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양대산맥 희비, "아모레퍼시픽 고공행진...LG생건 적자 전환"
국내 대표 뷰티 기업들의 지난 2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뷰티 시장 공략에 성공하며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LG생활건강은 핵심 사업 부진으로 뷰티 부문 적자 전환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냈다. 회복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국내 뷰티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글로벌 시장 다각화 전략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2분기 실적으로 연결 기준 1조950억원의 매출과 80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556% 증가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커져 1조50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73% 급증한 737억원이다. 특히 국내·외 모두에서 성장세를 유지했다. 아모레퍼시픽 국내 사업 매출은 5536억원, 해외 사업 매출은 436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 14% 늘었다. 국내 사업 영업이익은 401억원, 해외 사업 영업이익은 36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4%, 611% 개선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아모레퍼시픽은 서구권에서 고성장을 이어가며 중화권에서도 실적 반등에 나섰다. 서구권에서 1분기 2125억원, 2분기 1785억원 등의 매출을 냈고, 해당 매출이 해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 45%, 2분기 41% 수준이다. 올해 들어 서구권에서 아모레퍼시픽은 다양한 브랜드를 앞세워 K뷰티의 지속가능성을 입증했다.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가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으로 알려진 메이시스 백화점에 입점했고, 더마 브랜드 에스트라, 한국 특화성분 브랜드 한율 등을 연달아 미국 시장으로 진출했다.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 및 북유럽에서는 라네즈의 스킨케어와 립 제품이 판매 호조를 보였다. 이와 함께 중화권 매출은 1분기 1328억원, 2분기 1327억원 등이다.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0% 역성장했으나,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3% 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현지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설화수는 진설, 자음생 등 고가 제품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단장했다. 탈모관리 브랜드 려는 기존 제품 루트젠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했고 항저우 지역에서 신제품 본초진을 선보였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화권 시장에서 사업 거래 구조 개선 효과, 비용 절감 등을 바탕으로 2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게 됐다"고 밝혔다. 반면, 국내 뷰티 대기업 투톱인 LG생활건강은 전반적인 실적 부진으로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LG생활건강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 1조6049억원, 영업이익 5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65% 감소했다. 주요 지역별 매출 비중은 국내 68%, 중국 12%, 북미 8%, 일본 7%, 기타 5% 순이다. 국내와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8% 줄었다. 올해 1분기와 비교해도 국내 사업 규모는 1조1619억원에서 1조847억원으로, 중국 사업은 2046억원에서 1856억원으로 지속 축소됐다. 특히 핵심 사업인 뷰티 사업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뷰티 사업 매출은 60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줄었다. 영업손실은 1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급락해 적자 전환됐다. LG생활건강은 브랜드 및 유통 채널의 다변화는 이뤄냈지만 면세 등 전통 채널 축소가 전체 매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국내 헬스앤뷰티 스토어, 북미 아마존, 일본 등에서는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실제로 이번 2분기 북미 매출은 6%, 일본 매출은 13% 증가했다. 아울러 LG생활건강은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23년 10월에도 색조 브랜드 '힌스'를 인수해 일본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올해는 일본 패밀리마트와 공동 개발한 뷰티 브랜드 '하나 바이 힌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사업과 인수합병(M&A)를 통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등 근본적인 기업 가치를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미래 성장을 위해 과거와 동일하게 M&A에 적극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