동체 만들 것"
서울 노원구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지역화폐 노원(NW)'을 개발해 다음달 본격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노원구는 2016년 9월 종이로 된 지역화폐를 도입했지만 활성화에 실패했다. 이후 4차 산업혁명 기술인 블록체인을 도입해 공공은 물론 민간부문까지 지역화폐를 도입하기로 했다. 노원 지역화폐의 기본 통화 단위인 노원(NW)은 '돈 없이도 살 수 있는 마을, NO-WON'의 줄임말이다. 개발은 블록체인 기술 전문기업인 글로스퍼가 맡았다. 노원(NW)은 개인과 단체가 노원구에서 자원봉사와 기부, 자원순환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때 창출된다. 1NW은 1원의 가치를 가진다. 노원구는 가치가 변동되는 기존 가상화폐와 달리 '1원'으로 가치를 묶어 안정화를 꾀했다. 사회적 가치별 지역화폐 환가액은 지난 해 11월 제정된 '노원구 지역화폐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적립된다. 자원봉사 시간의 NW 환가기준은 시간당 700노원이다. 미용과 수리 등 '품'은 1시간당 700노원, 물품거래는 판매액의 10%, 기부는 기부액의 10%다. 노원구는 이번에 도입한 지역화폐가 자원봉사와 기부, 자원순환 등의 사회적 가치를 개개인이 창출하고 확산할 것으로 내다본다. 회원 개인 당 최대 적립 가능액은 5만노원으로, 유효기간은 3년이다. 주민들은 자신이 가진 지역화폐로 물품을 사고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다른 회원에게 선물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원봉사와 기부로 3만NW을 적립한 홍길동 씨는 공공·민간 가맹점에서 정한 일정 사용 기준율에 따라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다. 결제는 QR코드가 탑재된 앱과 카드로 할 수 있다. 결재 시 기본 원칙은 앱 사용이다. 구는 스마트폰이 없거나 사용하기 어려워하는 주민을 위해 카드도 발행한다. 앱은 스마트폰의 스토어에서 '노원 지역화폐'를 검색해 설치하면 쓸 수 있다. NW의 특징은 전통시장 등에서만 쓸 수 있던 기존 지역화폐와 달리, 다양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노원구에 등록된 자원봉사자와 기부자는 약 17만명이다. 구는 지역화폐 NW이 자원봉사로 환산되는만큼, 잠재적 회원을 활용해 노원 이용 활성화를 장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구는 자원봉사 활동 시간에 따라 일반과 그린, 골드카드로 발급되던 '자원봉사 전자카드'를 NW에 통합할 예정이다. 구는 지난 해 말 기준으로 골드카드와 그린카드를 소지한 자원봉사자 1000여명에게 각 3만NW, 1만5000NW의 최초 적립액을 지급한다. 또한 올해 말까지 950개 이상 민간 가맹점을 발굴·확대할 계획이다. 노원구는 사업 활성화 단계로 접어드는 내년 회원 15만명 이상, 가맹점 1900개소 이상을 발굴할 계획이다. 구는 지역화폐에 대한 주민 교육과 홍보 강화에도 나섰다. 지난해 12월에는 '지역화폐 길라잡이' 36명이 19개 동 주민센터와 노원구 자원봉사센터를 찾아가 20회에 걸쳐 700명을 교육했다. 올해에는 소상공인회 회원과 시장상인 등을 찾아가 지역화폐 회원과 가맹점을 확보할 예정이다. 한편 구는 지역화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협의와 심의 기구인 '지역화폐 민·관협의회'를 구성했다. 협의회는 사회적 가치 환가, 가맹점의 지정·해지와 취소 등 지역화폐 사업에 관한 각종 안건을 심의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지역화폐 모니터링 용역'도 추진해, 타 지역화폐 운영사례와 비교 검토·분석한다. 사업의 적정성과 지역경제,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 사업성과와 문제점도 진단할 예정이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사회 불평등과 인간 소외현상, 물질만능주의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양산하고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위협을 지역화폐 활성화 운동이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구가 그동안 추진해 온 '마을이 학교다' '행복은 습관' 등 마을공동체 복원 운동이 지역화폐를 통해 결실을 맺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시장 가치로 반영되지 않는 자원 봉사나 기부, 자원 순환 등의 사회적 가치를 지역화폐로 환산하면 궁극적으로 사회적 가치의 통용을 통해 봉사, 기부가 확산되면서 행복공동체도 만들고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