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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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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돌파 이명박, 고령·건강 탓 '출석률 100%' 힘들듯

110억원대 뇌물과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모든 재판에 출석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오는 1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대통령의 세 번째 준비기일을 열고 증거조사 일정 등 계획을 잡는다. 첫 정식 재판은 23일 열린다. 이 전 대통령은 첫 공판기일에 출석해 모두진술로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다만 증거조사 기일에 77세 피고인이 아픈 몸을 이끌고 장시간 앉아있어야만 하느냐는 것이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의 입장이다. 이 전 대통령은 당 수치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10일 열린 2차 준비기일에서 그가 불출석한 상태에서 증거 조사 할 수 있는 방법을 구했다. 조사는 약 14일에 걸쳐 진행될 전망이다. 재판부는 일주일에 두 차례 진행하는 재판에서 한 시간에 10분 씩 휴정하기로 했다. 이 전 대통령이 검찰의 증거에 모두 동의해, 증인 신문 절차가 대폭 줄어서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의 입증 취지는 전부 부인한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통령과 검찰 측은 증거 조사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증인 신청을 이어가기로 했다. 별도 증인 신청이 이어질 경우, 재판은 일주일에 3회로 늘어날 수 있다. 앞서 일주일에 4차례 국정농단 재판을 받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를 들어 관련 재판에 나타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증인신문이 예정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발가락 부상을 이유로 나타나지 않았다. 7월 이 부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자신의 재판에도 같은 사유로 불출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자신의 구속 연장에 반발해 지난달 6일 선고까지 재판에 불출석했다. 그는 지난 9일 허리 통증 치료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변호인단이 건강상 이유를 들어 불출석을 타진한 이 전 대통령 역시 '출석률 100%'를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객관적 물증으로 방어하기 위해 검찰 증거에 동의한 만큼, 자신의 건강을 이유로 주요 증인을 피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구속 전날 그가 보인 태도가 당당했다"며 "지금 검찰이 엉뚱한 곳을 겨누고 있다는 취지로 자신감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2018-05-13 14:05:41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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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어린이집 실내 미세먼지 실시간 관리 시범사업

서울시가 9월부터 동대문구·도봉구·강동구 어린이집에 '실내 공기질 모니터링 관리센서' 1500여대를 시범설치한다고 13일 밝혔다. 관리센서는 어린이집 보육실에 설치해 초미세먼지 등 6개 실내공기 저해요인을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5단계 중 4단계 '나쁨' 이상일 경우, 앱과 웹을 통해 해당 어린이집과 시·구 담당자에게 실시간 알림을 보낸다. 시스템은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이산화탄소(CO2),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온도, 습도를 측정한다. 단계는 좋음·보통·약간나쁨·나쁨·매우나쁨 5단계로 표시된다. 어린이집에서는 실내공기질 저해요인의 특성에 맞춰 그에 맞는 개선활동을 바로 실시하게 된다. 이산화탄소가 높을 경우 바로 환기 시키고,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 수치가 높을 경우 공기청정기를 세게 틀거나 물걸레로 청소를 하는 식이다. 시범사업 자치구마다 희망어린이집 200개소 내외를 선정해 건물 형태와 시설 규모에 따라 개소당 2~3대씩, 500여대의 실내 공기질 관리센서를 설치하게 된다. 시범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어린이집은 각 구 보육담당 부서에 문의하고, 안내에 따라 관리센서 설치 동의서를 제출하면 된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모니터링을 통해 실제 어떤 활동을 했을 때 실내 공기질이 개선되는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또한 어린이집 실내공기질 관리를 위한 어린이집 행동요령을 현행화·배포해 이미 보급한 공기청정기와 더불어 종합적인 실내공기질 관리를 한다는 계획이다. 아침·저녁으로 30분 이상씩 자연환기시키는 것을 규칙화 하는 등 공기청정기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병행해 종합적으로 시행하는 식이다. 축적된 자료들은 서울시가 실내공기질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 활용된다. 시는 지난해부터 어린이집 공기청정기 설치·지원 사업을 진행중이다. 현재 어린이집 5645개소(6089개소 중 92.7%. 3월말 기준)가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 지원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공기청정기를 관리하고 있는 어린이집까지 합하면 서울시 어린이집 97.8%(5953개소)가 공기청정기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25개 자치구별 보급률은 중구·성동구·성북구·양천구·서초구가 100%로 가장 많고, 나머지 자치구도 90%를 상회한다고 시는 밝혔다. 김혜정 서울시 보육담당관은 "대부분의 발달기 영유아가 절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어린이집의 실내 공기질을 개선·관리하는 것은 시급하고 중요한 사안"이라며 "공기청정기 설치에 머무르지 않고 실내 공기질을 실시간 측정, 관리해 아이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8-05-13 12:42:42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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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미세먼지 많은 날 비상발전기 시험가동 안 한다

