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롯데렌탈이 업계 최초로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전담협의체(TCFD) 지지선언을 이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6월 한국TCFD 얼라이언스 발족식에 참여한 데 이어 이번 지지선언으로 환경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TCFD는 주요 20개국의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의 협의체인 금융안정위원회(FSB)가 2015년 설립한 이니셔티브다. 주요 국가들이 기후변화 대응 공시의무를 강화하는 추세에 맞춰 국제표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7년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재무정보 공개 권고안을 수립하기도 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 분석을 기반으로 잠재적인 재정적 리스크와 기회를 가늠해 보는 것이 주요 골자다.
김현수 롯데렌탈 사장은 "롯데그룹 차원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204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롯데렌탈도 당사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에 대한 중장기 감축 목표와 감축 실행계획을 수립 중"이라며 "이번 TCFD 지지선언을 통해 기후변화가 롯데렌탈의 이해관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환경경영에 아낌없는 노력을 가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 우수기업으로 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한 롯데렌탈을 올해 첫 환경정보공개를 진행하였으며, 환경부 산하 국가기후위기적응센터 '산업계 기후위기 적응협의체'에 참여하는 등 환경(E)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밖으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과 신흥국 불황에 따른 수출전선 난기류에 안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인세 인상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제 2·3조 개정안), 2차 상법 개정 등의 '패키지 규제'로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말 그대로 국내 산업계가 '진퇴양난'에 봉착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7일부터 우리나라의 대미 관세는 일본, 유럽과 같은 15%로 인상된다. 지금까지 한국산 자동차는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돼 일본(2.5%)과 유럽(2.5%)에 비해 유리한 고지에 있었지만 앞으로는 똑같이 15%의 관세 환경에서 경쟁하게 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경우 미국의 관세 부과로 연간 영업이익은 5조원 넘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추후 부과가 예고된 반도체와 의약품 등의 관세문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달 31일 '2025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법인세율의 과세표준 전 구간을 1%씩 인상해 2022년도 수준으로 환원키로 했다. 모든 과세표준 구간별로 1%p 인상해 ▲2억원 이하 10% ▲2억원~200억원 이하 20% ▲200억원~3000억원 이하 22% ▲3000억원 초과 25%로 강화된다. 여기에 법인세의 10%를 추가 부과하는 지방소득세까지 합하면 실질 세율은 10.1%~27.5%에 이른다. 전 과표구간에서 세율이 인상되면서 중소기업, 대기업 할 것 없이 세 부담이 동시에 늘어난다. 특히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세 부담은 더 커진다. 여기에 이른바 노란봉투법과 2차 상법 개정안도 조만간 국회를 통과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2차 상법개정안을 오는 21일 본회의로 미루기로 결정하면서 기업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법안 처리 시점만 미뤄졌을 뿐 경영권 위협 등의 부담조항이 고쳐질 지는 미지수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손해배상 청구 제한과 하청 노동자에 원청 교섭권 부여가 골자이고, 상법은 집중투표제 도입과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가 담겨 기업 부담이 커지는 내용이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적게는 수백 개, 많게는 수천 개에 달하는 하청업체 노조가 교섭을 요구한다면, 원청사업주는 건건이 대응할 수가 없어 산업현장은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산업생태계를 뿌리째 흔들어 미래세대의 일자리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상호관세 발효와 함께 노란봉투법 등 강화되는 법 규제로 경영 환경이 동시에 악화되는 '이중,삼중고'에 처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금융권의 브랜드 경쟁이 치열하다. 실시간 상품 비교가 가능해지면서 상품간 경쟁력이 비슷해졌고, 비대면 금융 확산으로 접근성 차이도 사라져서다. 고객 1인이 다수의 금융기관과 거래하는 경우도 늘어나면서, '친숙함'은 금융권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 경쟁력으로 부상한 '친숙함' 4일 각 은행 고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신규 취급한 신용대출 총액의 81%는 비대면으로 판매됐다. 