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반등 여력 남았다...외국인 저PBR 매집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장의 기대의 못 미치면서 국내 증시가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순매수 유입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도 3월 내 코스피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우세한 상황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약 11조1928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의 순매수 유입은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예고했던 지난 1월 19일부터 본격화됐다. 이날 이후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3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2월부터는 순매수액 규모가 급격히 증가했다. 외국인들의 올해 1월 순매수액은 2조 9516억원이었으며, 2월에는 그에 2배를 뛰어넘는 8조2412억원을 기록하면서 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돌파했다. 외국인들이 1월 19일부터 이달 5일까지 담은 순매수 상위 종목들을 살펴보면 반도체주와 저주가순자산비율(PBR)주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이에 따라 최근 한 달간 코스피시장에서 차지하는 저PBR주의 중요도도 상당했다 외국인들은 해당 기간 동안 대표적인 저PBR주로 꼽히는 현대차를 1조7942억원 가량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담았다. 이외에도 삼성물산(6309억원)과 기아(6228억원)를 사들이면서 밸류업 정책 수혜주에 대한 투자를 지속했다. 또 다른 수혜 종목인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금융주들이 순매수 상위권에 포함되면서 저PBR 종목에 대한 비중이 높았음을 나타내고 있다. 더불어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반도체주의 상승 랠리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대한 투심도 자극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동일 기간 동안 SK하이닉스를 1조4894억원, 삼성전자를 1조3918억원씩 사들이면서 각각 현대차를 이어 순매수 상위 2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정부 주도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사실상 강제성이 미흡하다는 평가와 함께 시장의 아쉬움을 사면서 상승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가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외국인들의 유입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안이 발표됐던 26일 이후에도 외국인들은 2거래일을 제외하고 순매수세를 지속했다. 다만 전날이었던 5일 458억원을 순매도했으며, 6일에도 3832억원을 팔아치우면서 연속 순매도세를 보였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3월 코스피지수가 최대 28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저PBR주의 숨고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당분간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증권은 2500~2800을 제시하면서 가장 높은 상단을 예상했다. 이외에도 신한투자증권 2400~2750, 현대차증권 2560~2720, 한국투자증권 2550~2750, 키움증권 2520~2740 등이 예상 밴드를 제시했는데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모두 2700선은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2700선을 넘어간 것은 2022년 4월이 마지막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PBR이 낮은 업종을 중심으로 매도 압력이 발생하고 있지만 하방 경직성이 개선되면서 지수 하단 레벨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지수 저점이 높아질수록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상승 잠재력도 높아지는 편이라는 점에서 3월에는 저항선으로 작용하는 2700선 돌파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코스피는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로 펀더멘털과 무관한 상승세를 기록했다"며 "하지만 3월부터는 다시 경제와 실적 등 기본적인 요소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한국과 미국이 높은 상관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AI 관련주를 확보해야 기대 수익률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신하은기자 godhe@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