서울시가 15일부터 미세먼지 경보 시 서울시내 공공기관과 아파트 등 민간사업장 비상발전기 시험가동을 중단한다. 시는 서울 미세먼지 주의보·경보·비상저감조치 발령시 서울 전역에 있는 공공기관과 아파트, 고층빌딩 등 민간사업장의 비상발전기 1만5432대를 대상으로 주1회 시행하는 시험가동 중단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비상발전기는 건물에 상용전원이 공급 중단될 때 소화설비와 비상부하(엘리베이터 등)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비상전원장치다. 비상발전기가 가동되면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한다. 14층 규모 오피스텔에 설치된 비상발전기(500kW)를 무부하 상태에서 30분 동안 가동할 경우 황산화물 0.026㎏, 질소산화물 0.036㎏, 미세먼지 0.002㎏, 초미세먼지 0.001㎏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시는 설명했다. 현재 비상발전기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비상전원의 선정 및 설치에 관한 기술지침'에 따라 비상발전기의 기능 유지를 위해 주 1회 무부하 상태에서 30분 이상 시험운전을 실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서울시는 본청과 25개 자치구, 시 산하기관 비상발전기 운전 중단을 의무화하고, 전기안전관리 대행업체 등 민간사업장의 경우 최대한 동참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협력해 미세먼지가 심한 날(미세먼지 주의보·경보·비상저감조치 발령시) 비상발전기 가동 중지가 제도화될 수 있도록 '비상전원의 선정 및 설치에 관한 기술지침' 개정도 추진한다. 비상발전기 탄력운전 효과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전문가와 유관기관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기술지침의 조기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비상발전기 1만5432대(평균 500kW)의 시험운전을 일 평균 30분 간 중단할 경우, 질소산화물 약 556㎏, 황산화물 394㎏, 미세먼지 36㎏, 초미세먼지 23㎏ 등 대기오염물질 총 1009㎏ 감축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정책은 시민이 제안한 아이디어가 구체화된 사례다. 신동호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시민의 적극적인 아이디어가 정책으로 발전돼 실제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미세먼지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 예방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8-05-13 12:30:59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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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암에 세계최초 5G '자율협력주행 테스트베드' 생긴다

