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中 소비자 한국 상품 부정 평가 3배↑… "브랜드 이원화 등 신마케팅 전략 필요해"
최근 5년간 중국 소비자의 한국 상품 구매 경험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중국 소비자의 한국 상품에 대한 부정 평가가 3배 높아졌다. 중국 소비자들의 변화된 소비 트렌드에 맞춘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는 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이후 중국 소비자 트렌드 설문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중국 주요 10대 도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상품 이미지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한 소비자는 54.5%, '보통'은 35.5%, '부정적'은 10%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조사때와 비교하면, 한국 상품 이미지에 대한 긍정 평가는 5%포인트 감소한 반면, 부정 평가는 6.6%포인트 증가했다. 부정 평가가 3년 사이 약 3배 증가한 것이다. 최근 5년 내 한국 상품 구매 경험도 2020년 78.7%에서 올해 43.1%로 크게 줄었다. 연령별로 20대(83.3%→41.2%)와 30대(84.8%→40.4%) 젊은층이, 지역별로는 상하이(87%→41.3%), 베이징(87%→40.2%) 등 주요 대도시 거주 소비자의 한국 상품 구매가 절반 이하 수준으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 소비자가 가장 많이 구매한 한국 상품은 ▲미용 제품(58%) ▲식품(55.5%) ▲의류(45.2%)로, 주요 소비재 품목 순위는 2020년과 비교해 바뀌지 않았으나 해당 주력 제품 구매 경험은 각각 2.1%포인트, 9.0%포인트, 0.8%포인트 줄었다. 반면, ▲영유아제품(29.2%) ▲주방용품(19.3%) ▲의료건강 제품(14.4%) 구입은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의료 및 건강제품 소비가 크게 증가했고, 코로나 봉쇄와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인해 자택 내 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추정된다. 중국 소비자들은 코로나19 이후 식품, 의료건강, 의류, 주방용품 구매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봉쇄로 인한 외출 감소로 인해 응답자의 42.5%는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한다고 했다. 상품 구매시 우선 고려하는 것으로는 품질(24.7%), 가성비(16.9%), 브랜드(16.2%) 순이었다. 특히, 20~40대 소비자는 브랜드를 중시하고, 50대 소비자는 가성비를 고려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코로나 기간 중 중국 소비 트렌드는 변화했지만, 중국에 진출한 한국 제품은 이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상품을 구매하지 않은 주요 원인으로 응답자들은 '상품 후기(35.9%)', '국가 이미지(34.6%)', '경쟁력 부족(33.6%)' 순으로 응답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한국 제품의 경쟁력 부족', '번거로운 A/S', '불합리한 가격'이라는 답변이 크게 늘었다. 한국 상품 대신 중국 상품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자는 58.2%에 달했고, 한국 상품을 대체할 국가로는 유럽(17.3%), 미국(14%), 일본(10.5%)이 꼽혔다. 무협은 중국 소비자의 트렌드 변화에 맞춰 우리 기업의 기존 주력 제품인 화장품, 식품 외에도 건강·의료·웰빙 제품과 유아용품, 주방용품 등 제품으로 다변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코로나로 양극화된 중국 소비자 공략을 위한 제품 브랜드, 가격 이원화 전략으로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더우인 등 쇼트 클립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플랫폼을 통한 구매가 급증하는 만큼, 티몰·타오바오·징둥 등 3대 플랫폼에 집중된 온라인 채널 다각화와 적극적인 상품 구매 후기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협은 중국 진출 기업의 제품 다변화와 현지화 마케팅을 위해선 정부와 유관기관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진출 유망 품목인 건강의료, 유아용품의 경우 대부분 시험인증 획득이 필요하므로, 인증 획득을 위한 정보 제공과 상담, 비용 등 지원이 필요하다. 또 인기 한국 제품을 모방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는 만큼, 정부 차원의 중국 내 지식재산권 보호 이슈 제기, 개별 기업의 법적 대응 지원도 있어야 한다. 신선영 무협 상하이지부장은 "최근 3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양국간 인적 교류가 급감함에 따라 중국 소비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위상이 급락했다"면서 "달라진 중국 시장에 준비된 기업과 상품을 우선 진출시켜 '코리아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준비가 부족한 기업에 대해서는 다양한 지원을 통해 경쟁력 있는 상품과 마케팅 플랜을 갖추게 한 후 중국 시장에 진출시키는 투 트랙(two-track)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한용수기자 hys@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