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에코프로 등 8곳 대기업집단 지정… 전기차 등 신산업 성장 영향
LX그룹과 에코프로 등 8개 기업집단이 사익편취와 일감몰아주기 등 정부 규제를 받는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상호·순환출자금지 등 추가 규제를 받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쿠팡 등 3개가 추가됐고, 두나무 등 2곳은 제외됐다. 전기차 등 신산업 성장에 따라 관련 업종이 대기업집단에 추가된 반면, 금리 상승 여파와 가상자산 시장 위축에 따라 보험·가상자산 업종 주력 집단이 규제 대상에서 빠졌다. 대기업 총수 친족범위를 4촌 이내로 축소한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이 시행됨에 따라, 총수 있는 64개 집단 친족 수는 약 절반(49.3%) 급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계획(2023년 5월1일자)'을 발표했다. 이에 자산총액 5조 이상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전년(76개, 2886개) 대비 각각 6개, 190개 증가한 82개 기업집단(소속회사 3076개)이 지정된다. LX, 에코프로, 고려에이치씨, 글로벌세안, DN, 한솔, 삼표, BGF 등 8개 집단이 신규 지정되고, 현대해상화재보험, 일진 2개가 제외된다. 공시대상 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전년보다 1개 증가한 48개 집단(소속회사 2169개)이 지정된다. 소속회사 수는 전년보다 61개 증가했다. LX, 장금상선, 쿠팡이 신규 지정됐고, 교보생명보험, 두나무 2곳이 제외됐다. 전기차 등 신산업 성장에 따라 공시대상 기업집단 수가 증가했다. 특히 8개 신규 지정집단 중 에코프로, 고려에이치씨, 글로벌세아, DN의 경우 전년 대비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 급증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시장 성장, 해운운임 상승 등에 따라 해운·유통 업종 주력 집단들의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상승했다. 장금상선과 쿠팡은 공시대상 기업집단에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진입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등의 평가금액 감소, 가상자산 시장 위축에 따라 보험·가상자산 업종 주력 집단의 순위가 하향돼, 교보생명보험과 두나무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서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전환됐다. 기업집단 간 대형 인수합병과 엔터테인먼트 산업 성장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에 영향을 줬다. 롯데는 일진의 일진머티리얼즈 등 8개사를 인수해 기존 공시대상 기업집단인 일진(2.80조원)은 지정 제외됐고, KG가 쌍용자동차와 그 자회사를 인수해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71위에서 55위로 올랐다. 현재 진행 중인 한진-금호아시아나, 한화-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이 마무리되면 금호아시아나, 대우조선해양은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인수해 계열회사 수와 자산총액이 각각 25개와 1조8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한편, 하이브는 2021년 이후 사업규모가 급격히 확대됐으나 지난 3월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인수를 포기해 자산총액이 5조원에 미달(4.81조원)해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연속 지정집단(74개) 중 올해 동일인이 변경된 집단은 DL(옛 대림)이 유일하다. 공정위는 지정 절차 개시 이전에 진행된 동일인 확인 절차에서 이해욱이 디엘, 대림 등 주요 계열회사에 대한 회장 취임 후 주요 의사결정을 하고 있고, 최상단 회사인 대림의 최다출자자(52.26%)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이준용(종전 동일인)에서 그의 아들인 이해욱으로 지배력이 이전됐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향후 '동일인 판단 및 확인 절차에 관한 지침'(예규) 제정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21년부터 운영해온 동일인 확인 절차를 명문화하고 동일인 판단의 구체 기준에 대한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OCI의 동일인이 미국인인 사실이 확인됐고, 배우자가 외국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7개, 동일인 2세가 외국국적 또는 이중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16개(3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한국계 외국인이 지배하는 기업집단 등장과 외국국적(이중국적 포함)의 동일인 2세 등이 다수 존재하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외국인 동일인 지정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외국인 동일인 지정기준의 통상마찰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업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시행령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작년 말 개정된 공정거래법 시행령이 시행됨에 따라 연속 지정된 총수 있는 64개 집단 친족 수는 6555명에서 3325명으로 약 49.3% 감소했고, 14개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 총 40개사가 임원독립경영 인정 요건을 충족하는 사외이사 지배회사로서 신규로 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한편, 전면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따라 2024년부터는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이 아닌 명목 국내총생산액(GDP)의 0.5% 이상인 집단이 상호출자제한집단으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액은 2072조원(잠정치 2022년 6월 한국은행)이며, 그 확정치가 오는 6월 발표될 예정이다. /세종=한용수기자 hys@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