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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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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판결 코앞…'동전의 양면' 朴재판 향방 주목

이번주 금요일로 다가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판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죄 방어 논리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25일 이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그룹 관계자 5명에 대한 뇌물공여 등에 대해 판결을 내린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 뇌물 수뢰-공여죄로 묶여있어, 이날 판결에 따라 방어 전략에 영향 받을 전망이다. 특검은 지난 7일 결심공판에서 이 사건을 '대통령으로부터 정유라 승마 지원 등을 요구받은 피고인 이재용이 대통령의 직무상 도움이 되는 대가로 거액의 계열사 자금을 횡령하여 300억원에 이르는 뇌물을 공여한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대가로 정씨의 승마 지원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특히 총수의 전위조직인 미래전략실이 총수 승인 없이 독단적으로 자금지원에 나섰다는 삼성 측 주장은 궁색한 변명이라는 입장이다. 삼성 측은 정씨에 대한 승마 지원이 박 전 대통령의 요청이 아닌 최순실 씨의 강요 내지 공갈에 따른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최씨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영향력을 내세워 삼성의 올림픽 승마지원에 정씨에 대한 지원을 포함시키라고 요구했다는 주장이다. 삼성 측은 이 과정에서 최씨가 다른 선수들의 선발을 방해하면서 정씨가 지원 혜택을 독차지했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씨는 자신이 후원 취지를 망쳤다는 삼성 측 주장을 재판부가 인정할지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과 이 부회장의 뇌물 혐의가 동전의 양면처럼 묶여 있어, 뇌물공여와 수뢰죄 모두를 방어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때문에 박 전 대통령 측은 삼성의 승마선수 후원이 최씨로 인해 변질됐다는 내용의 증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씨 역시 이 부회장의 공판 기록에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부분을 살피겠다고 밝힌 상태다. 재판부가 삼성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박 전 대통령 측의 '최씨로 인한 변질' 논리가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이 구형한 이 부회장의 형량은 징역 12년이다. 이 부회장의 혐의는 뇌물공여, 특정경제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 특정경제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위반이다.

2017-08-20 14:15:42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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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사람' 진재수 "靑 승마협 보고서 민간인이 알고 전화해 놀라"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좌천돼 명예퇴직한 진재수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장이 자신이 작성한 대한승마협회 감사 보고서가 민간에 유출돼 놀랐다고 증언했다. 진 전 과장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공판에서 청와대 보고 당일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로부터 항의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진 전 과장은 이날 2013년 6월 정유라 씨가 출전한 승마대회에서 박 전 전무를 알게 됐다고 증언했다. 정씨가 준우승에 그친 뒤인 7월 1일에는 노태강 전 국장으로부터 "박 전 전무를 만나 협회 비리 내용을 들어보고 진상조사하라고 청와대가 지시했다"는 말을 들었다. 청와대의 적극적인 태도와 달리, 박 전 전무가 협회의 문제와 구체적인 비리를 말하지 못했다는 진술도 이어졌다. 진 전 과장은 이후 구체적인 주장을 보완하라고 요청했지만 박 전 전무와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승마협회 관계자 면담을 이어간 진 전 과장과 노 전 국장은 박 전 전무의 주장이 일방적이고, 전반적인 파벌 싸움 분위기가 강하다는 취지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진 전 과장은 2013년 7월 보고서 작성 당시 박 전 전무의 공금횡령과 배임수재 전력을 확인해 노 전 국장에 알렸다고 진술했다. 이에 노 전 국장은 박 전 전무를 가리켜 '함부로 믿을 수 없는 사람이니 그의 말만 믿고 일을 추진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해, 이같은 취지의 내용이 보고서의 참고사항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진 전 과장은 청와대에 보고서를 제출한 날 점심 무렵 박 전 전무로부터 항의전화를 받아 놀랐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자신에 대해 좋지 않은 내용이라며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데, 앞으로 내 신분에 굉장히 안 좋은 일이 있겠구나 하는 직감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그해 8월 21일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과 모 전 수석이 배석한 대면보고 자리에서 노 전 국장과 박 전 과장을 가리켜 '참 나쁜 사람이라더라. 인사조시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청와대의 재촉을 받은 유 전 장관은 노 전 국장을 국립중앙박물관에, 진 전 과장을 한국종합예술학교로 좌천시켰다. 노 전 국장은 지난해 4월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등을 통해 사직 요구를 받아 5월 31일 면직 처리됐다. 진 전 과장은 이에 대해 "우리 애들도 어리고 해서 정년까지 일하려 했는데, 6월 초에 노 국장의 사직 경위를 듣고는 버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고 증언했다.

