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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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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변의 기특한 칼럼] 특허분쟁, 소송 아닌 '협상'으로 윈윈

#. 국내 유명 면도기 회사 A는 4중날 면도기를 제조하여 미국에 수출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대형 면도기 회사인 B가 3중날 면도기에 대해서 이미 특허등록을 받아 놓고 판매를 하고 있었다. A회사는 미국에 수출할 당시 B회사의 3중날 면도기 특허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었지만, 특허분석 결과 특허침해 성립 여부가 불확실하므로 싸워볼 만하다고 판단해 수출을 강행했다. 그러나 B회사가 이내 특허침해 소송을 걸어왔고, 1심에서 특허침해로 판정이 돼 상당히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A회사는 역공격할 방법을 찾았으나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묘책을 생각해냈다. A회사는 국내에서 면도기를 만들기 전에 칼을 만들던 회사였기에 성능 좋은 칼날을 만드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고, A회사가 제조한 칼날을 면도기에 사용하면 면도기 성능이 훨씬 향상되었던 것이다. A회사는 B회사와 협상을 통해 3중날 면도기의 특허에 대해서 라이센스를 낮은 로열티에 제공해주면 성능 좋은 칼날을 제조하는 기술을 이전해 주겠다고 제안을 했고, B회사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특허분쟁이 종결되어 상호 윈윈하게 되었다. 특허권자의 특허에 무효사유가 있다면 무효소송을 제기하여 특허권을 소멸시킬 수 있다. 따라서 협상 과정에서 특허권자의 특허에 무효사유가 있다는 사실을 특허권자에게 증거를 통해 주지시킴으로써 특허권자로부터 무료로 실시허락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특허분쟁 발생시 특허의 유효성 판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특허권자와 라이센스 체결을 한다 하더라도 또 다른 제3의 특허권자로부터 침해금지나 손해배상청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사제품이 제3자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지에 대한 검토를 반드시 해야 한다. 제품의 일부 구성이라도 어떤 다른 특허를 침해하면 전체가 판매 중지될 수 있으므로, 문제가 된 특허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관련 특허를 고려해서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또 다른 특허를 침해할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는 라이센스를 체결하는 것을 포기하거나, 라이센스 계약 중에 라이센스가 손해를 입었을 때에는 라이센서가 보상한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넣어야 한다. 특허권자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라이센스를 받았을 때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이 얼마인지를 미리 계산을 해야 한다. 라이센스를 받지 않고 분쟁을 하는 경우에 필요한 비용과 비교를 해야 한다. 특허분쟁을 하는 것이 더 적은 비용이 드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경제적 이익이 전혀 없을 수도 있다. 따라서 라이센스를 받았을 때와 받지 않았을 때의 경제적 이익을 비교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2019-02-14 15:08:56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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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양승태 공범 권순일 탄핵해야" 탄핵추진 판사 10명 공개

정의당이 사법농단 관련 탄핵 소추안을 발의할 현직 판사 10명의 명단을 14일 공개했다. 이날 오전 상무위에서 명단을 확정한 정의당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순일 대법관 등 탄핵 대상자 이름과 직책을 공개했다. 명단에는 권 대법관 외에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임성근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김민수·박상언·정다주·시진국·문성호 전 행정처 심의관, 방창현 전 전주지법 부장판사 등이 포함됐다. 이규진 전 상임위원은 이달 말 임기를 마치기 때문에 탄핵이 어려울 전망이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권순일 대법관은 '일제 강제징용 소송지연 관여 및 해외 파견법관 청와대 거래 의혹, 통상임금 관련 문건 작성 지시, 국정원 대선개입 상고심 개입, 상고법원 반대 현직 법관 사찰 및 국제인권법연구회 불이익 시도' 등 그 혐의만 해도 매우 중대하다"며 "이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범죄에 공범으로 적시된 점에서 사법농단의 정점에 있었던 당사자인 권 대법관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여야의 협력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권순일 대법관이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라는 이유로 탄핵 명단 포함에 미온적인 입장으로 전해졌다. 판사 탄핵소추안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동의로 발의할 수 있다. 소추안에 국회의원 재적 과반이 찬성하면, 헌법재판소는 곧바로 탄핵심판 절차에 들어간다. 판사 파면은 대통령 탄핵과 마찬가지로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찬성하면 결정된다. 현재 총원 298명인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128석, 민주평화당 14석, 정의당 5석을 합치면 과반인 147석에 이른다.

