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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동차

[임의택의 車車車]‘Mr. 애매모호’, 포르쉐 마칸

포르쉐 마칸 터보. 강력한 엔진에 비해 하체가 부실하다.



'모든 세그먼트에서 스포츠카를 생산한다'는 포르쉐의 철학은 콤팩트 SUV '마칸'을 탄생시켰다. 지난해 11월 LA 오토쇼에서 처음 공개됐고 한국에는 올해 5월 선보였다.

'마칸(Macan)'이라는 이름은 인도네시아어로 '호랑이'를 뜻한다. 개발명은 '카이준(카이엔 주니어라는 뜻)'이었는데, 차라리 이 이름이 낫지 않나 싶다. 어떤 의미에서 호랑이라는 이름을, 그것도 인도네시아어로 붙였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

외관은 어느 정도 예견된 디자인이었다. 911과 박스터, 카이맨 등 스포츠카만 생산하다 카이엔과 파나메라를 내놓을 때는 다소 충격적이었으나, 이번에는 예상하던 디자인 그대로 나왔다.

차체는 BMW X3, 아우디 SQ5, 메르세데스 벤츠 GLK,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등 경쟁 모델 중에서 가장 크다. 차체 길이와 너비 모두 가장 크고, 높이는 섀시를 공유하는 아우디 SQ5와 같은 1624mm다.



대시보드는 911보다 파나메라와 카이엔에 가깝다. 다소 복잡하지만 다양한 스위치를 센터콘솔에 나열한 방식이 특히 그렇다. 좁은 뒷좌석은 섀시를 공유하는 아우디 Q5/SQ5와 똑같다. 포르쉐 측에서는 "Q5 부품의 3분2를 바꿨다"고 강조하지만 이 부분만큼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시승차는 마칸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터보 모델이다. 포르쉐 전체 모델 중 처음으로 적용된 V6 3.6ℓ 바이 터보(트윈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400마력을 낸다. 포르쉐 911 카레라S가 3.8ℓ 수평대향 자연흡기 엔진으로도 400마력을 내는 것에 비하면, 과급기(터보)의 위력은 높지 않다. 물론 최대토크는 56.1kg·m로 911 카레라S보다는 훨씬 강력하다. 데이터만큼이나 실제 가속성능은 빠르다. 게다가 강력한 배기음 덕에 한층 자극적이다.

문제는 이 강력한 엔진을 받쳐줄 하체가 기대만큼 단단하지 않다는 데 있다. 서스펜션은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등 3가지로 조절할 수 있는데, 스포츠 플러스로 세팅해도 여전히 말랑말랑하다. 반면 아우디 SQ5의 경우, 탄탄한 서스펜션 덕에 자로 잰 것 같은 핸들링을 보여준다. 같은 섀시를 써도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포르쉐는 마칸 터보의 성능을 0→100km/h 가속시간 4.8초에 최고시속 266km이라고 강조한다. 수치만 보면 단연 동급 최고다. 그러나 하체가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에 이 성능은 매우 제한된 상황에서 가능할 뿐이다.

포르쉐가 내건 가격표는 마칸 S가 8480만원, 마칸 터보는 1억740만원, 나중에 합류한 마칸 S 디젤은 8240만원이다. 그러나 이 가격표는 사실상 무의미하다. 꼭 필요한 사양까지 옵션으로 둬 선택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 옵션 리스트에는 프라이버시 글라스(70만원), 스토리지 패키지(40만원), 오토 다이밍 미러(60만원), 흡연 패키지(10만원), 리어 사이드 백(60만원) 등이 포함돼 있고, 이를 모두 더할 경우 총 가격은 2890만원에 이른다. 이를 더하면 마칸 터보는 1억3630만원이다.



먼저 나온 카이엔은 판매량의 대부분이 디젤 모델이다. 라인업 중 가격이 가장 쌀뿐더러 연비도 가장 우수하기 때문이다. 마칸의 판매구성도 마찬가지다. 마칸 S 디젤은 258마력, 59.1kg·m의 토크를 내는 데 비해 아우디 SQ5는 313마력, 66.3kg·m의 성능을 낸다. 옵션을 모두 더한 마칸 S 디젤의 가격은 1억1100만원, 아우디 SQ5의 가격은 8690만원이다. SQ5와 비슷한 성능을 지닌 BMW X3 35d M스포츠패키지는 8810만원이다.

마칸 터보를 선택할 때의 딜레마는 엔진 성능을 따라주지 못하는 하체 구성에 있다. 경제성을 중시해 디젤을 고를 경우에는 좀 더 강력한 성능을 지닌 아우디 SQ5와 BMW X3 35d가 버티고 있다. '진퇴양난'이라는 단어는 이럴 때 쓰는 게 아닐까.

포르쉐 마칸 터보

심장은 강력하지만 하체가 부실하다. 콘셉트카 애매모호하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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