서울 상암DMC가 운전자 없이 자동차가 달리는 '자율협력주행' 기술의 시험 무대가 된다. 서울시는 국토부와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 구축사업' 대상지로 상암DMC를 선정하고, 2019년까지 실제 도로공간을 5단계 완전자율협력주행 기술을 시험할 테스트베드(고도자율협력주행 시범지구)로 구축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조성되는 '고도자율협력주행 시범지구'는 도로 인프라에 감지센서와 초고속 통신망을 촘촘하게 설치해 차량-도로인프라, 차량-차량 간 다양한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도로환경이다. 시는 이곳을 어떤 차량통신망을 쓰더라도 실증가능한 세계 최초의 테스트베드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해외 자율주행차량 사고는 야간이나 안개 등 상황에서 차량 센서를 통한 영상분석으로 신호등이나 사물정보를 인식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발생했다. 이번에 설치되는 V2X 기술은 자동차에 정보통신 기술을 융합해 주행 중 교통인프라나 시설, 다른 차량 등과 무선통신을 통해 정보를 교환·공유할 수 있다. 교통 정보 전송에 쓰이는 5G 기술은 각종 위험정보를 0.1초 내 교환할 수 있는 저지연 고속 이동통신으로,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망 기술에는 KT가 참여한다. 시범지구에서 우회전 사각지대에 있는 보행자, 역주행이나 급정지 차량, 낙하물 같은 돌발 위험상황이 발생하면 차량과 도로에 설치된 센서가 이를 감지하고 초고속 통신망을 통해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변 차량에 제공한다. 시범지구 내 모든 운행상황은 교차로마다 설치된 CCTV를 통해 자율주행관제센터에서 빈틈없이 모니터링해 안전을 담보한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범지구에는 각종 센서를 점검·정비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전기차 충전소와 휴게공간도 조성된다. 시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상암DMC 주요 거점 순환 '무인자율주행버스'를 시범 무료운행할 예정이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6호선)을 기점으로 상암DMC 내 주요거점을 일 2~3회 순환하는 버스다. 시는 무인자율주행버스 실증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향후 대중교통 소외지역에 '스마트폰으로 부르는 버스' 등의 형태로 상용화하는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한편, 시는 서울지방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차량통행이 적은 주말 등에 도로를 일부 통제하고 일반차량 없이 단독으로 자율협력주행이 가능하도록 해 관련 스타트업의 기술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2018-05-13 12:30:34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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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예술가의 삶과 무덤 속의 길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생존의 경계에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예술가들의 상황을 설명하면 적지 않은 이들이 대체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으레 '그래도 행복하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예를 들면 "연간 평균 수입이 600만 원대라는 것은 지나치게 적은데, 우리나라 작가들은 정말 어려운 환경에서 작업하네요. 하지만 자신이 선택한 삶인데다, 스스로 좋아서 하는 것이니 행복하지 않을까요?"라는 식이다. 행복이란 저마다 가치와 기준이 다르기에 선뜻 정의하기 곤란하나, 분명한 건 좋아한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취미와 전업의 영역이 다르듯, '좋아하다'가 '좋다'가 되고, '행복하다'가 '행복'이 되는 것 사이엔 만경창파(萬頃蒼波)가 놓여 있다. 사실 종이처럼 얇고 솜털처럼 가벼운 재주로 생산한 것을 예술의 전부로 착각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예술가는 행복하지 않다. 배우이자 연출가인 김명곤도 비슷한 얘길 한 적이 있지만, 매일 예술가들을 만나는 필자 역시 예술이 그들에게 약속했다고 믿어 의심치 않을법한 행복이 그들의 삶 내부 어디에서도 쉽게 발견되지 않음을 본다. 오히려 예술가들은 예술을 이어갈수록 비탄과 암울에 젖는다. "그래, 나만의 일, 그것을 위해 내 삶을 위험에 몰아넣었고, 그것 때문에 내 이성의 절반은 암흑 속에 묻혀버렸다."는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체념처럼 어두운 불안이 쉼 없이 짓누른다. 행복은커녕 절망이 지배하고 두려움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그렇다. 무언가를 창작하는 예술가에게 예술은 그 자체로 두려움이다. 그 두려움을 말이나 글로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공허한 공간 앞에서 체감하는 상실된 좌표와 무언가를 끄집어내야하는 막막함, 무덤 속의 평화와 진배없는 작업실의 무게감은 경험하지 않은 이들은 결코 알 수 없다. 좋아하는 일을 하니 행복할 것이라 여겨지는 예술가는 경제적 엄혹함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 '예술적'일 수는 있어도 예술은 불가능한 일부를 제외하곤 그들은 가진 것 또는 가질 것이 너무 없다. 명예, 지위, 신분 등 사회 속 모든 인색함은 거의 그들 몫이다. 그렇다면 예술가들은 왜 그토록 힘들고 고통스러운 삶을 버리지 않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들은 버리지 않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에 가깝다. 숙명이랄까, 한 번 내딛은 발걸음은 물리기 어렵다. 애써 빠져나갔다가도 되돌아오고, 예술이 평생 마셔야할 독약이었음을 깨달았을 땐 그들의 생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술가의 삶은 선택이 아니다. 예술의 '알 수 없는 그 무엇'에 중독된 이들은 의지와 상관없이 만들어진다. 그것은 운명과 기질이 부르는 것이고, 지금 이 자리에 예술가로 서 있음으로써 확인된다. 이처럼 예술가가 예술인임과 동시에 현실임을 강조하기엔 대중에게 덧대야할 미주가 많은 대신, 예술가는 단지 예술가임을 받아들인 대가치곤 여러 면에서 혹독한 삶을 산다. 심지어 얼마나 가난한지 증명해야 지원을 받고, 처지의 이해가 곧 감성팔이로 치부되는 동일계 내 일부 태깔스러운 시선도 감내해야 한다. 그런데도 그들은 변함없이 작업을 한다.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의 비극을 인용하자면 생과 사의 기로에서조차 예술이란 것을 한다. 남들은 잘 알아주지도 않는 예술의 가치를 추구한다. 이러니 어찌 예술가의 삶을 '천형(天刑)'이라 말하지 않을 수 있는가.

2018-05-13 11:40:18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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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97) 미투에서 드루킹까지

