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정유년에도 리딩뱅크 도약…'선(先)신한·원(One)신한' 기대
신한금융 7년 연속 순익 1조원 달성 '리딩뱅크' 위상 여전…2017년엔 '디지털·리스크관리' 집중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여섯 번째 신년사를 발표했다. 지난 2011년 한 회장의 취임 이래 신한금융의 성장은 화려했다. 상반기 6년 연속 수익 1조원을 달성하고 8년 연속 금융그룹 실적 1위를 올리며 '리딩뱅크'의 위상을 다져가고 있다. '신한맨' 한동우 회장의 경영 성적표이기도 하다.
그룹 통합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하고 2010년 14개국 59개였던 글로벌 네트워크를 20개국 155개로 확대하는 등 국내외서 성과를 올렸다. 2017년에는 디지털 혁신, 리스크 관리 등에 집중해 신한만의 차별화 방식으로 '국내 1위' 자리를 수성한다는 방침이다.
◆'선(先) 신한'으로 이룬 리딩뱅크
한동우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2017년 슬로건을 '선(先) 신한'으로 정하고 "2017년 급격하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신한이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선견(先見)·선결(先決)·선행(先行)의 경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발짝 앞서 보고, 판단하고, 행동하라는 취지다. 이는 그동안 한 회장이 보여준 경영철학과 일맥상통한다. 신한은행 창립 멤버로 지난 1982년부터 신한에 몸 담은 '정통 신한맨' 한 회장은 신한이 앞서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적용해 왔다.
최고경영자(CEO)의 자격요건을 강화한 게 대표적이다. 지배구조와 후계시스템을 개선해 잡음은 방지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 회장은 내규상 회장 연임 나이를 만 70세 이하로 제한했다. 1948년생인 한 회장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면서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에 따라 한 회장은 최근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그룹사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지난해 화두였던 '디지털금융'과 '글로벌금융'도 앞서 달렸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5년 12월 모바일뱅크인 써니뱅크와 무인스마트점포 스마트라운지(구 디지털키오스크)를 선보이며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했다. 지난해 6월엔 신한은행·신한카드 등 7개 그룹사가 함께 운영하는 통합 포인트 서비스 '신한판(FAN)클럽'을 출범하기도 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도 6년 만에 두 배가 넘도록 성장했다.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지난 2010년부터 글로벌 네트워크의 지역별 특성에 맞춰 현지화 영업에 나선 결과, 신한베트남은행의 경우 2011년 신용카드 사업에 진출한 지 4년 만에 취급액이 60배 이상 성장했다.
실적도 눈에 띈다. 신한금융은 2016년 3분기 누적 순익 2조16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성장했다. 3분기 순익은 7079억원으로 전분기(6834억원) 대비 3.6% 증가했다. 상반기 수익 1조원 달성은 지난 2010년 이후 7년 연속 달성했다.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 대비 1bp 하락에 그쳐 1.49%를 유지하며 저금리 기조에도 방어가 잘 된 모습을 보였다. 자산성장 가속화로 9월 말 원화대출금은 전년 말 대비 6% 성장했으며 핵심 이익인 이자이익도 전년동기 대비 7%, 전분기 대비 3.6% 각각 증가했다.
◆2017년 준비는 '원(ONE) 신한'
신한금융의 '리딩뱅크' 실적에도 한 회장은 "아직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데다 국내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의 파괴력까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신한이 경쟁력을 다지기 위해선 디지털 혁신과 '원(One)신한'을 통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금융의 디지털화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금융사들이 앞다퉈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으나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차별성을 느끼기 쉽지 않다"며 "신한도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앞으로는 신한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기존의 틀을 깨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 이를 위해선 내부 프로세스의 혁신도 수반해 신한만의 차별화 방식을 완성할 것을 강조했다.
한 회장은 "디지털 시대의 핵심 경쟁요소 중 하나는 가벼운 조직과 신속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라며 "조직 운영체계나 의사결정 프로세스 등 근원전인 시스템까지 디지털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나의 회사'로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을 확대해나갈 것을 주문했다. 그는 "디지털, 글로벌, 자산운용 등 협업 확대가 필요한 영역을 검토하고 그룹 자원 공유 체계를 업그레이드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며 "하드웨어 측면 뿐만 아니라 인적 역량이나 기업문화와 같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하나의 신한으로서 교류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