같은 기간 예·적금 등 수신 상품도 60% 이상 비대면으로 취급됐다. 규제 완화로 금융상품 대부분이 비대면 취급이 가능해졌고, 각 은행도 비용 경쟁력이 높은 비대면 전용 상품에 혜택을 주고 있어서다. 금융상품 비교 플랫폼이 활성화하면서 상품 간 격차도 줄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이 지난 6월 판매한 주요 정기예금 상품(1년)의 평균 취급금리는 연 2.50~2.55% 수준이다. 상품 간 금리 차이는 0.1%포인트(p)에도 미치지 못한다. 소비자들도 사소한 금리 때문에 은행을 옮기기보다는 우대금리 충족이 쉽고, 익숙한 은행을 선택하고 있다. 금융권의 주요 경쟁력도 '친숙함'으로 옮겨갔다. 마케팅 기조도 변했다. 과거에는 TV·설치물을 통해 좋은 금리나 혜택 등 상품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최근에는 프로스포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캐릭터 상품 등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콘텐츠에서 마케팅을 늘리고 있다. ◆ 디지털 브랜딩, 비용 낮고 잠재력 높아 금융권의 차세대 마케팅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영상·사진 등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디지털 브랜딩이다. 디지털 브랜딩은 기존 광고와는 달리 형식이 자유롭고, 비용도 경제적이다. 게시물의 복제도 자유로운 만큼 고객의 참여 잠재력도 높다. 각 금융기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자사 상품·서비스 소개와 각종 이벤트를, 유튜브에서는 각종 금융·경제 정보를 콘텐츠화 해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5대 금융이 양대 SNS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확보한 구독자 수는 각각 583만명(계열사별 최다 구독 합산)과 314만명에 달하고, 유튜브에서도 326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국영방송인 KBS의 339만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각 금융사의 콘텐츠 가운데 소비자의 관심도가 특히 높은 것은 금융기관의 전문성을 활용한 금융·경제 정보 콘텐츠다. 소비자가 낯선 금융·경제적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거나, 전문가 패널이 국내·외의 경제적 이슈를 분석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국내 부동산의 전망 및 전략을 소개하는 NH농협은행의 '부캐스트', 세계 경제의 주요 사건과 영향을 해설하는 우리은행의 '모닝경제Plus' 등이 대표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브랜딩은 기존 광고보다 비용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실제 수요자에게 어필할 수 있어 더 효과적"이라면서 "형식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금융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 역대급 '스포츠 열기' 동참 금융권은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스포츠와 E-스포츠에서도 브랜딩을 확대하고 있다. 종목별로 팬들의 충성도가 높은 만큼, 브랜드 인지도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어서다.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프로야구, 프로축구는 물론, 세계적인 E-스포츠 리그로 평가받는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까지도 금융권의 후원에 힘입어 흥행을 지속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후원하는 KBO(한국프로야구)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시즌 관객 수 10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에도 누적 관객 수를 매달 경신하고 있고, 하나은행이 후원하는 K리그(프로축구)도 지난달 역대 시즌 가운데 가장 빠른 누적 관객 200만명 돌파 기록을 세웠다. 우리은행이 후원하는 LCK도 지난 시즌 최고 동시 시청자 수 481만명을 달성했다. 구단을 직접 운영하거나 후원하는 금융기관도 늘고 있다. KB금융은 여자 배구 'KB손해보험 스타즈'를, 신한금융은 여자프로농구팀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를, 하나금융은 K리그 '대전 하나시티즌'을 지원한다. 우리금융은 여자 농구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의 메인 스폰서다. 지방금융도 iM금융이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를, JB금융은 K리그 '전북 현대모터스'와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를, BNK금융은 여자 농구 '부산 BNK썸'과 프로게임단 'BNK FearX'를 후원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각종 프로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만큼, 기업 입장에서도 스포츠를 후원하는 것은 중요한 마케팅 수단 중 하나"라면서 "특히 지역 연고지 팀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지역 사회공헌의 역할도 겸한다"라고 설명했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연일 하락세다. 지난달 30일 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동결하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 붙었고, 이달 초 발표된 미 고용지수와 인플레이션율이 시장 불확실성을 확대해서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중순 경신했던 사상 최고가 대비 1만 달러 가깝게 내렸고, 주요 알트코인 가격도 1주일 전과 비교해 최대 14% 하락했다. 3일 가상자산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1시께 전일보다 0.42% 내린 1BTC당 11만3110.04달러에 거래됐다. 