6·13 지방선거를 한 달 여 앞둔 지금 얼마 전까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는 '미투' 였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경악을 금치 못할 여비서 성추행 및 성폭행 스캔들에 휘말렸고, 가장 유력한 민주당의 차기 충남지사였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결국 공과 사를 구분 못한 이성 스캔들로 예비후보에서 선거를 포기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여당의 삼선 의원인 민병두 의원도 과거 성추행 스캔들이 대두되면서 바로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선거를 앞두고 우리 정치권은 물론 우리 사회 자체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이 또한 우연인지 여당인 민주당 정치인들이 모든 스캔들의 중심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드루킹 사건의 핵심 정치인도 여당의 김경수 의원이다. 그는 또한 유력한 경남지사 후보이기도 하다. 드루킹 사건의 특검을 주장하며 야당인 한국당의 김성태 원내대표는 단식투쟁을 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기획된 테러인지 역시 우연찮은 에피소드였는지 폭행까지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작금의 이 모든 상황을 과연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젊고 참신한 이미지를 내세워 중앙정치 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도 충남지사에 재선까지 성공한 안희정 전 지사의 사건을 보면 그가 얼마나 표리부동한 정치와 삶을 살았는지 과연 누가 부인할 수 있을까. 본인 스스로도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역시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나지 않는다' 는 우리나라 속담처럼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낙마도 본인과 여당은 어떻게 변명할 수 있겠는가. 물론 아니 뗀 굴뚝에도 연기 나는 곳이 정치판이기는 하다. 그러나 필자가 그 입장이라면 스스로 결백하다는 전제 하에 단지 여론과 분위기에 눌려 선거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다. 사람이 윤리적이든 제도적이든 죄를 범했을 때 타인을 속일 수는 있지만 자신의 양심과 하늘을 속일 수는 없는 법이다. 그것은 진리이다. 역시 성추행 스캔들이 뉴스에 보도되자마자 의원직 사퇴를 밝힌 민병두 의원도 마찬가지다. 정말 책임감을 느끼고 사퇴의 입장에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었더라면 이미 사퇴를 했어야 맞다. 결국 필자와 국민들의 예상대로 흐지부지 하다가 집권여당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지지자들과 동료 의원들의 만류로 사퇴를 철회한다는 결론은 한 마디로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마지막으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도 이제는 사실관계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정부와 집권여당은 그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 잠시 숨길 수 있을 뿐이다. 매일 언론에 터져나오는 광범위한 댓글조작 실상과 어김없이 드러나는 검은 돈들에 대해 당사자들은 국민들이 그게 오해였구나 납득할만한 증명을 하든지 처벌을 받든지 둘 중 하나는 분명하게 해야 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자신들도 피해자라면서 왜 특검만은 못받겠다는 것인가. 이야말로 정치가 국민을 우습게 알고 우롱하는 전형적인 예이다. 청와대와 당사자인 김경수 의원도 받겠다는 특검을 무슨 이유로 민주당은 거부하는 것인가. 곧 치러질 선거가 부담스럽거나 아니면 청와대와 당사자인 김경수 의원은 그렇게라도 주장하고 민주당은 당론으로 반대해야만 다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잘 짜여진 각본대로 연극을 하는 것이 아니면 대체 무엇인가. 한 때 이슈만 생기면 자신들도 특검만이 답이라 줄기차게 외쳤던 장본인들 아닌가. 청와대와 여당은 분명한 스텐스를 취해야 한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대체 뭐하자는 것인가. 그것이야말로 국민을 국민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태껏 차일피일 시간만 끌다가 이제 와서 여당은 자신들은 국회에서 일하고 싶다고 하질 않나 국회의원 총사퇴를 운운하며 그것으로도 모자라 국회해산까지 운운하는 그런 진정성 없는 모습들 덕분에 작금의 정권은 쇼에만 능하다는 여론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어느 국민이 집권당과 정부에게 정상적인 정치를 기대하지 쇼를 기대한다는 말인가. 자신들의 마음에도 이미 정답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답을 말하고 행하면 간단한 해결될 문제를 가지고 이것저것 궁색한 오답을 던져야 하는 입장도 스스로 피곤하지 않은가. 문득 이런 말이 떠오른다. 대개의 정답은 이미 심장에 있다.

2018-05-13 11:40:10 이범종 기자
'제2 조희팔 사건' IDS홀딩스 관계자 2심서 줄줄이 법정구속

1조원대 다단계 금융사기에 조력한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 선고받았던 IDS홀딩스 관계자들이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서울동부지법 제3형사부(김귀옥 부장판사)는 11일 IDS홀딩스 지점을 운영하거나 관리이사로 일하며 사기 행각에 가담한 혐의(사기방조 등)로 기소된 지점장 남모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남씨와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나머지 14명에게도 무죄를 선고한 1심을 뒤집고 징역 5∼10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모두 법정 구속됐다. 남씨 등은 2011년~2016년 IDS홀딩스 대표 김성훈 씨 밑에서 지점장 또는 관리이사를 맡아 1만여명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가로채는 데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투자자 7만여명으로부터 5조원을 가로챈 '조희팔 사건'과 유사해 '제2의 조희팔 사건'으로도 불린다. 재판부는 남씨 등이 김씨와 공모해 사기를 방조했다는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직접 투자금을 모집했으므로, 단순한 투자자 지위에 있지 않고 김씨의 사업 운영 상황 등을 확인할 책임이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또한 남씨 등이 김씨의 사업 운영 상황이 김씨의 이야기와 다르다고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남씨 등이 김씨의 사업 운영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투자금 모집으로 인한 피고인들의 수익 등을 볼 때 김씨와의 이해관계가 부합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남씨 등이 김씨와 공모해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서 금지하는 다단계 판매조직과 유사한 조직으로 재화 등의 거래 없이 금전거래만을 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지점장 회의가 일반 투자자들이 알지 못하는 사업의 실체를 김 대표로부터 전달받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먼저 재판에 넘겨진 김씨는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15년형이 확정됐다.