2019-02-14 12:18:12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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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어디까지 왔나' 대한변협, 2018 인권보고대회 연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가 18일 오후 2시 회관 13층 대강당에서 '2018년도 인권보고대회'를 연다. 대한변협은 매년 국내 인권상황의 전반적 실태를 평가한 인권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또한 보고서 발간에 앞서 인권보고대회를 개최해 지난해 가장 중요한 인권 이슈를 평가하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변협은 이번 대회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과 '미투운동과 2018년 대한민국'을 주제로 토론할 예정이다.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을 다루는 첫 세션 좌장은 박종흔 변협 재무이사(변협 인권위원회 위원)가 맡는다. 발제는 양홍석 변협 사법인권소위원회 위원이, 토론은 최용근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와 박주현 변호사(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가 참여한다. 미투 운동을 주제로 한 둘째 세션은 김학자 변협 인권위원장이 좌장을 맡는다. 발제는 서혜진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가, 토론은 임은정 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청 부장검사와 김낙훈 다산저널 편집국장이 맡는다. 변협 관계자는 "이번 보고대회를 통해 사법부의 신뢰 회복과 법치주의의 확고한 뿌리내림을 위해 슬기로운 해법과 대안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9-02-14 11:13:26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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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성추행' 최호식 前 두마리치킨 회장 집행유예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최호식 전 호식이 두마리치킨 회장이 14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권희 부장판사는 이날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전 회장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 강의 80시간 수강도 명했다. 최 전 회장은 2017년 6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일식집에서 20대 여직원과 식사하다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로 같은해 11월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사건 당일 피해자 동의로 신체를 접촉했고, 업무상 위력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권 판사는 "피해자가 피고인의 손을 잡은 상황에서 걷다가 호텔에서 뛰쳐나와 택시를 탄 것 까지는 CCTV로 확인된다"며 "피해자는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인 반면, 피고인은 나이가 40세 가량 많다"고 지적했다. 권 판사는 당시 직원을 관리 감독할 권한을 가진 최 회장이 마련한 식사 자리를 피해 직원이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봤다. 그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상냥한 태도를 보이며 러브샷을 하자고 한 점은 신체 접촉을 동의할 근거로 볼 수 없다"며 "피고인의 행위를 명시적으로 거절하는 불의사 표시를 안했다고 해서 피해자가 피고인과 대등한 입장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피해자가 주변의 여러 여성을 보고 마지막에 용기를 내 뛰쳐나간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위력이 있었다고 판단해 유죄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피해자를 탓하며 본인의 책임을 회피했다"면서도 "동종 범죄 이력이 없고, 피해자 부모와 상의,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2019-02-14 10:57:31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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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종우 서울변회장 "與 법원 흔들기 그만…사법부는 법감정 살펴야"