2017-08-18 11:12:31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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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는 사람'의 가벼운 죗값

"이제 어쩔거야. 판사가 언니를 사기꾼이라는데. 내 돈 어쩔거냐고!" 지난 16일 오전 서울고등법원 복도에서 중년 여성 여럿이 '언니'의 어깨를 밀고 있었다. 1만명을 속여 돼지 사업 투자금 2400억원을 가로챈 최덕수 도나도나 대표 등 11명이 유사수신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직후다. 재판 뒤에 만난 피해자들은 '동네 사람'에게 당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복도에서 언니라고 부른 배모 실장의 사위가 판사이고, 딸은 변호사라고 했다. 배 실장은 사무실에 사위와 딸의 사진을 붙여놓고 사람들을 안심시켰다고 한다. 한모 씨는 2012년께 사위와 딸을 내세우며 원금 보상 각서를 써준 배 실장에게, 아들 대학 등록금 등으로 모아둔 1억5000만원을 건넸다. 같은 시기 노모 실장을 따라 안성 돼지농장을 방문한 문모 씨는 5억원을 투자했다. 80대에 접어든 문씨는 "내가 돼지 목을 끌어안고 찍은 사진을 보내주지 않더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노 실장은 1950년대에 연세대를 졸업하고 교육계에 몸담아온 문씨의 평판을 이용했다. 이때문에 문씨는 자신을 따라 투자한 동네 이웃 10여명도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날 병합된 사기혐의 등의 유죄도 인정돼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노 실장과 배 실장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피해자들의 울분과 배신감은 최 대표가 아닌 '아는 사람'을 향했다. 이 단어는 사회를 지탱하는 기둥이어서, 금이 가면 사람도 함께 쓰러지고 만다. 그 무게에 짓눌린 피해자들은 '진짜 나쁜 사람'을 재판부와 다르게 봤다. 한씨는 떨리는 몸을 간신히 세운 채 말을 이었다. "우리는 최덕수, 최치원(아들) 이런 사람 알지도 못해요. 저런 놈보다, 그 밑에서 이런 사실을 다 알면서도 지인들에게 사기 친 사람이 더 나빠요. 최덕수는 배 실장 같은 사람 없었으면 저렇게 큰 돈 못 끌어모았어요. 집행유예가 말이 되느냐고요."

2017-08-17 15:17:36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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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우 변호사의 사건 뒷 이야기] 따뜻한 법