2018-05-11 19:28:31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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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김상채 강남구청장 후보 "무너진 강남 합리적 보수 자존심, 바로 세울 것"

바른미래당 김상채 강남구청장 후보자는 11일 "'제2의 고향'인 이곳 강남에서, 무너진 강남의 합리적 보수의 자존심을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선거사무실에서 개소식을 갖고 "그동안 강남에서는 그 명성에 걸맞지 않는 비상식적인 일들 투성으로, 강남구민들은 큰 상처를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강남에서 장기간 거주하며 강남구의 여러 민원 및 문제점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현재 법무법인을 운영하는 대표변호사로서 법정 소송 등을 통해 이 지역의 각종 현안과 숙원사업에 관해서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는 "강남구민들에게 올바른 구정 이해와 알 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물샐 틈 없는 구정활동을 펼치겠다"며 "관련된 모든 정책과 사업들은 법과 원칙에 입각하여 투명하게 수행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그는 이 자리에서 '살맛나는 경제도시 강남, 공정한 포용사회 강남'이라는 비전과 함께 ▲테헤란로 등 지역 상권을 위한 규제완화 ▲소규모 상업 활성화 지원정책 추진 및 침체된 강남의 경제회복 ▲강남재건축 이슈 관철로 구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지역 종 상향 추진 및 지구단위 계획의 개편 ▲스마트 안전강남 구축 ▲기본이 바로선 공정한 행정, 친절한 청렴행정 추진 등 '강남 살리기 5대 핵심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의 '제7호 영입인재'인 김 후보자의 개소식에는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손학규 선대위원장, 박주선 공동대표, 이동섭 서울시당위원장, 이언주 의원, 김삼화 의원 당 핵심 인사들과 강남 지역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힘을 실었다.

2018-05-11 14:56:54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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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변호인 '재판 불출석' 묻자 재판부 "출석 의무 있는데…" 난색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혐의 전부를 부인하고 건강상 이유를 들어 재판 불출석을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1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대통령의 2회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증거 조사 계획을 세웠다. 이날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피고인이 계속 나올 수 있는 건강 상태인지 의문이 든다"며 "가능하면 불출석 해서 증거 조사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재판부는 "일주일에 세 번도 아니고 네 번도 아니고, 두 시간마다 휴정한다"며 "그럼 한 시간마다 10분씩 휴정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그 문제 때문에 증거 준비 기일을 줄이거나 하면, 판단에 어려움이 있다"며 "증거 조사기일도 출석 의무는 있는데, 그때 가서 말하겠다"고 정리했다. 이날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실 소유 여부와 110억원대 뇌물수수, 350억원대 횡령 등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혐의별 공소시효 문제와 증거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검찰과 변호인 측 모두 증거 조사 과정을 거쳐, 필요한 경우 증인 신청을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모두 동의하겠다는 입장을 재판부에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모든 증거에 동의하지만, 입증 취지는 부인한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단에 '같이 일했던 사람들을 법정에 불러 거짓말 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는 것이 금도(襟度)가 아닌 것 같다. 객관적 물증과 법리로 싸워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의 다음 기일은 17일 열린다. 첫 정식재판은 23일 진행된다.

2018-05-10 16:54:21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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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멈추지 않는다] ⑦ "뿌리깊은 꿈은 흔들리지 않아요" 나무 위의 피터팬, 미즈노 마사유키

