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글로벌 70개국에 농기계 수출…대동 '생산 심장부' 대구공장을 가다
국내서 디젤엔진 완성품 제조사 단 4곳 그쳐…年 6.4만대 엔진 생산 7만평 규모 공장, 2023년부터는 엔진 8.6만대 규모로 생산시설 늘려 엔진 시운전실 365일, 24시간 가동…日 엔진 200~250대 결함 테스트 ICT 기반 플랫폼 '대동 커넥터'로 농기계 관리, 스마트팜, 판로 지원 등 "국내에서 디젤엔진 완성품을 만드는 회사는 단 4곳 밖에 없다. 그 중 하나가 우리 대동그룹이다. 바로 이곳에서 매년 6만4000대의 디젤엔진을 만들고 있다." 대구 달성공단에 위치한 대동의 핵심 생산기지이자 심장부인 약 7만평 규모의 대구공장 곳곳을 안내하면서 서비스사업팀 박인호 차장이 자부심에 찬 말투로 설명했다. 이곳에선 대동의 성장에 날개를 달고 있는 트랙터를 비롯해 이앙기, 콤바인 등 완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1947년 경남 진주에서 대동공업으로 시작한 대동은 1984년 이곳에 터를 잡고 대한민국 농기계 산업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잇따라 쓰며 100년 기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62년 동력경운기 제작, 68년 농업용 트랙터 제작, 71년 농업용 콤바인 생산 등이 모두 우리나라에서 처음이다. 내년엔 이 공장의 디젤엔진 생산능력이 연간 8만6000대까지 늘어나게 된다. 한국에서 디젤엔진 완제품을 만드는 4곳은 현대, 기아, 두산 그리고 이곳 대동이다. 대동이 만들고 있는 엔진은 20마력부터 142마력까지 다양하다. 물론 모두 이곳에서 자체 생산한다. "엔진 전수검사를 위한 시운전실은 24시간, 365일 가동한다. 이곳에서 엔진 출력 세팅 등을 해 만에 하나 문제가 생기면 바로 조치하기 때문에 출고하기전 사실상 제품 불량률은 '제로'에 가깝다. 엔진 시운전은 1개당 40분 정도로 하루에 200대~250대 정도를 테스트한다." 박 차장이 설명을 이어갔다. 이렇게 엄격한 생산 공정을 거친 엔진이 장착해 팔리는 대동의 효자상품은 단연 트랙터다. 80년대에 해외에 진출한 대동은 미국, 캐나다를 비롯해 전 세계 70개국에 트랙터 등 농기계를 판매하고 있다. 공장 한쪽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트랙터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태평양을 건너 미국으로 갈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대동은 그룹 전체적으로 1조179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해외에서만 7746억원을 올렸다. 이 가운데 트랙터가 매출 전체의 9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이다. 대동의 미국시장 점유율(100마력 이하)은 약 7%로 글로벌 농기계회사인 존디어 등에 이어 3~4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엔 '카이오티'(KIOTI)라는 브랜드로 수출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동물 '코요테'와 같은 말이다. '팔순'을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 농기계회사가 세계 최대 시장에서 'made in KOREA' 브랜드로 당당히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외 판매 제품의 98% 이상은 대동이 자체 개발해 생산한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엔진과 미션은 10년 무상 보증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대동은 국내 최초로 지난 2013년에 미국 환경청의 환경 규제인 '티어(TIER)4' 인증 엔진을, 2019년엔 유럽 환경 규제인 '스테이지5(STAGEⅤ)' 인증 엔진을 각각 개발했다. 지난해엔 역시 업계 최초로 3.8L 디젤엔진을 개발해 90~140마력대 대형 트랙터 HX시리즈에 탑재하고 있다. 프리미엄 트랙터인 HX1300엔 132마력 엔진을, HX1400엔 142마력 엔진을 각각 장착했다. 이들 모델에는 국내 트랙터 최초로 직진자율주행 기능도 탑재했다. 특히 플래그쉽 모델인 HX에는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 및 관리가 가능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플랫폼인 '대동 커넥트(Connect)'를 탑재했다. 대동 플랫폼사업단장 나영중 상무는 "대형 트랙터 뿐만 아니라 중형 트랙터에까지 적용을 늘려가고 있는 '대동 커넥트'는 트랙터 관리 부담을 최소화해 고객이 농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면서 "커넥트를 통해 고객뿐 아니라 대동의 관제센터에서도 트랙터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고장 증상이나 소모품 교체 등의 기계 점검을 인지하고, 방문 수리 서비스를 하는 등 효율적인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대동은 커넥트 서비스를 농업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스마트 파밍 통합 앱'으로 진화시키는 첫 서비스로 농민이 자신의 농작물 생육 상태 사진을 앱(APP)에 올리면 병해충 유무를 진단해주는 '병해충 진단 기능'도 검토하고 있다. 또 향후 대동 커넥트를 통해 농민들이 재배하는 농산물 판매를 더욱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유통 플랫폼으로의 도약도 꾀하고 있다. 대동 노재억 공장장은 "2020년부터 AI, ICT, 빅데이터 기반의 자율주행, 원격진단 기능이 탑재되는 스마트 농기계 사업을 본격화해 국내외 농기계 판매를 늘리고 부품, 서비스, OEM 생산 공급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계속 탐색하고 있다"면서 "미래 농업 리딩기업 비전에 맞는 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을 모색하면서 대동의 핵심 사업인 스마트 농기계 부문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제고 역량 강화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