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2017 은행] 수익↓·경쟁↑…정유년엔 리스크관리 주력
국내외 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2017년 금융산업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밖으로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안으로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핀테크 시장 과열 등으로 은행업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경제 혼란으로 기업들도 몸살을 앓고 있어 국내 은행의 살림이 예년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은행들은 수익성 확보와 리스크관리를 경영전략의 화두로 내세우고 있다.
◆기업 부실·경쟁 심화 등 '안갯속'
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를 포함한 2016년 국내 금융지주 및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10조13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20% 안팎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일반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등 특수은행간의 격차가 심하다. 국내 특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3년 7000억원의 순손실을 낸 이후 2015년 1조원, 2016년년 9월까지 1조3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고전했다. 반면 시중은행은 대손충당금 부담이 줄면서 2016년 9월 기준 5조7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2015년(4조4000억원)보다 1조3000억원(29.6%) 성장했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바, 시장금리가 오르면 대출자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대손충당금 부담도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수출부진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어 연체율 상승 우려는 더욱 커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 3분기 전산업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4.8%로 집계됐다. 국내기업의 총매출액은 2014년 2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감소세다.
중소기업의 수익성 지표도 두드러지게 악화됐다.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63%로 지난해 3분기보다 0.11%포인트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중소기업은 6.03%로 0.44%포인트 감소했다.
수익성 정체를 나타내는 지표는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은행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지난 2011년 8.40%에서 지난해 3분기 2.90%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1.25%까지 떨어지면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된 영향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후 국내서도 시장금리가 출렁이며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상승이 기대되고 있으나, 국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 수익성 확보를 위한 선제적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2017년 경영전략…핀테크·리스크관리
이 밖에도 성과연봉제 도입, 기업 구조조정 등의 현안으로 은행권의 수익성은 정체되고 금융권역 간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2017년 불안한 금융환경에 대비하고자 지난해 12월 말 효율적 운영을 위한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국내 주요 은행들의 경영전략은 핀테크·리스크관리 강화로 집중된다.
'25년 만의 새로운 은행'인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앞서 은행들은 저마다 모바일뱅크를 출범하고 핀테크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소비자 10명 중 9명이 비대면거래를 이용하는 만큼 핀테크 서비스를 이용한 수익성 확보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위비 플랫폼', 신한은행은 '써니뱅크', KEB하나은행은 '하나멤버스', KB국민은행은 '리브', IBK기업은행은 '아이원뱅크' 등 저마다의 모바일 플랫폼을 이용해 모바일뱅킹족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스크관리에도 힘을 쏟는다. 정치·경제 불안과 가계부채, 한계기업 급증, 미국 금리인상 등 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임종룡 위원장은 "2017년을 위험(리스크)관리와의 '전쟁의 해'로 맞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들은 리스크관리 강화를 위한 첫 걸음으로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조선·해운업 대출로 2016년에 1조원 넘게 충당금을 쌓은 농협은행은 최근 부행장 수를 11명에서 9명으로 줄이고 이 중 7명을 새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