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스포츠결산②]'FA 100억원 시대' 연 KBO리그,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형우, KBO리그 35년 史 첫 '100억 원' 계약
치열한 '대어급' 선수 영입 경쟁 vs 얼어붙은 '베테랑 FA시장'
두산 니퍼트·메이저리그 이대호 거취에 주목
올해 프로야구 자유계약(FA)시장도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FA 신청 선수 15명 중 11명의 최종 행선지가 결정된 가운데, 해외 진출을 고심 중인 황재균을 제외하고 사실상 3명 만이 남았다. 최형우, 김광현 등 대어급 선수들부터 아직 거취를 정하지 못한 선수들, 국내 복귀설이 대두되는 이대호 등 유난히 뜨거웠던 올해 프로야구 FA 이슈를 확인해보자.
◆35년 만에 열린 'FA 100억 원 시대'
올해 KBO리그 FA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최형우다. 2016년 최고의 타자로 군림한 최형우(33)는 지난달 24일 KIA타이거즈와 계약 기간 4년에 계약금 40억 원, 연봉 15억 원 등 총액 100억 원에 계약을 맺고 삼성을 떠났다. 이는 역대 FA 최고액이자, KBO 리그 35년 역사에서 첫 기록이다. 올해 리그 '원탑'을 찍은 최형우이기에 100억 원이라는 최고액을 경신한 것도 어찌보면 당연했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최형우는 타격 3관왕, 동아스포츠대상 올해의 선수, 일구상 최고타자상 등을 독식하며 올해를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또 다른 대어급 선수 차우찬도 이적을 택했다. 그는 4년 총액 95억 원에 삼성 유니폼을 벗고 LG트윈스 행을 확정했다.
양현종과 김광현은 원 소속팀에 잔류한다. 양현종은 지난 20일 1년 계약 총액 22억5000만 원(계약금 7억5000만 원, 연봉 15억 원)에 KIA 잔류를 확정했고, 김광현은 4년 총액 85억 원에 SK와 재계약을 맺었다. 당초 해외 진출과 국내 잔류를 놓고 고심했던 양현종은 국내 잔류를 택했다. 양현종은 KIA와 금액을 놓고 이견을 빚었지만, 조율 끝에 1년 단기간 계약으로 합의를 맺었다. 이를 통해 1년 후 해외 진출, 타 구단 이적이 가능한 신분을 얻었다.
이 밖에도 준척급 선수 김재호가 4년 총액 50억 원, 이현승이 3년 27억 원에 원 소속팀 두산에 잔류하고, 나지완도 4년 40억 원에 KIA에 남기로 결정했다. 또한 이원석과 우규민은 4년 총액 65억 원에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얼어붙은 '베테랑 FA시장'…해답은 봉중근?
올해 FA시장은 유난히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사상 최고 계약액을 경신했지만, 지난 시즌 각 구단의 중추 역할을 짊어졌던 베테랑 FA시장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은퇴를 선언한 포수 용덕한과, 해외진출과 국내잔류를 놓고 고심 중인 황재균을 제외하고 계약을 마무리 한 선수는 봉중근뿐이다. 남은 선수는 이진영, 정성훈, 조영훈까지 총 3명이다.
야구계는 봉중근의 계약이 남은 3명에게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봉중근은 2년 15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봉중근이 올 시즌 19경기 1승 평균자책점 4.95로 다소 부진한 기록을 올렸던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나은 성적을 낸 나머지 3명의 계약금은 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영은 115경기 타율 0.332를 기록했고, 정성훈은 126경기 타율 0.322, 조영훈은 109경기 타율 0.335 5홈런 35타점 29득점을 기록했다.
◆FA시장 가장 주목 받은 구단 KIA-LG
이번 스토브리그 FA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인 구단은 바로 KIA다. KIA는 최대어 최형우를 역대 최초 100억 원에 데려오는 데 성공했고, '집토끼' 나지완을 잔류시켰다. 여기에 좌완 에이스 양현종의 계약까지 마무리하며 다음 시즌을 위한 전력을 탄탄히 다지게 됐다.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 선수들과 재계약에도 힘썼다. 헥터와 버나디나, 팻딘에 총 345만 달러(약 41억 원)을 투자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차우찬을 영입한 LG도 다음 시즌 대권을 노릴만한 전력으로 꼽힌다. 차우찬 영입으로 허프, 소사, 류제국, 차우찬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마운드를 구축하게 됐기 때문. 외국인 선수 허프, 소사, 히메네스 등과 일찌감치 재계약을 체결한데다, 베테랑 정성훈, 봉중근과도 협상을 이어가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니퍼트-이대호, 향후 거취는?
올 시즌 두산 베어스 통합 우승의 주역 더스틴 니퍼트와 메이저리그에서 올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팀을 찾고 있는 이대호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니퍼트는 올 시즌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로 두산의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여기에 다승왕, 평균자책점, 승률왕 등 3관왕을 거머쥐고 MVP까지 석권하며 명실상부 올해 최고의 선수임을 입증했다.
두산은 니퍼트를 꼭 잡겠다는 입장이다. 니퍼트 또한 두산 잔류를 희망하고 있다. 문제는 니퍼트의 몸값이다. 니퍼트는 올 시즌 120만 달러에 두산과 계약을 맺었다. 이는 지난 시즌보다 30만 달러 삭감된 연봉이다. 니퍼트는 올 시즌을 제대로 치른 만큼 연봉 삭감에 대한 보상을 원하고 있는 상황. 현재 구단과 니퍼트가 꾸준히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최종 계약은 해를 넘길 전망이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를 떠나 일본 혹은 국내 복귀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력한 행선지는 바로 일본이다. 일본 언론은 25일 이대호의 일본 복귀 가능성을 전망하며, 지바롯데와 소프트뱅크를 유력한 계약팀 후보로 꼽았다. 그러나 국내 복귀 가능성도 있다. 만약 국내로 돌아온다면 롯데로 복귀할 확률이 크다. 이미 한 차례 만남을 가진 적도 있다. 다만 당시 계약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