법조계가 바람 앞의 등불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기소로 사법농단 재판이 본격화됐다. 여권은 김경수 경남지사의 유죄 판결 직후 재판부 흔들기에 나섰다. '유사직역(법무사, 변리사, 세무사, 공인노무사, 관세사, 공인중개사 등 6개 직역군)'과 일자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변호사 업계는 내우외환이다. 특히나 변론을 업으로 삼는만큼, 사법농단 사태에 팔짱을 낄 수도 없다. 지난달 제95대 서울지방변호사회장에 당선된 박종우 회장은 "판결도 법도 일도양단이 될 수 없다"며 "법원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국민 법감정에 다가서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메트로는 지난 12일 전국 변호사 회원의 약 74%를 대표하는 그의 생각을 서울변회에서 들어봤다. ―이번 선거에선 공익활동 관련 조항 삭제와 법률구조공단 구조 개선, 직역수호가 주요 과제로 부각됐다. "회칙 회규에서 회원들에게 부과하는 공익활동 보고의무, 공익활동 미이행 부담금 등 조항을 삭제하려 한다. 공익 의무 폐지는 아니다. 올해 9월에 예정된 정기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서울회 프로보노 지원센터는 각종 공익소송 실무 매뉴얼 강연회나 난민사건 법률 지원, 봉사활동이나 공익인권분야 연구활동 지원 대상 선정 등 자발적 활동 회원을 양성하려 한다. 가능하면 공익활동 전업 변호사를 전폭 지원해, 그 분들이 1~2년 뒤 해당 공익단체에 취업할 수 있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기획하고 있다. 회원들 의견을 모아야 한다. 법률구조공단의 문제는, 변호사 자격 없는 일반직원들이 법률상담을 한다는 점이다. 구조 대상자 범위도 너무 넓다. 관련법 개정과 변호사 채용 확대 등을 거쳐야 한다. 서울회 내부 의견 수렴, 공단 소속 변호사들과의 논의 등으로 구체적인 안을 만들겠다. 비변호사들의 법률사무 취급과 유사직역의 직역 침탈을 위한 법률 개정 시도 역시 문제다. 변호사법 위반 행위 감시와 고발 업무 전담 변호사를 채용할 예정이다. 현재 국회 상임위에 계류중인 10여개의 직역수호 관련 법안 진행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회 법제위원회 내에 직역수호 관련 법안 소위를 신설하겠다." ◆"형사성공보수는 노력의 대가" ―대법원은 2015년 형사성공보수 약정 무효 근거로 형사사법에 대한 국민 신뢰와 변호사 직업의 공익성을 들었다. 이를 되살리려는 근거는 무엇인가. "법원의 논리에는 변호사의 노력이 없다. 증인을 두고 검찰에 이어 반대신문을 하는 사람이 형사변호인이다. 유리한 정상에 대한 자료도 형사 변호인이 수집해 재판부에 제출한다. 당시 판결은 이런 노력을 아예 철저히 무시해, 형사소송 절차에 반하는 주장이다." ―형사성공보수를 되살리는 방법은. "변호사법에 특별규정을 둬 입법 해야 한다. 하지만 국회 통과 문제가 있다 보니 일각에선 '기획 소송'을 주장하기도 한다. 무효가 될 성공보수를 일부러 약정해 놓고, 향후 약정금 달라는 소송을 내 법원 판단을 받자는 이야기다. 이런 주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입법 활동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후보 시절 서울시장과 25개 구청장을 모두 만나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고 공약했다. 명분으로 내세운 법치 행정의 실현 방법과 규모는. "행정은 법률에 따라 집행해야 한다는 원칙이 법치행정이다. 여기서 행정은 중앙정부와 지자체, 각 대학 내 교육행정도 포함한다. 변호사들이 모든 행정 분야에서 법치행정 구현에 앞장서야 한다. 올해가 서울회 창립 112주년이다. 처음 100년간 변호사 8000여명이 배출됐는데, 최근 10여년간 8000명이 배출됐다. 이런 현실을 만든 국가가 변호사 채용을 대폭 늘려야 한다. 법원을 비롯한 공공기관이 많이 공감한다. 서울시와 각 구청 변호사 채용 확대는 일자리 문제 해결은 물론, 지자체 소송 비용에 따른 세금 낭비 예방책이기도 하다. 서울회는 지자체 사회공헌사업 등을 지원하면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방안을 고민하겠다. 현재 서울시에 변호사 자격이 있는 분이 50여명 되는 것으로 안다. 여기서 두 배 이상은 채용해야 하지 않을까." ―서울회 집행부는 대한변호사협회와 달리 선거 당일 등록한다. 캠프 인사 그대로 집행부가 되는 구조는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서울회는 대한변협과 달리 총회와 선거가 같은 날 열리기 때문에 신임 회장이 부회장, 상임이사, 이사를 선거 총회장에서 지명하고 약식으로 승인 받는다. 집행부 임원 선임이 졸속으로 진행될 수 있고, 선거 다음날부터 임기가 시작되니 인수인계 절차가 생략되는 문제가 있다. 변협과 서울회 선거를 비슷한 시기에 따로 하니 예산낭비는 물론, 회원들이 혼란스러워하는 문제도 있다. 이에 총회와 선거의 분리, 인수인계 기간 신설, 집행부 선임 절차와 임기 등 서울회 선거제도를 논의할 가칭 '선거제도 개선 특별위원회'를 상반기 출범할 예정이다." ―이찬희 회장 시절 만들어진 서울변회 통일법제특별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첫 연구 보고서를 냈다. 향후 남북 교류나 통일 시대를 대비한 연구를 계속 이어갈건가. "그렇다. 통일법제특위 뿐 아니라 북한 연구 변호사들의 커뮤니티도 있다. 철도라든지 경제 특구 진출 등이 쉽지 않겠지만, 북한은 포기 못할 시장이다. 우선 평양시 변호사회와의 교류 방법을 적극적으로 알아볼 생각이다. 상반기에 북한 관련 업무 하는 변호사들과 논의 일정이 잡혀 있다. 평양 변호사들과의 교류가 첫 목표다. 우리가 앞으로 북한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일단 그쪽 사람을 만나 봐야 알 수 있다." ◆"현행법 안에서 법감정 살펴야" ―사법농단 사태는 대한변협 압박 문건 등 변호사와 무관하지 않다. 법조계 신뢰 회복 조건과 서울변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법조계보다는 법원의 신뢰회복 문제로 볼 수 있다. 법원이 석고대죄 해봐야 국민에게 와닿지 않을 것이다. 방법은 재판인데, 선고와 그 이유를 다룰 때 법의 테두리 안에서 국민 법 감정에 다가서야 한다. 판결도 법도 일도양단은 아니다. 법원은 피고인과 재판 당사자, 변호사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선배들은 법조계가 위기일수록 변호사 단체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다만 변호사 단체가 정치적 발언을 하거나 행동하는 건 부적절하다. 대내적으로는 회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서울중앙지법을 비롯한 각 법원, 검찰청과 자주 소통해야 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재직 당시 우리가 법의날 행사에 초대해도 안 오는 등 소통이 안됐다. 이제는 판사, 검사, 변호사들이 서로 하고 싶었던 말을 편하게 주고 받으며 상대방을 이해해야 한다." ―민주당이 김경수 경남지사의 유죄 판결을 두고 사법부 비난에 열을 올렸다. 입법부가, 특히 여당이 판사 조리돌림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세련되지 못한 여당의 반응에 굉장히 실망했다. 아무리 표를 먹고 사는 분들이라지만, 최소한 변호사 자격이 있는 국회의원이라면 세련되지 못한 발언으로 비난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표를 의식해 지지자 결집을 위한 행위로밖에 안 보인다. 다만 판결문을 검증하는 자리라면 얼마든지 마련 할 수 있다고 본다."

2019-02-13 17:56:45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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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지킴이에 "비비고 싶다"…법적 대응

