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레이드' 방산·금융株 살아나고, 2차전지 '와르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면서 트럼프 수혜주인 방산·금융 종목 등은 급등세를 보인 반면, '해리스 트레이드' 종목인 2차전지·신재생에너지 등은 일제히 무너졌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전·방산 관련주인 두산에너빌리티와 한화시스템은 이날 각각 2.45%, 6.27%씩 올랐다.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트럼프 후보는 화석 연료 등 전통적인 에너지 규제 완화를 시사하고 있어 방산, 석유·화학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7.02%), 포스코홀딩스(-5.01%), 삼성SDI(-5.98%), 포스코퓨처엠(-8.26%), 에코프로(-7.61%), 에코프로비엠(-8.63%) 등 2차전지주는 급락세를 보였다. 2차전지주는 '해리스 트레이드' 종목으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 확대 정책을 강조한 만큼 수혜주로 떠올랐었다. 지난 4일에는 해리스 후보 당선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면서 당일 에코프로비엠은 7.25%, 에코프로는 7.37% 급등하는 등 코스닥내 대표종목들이 전반적인 강세를 보였었다. 다만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급락, 반전되는 모습이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95% 이상에 달한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친환경 정책이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후변화 등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어려운 신재생에너지와 달리 원자력은 24시간 내내 전력 공급이 가능한 데다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상황에서 초당적으로 지지를 확보한 만큼 한동안 원전 테마 상승세는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트럼프 트레이드'로 꼽히는 금융주도 강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미 대선을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며 전거래일보다 0.52% 하락했지만,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되는 KB금융(3.30%), 신한지주(3.32%) 등 금융 종목들은 살아남은 모습이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업종별 차별화가 진행됐다"며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는 방산주와 금리 상승을 반영한 금융주 강세가 두드러지고, 해리스 기대주로 부각된 2차전지와 신재생 에너지주는 낙폭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후보는 '친비트코인파'로 가상자산 관련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으며, 선거유세에서도 "비트코인을 미국의 국가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후보 당선 시 가상자산 시장의 '빅 웨이브'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공약대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다면 한국 정부도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보다 개방적인 검토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금융시장에 새로운 흐름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로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시장 전반이 수혜를 입을 것"며 "규제 리스크가 낮아지면 금융·결제 기업도 가상자산 시장 진출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트럼프 대선 승리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아시아 증시의 희비도 갈렸다. 일본증시에서 닛케이 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1% 상승하고, 대만 가권지수도 전장보다 0.48% 올랐다. 반면, 중국 및 홍콩 증시는 약세 흐름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