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학수 대표 “투자자 중심의 시장, 넥스트레이드가 그 시작점입니다”
"투자자들이 자신이 여유로운 시간에 투자정보를 살펴보며 거래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넥스트레이드는 단순히 '제2의 거래소'가 아닙니다. 자본시장의 틀을 바꾸는 '시작점'입니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인터뷰 내내 '투자자 중심의 혁신'을 강조했다. 이달 4일,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국내 주식거래 시간이 12시간으로 확대되고, 수수료는 낮아졌다. 24일부터는 코스피200·코스닥150 전 종목 거래가 가능해지고, 31일부터는 사실상 시장 전체로 문이 열린다. 국내 주식 시장에 70년 만에 등장한 복수 거래소 체제, 그 실험의 한가운데에 넥스트레이드가 있다. <메트로경제>는 서울 여의도 넥스트레이드 본사에서 김 대표를 만나, 출범 이후의 성과와 과제, 그리고 향후 계획에 대해 대담을 진행했다. ◆ "전산 오류에도 첫 단추 잘 끼웠다"…1단계 종목서 일평균 155억 거래 - 1단계 운영 성과는 어떻게 평가하나. ▲"넥스트레이드는 1단계에 해당하는 10종목 거래를 지난 4일부터 9영업일간 진행했다. 이 기간 동안의 일평균 거래량은 약 55만 주, 거래대금은 155억원에 달했고, KRX 정규시장 대비 약 26%의 거래가 넥스트레이드를 통해 체결됐다. 참여 계좌 수는 누적 34만8000개를 넘겼다. 거래 시간대가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으로 확장되어 호응을 얻었고 수수료 인하 효과 등으로 인해 초기 반응이 상당히 긍정적이었다고 본다. 프리마켓이 가장 활발했고, 야간 거래 참여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 투자 수요가 본격적으로 유입됐다고 보는가. ▲"그동안 우리나라 주식 거래 시간이 다른 국가에 비해 짧았는데,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억눌렸던 투자 수요가 표출되기 시작한 셈이다. 관련 데이터를 공유한다면. 프리마켓(8:00~8:50)과 애프터마켓(15:40~20:00)에서 각각 1만8000명, 1만7000명이 거래에 참여하고 있다. 직장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 출범 초기 전산 이슈가 있었다. 이후 어떤 대응을 취했나. ▲"초기 적응기를 거치며 몇 차례 전산 오류가 있었다. 일부 증권사의 HTS·MTS에서 체결 지연이나 시세 조회 오류, 증권거래세 산정 오류 등이 발생했지만, 이는 운영상의 미숙에 따른 시행착오였고, 시스템 차원의 문제는 아니었다. 시스템과 대응 체계를 전면 재점검했고, 전산 이상 발생 시 부서별·인력별로 확인하는 복수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 오히려 이번 계기를 통해 시스템 안정성이 강화됐다고 본다." - 지난 18일 '중간가 호가' 관련 이슈에 대한 입장은. "경쟁은 시장에 활력을 주지만, 제도 도입 과정에서의 준비 부족은 전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넥스트레이드를 지연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일부 시선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중간가 호가'는 넥스트레이드와 거래소가 모두 도입한 제도지만, 지난 18일 거래소의 전 종목 거래 지연은 거래소 시스템 안에서 중간가와 자전거래 방지 기능이 충돌하면서 생긴 문제라고 본다. 넥스트레이드는 이 기능을 별도로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우리가 잘하고 있고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주니 이런 오해도 일어나는 것 아니겠나." ◆ 3단계 확장, ETF 상장도 가시화…"투자자 선택 넓힌다" - 3단계 확장 계획은 어떻게 되나. ▲"24일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같은 대형주와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등 주요 코스닥 종목까지 거래 대상에 포함되면서, 거래 가능 종목은 350개로 확대된다. 31일부터는 800개 전 종목으로 문을 열며 사실상 본격적인 시장 개장에 들어가는 셈이다." - 넥스트레이드의 시장 목표 점유율과 거래 확장 계획은? ▲"3년 내 점유율 10% 달성이라는 목표는 무리한 수치가 아니다. 일본, 호주 같은 나라는 ATS가 점유율 10%를 넘기는 데 10년이 걸렸지만, 우리는 첫 달부터 가능성을 보여줬고, 시장과 투자자 모두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아울러 넥스트레이드는 연내 ETF·ETN 거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이 상반기 내 마무리되면 연내 ETF 시장 개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고, 관련 LP 도입과 전산 시스템 구축을 병행하면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파생상품, 채권, 토큰증권(ST) 등으로 거래 자산을 확대해서 자본시장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 넥스트레이드가 지향하는 모습이 있다면? ▲"이제는 선택의 문제이자, 누가 더 편리하고 합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의 문제다. 넥스트레이드는 투자자들이 쫓기듯 거래하지 않고, 여유롭게 정보를 살펴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지향한다." ◆ 규제·제도 개선, 정부도 '열린 태도' 필요 - 복수 거래소가 안착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하다고 보나. ▲"복수 거래소가 일회성 이벤트처럼 되지 않으려면, 정부와 당국의 열린 자세가 꼭 필요하다. 점유율 규제에 대해서는 넥스트레이드는 지금 점유율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전체 거래량의 15%, 단일 종목 거래 비중이 30%를 넘으면 해당 거래가 중단되는데, 이는 시장 안정성과 경쟁 촉진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라 본다. 규제 자체는 수용하지만, 제도적 해석과 운영에 있어 정부도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여줬으면 한다." - 넥스트레이드가 자본시장에 기여할 수 있는 지점은. ▲"출범 이후 프리·애프터마켓에 투자자들이 활발히 참여했다. 결국, 기존 시장이 채우지 못한 수요를 우리가 흡수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넥스트레이드는 앞으로 자본시장에 비어 있는 영역을 채우는 플랫폼의 역할을 충실히 할 예정이며, 투자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자본시장의 혁신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