'위안부' 소녀상 지킴이를 성희롱한 가해자에게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이 13일 밝혔다. 이날 공동행동에 따르면, 한 소녀상 지킴이는 지난 1일과 10일 카카오톡에서 '주OO'이라는 계정으로부터 악성 성희롱 메시지와 사진을 전송받았다. 지난해 10월 꽃 사진을 보내며 피해자를 격려하던 주OO은 지난 1일 "니 OO다 내 OO를 비비고 싶다"는 글을 보냈다. 10일에는 여성 속옷 사진을 전송했다. 피해자는 이날 1140일째 소녀상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대학생이다. 공동행동 관계자는 "많은 국민이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에 대한 애도와 함께 아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현실에 분노하고 있다"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완전해결을 외치며 오늘로 1140일째 소녀상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대학생지킴이들을 향한 악질범죄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제국주의 군대가 국가제도적으로 저지른 전시성폭력 범죄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중인 소녀상 지킴이들에 대한 신변위협과 악질 성희롱 범죄는 다시는 당신과 같은 아픔을 겪지 않기를 바라며 평생을 싸워온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소녀상지킴이들은 반복해서 벌어진 이번 사안을 좌시하지 않고 법적으로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19-02-13 13:14:24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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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협, 유엔 인권조약기구 제도 활용방안 모색한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는 15일 오후 2시 회관 14층 대강당에서 '유엔 인권조약기구 제도의 현황과 활용방안 심포지엄'을 연다. (사)유엔인권정책센터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심포지엄은 시민사회와 국가인권기구가 유엔 조약기구 관련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올해 예정된 한국의 인권조약기구 심의(아동권리협약,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와 유엔총회 2014년 조약기구강화에 관한 결의안(A/RES/68/268)에서 조약기구와 비준국에게 적용을 권장한 약식보고절차 등을 다룬다. 심포지엄은 유엔총회 결의안의 배경과 내용, 새로 도입된 약식보고 절차를 소개한다. 이번 회기 자유권위원회에서 진행될 대한민국에 대한 보고전 질의목록의 의미와 참여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전체 사회는 김학자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이, 좌장은 이광수 대한변협 인권위원회 위원이 맡는다. 제1세션은 유엔총회 조약기구강화 결의안과 영향, 앞으로의 전망을 주제로 정진성 유엔 인권정책센터 공동대표(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위원)가 발제한다. 신희선 외교부 인권사회과 과장, 권오용 대한변협 국제인권특별위원회 위원이 토론한다. 제2세션은 약식보고절차와 보고전 질의목록작성에 관해 신혜수 유엔인권정책센터 이사장(유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위원회 위원-위원장 대리)이 발제한다. 토론자로는 이동우 국가인권위원회 국제인권과 사무관, 김태석 대한변협 국제인권특별위원회 위원이 참여한다. 마지막 제3세션은 황필규 대한변협 국제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자유권위원회의 보고전 질의목록작성 과정에 관한 참여전략 등을 발제한다. 이후 종합 토론이 이어진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시민사회단체가 유엔 활동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인권상황에 대해 국제 사회에 목소리를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9-02-13 12:52:51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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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구속기소 다음날 김명수 "법관 추가징계 검토"

김명수 대법원장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기소와 관련해 12일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사법농단 관련 추가 징계 검토를 예고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수사결과 발표에 즈음하여 국민과 법원 가족 여러분께 올리는 말씀'을 통해 "사법부를 대표하여 다시 한 번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검찰의 최종 수사결과를 확인한 다음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징계청구와 재판업무배제의 범위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사법부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자평도 이어갔다. 그는 "사법부 자체조사 및 검찰 수사 협조에 이르기까지, 항상 국민 여러분께 사법부의 민낯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준엄한 평가를 피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면서도 "다만, 재판은 오로지 해당 법관이 독립하여 심판하여야 하므로, 수사 협조는 사법행정의 영역에 한정되는 것임도 명백히 밝혔고, 단 한 번도 일선 법원의 재판 진행과 결과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사법부 신뢰 회복과 법관의 독립을 위한 노력이었다는 설명이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재판이 사법부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일을 경계했다. 그는 "기존 사법행정권자들에 대한 공소제기와 재판이 사법부의 모든 판결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저는 대법원장으로서, 우리나라의 모든 판사들이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사법농단의 원인으로 지적된 사법 관료 문제 해결 의지도 재차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법원 내부를 향해 "유사한 과오가 재발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관료적이고 폐쇄적인 사법제도와 문화를 개선하고 법관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구조적인 개혁을 이루어내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지난해 국회에 ▲고등법원 부장판사 제도의 폐지 및 합의부의 대등한 운영 ▲윤리감사관 개방직화 및 사법행정 전문인력화 ▲일선 법관과 외부 인사가 함께 참여하는 사법행정회의 설치 및 법원행정처 폐지 관련 법률안을 제출한 점도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개혁 방안이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하여 법제화되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국회와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법원 가족 여러분도 법원 내외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존중하면서 서로를 격려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독려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법부가 진정으로 투명하고 건강한 본연의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믿음을 통하여, 전국의 법원 가족 여러분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화합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갈망한다"고 덧붙였다.