어느 날 90대가 가까운 촌로와 얼굴이 검게 그을린 아들 3명이 필자의 사무실을 찾아왔다. 그분들의 얘기에 따른 사건의 개요는 가족의 배경을 비롯하여 다음과 같다.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부터 작은 택시회사를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돈으로 서울 인근에 있는 땅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다만 회사에서 적지 않게 자동차 사고가 나서 매입한 땅의 명의를 자신이 아닌 큰 아들로 하였다. 이는 채권자들로부터의 집행을 피하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장자이니 할아버지로서는 모든 것을 맡기고 차후 가족을 책임지고 돌보라는 뜻도 있었다. 큰 아들에 대한 기대가 커서 서울로 유학도 보내주고 모든 것을 뒷바라지 해 주었건만 큰 아들은 기대와 달리 사고를 치기 일쑤였다. 반면 큰 아들을 제외한 형제들은 아버지와 함께 농사를 지으면서 지냈는데 큰 아들과 달리 제대로 교육받지도 못했다. 그 후 큰 아들은 집을 나가면서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던 '땅문서'를 모조리 가져가기에 이르렀다. 한참 세월이 흘러 서울 인근에 신도시가 계획되었고 신도시예정구역에 포함된 큰 아들 명의의 토지도 수용될 예정이어서 약 10억여 원의 보상금이 곧 지급될 예정이라는 것이었다. 할아버지는 자신과 다른 아들들의 가난을 이야기하며 큰 아들이 뺏어간 땅을 반환받고 토지 보상금도 당신과 다른 작은 아들들도 받게 해달라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씀하셨다. 우선 시급한 것은 보상예정 토지에 대해 나오는 보상금 지급금지가처분(채권자: 할아버지, 채무자: 큰 아들, 제3채무자 : 국가)신청이었다. 보상금이라는 돈은 지급되어 버리면 산일되는 것이므로 본안 소송 전에 큰 아들에게 보상금이 지급되는 것을 정지시키는 것이 급했다. 상담을 마치자 마자 급히 위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여 가처분인용결정이 받아들여져서 돈을 묶어 두기는 했다. 하지만 본안에서 할아버지의 주장이 인용될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즉 할아버지가 자신의 돈으로 큰 아들의 이름으로 매입하여 현재 아들 명의로 되어 있는 상태를 법률적으로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아버지가 아들의 이름으로 토지를 매입한 행위'를 증여로 보게 된다면 현재 큰 아들의 소유이므로 아버지가 지금에 와서야 아들에게 토지를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반면, 아버지가 아들에게 단지 명의신탁을 한 것이라고 법원이 판단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명의신탁은 부동산실명법으로 무효이기는 하나 판례상 위 법 시행 전에 명의신탁 법률관계가 형성되었다면 여전히 명의신탁자(할아버지)가 명의수탁자(큰 아들)에게 토지 내지 그 토지매입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명의신탁의 관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명의만 수탁자에게 있을 뿐, 실질적인 권리관계 즉 세금을 신탁자가 내거나, 등기권리증 등 관련 서류를 신탁자가 소지하는 등 실질적인 처분권을 여전히 명의신탁자가 가지고 있다는 점을 명의신탁을 주장하는 자가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사건은 위 입증사실이 불명확하여 법리적으로는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도덕적으로 볼 때 작은 단칸방을 전전하는 동생들을 위해서 보상금의 일부라도 양보하지 않는 큰 아들은 너무나 '나쁜 장자'였다. 이런 소송에서 변호사는 법리적으로 패소가능성이 있다 하여 지레 소송을 포기하면 안 된다. 더욱이 가족 간의 사건일 경우에는 조정의 여지도 많으므로 더욱더 그렇다. 이윽고 첫 재판이 열렸다. 예상대로 판사는 "판결하지 않겠다. 당사자를 꼭 데리고 오라" 며 조정을 권고했다. 그 후 몇 번의 조정을 거쳤으나 원·피고 간 바라는 금액 차이로 조정이 되지 않았다. 이에 판사가 조정이 안 되면 판결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더욱 완강한 할아버지의 태도로 초조한 것은 필자였다. 판결로 가면 거의 패소가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조정에 지친 재판부도 다음 기일을 조정이 아닌 변론기일로 잡으면서 우리 측에 하는 말이 "이건 법리적으로 가면 증여입니다"라고 정중히 "판결 내용"을 고지하는 것이었다. 조정을 완강히 거부하는 우리 의뢰인에 대한 일종의 '경고'였다. 결국 필자는 할아버지에게 몇 시간 동안 조정불수락으로 인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이야기하면서 조정에 어렵사리 도달하였다. 다만 필자는 재판부에 조정문구상 합의된 금액 외 큰 아들이 할아버지에게 꼭 생활비를 매달 얼마씩 지급하는 것으로 해달라고 요청하였다. 필자가 당시 조정을 강권한 이유는 판결도 불리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았고 일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상소절차를 거친다면 그 와중에 90대 촌로가 건강을 해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판결로 갔다면 위 부자는 더 이상 인연의 끈을 가지지 못하고 서로를 원망하며 살았을 것이다. 또한 생활비 지급을 매달 꼬박해야 하는 큰 아들 입장에서는 좋든 싫든 아버지와의 인연을 계속 가져가야 하므로 필자는 일말의 가족관계의 회복을 바라는 점도 있었다. 필자가 바라는 법은 일도양단이 아닌 '따뜻한 법'이다. 법리적으로 쉽지 않았던 사건을 끝까지 조정하기 위해서 힘써 준 당시 재판부에 감사드린다.

