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안전·성평등…세계가 인정한 '평창올림픽'
"2018 평창동계올림픽, 흠잡을 것 없는 게 흠." 캐나다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부르스 아서가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대해 내린 평이다. 평창올림픽 폐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외신들의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대회에 앞서 불거졌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평창이 증명해낸 것이다. 크리스토프 두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수석 국장은 지난 18일 브리핑을 통해 '평창올림픽은 잘 준비된 대회'라는 찬사를 표했다. 첨단 기술로 빚어낸 문화 강국의 면모는 개막식을 통해 전 세계인을 감화시켰고,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완성된 경기장도 빛을 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가장 안전한 올림픽'으로 꼽히는 평창에서는 올림픽의 고질적 화두였던 성평등 측면에서도 '역대 최고의 대회'로 평가 받고 있다. ◆언어 장벽도 허문 평창의 '기술 혁명' 첨단 기술을 앞세운 평창올림픽은 "사상 최대의 하이테크 올림픽"이란 평을 받고 있다. 개막식에서 선보인 드론 1218대의 퍼포먼스는 국내외의 찬사 속에 '명장면'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외신은 평창올림픽의 첨단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대회 안팎에서 선보이고 있는 가상현실, 초고속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자율주행 자동차 등 다양한 기술을 통해 한국은 '떠오르는 기술의 중심지'로 톡톡히 조명 받고 있다. 미국 CNN은 평창에서 활용되는 첨단 기술의 중심에 5G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과거 4G보다 빠른 속도로 생중계를 원활히 시청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통·번역 애플리케이션(앱)과 평창 곳곳에 배치된 로봇은 언어 장벽을 허물고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여기에 재미는 덤이다. 미국 CNBC는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보게 될 가장 쿨한 기술 혁명들'이란 기사를 통해 '지니톡', 로봇 등을 소개했다. '지니톡'은 한글과컴퓨터(한컴)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제공한 자동 통·번역 앱이다. 29개 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할 수 있으며 누구나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경기장 안팎에는 다양한 로봇이 활약 중이다. 4개 국어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공지능(AI) 로봇 '퓨로'를 비롯해 경기 정보와 메뉴 등을 빔을 쏴서 알려주는 '파티로봇' 등이 배치돼 있고, 평창과 강릉의 경기 장소 12곳은 자동운전 버스로 연결된다. 또한 경기 장면을 멈춘 뒤 360도로 돌리며 감상하는 '타임슬라이스 기능'(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하프파이프), 선수 헬멧에 달린 카메라로 1인칭 관점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싱크뷰'(봅슬레이) 등은 선수와 관중의 거리를 획기적으로 좁혀줌과 동시에 재미까지 더하고 있다. ◆시설·안전·성평등까지 '역대 최고' 지난해 10월 박은하 외교부 공공외교대사는 한국 주재 외교관 및 외국기업을 초청해 개최한 평창올림픽 설명회에서 "역사상 가장 안전한 올림픽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리고 이는 꽤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외신은 평창의 '안전'에 대해 가장 많은 호평을 내놓고 있다. 2014 소치 대회 때만 해도 중무장한 군인들이 경기장 안팎에 배치돼 있었지만 평창에선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USA투데이는 최근 평창올림픽 안팎의 치안 수준을 조명하는 기사를 통해 국제 대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무장 병력'을 보기 어렵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경찰, 군인, 정보기관 요원 등 잘 훈련된 62만5000명이 신형 무기로 무장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경기장 안팎에 설치된 CCTV, 엄격한 총기규제 등이 치안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전'에 이어 시설에도 만족감이 높다. 유로스포츠 등 외신들은 개막식 전부터 평창의 시설에 호평을 보냈다. 앞서 열린 2014 소치 대회, 2016 리우 대회의 열악한 환경과 극명히 비교되는 점이다. "성평등 측면에서 역대 최고의 대회"라는 평도 나왔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최근 "평창올림픽의 여성 선수 비율이 전체 참가 선수의 42%에 이르렀다"고 소개했다. 이는 역대 동계올림픽 중 최고 수치다. 또한 평창에서는 여자 선수 비율뿐만 아니라 여성이 출전하는 종목도 역대 동계올림픽 중 가장 많다. 르몽드는 평창올림픽이 올림픽 성평등을 향한 새로운 단계에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올림픽은 이제 사흘 뒤면 막을 내린다. 두비 IOC 수석 국장은 올림픽 중간평가에서 대다수의 경기 운여에 합격점을 내놓으며 "한국이 긴 시간, 열심히 올림픽을 준비한 결과"라고 극찬했다. 이제 남은 것은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