전라북도 김제시 만경읍 대동리는 어린이날이 필요 없다. 찾는 사람 누구나 소년이 되는 느티나무 집(트리 하우스) 때문이다. 200여년 마을을 지켜온 당산나무는 미즈노 마사유키(50) 씨의 손길을 타고 마을 명소가 됐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살아있는 액자로 사계절을 내려다본다. 5년 전 미즈노 씨가 나무 위에 창문을 달고 지붕도 얹은 덕분이다. 도시에서 분투하던 중년의 가장이 '대동리 피터팬'이 된 사연을 듣기 위해 어린이날 다음날인 6일 그의 집을 찾았다. ◆돈이 곧 행복인 줄 알았다 "다음에 올 때는 달라질 거예요!" 드립커피를 내리던 미즈노 씨는 집을 나서는 방문객의 기억 언저리에 인삿말을 새겼다. 이 집의 가훈은 '우리집은 항상 공사중. 행복도 성공도 공사중'이다. 대문 역할을 하는 트리 하우스와 긴 마당을 사이에 둔 주택. 미즈노 씨에게 이 공간은 살아 움직이는 땅, 네버랜드다. 미즈노 씨의 행복 공사는 그의 인생이 대한해협의 파도처럼 수차례 철썩인 뒤에야 시작됐다. 홋카이도 삿포로가 고향인 그는 1993년 같은 종교를 가진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경기도 광주에서 5년 동안 살았다. 1998년 다시 찾은 고국 땅은 외환위기에 직면한 한국처럼 사정이 안 좋았다. "30살이 넘어 돌아와 보니, 특별한 능력이 없어 파칭코 가게에서 일했어요. 갖은 고생 끝에 캐드(CAD) 자격을 얻어 중견 건축회사에 들어갔지요." 곧이어 은행 대출로 아파트를 샀다. 남들이 좋다고 여기는 삶에 충실했다. "손으로 그려진 도면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이 일주일 걸린다고 할 때, 우리 회사는 3~4일 만에 해내서 업계에서 인기가 높았어요. 직원들이 매일 야근에 시달린 대가였죠." 아내와의 대화는 끊기고, 아이들의 얼굴도 볼 수 없게 됐다. "그런데 돈은 생기니까, 이것이 행복인 줄 알았어요." ◆후크 선장 갈고리같은 세상…한때 극단적 생각도 입사 2년 뒤인 2000년 봄. 도망갔던 피터팬의 그림자가 창문을 두드렸다. "책상 옆 창문 너머 길가에 민들레가 피어있었어요. 그때 알았죠. '봄이 왔었구나.' 흰 나비가 날아와 앉더군요. 어린 시절 고향에서 쫓아다닌 그 나비가." 그때 만일 회사 밖을 나가 민들레를 바라보았다면 부장이 화를 냈을지도 모른다. 뒤통수가 저릿했다. "나에게는 보이지 않는 목줄이 있구나. 이렇게 살기는 싫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하지만 쌓아둔 재산은 커녕 그럴싸한 사업 계획도 없었다. 부정적인 마음에 휩싸인 채 하루하루 무거운 넥타이를 목에 둘렀다. "갑자기 몸이 이상했어요. 기침에 열이 나고, 약 먹어도 낫질 않아요. 프로젝트 끝날 무렵 병원에 갔더니 결핵이라더군요." 병을 이유로 해고당한 그의 자존심은 후크 선장의 갈고리 같은 현실에 무참히 찢겨졌다. 신기루 같은 인맥은 명함과 함께 사라졌다. 아이는 둘, 아내는 우울증. 본인도 폐인이 되었다. "계속 안 좋은 일이 일어났어요. 심지어 장모님께서 병으로 돌아가셔서 아내가 한국으로 떠났어요." 미즈노 씨 가족은 경기도 수원에서 분식집을 하던 장모의 집에 도망치듯 달려왔다. 삶에 대한 의욕이 꺾였다. "아이들이 당시 생소하던 비데 있는 아파트에 살다가, 화장실도 없고 바퀴벌레 나오는 집에 온 겁니다. 부부싸움도 잦았죠." 재개발을 앞두고 관리되지 않는 아파트 4층에 짐을 푼 뒤에는, 온 가족이 몸 던져 목숨을 끊자는 이야기도 오갔다. 온 나라가 월드컵의 열기에 들썩이던 2002년 여름이었다. "죽음을 가리키는 한국말에 '돌아가신다'는 표현이 있잖아요. 그때 나는 여기서 죽으면 돌아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도 멋지게 살고 싶고 하고픈 일도 많았는데 이렇게 끝나는건가. 나, 이대로는 못 죽는다." 아내를 부둥켜안고 눈물 흘린 미즈노 씨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끝내기로 했다. ◆동경 아닌 꿈을 꾸면, 기회가 온다 미즈노 씨 가족이 위기에 몰린 2002년. 