2017-08-17 14:58:46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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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분양 사기' 도나도나 대표 징역 9년…실장들 '집유'에 피해자 분통

1만명을 속여 돼지 사업 투자금 수천억원을 가로챈 최덕수 도나도나 대표가 법원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인겸)는 16일 최 대표에게 유사수신 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사기 등 혐의로 징역 9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아들 최치원 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유사수신에 가담한 정모 씨 등 2명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배모 실장 등 6명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손모 씨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유사수신은 은행법 등에 따른 허가 없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다. 재판부는 최 대표 등에 대해 "업무상 횡령 등 대법원의 유죄 판결을 유지한다"며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유사수신 행위 부분도 제반 사정 등을 비춰볼 때 유죄로 인정하기 충분하다. 그것이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위조 문서 등을 이용해 다수의 금융기관으로부터 660억원이라는 거액을 대출받고 양돈 위탁자들로부터 130억원이 넘는 거액을 편취했다"며 "이 사건의 범행 내용이나 수법, 피해 내용 등을 종합해볼 때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 부자는 2009년~2013년 어미 돼지 한 마리당 500~600만원을 투자하면 새끼 돼지 20여마리를 낳아 수익 낼 수 있다고 속여, 투자자 1만여명으로부터 2400여억원을 받아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대법원이 이같은 행위를 유사수신으로 보고 지난해 9월 파기환송한 사건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병합해 판단했다. 1·2심은 최 대표에 대해 횡령 등 혐의만 유죄로 보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유사수신행위 혐의에 대해서는 해당 사업이 양돈업을 수익모델로 삼았으니 실물거래 빙자로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도나도나의 '실장'들은 한동네 이웃이라는 친분과 법조인 가족을 내세워 거액의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피해자 한모 씨는 이날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배모 실장이 '판사 사위' 등을 내세워 1억5000만원을 가져갔다고 밝혔다. 한씨는 "사위가 판사고 딸이 변호사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며 "(도나도나에) 유사수신 문제가 있음에도 말하지 않았고, 회사가 문을 닫자 개인 계좌로 돈을 받아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오래 전부터 한동네에서 알고 지내온 사람들이 당했다"며 "나는 최 대표를 모르지만, 범행 사실을 다 알면서도 숨겨온 배 실장이 더 나쁜데 집행유예가 말이 되느냐"며 가슴을 쳤다.

2017-08-16 15:17:10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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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르기 마친 朴재판…'말(馬)싸움' 이어진다

일주일만에 열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재판에서 삼성의 승마지원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두 사람의 공판이 오는 17일 재개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이날 재판에는 진재수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장과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진 전 과장은 2013년 4월 노태강 전 국장과 함께 승마협회를 감사해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에 불리한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했다. 박 전 대통령은 같은해 8월 21일 두 사람을 '나쁜 사람'으로 지목했다. 노 전 과장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진 전 과장은 한국종합예술학교로 좌천된 뒤 공직을 떠났다. 그는 자신에 대한 인사조치 경위와 승마협회 감사에 대해 증언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본부장은 2015년 9월 삼성이 박 전 전무를 통해 81만5000유로(10억8800여만원)를 보낸 최씨의 하나은행 계좌를 관리했다. 그는 검찰로부터 최씨의 계좌 등 자금 흐름과 관련한 구체적인 질문을 받게 될 전망이다. 18일 증인으로 나오는 박 전 전무는 최씨의 지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약속한 승마 지원금을 보내는 과정에서 삼성 측과 최씨 사이의 중계자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된다. 검찰은 이날 박 전 전무가 2015년 9월 최씨, 정유라 씨와 독일에 머물면서 삼성 관계자와 이메일을 세 차례 주고받은 경위에 대해 캐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적극적인 방어가 예상되는 가운데, 두 사람은 이 부회장 재판의 증언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을 찾아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과 이 부회장의 뇌물 혐의가 동전의 양면처럼 묶여 있어, 뇌물공여와 수뢰죄 모두를 방어해야 한다. 이때문에 박 전 대통령 측은 삼성의 승마선수 후원이 최씨로 인해 변질됐다는 내용의 증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씨 측도 이 부회장의 공판 기록에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부분을 살피겠다고 밝힌 상태다. 전직 삼성 임원들은 최씨나 박 전 대통령에게 어떤 청탁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 역시 자신의 재판에서 정씨에 대한 승마 지원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2017-08-15 16:57:22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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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국정원 '댓글 외곽팀' 조사결과 확보…본격 수사