지난달 14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인 12만3091.61달러 대비 약 1만달러 가량 낮은 수준으로, 주간 하락률은 4.24%다. 주요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가상자산) 가격도 하락세다. 가상자산 시총 2위인 이더리움(ETH)의 주간 가격 하락률은 약 9.05%를 기록했고, 3위인 리플(XR)은 12.18% 내렸다. 4위인 바이낸스와 5위 솔라나는 각각 7.09%와 14.31%의 하락을 기록했다. 대표적 밈 코인인 도지코인은 18.03%나 급락했다. 가상자산 가격이 일제히 약세인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29~30일(현지시간)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을 결정한 데 이어, 금리 인하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 국채나 금융권 상품의 이자가 상승하고,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 비용도 상승하는 만큼 가상자산 가격은 하락한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FOMC 직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의무는 장기적 인플레이션 목표를 확고히 하고, 단발적 물가 상승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라면서 "관세 인상으로 일부 상품 가격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은 아직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연이어 발표된 미 개인소비지출(PCE)과 미 고용지표도 자상자산 시장에 혼란을 더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근원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을 기록했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인 2%를 크게 웃돈다. 반면 미 노동부가 발표한 7월 비농업 고용은 전월 대비 7만3000명 증가해 당초 전망치인 10만명을 하회했고, 실업률도 4.1%에서 4.2%로 늘었다. 통상적으로는 물가가 상승하면 금리를 올린다. 반면에 고용시장이 악화하면 기업의 고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금리를 내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영향으로 상반된 현상이 함께 나타나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미 연준은 오는 9월 17일 차기 FOMC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미국의 '가상자산 3법' 통과를 비롯해 가상자산이 점진적으로 제도화하는 만큼, 가상자산 시장 내에서 금리 등 거시경제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거래 중계사이트인 에프엑스프로(FxPro)의 알렉스 쿠프시케비치 시장분석가는 "산업적인 주요 발전이 부재한 상황에도 가상자산 시장은 거시경제적 요인의 영향을 점점 더 크게 받고 있고, 전통 금융의 추세를 따르고 있다"라면서 "이는 시장이 성숙해가는 과정의 일부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안승진기자 asj1231@metroseoul.co.kr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국산 블록버스터 탄생을 목표로 미국, 중국 등 글로벌 거대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4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해외 진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렉라자 병용요법이 지난달 29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것이다.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존슨앤존슨의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처음 품목허가를 획득한 후 유럽, 영국, 일본 등 글로벌 주요 의약품 시장에서도 상업화에 성공했다. 2018년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존슨에 렉라자를 기술수출한 유한양행은 상업화에 따른 판매액 대비 일정 금액을 별도 로열티로 받고 있다. 유한양행은 이번처럼 렉라자 출시 국가가 확장됨에 따라, 마일스톤 수령 등 추가적인 수익이 지속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중국 의약품 시장은 세계 2위 규모를 갖춰 국산 신약의 매출 증대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 제고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다른 국산 블록버스터 후보 신약인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도 미국에 이어 중국 진출에 속도를 낸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현지 합작법인 이그니스 테라퓨틱스를 통해 '세노바메이트'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하며 중화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앞서 같은 해 7월 홍콩에서는 먼저 발매됐고 SK바이오팜은 지역 특화 상업화 모델을 개발해 중국 내 신약 접근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신약 후보물질 탐색부터 제품 발매까지 독자 성공한 제품이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는 이미 출시부터 지금까지 매분기 연속으로 매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2024년 2분기부터는 분기 매출 1000억원대에 진입했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133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을 보유하고 있는 HK이노엔, 대웅제약, 온코닉테라퓨틱스 등도 중국에서 경쟁하고 있다. HK이노엔이 가장 먼저 2022년부터 중국에서 '케이캡' 경구제를 내놨고, 이후 적응증도 확대해 약물 영향력을 넓혔다. 