한국팀 응원 구호는 '꿈☆은 이루어진다'였다. "생각보다 꿈과 동경을 헷갈리기 쉬워요. 그런데 저는 그때 꿈이 '만들기'라고 느꼈어요. 옛날의 나였으면 참고 돈 모아서 나중에 하자고 했겠지만, 이젠 더 잃을 것이 없었어요." 그렇게 마음먹자,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 2003년부터 일본 애완동물 업체의 한국 주재 프리랜서로 일하게 됐다. 고정 수입이 생긴 것이다. 2004년 장모님이 살던 집을 찾아 김제로 향했다. 버려진 물건들로 집을 꾸몄다. 사람들의 시선은 잊은 지 오래였다. 미즈노 씨의 존재를 알게 된 프로덕션은 그를 일본 코디로 불렀다. 이후 2011년 11월 도쿄 출장길에 오른 미즈노 씨는 잊고 지낸 자신의 그림자를 거리에서 마주쳤다. "카사(CASA)라는 건축 잡지의 트리 하우스 특집이 서점에 진열돼 있었어요. 설렜습니다." 2009년 60년 된 폐가로 이사한 지 2년 만에, 집 앞에 놓인 당산나무가 달리 보였다. 동경과 꿈의 갈림길에서 미즈노 씨는 '객관적인 나'와의 대화를 이어갔다. "40대 중반에 아이가 다섯. 그 중에 대학생도 있어요. 그럼 어떻게 하죠? 무지하게 일 해야 돼요." 그로부터 2년 뒤. 함께 일하는 PD가 '인간에게 만들기란 무엇일까'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키로 했다. "잡지에서 읽은 트리 하우스의 대가, 고바야시 타카시 선생님이 떠올랐어요. 만나고 싶었지만 '객관적인 나'는 그렇게 해 봐야 안 된다며 말렸죠." 그때 PD가 입을 열었다. '일본에서 나무 위에 집 짓는 사람이 있다는데, 섭외해 주세요.' 꿈만 같던 고바야시 씨와의 만남에서 현재를 즐기는 그의 모습을 마주했다. 이후 방송은 나무집 만들기로 가닥이 잡혔다. 물론 미즈노 씨의 나무집도 포함됐다. 2013년 여름에 시작된 트리 하우스 건설은 반 년 만에 마무리됐다. 당산나무의 변신이 가능했던 이유는 마을 사람들의 격려였다. "2009년 겨울에 집을 옮기고 보니, 쓰레기더미에 둘러싸인 당산나무가 외로워 보였어요. 낡은 자전거에서 비료 포대까지. 하나하나 치우기 시작했지요." 마을회관이 생기면서 버려진 당산나무를 정성으로 보살핀 그에게, 어르신들은 트리 하우스 건축을 응원해주었다. 이후 '미즈노씨네 트리하우스'는 지역 명물이 됐다. 감탄을 내뱉으며 나무에 오르는 누구나 팅커벨이 된다. 피터팬이 된다. ◆"나의 꿈은 웃음 가득 네버랜드" 나무집은 어째서 동경이 아닌 꿈이라는 확신이 들었을까. 미즈노 씨는 '뿌리'에 답이 있다고 말했다. "일단 계속 부정하고 보는 거예요. 동경은 한 번 자르면 안 자라나요. 시간이 지나면 '그럴 때가 있었어' 하죠. 뿌리가 있어 계속 자라면 꿈인데, 다른 사람들 말에 흔들리지 않고 나를 믿어야 해요. 그럼 운이 다가옵니다." 무엇보다 그의 꿈을 현실로 이끌어준 이들은 웬디와 다섯 아이들이다. 피터팬을 사랑하는 웬디의 마음으로, 그의 아내는 잃어버린 꿈의 그림자를 발에 꿰매 주었다. 2년 전, 일본 회사 직원들이 느낀 위화감을 염려한 그의 사직도 이해해주었다. 지금 미즈노 씨네 집은 체험학습장으로 등록돼 있다. 닭장에는 닭들이, 부화기엔 계란과 메추리알이 있다. 거실은 카페로, 남는 방 한 칸은 사랑방으로 쓴다. "저는 아파트 세대여서, 고향집에 대한 추억이 없어요. 거실 바닥 상처에 사연이 없고, 벽에 그어진 키도 없지요. 저는 아이들에게 그런 집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작고 오래되고, 늘 그 자리에 있는 집." 그의 바람대로, 아이들은 네버랜드가 자랑거리다. 대학생인 첫째와 둘째는 이달 연휴에 각각 친구 10여명을 데려오겠다고 해, 일정을 조율해야 할 판이다. "젊었을 때 꿈은 '세계 평화'였는데, 살다 보니 그 조건은 가정의 평화였어요. 이 집은 저와 같아요. 집을 계속 만지는 이유는, 내 안에 있는 가족 사랑을 보듬기 위해서지요. 제 꿈은 계속 내 방식대로 이 집을 꾸며가는 삶이랍니다."