검찰이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온라인 여론조작을 했다는 국가정보원 적폐청산 테스크포스(TF)의 중간 조사결과를 확보하고 본격 수사에 돌입했다. 서울중앙지검은 14일 오후 국정원으로부터 '댓글 사건'과 관련해 '사이버 외곽팀(이하 외곽팀)' 활동 내역 등에 대한 중간 조사 결과를 넘겨받았다. 이날 검찰이 확보한 자료에는 민간인으로 구성된 여론조작 조직인 외곽팀의 활동과 국정원의 조직적 운영 개입 정황 등에 관한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정원 적폐청산 TF는 지난 3일 중간 조사결과를 내놓고 원세훈 전 원장 시절인 2009년 5월~2012년 12월 '알파팀' 등 민간인으로 구성된 외곽팀을 최대 30개까지 운영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옛 국정원이 2011년 10월 SNS를 국정 홍보에 활용하라는 청와대 회의 내용에 따라 'SNS 선거 영향력 진단 및 고려사항' 문건을 청와대에 보고했다고도 발표했다. 검찰은 이번에 확보한 자료가 이달 30일 선고를 앞둔 원 전 원장 사건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 전 원장은 2013년 6월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4년 넘게 재판 받고 있다. 기존 재판에서 다뤄진 70여명 규모의 '심리전단'을 벗어난 자료를 확보함에 따라, 검찰은 내용을 검토한 뒤 변론 재개 신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2017-08-14 15:31:33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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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공범자들' 개봉한다…법원, 상영금지 신청 기각

영화 '공범자들'에 대한 MBC 측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로써 공범자들은 극장에서 개봉할 수 있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14일 MBC와 김장겸 등 전·현직 사장이 최승호 감독과 뉴스타파를 상대로 낸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뉴스타파가 MBC 임원들을 표현한 내용이 허위사실이 아니고, 공적 인물들을 사실에 기초해 비판하고 의문을 제기했을 뿐이라는 이유로 명예권 침해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MBC 핵심 임원은 공적인 인물이므로, 해당 직위에 관련된 표현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며 초상권 침해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 MBC 측은 뉴스타파가 전·현직 사장들의 인터뷰 거부 장면을 동의 없이 영화에 내보내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또 영화 상영으로 MBC 임원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해지고, 이들의 과거 행적이 재조명될 수 있다 해도 언론인으로서 마땅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앞서 MBC 측은 지난달 31일 '공범자들'이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초상권·명예권을 침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영화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최승호 감독 측은 지난달 15일 영화를 공개했음에도 MBC 측이 개봉을 코앞에 두고 가처분 신청한 경위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다. 공범자들은 최승호 PD 등 뉴스타파 제작진이 스토리펀딩으로 제작비를 모아 이명박 정부 이후 공영방송이 훼손된 과정을 그린 영화로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2017-08-14 14:52:15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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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사용 설명서] ⑬ 부자되는 공부법<중> "작은 습관부터 바꾸자"