2019-02-12 11:35:15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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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배' 양승태 구속기소…사법농단 4인 줄줄이 법정에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이 1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기소로 본 게임에 접어들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 등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구속기소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법관인사 불이익 조치 관련 직권남용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지난해 6월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지 8개월만이다. 이날 검찰이 밝힌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사실은 47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직권남용 혐의만 41개를 차지한다. 그는 이밖에 ▲공무상비밀누설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직무유기 ▲위계공무집행방해 ▲공전자기록위작 및 행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도 적용됐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부터 6년간 박·고 전 처장과 임 전 차장 등에게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청와대와의 '재판거래' 등 반헌법적 구상을 보고받고 승인하거나 직접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재판 거래를 위해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처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상고심 ▲통합진보당 행정소송에 개입하고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 수집 등에 나섰다고 본다. ◆재판을 '상고법원' 거래 수단으로 검찰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2013년 9월~11월 법원행정처 심의관에게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의 재판 지연 방안 등 시나리오 검토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박병대 전 처장이 개입하기 시작한 2014년 11월에는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회의 자료가 포함된 문건 작성 지시가 있었다고 본다. 12월에는 청와대·외교부의 청구기각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국가기관 등 참고인 의견제출 도입'을 지시하고 전범기업 측 변호사, 주심 대법관 등과 외교부 의견서의 재판부 제출 방법을 사전 조율했다는 판단이다. 이후 양 전 대법원장은 2015년 3월~7월 심의관에게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청와대 설득에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문건 작성을 지시했다고 검찰은 본다. 임종헌 전 차장의 공모관계는 이 시점에 성립된다는 판단이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처장은 같은해 7월 심의관에게 법관 재외공관 파견 확대를 위한 외교부 설득에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을 활용하는 방안을 수립하도록 지시했다. 임 전 차장은 양 전 대법원장과 함께 2015년 5월~11월, 2016년 9월 재상고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청와대·외교부 등 의견을 적극 반영해 심리한다는 계획과 심증을 전범기업 측 변호사와 외교부에 제공한 혐의도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처분 사건에도 청와대의 불만사항을 반영하려 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처장이 2014년 12월 법원행정처 심의관에게 고용노동부 장관의 효력정지 재항고 신청을 인용하고, 반대급부로 상고법원 도입 등 청와대 협조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문건 작성을 지시했다고 본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상고심 개입 역시 청와대의 상고법원 도입 협조를 목적으로 진행됐다는 판단이다. 박 전 처장은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한 서기호 전 정의당 의원의 판사 재임용 소송 패소를 담당 재판장에게 요구한 혐의도 있다. 헌법재판소의 위상을 떨어뜨리기 위한 부당 지시도 있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파견 부장판사에게 헌재 심리 사건과 헌재 소장, 재판관 동향 등 325건을 수집·보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병대, 고영한 전 처장 역시 같은 혐의를 받는다. ◆비판하면 인사보복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법관 역시 표적이었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처장, 임 전 차장은 2013년~2017년 정기인사에서 인사심의관에게 사법행정에 비판적이거나 부담을 준 판사들을 물의 야기 법관에 포함시켜 문책성 인사조치를 검토하거나, 부정적 인사정보를 소속 법원장에게 통보하는 내용의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물의 야기 법관에 포함된 판사는 같은 기간 총 31명이다. 국제인권법연구회, 인사모 활동 저지를 위해 지원을 끊거나 인사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한 문건 작성 지시도 있었다. 변호사 압박도 있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처장은 2014년 8월~2015년 4월 상고법원 도입을 반대하는 대한변호사협회를 압박하기 위해, 산하 법률구조재단 지원과 광고 게재 축소 등을 추진·시행했다고 결론 냈다. 정운호 게이트 수사 확대를 막기 위한 검찰총장 압박 방안 마련 등 부당한 조직 보호도 있었다고 검찰은 본다. 양 전 대법원장과 고 전 처장은 2016년 5월~9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에게 법관 청탁 관련 구체적인 진술이 포함된 153쪽 분량의 수사보고서 사본을 입수해 보고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임 전 차장도 2016년 6월 비리 수사 가능성이 있는 '현직 부장판사 7명의 가족명단과 가족의 생년월일' 정보를 빼내 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들에게 전달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가 있다. 공보관실 운영비 불법 집행 혐의도 있다. 검찰 수사 결과,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처장은 2014년 8월~2015년 2월 각급 법원에 공보관실을 운영할 것처럼 예산을 허위 신청해 편성받은 공보관실 운영비 3억5000만원을 전액 현금으로 인출해 임의로 법원장,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에게 대법원장 격려금으로 지급(국고 등 손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처장은 2011년 11월~2016년 2월 고등학교 후배의 형사사건 청탁을 받고 19회에 걸쳐 사건 진행 상황과 재판연구관 검토 보고서 등 형사사법정보를 무단 열람한 혐의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법과 상식에 부합하는 선고가 나올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향후 관련 전현직 법관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대법원에 비위 사실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9-02-11 14:52:01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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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국민이 직접 교도소 점검" 3월부터 국민참여 조직진단

법무부가 3월부터 두 달간 일반인이 직접 교도소를 점검하는 '국민참여 조직진단'을 실시한다. 국민참여 조직진단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행정서비스의 조건을 함께 논의하고, 국민의 시각에서 정부조직·인력 운영과 업무처리 절차 등을 재점검하는 방식이다. 법무부는 영화와 드라마 등으로만 접할 수 있던 교정시설(교도소·구치소)을 국민참여단이 직접 살펴보고, 현장 교도관과의 대화와 토론으로 재범방지정책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중점 진단분야 는 재범 위험이 높은 범죄자를 선별하고 치료·재활하는 분류센터, 분류심사과와 심리치료과 등 재범방지정책 담당 부서다. 국민참여단은 연령·성별·직업·거주지와 관계없이 범죄자 재범방지업무에 관심이 있는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11일~24일 법무부와 교정본부 누리집과 페이스북 등에서 신청할 수 있다. 이번 국민참여 조직진단은 사전워크숍(1회), 현장진단(2회), 집중토론(1회), 결과보고회(1회) 등 전 과정에 국민이 직접 참여한다. 법무부는 현장진단과 집중토론으로 국민이 제안한 사항은 결과보고회에서 공유해 제도개선에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법무부는 특히 이번 진단에 참여한 국민들이 1963년 준공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안양교도소부터 2017년 신축된 서울동부구치소까지 교정시설의 과거와 현재를 한 눈에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이번 기회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의 목소리가 반영된 실효성 있는 재범방지정책으로 범죄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19-02-11 13:44:55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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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사람들] 이통일 목사 "함께 사는 탈북 청소년, '꿈꾸는 방식'에 도움됐으면"