2018-05-10 10:43:29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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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前 대통령, 병원서 허리통증 진료

박근혜 전 대통령이 9일 신병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이날 오전 박 전 대통령은 허리 통증 치료를 위해 서울구치소를 나와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진료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 호송차량을 타고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병원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전에도 신병 치료를 위해 몇 차례 외부 병원을 찾았다. 서울구치소 관계자는 "지난 번 몇 차례 병원을 찾은 데 따른 연장선"이라며 "진료 경과를 보러 갔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자신의 발가락 부상 등을 내세워 여러차례 공판에 나오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증언이 예정됐던 7월 10일에도 발가락 부상을 내세워 불출석했다. 같은 달 28일에는 발가락 부상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정밀 검사를 받았다. 같은 해 8월 30일에는 수감 전부터 아팠던 허리 치료를 이유로 외부 병원에서 통증 진단과 소화기관, 치과 검사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해 11월 16일에도 허리 디스크 통증을 호소해, 서울성모병원에서 MRI 촬영 등 관련 진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6일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징역 24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추가 기소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과 공천개입 사건 재판을 받고 있지만, 불출석 사유서를 내며 법정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18-05-09 15:37:41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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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가 된 카메라…'패자 양산 문화'의 어두운 단면

온국민이 손에 든 스마트폰 카메라가 개인의 인격을 말살하는 흉기로 돌변하는 '문화지체 현상'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쟁에 매몰돼 상대방의 입장을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면서, 떨어진 자존감을 익명성 뒤에서 채우려는 욕구도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1일 남성혐오 사이트 '워마드'에는 홍익대학교 회화과 크로키 수업 중 촬영된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이 실렸다. 해당 게시글에는 사진 속 남성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혐오 댓글이 달리면서 2차 피해가 발생했다. 현재 경찰은 내사에 착수한 상태다. 고성능 카메라가 탑재된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어느 때보다 타인에게 상처주기 쉬운 환경이 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검찰청의 '2017 범죄분석'에 따르면, 성폭력 범죄 가운데 지난 10년 간 가장 급격한 증가를 보인 범죄는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이었다. 2007년 전체 성폭력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9%(564건)에 그치던 카메라 범죄는 2015년 24.9%(7730건)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6년 17.9%(5249건)로 줄었지만, 카메라를 이용한 성범죄는 여전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같은 해 아동 대상 성폭력 유형에서도 카메라 등 이용 촬영(11.1%)은 강제추행(55%)과 강간·간음(21.7%)에 이어 세 번째를 차지했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카메라 등으로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몰래 촬영해 배포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학계에선 탈의실과 화장실, 치마 속 몰카 등 만성화된 불안감의 원인이 인간성이 결여된 기기 사용에 있다고 본다. 이 같은 의식 저변에는 '출세 지상주의' 속 패배감이 자리한다는 설명이다. 이장영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이 어린 시절부터 돈과 권력, 스펙 중심형 인간으로 길러지는데, 이는 '학벌이 출세의 조건'이라는 부모들의 합리적 선택에 따른 것"이라며 "그 결과, 자존감과 자아 정체감,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현대인이 양산되고 있다. 잘못을 저지르면 내 마음이 아파야 하는데, 그런 일(홍익대 몰카)을 하고도 아무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승패의 세계에서 낮아진 자존감을 첨단 기술과 익명성 뒤에서 채우려 드는 모습이, 오늘날 만성화된 카메라 공포를 낳았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다만 "처벌 강화 보다는 사회 전반의 윤리 도덕성과 자존감 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8-05-09 14:28:14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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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LG 사주일가 탈세 수사…본사 압수수색

검찰이 LG그룹 사주 일가의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9일 본사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최호영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본사 재무팀 등지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세무·회계 관련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국세청으로부터 구본무 회장 등 LG그룹 사주 일가가 소득세 등을 탈루했다는 고발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LG상사 세무조사를 시작한 국세청은, 계열사 간 거래관계와 오너 일가의 주식변동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세금이 제대로 납부되지 않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LG상사 자회사인 판토스에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주고, 이 회사 지분을 보유한 오너 일가가 부당 이득을 취했는지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해운 물류업체 판토스는 매출의 60% 안팎을 LG그룹 계열사에서 올려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아왔다. 판토스는 지분의 51%를 LG상사가, 20% 안팎을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LG상사가 판토스를 통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역외탈세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그룹 지주회사인 주식회사 LG가 오너 일가들의 LG상사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05-09 14:27:00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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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조사委 "헌법 개정해 '예술의 결과' 보호해야"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위한 예술가 지원정책을 헌법으로 명문화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조사위)는 8일 오전 11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결과 종합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법제도와 문화행정, 문화예술기관 개선 권고 사항을 내놨다. 이날 조사위가 개정을 권고한 헌법 조항은 5개다. 조사위는 표현의 자유를 명문화하기 위해 헌법 21조 1항을 '모든 사람은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권리를 가지며, 이에 대한 허가나 검열은 금지된다'로 고치는 방법을 제시했다. 기존의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를 구체화한 내용이다.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행 22조 1항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에 '학문과 과학, 예술의 결과를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를 추가해야 한다고 봤다. 국가가 문화예술가의 자조조직을 지원·육성하고, 이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조항도 권고했다. 이 밖에도 조사위는 ▲헌법 9조에 문화의 자율성과 다양성, 지속 가능성과 문화접근권(향유권)을 보장하는 조항 ▲19조에 정치적 이유에 의한 차별과 배제를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하고 ▲32조를 개정해 문화예술인의 노동자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조사위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 당한 예술가를 보호하기 위해 문화기본법을 개정하거나, 가칭 '예술가 지위 및 권리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 등의 임원을 임면케 하는 현행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 해당 기관을 제외하는 방안도 내놨다. 이원재 조사위 제도개선 소위원장은 "박영수 특별검사 도입 당시 '어째서 블랙리스트 범죄자에게 직권남용·강요만 적용했느냐'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현재 이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다"며 "국가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을 때 처벌 조항이 없으니 기본법을 통해 (기반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작성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이름은 현재까지 9273개로 조사됐다. 단체는 342개, 개인은 8931명으로 나타났다. 조사위가 접수 받거나 직권으로 조사한 사건은 144건이다. 조사위는 이날 이명박 정부의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과 박근혜 정부 '문화융성 기반 정비' 문건 분석 결과를 내고, 블랙리스트 속 문화예술인이 좌파로 분류된 주된 근거가 '정부 비판'이었다고 결론냈다. 지난해 7월 31일 공식 출범한 조사위는 6월 활동을 마치고 7월중 진상조사 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공동위원장은 도종환 문체부 장관과 신학철 민간위원장이 맡았다. 위원은 민간위원 16명과 문체부 소속 공무원 3명으로 구성됐다. 조사위는 이날 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사과와 피해자 명예회복, 위원회 권고 이행을 위한 '이행협치 추진단' 설치 등도 권고했다.

2018-05-08 15:13:05 이범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