"건강 부자가 최고죠." 천원만(가명) 씨는 지난 9일 오랜만에 서울역에서 만난 스승들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이야기를 꺼냈다. "2일이었죠 아마. 그때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건강 이야기를 꺼내 한동안 화재가 됐지요." 오지혜 올리치컴퍼니 대표가 고개를 끄덕인다. "빈자든 부자든 건강 없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지요. 이참에 우리 건강 관리를 돈에 비유해 볼까요?" ◆작은 소비습관을 찾아라 지혜: 여기 쌍둥이가 있어요. 평소에 술·담배 많이 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덜 건강해지겠죠. 원만: 가끔 보면 담배 많이 태워도 건강에 별 영향 없다는 분도 계시긴 해요. 지혜: 보편적인 얘기는 아니죠. 제 주변 이야기를 하자면, 평소 술·담배를 많이 하던 사람이 비슷한 습관을 가진 사람이 지병을 얻자 습관을 바꿨어요. 원만: 담배 끊기가 굉장히 어렵다더군요. 어릴 때 학교에서 틀어준 비디오를 봤는데, 한동안 가려움증에 시달리고 계속 사탕 먹고… 지혜: 하지만 3달이 지나면서 많이 익숙해졌어요. 그리고 1년이 지나니까, 아예 술과 담배를 입에 대지 않더라고요. 물론 이전에 비해 훨씬 건강해졌고요. 원만: 대표님께서 무슨 말씀 하시려는지 알겠어요. 소비도 습관이다, 이런 말씀이지요. 지혜: 그래요. 건강 관리 해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시작하는 사람은 극소수잖아요. 이때 윤준호 (주)위드리치 대표가 기습 질문을 던진다. "원만 씨는 어제 집에 갈 때 편의점에서 뭘 샀죠?" ◆돈 쓰는 습관도 조금씩 바꾸자 원만: 일단 음료수 한 캔이랑... 준호: 걸려들었네. 작년에 우리가 말해줬는데. 지혜: 습관 버리기가 힘들죠. 매일 마시던 음료 없이는 잠도 못 잘 걸요? 돈 쓰는 습관도 마찬가지여서, 돈 관리 필요성을 알아도 자기 문제를 진단받고 습관을 고치려는 사람이 적어요. 극소수만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이유를 아세요? 원만: 시작하는 법을 몰라서가 아닐까요. 지혜: 그런 문제도 있지만, 처음부터 눈에 띄는 성과를 조급하게 기대해서 그래요. 원만: 어렸을 때 다닌 피아노 학원이 생각나네요. 그런데 그때는 조급하지도 않았고, 나중에라도 나아지지는 않았죠. 지혜: 아픈 과거는 뒤로 하고, 이제는 돈을 생각합시다. 건강이든 돈이든 관리를 잘 하려면 체질 바꿀 시간을 가져야 해요. 사람이 습관을 바꾸는 데 필요한 시간은 21일이죠. 그 시간 동안 작은 습관을 쌓다보면, 어느새 체질이 바뀝니다. 원만: 다이어트처럼요? 지혜: 매일 마시던 탄산음료에 손 안 대고 3주를 지내보세요. 몸이 변해요. 그 음료수를 안 마셔도 살 수 있는 몸으로요. 예전으로 돌아간다는 의미가 아니예요. 새로운 나로 거듭난다는 뜻이죠. 원만: 부자 되고 싶은 사람 역시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네요. 돈 쓰는 습관을 조금씩 고쳐라. 지혜: 부자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 나의 체질을 조금씩 개선할 방법을 찾아야 해요. 꾸준히 로또 사는 사람에게는 인생역전 심리가 있어요. 벼락부자가 되기만을 바라면 현실이 늘 불행할 수밖에 없어요. 오히려 매주 5000원으로 좋은 주식을 사거나 적립식으로 펀드에 투자하는 편이 낫죠. 원만: 아까 말씀하신 담배피우는 쌍둥이 생각나네요. 지혜: 맞아요. 그렇게 3년 동안 매주 로또를 사는 사람과 꾸준히 직·간접 투자한 사람의 결과는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체질 바꾼 뒤에는 자산 분배가 답 준호: 체질을 바꿔 기초체력을 쌓았다면, 다음 단계는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것이죠. 원만: 작은 습관들을 고쳐서 종잣돈을 쌓은 다음에 돈을 불리는 방법인가요? 준호: 그러려면 제대로 공부해야돼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로 살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사업과 투자. 이 둘은 금융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기는 게임을 할 수 없어요. 그러니 원만 씨는 비싼 공부를 하고 있는 거예요. 여러 선택이 서로 다른 결과를 가져오지요. 이처럼 내 월급이 불어나는 속도를 높이고, 높아진 주거비를 마련하려면 복리를 이해해야하죠. 그러니 부자 되는 공부법을 하루 빨리 시작해야 유리한 거예요. 원만: 체질을 바꾼 다음, 어떻게 유지해야하는지부터 알아야겠어요. 준호: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 원래 몸으로 돌아가듯이, 부자들도 재산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해요. 그러니 종자돈 훼손하지 않는 법부터 배우도록 하세요. 원만: 모아둔 돈이 얼마 되지 않지만, 새로 출시된 10.5인치 iPad Pro에 자꾸 눈이 가네요. 다음달에 출시된다는 신형 iPhone도 그렇고요. 준호: 참아야죠. 지금 사용하는 제품들도 출시 당시에는 최고였지만, 지금 또 새 제품이 나왔잖아요. 하지만 돈의 가치는 그렇지 않죠. 그러니 종자돈 모으기에 집중하세요. 우선 종자돈 훼손을 막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원만: 적금이겠죠. 준호: 절대 아니죠. 적금도 좋지만,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제 돈의 가치를 생각하면서 돈을 관리할 줄 알아야 해요. 원만 씨가 태어난 이후로 지금까지 물가상승률이 하락한 적 있나요? 원만: 물가는 오르기만 하더군요. 준호: 그러니까 내 돈의 가치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자산을 어떻게 분배할 지 배워야 해요. 부자들은 자산을 골고부 분배합니다. 국내 부동산과 주식은 물론 해외 주식에도 직간접 투자를 하고 있죠. 원만: 그렇게 해도 돈이 안 모일수도 있지 않나요? 준호: 그런 분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적금이나 예금에 집중하고 어쩌다 한두 번 주식이나 펀드 해서 손실 난 경험만 이야기해요. 부자되는 공부법으로 금융시장을 이해하면, 내가 24시간 노동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해도 자산이 늘어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원만: 역시 시간이 걸리겠죠. 준호: 이 능력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아요. 체질을 바꾸는 데 시간이 필요하듯이, 유지하는 데 더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혜: 원만 씨의 소중한 종자돈이 심어져서 3년 뒤에 목표 자금이 모일 때까지 우리가 계속 응원할게요.