현재는 중국에서 케이캡을 주사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대웅제약의 '펙수클루'는 중국 품목허가 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2023년 중국 파트너사인 리브존제약에 중화권(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개발·허가·생산·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약 16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바 있다. 이후 중국 임상 3상 시험계획 승인 및 마일스톤 수령 등을 통해 추가적인 연구개발에 속도를 냈다. 국내 제약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동시에 최근 첨단 과학을 바탕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장으로 평가받는다"며 "아시아 전역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거점이라는 점에서 직접 진출, 현지 파트너십 전략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청하기자 mlee236@metroseoul.co.kr
지난 31일 오후, '휴대폰 성지'로 불리는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에서는 이동통신 판매점 직원들의 호객 행위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매장 직원들은 "자급제보다 싸게 해드린다", "플립 자급제가 139만 원인데, 저희는 기기값 0원까지도 가능하다"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특정 카드 이용 시 추가 할인을 적용하는 등 복합적인 조건을 걸어 '공짜폰'처럼 보이게 만드는 방식이다. 같은 날 강남역 지하상가 역시 비슷한 분위기였다. 각 매장 입구에는 '타 매장 비교 환영', '단통법 폐지, 제한 없는 지원금 경쟁', '인터넷 TV 가입 시 80만 원 지급' 등 자극적인 문구가 내걸렸다. 일부 매장은 일본어와 영어 문구까지 부착해 외국인 고객까지 겨냥했다. 한 판매점주는 "외국인 유동 인구도 많아 다국어 홍보를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통법 폐지 이후 이동통신 판매점 간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같은 기종이라도 매장별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한 판매점은 출시가 148만 5000원인 Z플립7 256GB 모델을 공시지원금 50만 원과 판매장려금 20만 원, 기존 지원금 20만 원을 더해 약 59만 원에 판매 중이었다. 또 다른 매장은 갤럭시 폴드7을 135만 원, 플립7은 55만 원에 내놓았다. 구형 모델인 갤럭시 S25와 아이폰16은 무료 또는 5만 원 이하 가격으로 책정된 곳도 있었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폐지된 지 열흘이 지났지만, 기대했던 '공짜폰'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시장 분위기도 조용하다. 다만 단통법 시행 당시와 달리, 이동통신 판매점 간 가격 차이가 최대 3배 이상 벌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발품'이 다시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단통법 폐지 첫날인 7월 22일부터 31일까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간 번호이동은 총 15만 2411건을 기록했다. 첫날 3만 4131건이 몰렸고, 이후에도 하루 1만 건 이상의 가입자 이동이 지속됐다. 7월 전체 번호이동 규모는 92만 5672건으로, 전월(66만 6618건) 대비 38.9% 급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통법 폐지와 25일부터 시작한 갤럭시 Z폴드·플립7 정식 개통을 고려하면, 번호이동 건수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A 이동통신 판매점 점주는 "단통법 폐지 후 하루 5~7명 정도 고객과 상담한다"고 말했고, B 판매점주는 "단통법 폐지 후 손님이 조금 많아지긴 했지만, 많이 늘어났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배경에는 마케팅 비용을 크게 늘릴 수 없는 통신 3사의 속사정이 있다. 현재 이동통신 시장은 5세대(5G) 이동통신 보급률이 올 1분기 75%를 넘어서며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신규 고객을 유치할 여지가 크지 않다. 이로 인해 통신사 입장에서는 막대한 보조금 지급을 통한 마케팅 비용 증대에도 사용자당 평균수익(ARPU)의 극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한계 속에서 최근 통신업계는 내외부적으로 AI 전환(AI Transformation, AX)에 사활을 걸고, AI 사업 성장에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다. LG유플러스 여명희 CFO는 "AI 전환과 관련된 AIDC·AICC 사업 영역에 자원을 집중해 전년도 이상의 성장을 기록할 예정"이라며 "오프라인 매장과 고객센터 운영비 절감 등 디지털 전환을 통한 운용 효율화를 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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