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면접, 돌발질문부터 상황극까지 '가지각색'
신한은행·우리은행 다양한 면접 방식으로 적합한 인재상 찾아…지방은행도 바뀌는 추세 '합숙면접', '맛과 향을 평가하는 관능면접', '요리면접', '돌발면접(압박면접)', '1대 10 토론면접'…. 취업 시즌을 맞아 이채로운 채용 면접이 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뽑기 위해 까다롭고, 창의적인 채용 면접을 도입하고 있어서다. 삼성그룹은 계열사 마다 ▲임원면접▲프리젠테이션(PT) 면접 ▲창의성 면법 등을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창의적인 면접방식의 중심에는 금융권이 있다. 주요 은행은 돌발면접, 합숙면접 등 기존 틀을 벗어난 '기발한' 면접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보통 은행 공채 전형 과정의 1단계라고 할 수 있는 서류 전형의 경쟁률은 100대 1 정도다. 어렵게 서류 전형을 통과한 후에는 인성 검사와 면접 등의 단계를 거친다. 다양한 방식의 면접을 통해 지원자들의 역량을 평가하고 있다. ◆신한은행 "오늘 먹은 점심의 칼로리양은?" 신한은행은 최근 서류전형을 통과한 하반기 공채 지원자 12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26일부터 2일까지 경기도 기흥연수원에서 진행된 1차 실무자 면접에서 '돌발면접', '1대 10토론' 등 획기적인 면접을 실시했다. 돌발면접은 면접일정 중 불시에 방송을 통해 과제를 부여해 진행됐다. 돌발면접이 시작되면 진행 중인 면접은 일시 중단되고 주어진 과제에 대해 지원자가 본인의 생각을 창의적·논리적으로 구성해 발표하는 방식이다. 상황대처능력을 파악하는 것이 초점이다. 돌발질문 중에는 "오늘 점심에 섭취한 칼로리양은 얼마인가요?", "신한은행에서 오늘 하루 동안 거래된 금액은 얼마일까요?" 등이 있었다. 신한은행은 지원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돌발질문을 매일 새롭게 출제했다. 1대 10 토론은 발언기회가 1~2회로 제한되고 시간이 부족해 심도 있게 진행되기 어려웠던 기존 토론면접의 단점을 보완한 프로그램. 이는 지원자 1명이 다른 지원자 10명과 찬·반 토론을 벌이는 방식이다. 지원자들은 다른 지원자 10명과 충분히 배정된 시간 동안 논리대결을 펼쳤다. 신한은행 채용 관계자는 "채용은 내부적으로는 물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향후에도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획기적인 면접을 지속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면접관 상대로 금융상품 설명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14일까지 하반기 공채 서류접수를 마감하고 10월 중 면접을 진행한 우리은행의 면접 컨셉트는 '오픈 방식'이었다. 스펙보다는 친화력과 적극성 등의 자질을 높게 평가하기 위해 1차 실무진 면접을 철저한 블라인드로 진행했다. 학력, 연령, 전공 등에 제한을 두지 않았고, 이름도 얘기할 수 없다. 실무진 면접은 총 4단계(인성면접→PT면접→세일즈 면접→토론면접)로 진행됐다. 그중에서도 세일즈 면접은 연출된 금융점포 내에서 역할극을 실시해 고객응대 방식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면접자는 우리은행 금융상품 중 1개를 선택해 해당 상품을 고객에게 설명하고 권유하는 테스트도 있었다. 우리은행 관게자는 "보통 구직자가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급하다고 생각하지만 기업도 회사에 적합한 인재상을 구해야 한다"며 "인재 발굴을 위해 '찾아가는 열린 면접' 등을 진행해 현장에서 즉석 면접을 진행하는 등의 활동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은행도 만만치 않다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지방은행의 면접 방식도 바뀌었다. 지난 9월 하반기 채용을 마친 대구은행은 여섯관문의 면접을 진행했다. 1차로 서류전형을 통해 지원자를 모집한 뒤 합격자에 한해 필시시험, 논술시험을 치룬 뒤 간단한 간이 면접을 본다. 이후 1박2일의 합숙면접에서는 개인 또는 팀으로 과제를 발표하거나 심층 면접을 진행하고, 마지막으로 최종 면접을 본 뒤 합격자를 발표한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서류전형 합격자에 대해 예비면접과 종합면접을 진행한 뒤 인적성 검사 후 최종면접을 실시했다. ◆식품기업 채용도 다양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은 채용면접에서 맛과 향을 구별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관능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맛과 향에 대한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 식품관련 업무에소 몰입도가 뛰어나다는 판단 때문이다. 샘표는 15년째 요리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요리면접의 시작은 '식품회사 직원들이 먼저 요리를 알아야 주부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샘표 박진선 대표이사의 지론이 계기가 됐다. 창의적이고 맛있는 요리 아이템을 만들어 내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샘표 관계자는 "요리 과정을 지켜보면 개개인의 성격을 알 수 있고, 리더십과 창의성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요리면접은 4~5명으로 이뤄진 구직자가 한 팀을 이뤄 한가지 요리재료를 주제로 미션을 받으면, 조원끼리 상의해서 요리를 완성하고, 임원진 앞에서 요리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