2017-08-14 11:22:21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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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화된 군대 내 갑질 원인은 뒤틀린 '가족문화'

#.2년 전 중위로 전역한 백성향(27·가명) 씨는 대대장의 부인이 기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종교 행사에 '동원'돼야 했다. 간부들은 주말마다 교회에서 머릿수를 채우고, 병사들의 참석를 설득하는 일에 매달렸다.매주 수요일이면 대대장 부인이 주도하는 성경 공부 모임에 참석해 밤 10시까지 자리를 지켜야 했다. 각종 다과 마련과 좌석 배치 역시 장교들의 몫이었다. 백씨는 "2014년 겨울에 신임 대대장이 '간부들은 주말에 뭐 하나. 교회에나 나오지'라고 말했다"며 "이 때문에 부대에서 기독교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개인 사정으로 불참하면 사모님이 '어째서 지난주에 참석하지 못했느냐'며 캐물어 난감했다"고 말했다. 백씨는 종교가 없는데도 자리에 참석한 이유에 대해 "장기복무나 진급 심사에 대대장의 '지휘 추천' 순위가 당락을 가른다"며 "어떻게 해서든 대대장의 눈에 들어야 하니, 사모님께 잘 보여야 했다"고 토로했다. 군대 내 끊이지 않는 '갑질'의 원인은 공사 구분 없는 가족문화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적인 부분과 사적인 영역을 구분하지 않는 태도를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적 토양이, 배우자나 부모의 계급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자세와 맞물린 결과라는 설명이다. 최근 박찬주 대장 부부의 공관병 갑질이 부각되고 있지만, 군대 내 무분별한 갑질은 계급을 가리지 않고 만성화됐다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 아빠 계급 높다"…아이끼리 서열화 이처럼 군인의 계급과 가족이 분리되지 않는 문화는 자녀의 인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계급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서열화 문화에 길들여져 괴롭힘과 굴종의 관계가 체화된다는 지적이다. 백씨는 "2013년 중대 간부들이 회식하고 있는데 아이 울음소리가 들려서 가 보니, A중사의 아들이 뺨을 잡고 울고 있었다"며 "B상사의 늦둥이 아들이 A중사 아들의 뺨을 숟가락으로 때린 것"이라고 떠올렸다. 당시 B상사의 아들은 A중사의 아들을 자주 때렸고, 자신의 말을 안 들으면 상사인 아버지에게 이르겠다는 '협박'도 했다고 한다. 백씨는 "이 때문에 A중사는 군인 아파트를 벗어나 일반 아파트로 떠나려 서둘렀다"며 혀를 찼다. 학계에선 이같은 갑질의 원인을 한국 특유의 '공사 미분화(公私 未分化)'에서 찾는다. 공사 구분 없는 태도를 미덕으로 여기는 유교 문화 위에서 가족의 지위를 자기 것으로 착각하는 '동일시'가 합쳐진 결과라는 설명이다. 김진국 융합심리학연구소장은 "정규군인 병사를 공적 영역 개념이 아닌, 특정 권력자나 집단에 모집된 사병으로 착각하다보니 동일시가 일어난다"며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처럼 공적 영역인 군주나 스승을 사적 영역인 아버지와 동일시하는 태도는, 분석심리학자 이부영의 표현대로 '혈연가족의 원초적 본능적 유대감을 각 집단에 확산'시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공사 미분화에 뒤틀린 가족 이기주의가 합쳐진 결과, '탐욕적인 동일시'가 만연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탐욕적 동일시' 문화 압도할 제도 개혁 해야 박찬주 대장의 부인이 피해 병사에 대해 "아들 같은 마음으로 대했다"고 말한 이유 역시 이같은 문화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김 소장은 "잘못된 동일시가 습관이 되고 하나의 권력으로 작동해 권력중독으로 이어진 결과"라며 "심리학자 데이비드 와이너의 설명대로 다른 사람이 자신의 명령을 따르느라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도취감을 느끼는데, 그것이 일상의 낙이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의식주를 군대 안에서 해결하는 환경적 요인을 고려해 제도적인 개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황명진 고려대 공공사회외교안보학부 교수는 "모든 시간이 군사적인 일과 연관돼 사생활이 없는 고급장교와, 일과시간이 있는 병사 관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완벽하지 않았다"며 "장교와 사병 사이에 시간적 공간적인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집단이 가진 성격인 관행이 쌓이면 문화가 되므로 이런 문제는 사회적 비난만으로 깰 수 없다"며 "이같은 문제를 용인한 제도를 혁신하는 노력이 경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08-13 14:31:05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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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MBC, 개봉 코앞 '공범자들' 금지신청 석연찮다"

