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우리은행 차기 행장은?
우리은행의 차기 은행장이 '내부 인사'로 좁혀졌다. 새로운 경영체제인 과점주주 체제를 적용하면서 조직 안정화와 기업 가치 극대화를 위해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사를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4일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는 1차 회의를 열고 차기 행장 후보 자격을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의 5년 이내의 전·현직 임원으로 제한했다. 우리은행은 부행장급 이상, 우리금융지주는 부사장 이상, 계열회사는 대표이사다. 노성태 의장은 "현재 우리은행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고 비상상황에 놓여 있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에 외부에서 (차기 행장 후보를) 공모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은행 내부 사정에 밝고 경영지원이 탁월한 분을 모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은행장의 선정 기준으로는 ▲재직 당시 업적과 경영능력 ▲리더십 ▲미래 비전 등이며, 오는 11일 정오까지 차기 행장 후보 지원서를 받는다. 지원대상과 절차 등은 이날 중 우리은행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노성태 의장을 비롯해 박상용·신상훈·장동우 이사는 우리은행 본점에서 '사외이사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설명한 뒤 기자들과의 질문에 답변했다. Q. 차기 우리은행 후보,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선출할 것인가. A. 그동안 우리은행은 정부 소유 은행이었다가 16년 만에 실제적인 민영화에 성공했다. 그래서 과점주주 운영체제 안에서 바람직한 지배구조 모델을 확립하고 우리은행의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있으며, 기업 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을 찾고 있다. 구체적인 평가 항목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우리은행 또는 우리금융지주 등 재직 당시 주요 업적이다 그 분들이 우리 은행의 기업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미래의 비전은 무엇인지, 우리은행의 조직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췄는지, 시장과 투자자로부터 확실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검증된 경영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판단하겠다. Q. 차기 행장 후보 선출에서 가장 배점이 높은 부분은. A. 구체적으로는 아직 의견 합치가 되지 않았다. 아직 이사회 의장을 뽑고 위원회 별로 회의를 개최한 정도다. 차기 행장 후보 추천 문제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합의가 돼 있지만 세부적인 항목에 대해선 시간을 갖고 의견을 모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차기 행장 단독후보가 나오면 3월 주주총회 일정과 관계 없이 차기 행장 체제로 빨리 전환될 수 있나. A. 은행장 추천 일정은 가능하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다. 하지만 새 행장이 선임됐다고 바로 일을 시작할 순 없다. 절차에 따라서 다음 주총까지는 일단 현 이광구 행장이 직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Q. 현 이광구 은행장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A. 앞으로 형평성 문제도 있고 해서 말하기 어렵다. Q. 잔여지분 매각 시점 언제가 적당한가. A. 잔여지분은 예금보험공사가 갖고 있고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사외이사가 답하기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예보도 빨리 매각하기를 원하고 우리은행도 공적자금 원금을 해소하고 싶은 요구가 강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주가가 뒷받침 되면 빨리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잔여지분 매각 방안(과점주주, 블록세일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는 예보나 공자위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해 중에 그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안이 논의가 되고 주가 수준이 아느 정도 뒷받침이 된다면 올 가을쯤 잔여 지분 전부를 처분하는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Q. 과점주주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우리은행 주가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A. 높으면 높을수록 좋겠지만 그 부분은 말하기 곤란하다. Q. 