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 ANA 인스퍼레이션 극적 우승…'우승 갈증' 씻었다
유소연(27·메디힐)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270만 달러)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유소연은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 다이나 쇼어 토너먼트 코스(파72·676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기록,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유소연은 렉시 톰슨(22·미국)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우승 상금은 40만5000달러(약 4억5000만원)다. 유소연은 그간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데뷔 초이던 지난 2011년에는 메이저대회 US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 제이미 파 톨레도 클래식에서도 우승과 신인왕을 차지했다. 데뷔 초부터 승승장구했던 만큼 박인비(29·KB금융그룹)와 한국여자골프 투톱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2012년 이후 우승운은 좀처럼 따라주지 않았다. 2013년에는 단 한차례도 우승하지 못했고, 2014년 캐나다 여자오픈 우승을 제외하곤 준우승만 5차례 기록했다. 그러나 유소연은 자신의 경기력을 갈고 닦으며 차분히 우승을 노렸다. 2015년과 2016년에는 '톱10'을 각각 10회, 11회 기록했고, 세계랭킹 10위권을 벗어나지 않는 안정적인 실력을 유지했다. 꾸준함은 결국 우승으로 이어졌다. 유소연은 올 시즌 초반부터 호성적을 유지했다. 우승 없이도 상금랭킹 1위를 달렸고, 세계랭킹은 3위까지 치솟았다. 올해 이번 대회에 앞서 출전한 4개 대회에서 준우승 2회, 공동 5위, 공동 7위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도 준우승 2회, 3위 1회 등의 성적을 올리며 지난해 상금 1위, 평균타수 선두를 달렸다. 운도 따라줬다. 단독 선두를 달리던 톰슨이 예기치 않게 4벌타를 받은 덕에 유소연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박인비, 이민지(호주) 등이 선두그룹을 달리고 있었지만 기회를 잡은 이는 유소연이었다. 우승을 안긴 '위닝 홀'은 18번홀(파5)이었다. 유소연은 이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승부를 연장으로 이끌었고, 연장전에선 연못 앞에 가까스로 멈춰선 공을 버디로 잡아내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유소연은 우승을 확정한 뒤 동료들의 축하가 담긴 물세례를 받았다. 또 대회 전통에 따라 '포피 폰드'에 캐디, 어머니, 매니저 등과 함께 뛰어들면서 다시금 우승을 만끽했다. 이번 우승으로 유소연은 LPGA 투어 통산 4승째를 기록했다. 메이저 대회로는 2011년 US여자오픈에 이은 두 번째 우승이다. 세계 랭킹은 2위로 1단계 올라갔다. 한편 선두그룹에 있던 박인비와 이민지, 수잔 페테르센은 나란히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