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2016년 광고 전쟁…어떻게?
20대 스포츠스타부터 90대 고령 탤런트까지 '각양각색'…광고모델 선정 기준은? 올해 은행권의 광고 전쟁이 서막을 열었다. 민영화 추진이 한창인 우리은행은 5년 만에 TV광고를 재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은행들의 올해 광고 모델과 점점 다양해지는 은행권의 광고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시중은행은 20대 스포츠 스타부터 90대 고령 탤런트 등 브랜드 이미지에 부합하는 각양각색의 광고 모델을 내세우고 있다. 아울러 광고 전략으로는 다채널, 다매체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에 주력하는 추세다. 금융사의 광고는 일반 제품 광고와는 달리 수익 창출 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중점을 두는 것이 특징. 제품은 광고를 통한 소비가 목적이므로 반짝이는 톱스타를 쓰는 경우가 많지만 은행은 브랜드의 이미지 수립·향상을 등을 고려해 광고모델을 선정한다. ◆은행이 원하는 광고 모델은? 우리은행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TV광고 모델을 선정했다. 올해 민영화 달성을 앞두고 기업가치 제고와 홍보에 주력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광고 모델로 선정된 '국민MC' 유재석은 유쾌한 이미지로 벌써부터 화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유재석씨는 대중적 인지도도 높고 이미지도 좋아 장기 리스크가 적어 광고 모델로 선정했다"며 "설날에 광고가 나갈 예정인데 댓글을 확인하면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광고모델과 오랜 인연을 맺고 있다. 스포츠 스타 김연아는 고등학교 2학년부터, 배우 이승기는 20대 초반부터 KB금융지주의 모델로 출연했다. 국민은행 측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톱스타 보다는 저변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으면서도 성실한 인물을 모델로 선정한다. 김연아는 '아시아인의 편견을 딛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이미지'로, 이승기는 외환위기 당시 '지금 희망을 만나러 갑니다' 콘셉트로 어려운 경제에 밝은 이미지로 광고활동을 했다. IBK기업은행은 90대 탤런트 송해를 기용해 반전 이미지를 추구했다. 다른 은행들이 비교적 젊은 인물을 모델로 기용해 밝고 힘찬 분위기를 연출한 것과 반대로 고령이지만 인지도가 높고 친숙한 이미지로 파격적인 시도를 한 것. 이를 통해 기업은행이 기존에는 기업만 대상으로 하는 비교적 어려운 이미지의 은행이었다면, 푸근한 이미지의 광고 모델을 통해 개인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다는 평가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이 합병하면서 각각의 모델이 광고에 함께 출연했다. 최근의 TV광고에서는 기존 하나은행 모델 김수현과 외환은행 모델 하지원을 비롯해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인 삼둥이(송대한·송민국·송만세)도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기존의 광고모델이 함께 등장해 '통합'의 의미를 더했다. ◆저두족(低頭族), 바이럴 마케팅으로 잡는다 은행들이 저마다 특색 있는 광고 모델을 내세우고 있지만, 광고 모델에 따른 가시적인 수익성은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광고 모델과 수익성을 연관시키기엔 그 밖의 여러 부가 항목이 많기 때문.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광고모델료와 그 해 수익성 등에 따라 광고모델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사가 많이 나왔다"며 "하지만 광고모델료보다는 전체 광고료 대비 수익성을 따져 봐야 하며 수익이 꼭 광고에만 직결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뚜렷한 성과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의 광고 효과는 광고모델 보다는 광고료 규모에 따른 효과가 더욱 크다"며 "삼성은 유명인 모델을 쓰지 않아도 광고료 규모가 상당해 매체에 자주 등장한다. 매체에 자주 노출될 수록 광고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은행들은 모델 보다는 광고 전략에 몰두하는 분위기다. 항상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저두족(低頭族)'이란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시대에 온라인 마케팅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TV광고를 전면 중단했으며 KB국민은행도 최근 3년간 TV광고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TV는 타 매체에 비해 비용이 월등히 높고 15초라는 시간 제한이 있기 때문. 대신 다채널, 다매체 시대에 맞춰 유투브나 SNS를 통한 동영상 광고로 바이럴 마케팅(커뮤니티, 블로그, SNS 등의 소통 창구를 활용해 기업이나 제품을 홍보하는 방식)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온라인 동영상 광고로는 광고 모델이나 기성 배우 외에도 일반인 등이 출연해 현 시대를 반영한 감성적이면서도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광고가 많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