오늘 아침도 전쟁이다. 서울 강북구 삼양동 다세대 주택. 새벽기도를 마친 목사 부부가 아래층을 향한다. 기상시간은 7시. 남자 아이들은 이통일 예수누리교회 목사가, 여학생은 아내 장남일 씨가 깨운다. 지난해 6월부터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한꿈학교' 기숙사 사감을 맡고 있는 이통일 목사는지난 7일 도봉구 아크인터내셔널 카페에서 "10대 청소년들과 생활하다보니 잔소리가 끊이지 않는다"며 미소 지었다. ◆욕망 좇다 탈북자 선교의 길로 한때 욕망의 산을 오르다 고꾸라진 그는 신앙의 길을 밟고 소명의식을 갖게 됐다. 10년간의 언론인 생활을 끝낸 이통일 기자는 2000년 벤처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3년 뒤 회사 문을 닫아야 했다. "중소기업 경영자가 목숨 끊는 이유를 알게 됐어요. 배신감과 자책이 정점에 이를 때, 미국에서 선교사 친구가 연락하더군요. 기도하다가 저의 위기를 느꼈다면서요." 이 목사는 그해 '두란노아버지학교 운동본부'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하며 이곳 월간지 편집장도 맡게 됐다. "2008년 탈북자 사역 하시는 분을 인터뷰 하면서, 북한 동포들이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억압된 삶을 사는지 알게 됐습니다. 이후 2010년 신학대학원에 입학하면서 통일 사역에 대한 소명을 확인했지요. 통일 선교 사역 단체들과 협력하고 다양한 탈북민들을 만나며 복음통일 선교사로 살고 있습니다." 아내 장남일 씨도 2012년 원두커피 회사 아크인터내셔널을 세우고 탈북자 선교를 돕고 있다. 이 목사와 한꿈학교의 인연은 2014년 시작됐다. 가을 바람이 불자, 당시 교감이던 최주을 씨가 찾아와 도와달라고 했다. "어려운 상황을 듣고 그날로 학교를 찾아갔습니다. 상가 건물 지하, 곰팡이 피어난 천장 아래 공부하는 아이들 모습을 보고 어떤 식으로든 돕기로 했습니다." 이때부터 2년간의 정기 후원이 이어졌다. 다시 2년 뒤, 이번에는 기숙사 사감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왔다. 김두연 교장은 다른 목사가 7년간 맡아오던 사감직을 이어달라고 했다. 이 목사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한꿈학교 기도회에 다녀온 아내 장씨도 기숙사로 향했다. ◆탈북 청소년 '꿈꾸는 방식' 도움 필요 현재 13세대가 사는 다세대주택은 학생 기숙사로 6세대가 쓰인다. 한꿈학교 교사 2명, 남학생 8명, 여학생 6명, 사감 부부가 각 호실과 방을 나눠 쓴다. 학생 나이는 12살~19살로 다양하다. 학생도 이통일 목사도 탐색전과 전면전을 거치며 서로를 알아갔다. "처음에는 정말 부드럽게 잘 해주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질서 없는 생활과 희박한 시간개념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제대로 된 가정 경험이 부족한 탓이지요. 세 살 버릇 여든 가기 때문에, 아이들이 인생의 한 지점에서 스스로 깨닫는 때가 어서 오길 바라며 기도합니다." 눈치를 보던 아이들은 시간이 흐르자 규율을 어기기 시작했다. "사감 된 지 한 달도 안 된 때였어요. 일요일 오후 9시는 모두 기숙사에 들어왔는지 확인하는 시간인데, 사내 아이 셋이 없어요. 친구 생일이라며 자정이 넘도록 안 오더니 거기서 자고 학교에 간다는 거예요. 그 길로 경기도 포천으로 찾아가 모두 차에 태워 왔습니다. 그때부터 애들이 '이 사람은 이게 안 통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 모양이예요(웃음)." 이 같은 생활이 가능한 이유를 묻자, 작은 한숨이 나온다. "저희는 육신으로 낳은 자녀가 없습니다. 저는 과거 기자 생활 할 때 음주가무가 심했고, 외국도 돌아다녔죠. 언제나 아내를 외롭게 했어요. 이후 회개하고 선교지 돌아다니며 교회도 개척하는 동안 기회가 없었습니다. 다만 선교지에서 만난 멕시코 인디오 아이들이 함께 사는 동안 엄마, 아빠로 불러주어 행복했지요." 지금 사는 대가족은 미래 한반도의 축소판이다. 탈북 청소년이 겪는 불안감과 불완전한 현실 인식, 이들에 대한 한국인의 편견은 시급하고 어려운 과제다. 현재 북한에서 온 학생은 2~3명으로, 나머지는 탈북한 부모가 중국에서 낳은 아이들이다. 이들은 치열한 일과를 보내는 한국의 10대와 달리, 시간 관리와 정리정돈 습관이 부족한데다 한국어도 서투르다고 한다. "한국말을 잘 못하니 공부는 물론 한국사회도 막연히 두려워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정체성을 중국인으로 인식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숙사에서는 자기 정체성을 찾도록 돕고 한국에서의 생활 규칙을 익히게 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한꿈학교에서는 한국어는 물론 학습 능력 향상에 집중하며 개인별 상담을 진행합니다." 꿈을 꾸는 방식이 나이에 맞지 않는 점도 걱정이다. "누구나 어린시절 대통령이나 스타를 꿈꾸다가, 청소년기에 현실세계와 자신의 개연성을 구체적으로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한국말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노력 없이 '한국 학교 대충 다니다 미국 대학 가서 의사가 된다'는 식으로 허황된 생각을 하곤 합니다." ◆편견 없애고 함께 살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한국 사회, 특히 어른들이 가진 편견이 걱정이다. "처음 저는 아이들이 일방적인 도움이 필요한 대상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대단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가 아님을 알게 돼요. 돕고 싶다는 마음은 열망일 뿐, 아이들이 가진 그 허황된 생각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누가 그렇게 태어나고 싶었겠어요. 이미 어려운 환경에서 습관이 잘못 들었는데. 그대로 바라보되, 억지로 바꾸지 않고 나름의 삶을 찾을 수 있도록 여러 선택지를 보여주는 역할만 할 수 있을 뿐이죠. 아직 담배를 끊지 못한 아이들이 있는데, 지금부터 술 담배 하면 10년 뒤 원하는 꿈을 이루기 어렵다고 알려줍니다. 과거 저의 사례를 날것 그대로 이야기해줘요." 당초 이통일 목사는 사감직을 지난해 임시로 맡으려 했다. 하지만 학교는 이 목사 부부가 계속 있어주기를 바라는 눈치다. "소명으로 부름의 길을 가는 사람은 (인생이) 자기 계획으로만 되지 않아요. 하나님이 허락한 시간이 언제까지일까 생각하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삶을 인도하는 분이 '여기까지, 이때까지 하라' 신호를 주면 그때까지 해야겠죠." 잠시 턱을 당기던 그는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그게 몇 년이 될 지, 평생이 될 지 알 수가 없어요."