과점주주들과 우리은행과의 협업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과점주주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A. 1차적으로는 투자한 부분에서 큰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주가로 우리은행의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분야가 있을지 추가적으로 검토 추진해야겠지만 우선 새로운 경영진을 형성하고 경영진이 최대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환경을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노력하겠다. Q. 우리은행은 그동안 외풍을 많이 탔다. 과점주주 체제 구성 후 외풍에 대해서는 어떻게 저항할 것인가. A. 기본적으로는 정부 당국에서 자율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민영화 하면서 사외이사를 선임했고, 은행장 추천 문제를 완전히 사외이사에 맡긴 걸로 봐서 상당히 (긍정적이다). 당국이 아직 지분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율화된 이사회가 좀 더 창조적인 역할을 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여주면 정부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알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 큰 걱정 없이 정부의 약속대로 이뤄진다고 생각하고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물론 언제든지 외풍이 또 올 수도 있다. 우리은행 내부에서 분란이 일어났을 때의 일이다. 과점주주 체계가 부드럽게 정착되면 외풍이 들어올 수 있는 여력이 거의 없을 것이다. 외풍을 막고 자율경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은행 경영진과 사외이사가 스스로 획득해야 한다. 주어졌다고 생각하면 안 되고, 획득하면 거기에 맞게 경영해야 한다. Q. 주주 사이에서 이해 상충이 발생할 경우엔. A. 문제 생길 가능성도 없진 않다. 이번에 참여한 과점주주 7개 기관 중 5개가 사외이사를 추천했는데, 그중 4군데는 일종의 SI(전략적 투자자) 성격이 있다. 보험회사, 은행, 펀드 등 거래관계로 갈등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갈등을 잘 관리하는 것이 은행이 발전하는데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 가지 다행스러운 건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이사들이 과점주주 회사의 임직원이 아니고 전부 사외이사라는 점이다. 사외이사는 과점주주들의 의사를 잘 반영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은행과 상충 있으면 무조건 과점주주 말대로 따르는 건 맞지 않는 구조다. 또 저희 이사들은 과점주주가 추천한 이사지만 결국은 우리은행의 발전을 위해 같이 협심에서 경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려갈 것이다. 물론 잡음이나 불협화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번 선임 과정에서도 경험했듯이 아주 원활하게 어려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이사회가 구성됐다고 생각한다. Q. 내부적으로 이어온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갈등에 대해서는. A. 양 은행 간 갈등 문제 쉬운 문제는 아니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통합한 지 16년이 됐다. 평가시스템만 공정하게 잘 작동된다면 인사 시 문제가 안 생길 것이다. 그런 시스템이 잘 작동되도록 하는 것도 우리 이사회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또 우리은행은 외풍에 많이 시달렸기 때문에 다른 은행에 없는 부정적인 기업문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로 선임할 행장님도 영업력과 추진력 모두 중요하지만 그동안 쌓인 부정적인 기업 문화를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는지 혜안이 있어야 한다. 그런 분들이 있어야 한일 상업 갈등도 정리하고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신입 행장에게도 그런 면을 감안하고 있다. Q. 정부 견제세력으로서 외국의 세력이 들어오길 바라는 의견이 있었다. 향후 경영진, 사외이사 중 외국인 참여할 수 있는 제도 만들 수 있나. A. 외국인 투자자, 사외이사는 아쉽게 됐다. 4~5군데가 마지막까지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 비쳤으나 국내 복잡한 사정과 외국의 대선 등으로 빠졌다. 우리은행 외국인 주주는 최소 2~3곳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의 국부펀드 등이 들어와 있으면 정부의 관여가 어려워진다. 나머지 예보에서 갖고 있는 지분을 매각할 때는 외국, 외국 연기금 등에 매각해서 장기적인 투자자로 남아있고 그분들이 사외이사 추천해서 국내외 과점주주들이 균형을 이루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은 언제부터 논의되나. A.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지 않다. 향후 논의가 이뤄지고 결론이 모아지면 추진할 수도 있는 대안을 생각하고 있다. Q. 지금까지 사외이사는 은행 발전보다 은행 경영 결정의 거수기 역할만 해왔다는 비판이 있었다. 앞으로 이런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 어떻게 할 건가. A. 이번엔 자율성이 굉장히 확보된 환경에서 이사회를 구성했고 앞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나갈 것이기 때문에 이제까지의 이사회 운영과는 다른 형태의 이사회 활동이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노력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