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쓰는 한가위…은행 채용, 좁은문 뚫으려면?
우리·국민·신한·기업은행 9월 채용 시작…자소서에 스펙보다 '경험·가치관' 묻는 문항 확대 추세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공개 채용에 나서면서 은행 취업준비생에게는 자기소개서를 쓰는 한가위가 될 전망이다. 이번 채용은 스펙보다는 개인의 가치관에 중점을 두는 동시에 핀테크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이공계 인재를 찾는 것이 특징으로 보인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우리·KB국민·신한·IBK기업은행이 하반기 채용을 진행 중이며, NH농협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채용 시기와 인원을 조율 중이다. 이날까지 입사 지원서를 받는 국민은행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300여명을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26일까지 원서 접수를 받으며, 상반기 184명을 뽑은데 이어 하반기 200여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창구업무 등을 담당하는 리테일서비스(RS) 직군은 20일까지 원서를 제출하면 된다. 기업은행도 26일까지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매년 하반기 200여명을 채용한 만큼 올해도 비슷한 규모를 뽑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달 28일까지 입사 지원서를 받으며, 상반기 140명에 이어 하반기엔 200여명을 채용을 예정이다. 올해 은행권은 상반기 채용을 건너뛰거나 채용 규모를 줄였다.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에 순이자마진(NIM)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데다 비대면 채널 확대로 점포 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 은행 공채의 평균 경쟁률이 100대 1을 넘어섰던 지난해 하반기보다 채용규모가 절반 가량 줄어든 올 하반기 은행 공채 경쟁률은 최대 200대 1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이 점차 심화되는 가운데, 은행들은 '경험·가치관' 중심의 자기소개서를 추구하는 모양새다. 하반기 채용을 진행 중인 은행들은 4~7개의 자기소개서 문항 중 절반가량을 지원자의 경험과 가치관에 대해 질문했다. 취업을 위해 전략적으로 쌓은 스펙보다는 자발적 의지에 의한 경험 등으로 미루어 개인의 성향과 직무 능력을 파악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은 자소서에서 지원자에게 '소개하고 싶은 경험'을 약술할 것을 요구했다. 또 '목표를 정하고 노력한 경험'과 '다른 사람과 함께 힘을 모아 어떤 일을 해결하고 극복한 경험' 등에 대해 질문했다. 기업은행은 '지금까지 본인이 한 일 중에서 가장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일'에 대한 경험과 이를 통해 변화한 점 등을 물었다. 아울러 '삶에 대한 본인의 가치관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 등을 질문하며 지원자의 가치관에 대해 듣고자 했다. 신한은행은 지원자의 성장과정에 대해 '힘들었던 상황이나 극복과정, 인생 중 최고의 순간 등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나 인물 등을 포함해서 약술해줄 것을 요청했다. '남들과 다른 특이한 경력, 경험, 재능 지식' 등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우리은행은 도전·성공·실패·지혜·배려·행복 등 6개 단어를 제시하고 '본인의 가치관과 삶의 경험'을 담은 에세이를 작성할 것을 요구했다. 이 밖에 '지원자의 창의적 사고를 바탕으로 이뤄낸 변화'를 약술해달라는 문항도 있다. 한편, 핀테크 열풍에 힘입어 하반기 채용 인력으로 이공계 졸업생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우리은행은 하반기 200여명의 채용 예정 인원 가운데 20%(40명)를 이공계 출신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정보기술(IT) 업종 경력이나 자격증 소지, 앱 개발·창업 경험 등에는 가산점을 준다. 신한은행도 200여명의 신규 채용 중 30%(60명) 가량을 IT 분야로 채용한다. 앱 개발 등 IT관련 분야에서는 경력직 채용도 진행한다. 국민은행은 하반기 IT부문에서 28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업무의 대부분이 고객을 대하는 영업이기 때문에 높은 영어 점수 등 스펙 보다는 개인의 가치관과 성향 등이 중요하다"라며 "아울러 은행 산업이 핀테크 등으로 점차 변화하면서 원하는 인재상의 폭도 점점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