2019-02-10 14:57:46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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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강화에 산다는 것

강화에 산다고 하면 다들 배산임수에 별장 같은 집에서 유유자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그만 텃밭을 일구며 큰 개와 함께 뛰노는 상상을 한다. 열이면 열 모두 그렇다. 애석하게도 내 현실은 다르다. 난방비가 무서워 도시가스가 들어오는 아파트에 산다. 텃밭은커녕 제대로 된 화분 하나 없다. 큰 개를 키우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매일이 분주하기에 개를 위해 그러지 못한다. 고독사하는 개가 없을 리 없다. 이곳은 생활편의시설도 열악하다. 그 흔한 '이마트'하나 보기 힘들다. 금융은 '농협'이, 식자재유통은 '하나로마트'가 꽉 잡고 있다. 논밭 옆 '수협'이라는 괴이한 풍경도 여기의 특징이다. 할인매장은 '꼬끼오'가 터줏대감이다. 상호가 왜 저런지는 나도 모른다. 그러나 강화가 유독 닭과 친하다는 건 배달 앱만 열어봐도 알 수 있다. 거의 통닭의 무대다. 온갖 닭이란 닭은 시리즈로 다 있다. 이처럼 서울에 살던 시절 대비 강화의 삶은 생경하고 불편한 것투성이다. 그럼에도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자연' 때문이다. 아침저녁으로 들리는 온갖 새소리는 도시의 인공적인 소리들과 차원이 다르다. 도시에선 자취를 감춘 반딧불이도 간간이 눈에 띌 만큼 청정하다. 천연기념물인 강화갯벌 및 저어새번식지를 포함해, 읍에서 10분만 벗어나도 이곳이 과연 서울 근교인가 싶을 만큼 고은 자태의 산과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문화적 맥락과 전통을 엿볼 수 있는 보물까지 풍부하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전등사엔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고 전해지는 삼랑성과 대웅전, 약사전, 범종과 같은 국가지정문화재가 수두룩하다.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을 물리친 역사적 현장이기도 한 전등사는 조선시대 250년간 조선왕조실록과 왕실문서를 보관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국보인 팔만대장경을 판각한 곳도 전등사다. 강화엔 우리나라 고인돌 가운데 가장 큰 것 중 하나인 부근리 고인돌을 비롯해, 전통 조선 한옥 구조물에 서양 기독교식 건축양식이 혼합된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세워진지 60년이 넘은 천주교 강화성당, 고려사 및 신동국여지승람에 단군이 천제를 올리던 곳이라 전해지는 마니산 참성단 등 역사 깊은 문화재와 유적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미술공간도 꽤 된다. 강화읍 소재 '강화미술관'은 미술인들의 사랑방이다. 특이하게도 전등사는 2008년부터 정족산 사고에서 현대미술작가전을 열고 있다. 전원 유광상 작가의 '전원미술관'이나 천자문을 상설 전시하는 '심은미술관', 국내외 주요 작가들을 망라한 전시로 명성이 자자한 '해든뮤지엄' 등도 강화의 예술적 터전이다. 이중 2013년 개관한 '해든뮤지엄'은 웬만한 미술관 부럽지 않은 수준을 자랑한다. 숲 속에 위치해 특유의 고요함이 있는데다, 전시 내용도 좋아 미술 좀 안다는 이들은 반드시 거쳐 가는 곳이다. 넉넉한 하드웨어 못지않게 강화에는 상당수의 미술인이 거주한다. 어림잡아 100여명 이상은 된다. 대부분 작업에 매진하기 위해 복잡한 도시를 떠나 호젓한 곳에 터를 잡은 이들이다. 때문에 왕래는 드물지만 동일한 미술계 사람들이 한 지역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왠지 든든한 기분을 갖게 한다. 이와 같이 강화엔 숨겨진 문화예술이 많다. 하지만 강화를 매력적이게 만드는 문화예술적 배경 역시 자연이다. 과거 모네나 밀레, 추사가 그러했듯 예술가들은 그 천혜의 자연 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곡을 짓고 노래를 부른다. 나도 덩달아 쓰고 따라 부른다. 강화에 살면 절로 그리된다. 인간과 자연이 서로의 한 부분이 되고, 만물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삶, 그 맛에 강화에 산다. ■ 홍경한(미술평론가)