영화 '공범자들' 제작진이 MBC가 개봉 보름 전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의도가 석연치 않다고 주장했다. 공범자들은 최승호 PD 등 '뉴스타파' 제작진이 스토리펀딩으로 제작비를 모아 이명박 정부 이후 공영방송이 훼손된 과정을 그린 영화로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최 PD는 11일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재판장 김정만)에서 열린 영화상영금지 등 가처분 재판에서 "이 영화에 대한 스크린 배정이 월요일(14일)에 끝나기 때문에 재판부 결정이 늦으면 순서가 밀려 개봉일을 지킬 수 없다"고 호소했다. 영화관들이 목요일 상영작의 개봉일을 그주 월요일에 정하기 때문에, 이후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려도 예고한 개봉일을 지킬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날 재판의 쟁점은 영화가 MBC 전·현직 사장의 초상권을 침해했는지와 허위 사실 포함 여부였다. MBC 측은 "영화를 통한 예술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사생활 보호 역시 중요하다"며 "최승호 감독은 인터뷰이가 인터뷰를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나오는 장면을 동의 없이 영화에 내보내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장면을 삭제해도 영화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PD는 "공적 책임이 큰 사람은 사전 인터뷰 요청이 없어도 질문에 답하는 것이 언론의 당연한 룰"이라면서 "현장 인터뷰에서 언론이 '당신은 회피하니까 우리는 질문 안하고 떠난다' 해야 하는가"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공영방송의 전·현직 사장이라는 공인에 대한 인터뷰가 사생활 침해라며 삭제를 명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전세계 언론에서 수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수십년 언론 활동을 했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언론 보도를 취합한 내용을 토대로 만들어 허위사실이라 볼 수 없고, 원고 측도 동의하는 부분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MBC 측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영화가 전날 늦게 제출돼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이유 등으로 결론을 미뤘다.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최 PD는 "영화는 부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다"며 "영화에 관심이 많았다면 관람 후 곧바로 상영금지 가처분을 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봉 직전에 (상영 금지) 신청하는 것이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공범자들은 지난달 15일 부천영화제에서 공개됐다. MBC는 같은달 31일 법원에 영화상영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했다.

2017-08-11 18:37:18 이범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