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좀처럼 힘 못쓰는 현대차·기아…수입차 분위기 엇갈려
국산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좀처럼 힘을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으로 수요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가 안방에서 테슬라와 BMW 등 수입차에 밀리는 모습이다. 현대차·기아 판매량은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수입차 업체들의 판매량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캐즘 현상으로 내수 시장에서 판매량 부진을 겪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3209대 판매되면 전년 동기 대비 54.8% 감소했다. 차종별로 아이오닉6는 337대, 아이오닉5는 1590대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6.2%, 33.6% 줄어들었다. 기아는 EV6가 1380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27.1% 감소했다. 반면 수입차 업체들은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전월 대비 62% 이상 급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테슬라와 BMW,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3강 체제를 구축하며 전체 시장 상승세를 견인했다. 미국 완성차 업체 테슬라는 4165대를 등록해 가장 많은 비중(70.9%)을 차지했고, 독일 완성차 업체 BMW·벤츠도 각각 675대, 414대로 뒤를 이었다. 4월 대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업체는 141.9%를 기록한 테슬라다. 테슬라는 4월 1722대의 전기차를 신규 등록했다. BMW도 15.2% 늘어났다. 올해 1~4월 누적 판매에서도 국산 승용 전기차 판매량은 1만 6586대로 전년 동기(2만4520대) 대비 32% 감소한 반면 수입 승용 전기차 판매량은 1만 3863대로 102.9%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계는 신차 출시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하반기 캐스퍼 일렉트릭과 레이 EV, EV3 등을 출시하며 국내 전기차 캐즘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캐스퍼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강점으로 내세웠으며, 기아는 레이 EV가 전체 전기차 모델 중 가장 높은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차량 최대 주행가능거리가 산업통상자원부 기준 315㎞에 육박한다. 기아 레이 EV 대비 110㎞ 긴 거리다. 작은 전기차일수록 주행거리가 짧다는 인식을 깨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기아는 EV3의 가격 경쟁력을 강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EV3는 81.4kWh 배터리의 롱레인지 모델과 58.3kWh의 스탠다드 모델 두 가지로 출시되며, 전기차 세제 혜택과 보조금이 적용되면 스탠다드 모델은 3000만 원 초중반, 롱레인지 모델은 3000만 원 중후반에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 EV3의 1회 완충 시 주행거리는 17인치 휠 기준 스탠다드 350㎞, 롱레인지 501㎞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은 물론 기술 경쟁력을 갖춘 모델 출시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야 한다"며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등 정부의 다양한 정책적인 지원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