2019-02-10 14:16:15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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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133) 리더십이란

요즘 리더십이라는 단어는 일상에서 흔하다 못해 간혹 식상하기까지 하다. 많은 사람들이 리더십에 대한 얘기를 하고, 리더십에 대한 강연도 많다. 필자 역시도 리더십을 주제로 한 강연을 지자체와 기업체 등에 자주 다니고 있다. 우리나라의 문화와 정서는 모든 것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곧 유행을 만들지만 시간이 지나보면 수박 겉핥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작금의 대한민국에서는 내가 아는 것을 대부분 남도 알고 있고, 남들이 아는 것은 대부분 나도 알고 있다. 다만 그 깊이와 본질에 대한 고뇌와 고민은 없고, 인터넷 등을 통한 보편적인 말들과 지식이 전부라는 게 적잖이 문제이다. 계란지단 같은 지식이라고나 할까. 모든 것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과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리더십을 가지고 얘기를 해보자. 필자가 아는 리더십이란 명령이 아니라 권유이고, 전달이 아니라 동참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누구나 망설이는 일을 내가 먼저 도전해보고 그 성패를 경험하면서 타인에게 그 노하우를 전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려워하고 꺼려하는 일을 내가 먼저 해보는 것이고 목적과 방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말이 싶지 그 리더십을 지닌다는 게 왜 힘이 들까. 이유는 간단하다. 모르면서 아는 척 하려니 힘들고, 아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주려니 힘든 것이다. 본인도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마치 해봤던 것처럼 포장하려니 힘들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내가 먼저 도전하는 것 자체가 두렵기 때문이다. 석사나 박사 논문을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모르면서 잘 쓰려니 어려운 것이다. 공부는 안하면서 그럴싸한 논문을 작성한다는 게 사실 얼마나 어렵겠는가. 차라리 충분히 공부하고 아는 것을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하지 않겠는가. 안전한 길만을 선택하려는 게 인간의 본능이기도 하다. 검증된 것만을 선택하려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다. 간혹 자신이 먼저 해보지 못한 것들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보며 성공하면 그를 영웅시하고 실패하면 비난하고 손가락질 하는 것이 우리 인간이다. 과거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대중들에게 무언가 부정적인 이미지가 오랜 세월 강했다. 필자도 정치학과를 다녔기 때문에 대학시절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대해 수업도 듣고 책도 많이 읽고 고민을 했던 적이 있다. 당시에 필자에게도 마키아벨리는 긍정보다는 뭔가 부정의 아이콘으로 다가왔다. 이제 중년이 되어서 최근 마키아벨리에 관한 책을 다시 읽어보았다. 그런데 부정적이었던 그 느낌이 뭔지 모를 이해와 설득으로 다가왔다. 모든 리더는 지지자들에게는 영웅이, 반대하는 자들에게는 욕을 먹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한 명의 리더가 조직의 전체를 위해서는 큰 목적만 달성하면 작은 것들까지 완벽할 수도 없고, 완벽해야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대중은 리더에게 비현실적인 잣대와 요구를 한다. 우리가 인문학과 교양 운운하면서 실제로는 재테크나 주식관련 책을 읽는 것이 우리의 본 모습이 아닌가. 대부분 현실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반면에 이상적인 리더를 바라는 것이 우리들의 모순이 아닐까. 우리는 현실주의자로 살아가면서 이상적인 리더를 요구한다. 그 자체가 괴리이고 모순이다. 자신이 철저하게 현실주의를 선택했다면 리더에게도 현실적인 것만을 요구해야 하고, 자신이 이상주의를 선택했다면 리더에게도 이상적인 것만을 기대하면 된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진정한 리더십이란 특정 조직을 리드하는 리더만이 지녀야 할 것이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함양해야 할 과제이다. 그런 문제의식과 노력이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누군가에게 종속되는 삶을 사는 것이다. 과연 누가 남에게 종속되는 삶을 살고 싶겠는가. 내가 못하는 것이 현실인데, 남에게만 이상적인 것을 기대하지 말자. 내가 두려워 생각만 하는 것을 누군가 먼저 행함으로 드러내고 있다면 그 결과를 떠나 그 자체를 존중할 가치는 충분히 있다. 최소한 내로남불만 안해도 그것이 리더십이라 생각한다.

2019-02-10 14:16:03 이범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