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링 자녀 사회성 높아"… 홈스쿨링 공교육 대안 되나?
"홈스쿨링 자녀 사회성 높아"… 홈스쿨링 공교육 대안 되나? 두 자녀 홈스쿨링 하는 가수 박지헌 인터뷰 "부모-아이 관계의 통장 채우는 일"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안에서 가르치는 '홈스쿨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홈스쿨링 가구수는 지난 2016년 기준 600여 가구로 추정된다. 보편화되진 않았지만 꾸준히 늘고 있다. 홈스쿨링 가구는 부모의 학력이 높은 경우가 많고, 소득은 중위소득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 보내지 않아 사회성이 부족할 것이라는 홈스쿨링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관련 연구도 잇따르고 있다. 홈스쿨링이 공교육의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한민국의 홈스쿨링 현실은 한 때 홈스쿨을 빙자한 아동학대사건들이 터지면서 홈스쿨링에 대한 비난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관련 연구결과를 보면 우려와 달리 홈스쿨링 교육환경은 평균 이상이다. 이에 홈스쿨링의 교육여건은 물론 교육효과에 대한 재평가 여론도 일고 있다. 연세대 교육학과 백일우 교수가 지난 2016년 낸 '교육민영화 관점에서 미국과 한국의 홈스쿨링 비교연구' 논문에 따르면, 홈스쿨링 자녀들은 일반교 학생과 비교해 평균 이상의 교육환경에서 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홈스쿨링 학부모의 학력과 가계소득이 평균 이상인 때문이다. 홈스쿨링 가정의 부모 학력(2011년 기준)은 대졸 이상이 94.4%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고졸 학력은 5%에 불과했다. 대학원 이상 학력의 학부모 비율이 고졸 이하 학력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 홈스쿨링 가정의 월평균 소득을 보면, 중산층 가정의 참여비율이 높다. 2005년과 2011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각각 331만 원, 433만 원임을 감안할 때, 홈스쿨링 가정은 대체로 중간 소득층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홈스쿨링 학생 70% 이상이 검정고시나 독학을 통해 국내외 대학에 진학하는 등 학업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회성 결여'라는 기존의 편견을 뒤엎고 홈스쿨링 자녀의 사회성이 오히려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교원대가 발표한 '홈스쿨러와 일반학생의 사회성 비교연구'를 보면, 실제로 홈스쿨러 집단의 사회성 점수가 평균 166.56점으로 일반학생 집단(159.51)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연령대의 사회적 기술 부문에서 홈스쿨링 집단이 평균 72.29로 일반학생(67)보다 높게 나타났고 협동 부문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이는 경쟁할 수밖에 없는 학교와 달리, 경쟁이 없는 홈스쿨링에서 초등연령대 아이들이 협동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맞벌이 등 부모의 경제활동 유형이 홈스쿨링 학생들의 사회성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면담조사에서 부모 중 한 사람만 경제 활동을 하는 홈스쿨링 학생이 맞벌이 가정의 학생보다 사회성이 7점 가량 높았다. 이는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아이의 사회성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홈스쿨링 학부모의 교육권이 인정되지 않아 학부모들은 취학 의무면제 소견서를 학교에 제출해 진행하고 있다. 홈스쿨링 관련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스쿨링 가구 수는 매년 늘고 있다. 홈스쿨링은 2016년 기준 600여 가구로 17년 전인 1999년 200여 가구에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교육계에선 홈스쿨링에 대한 법제화와 정부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일우 교수는 자신의 논문에서 "국내 홈스쿨링 가정의 증가는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기 어렵고,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처럼 홈스쿨링의 법제화와 홈스쿨링 가정의 모니터링, 학교의 자원을 이용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서강대 교육학과 김재웅 교수는 "홈스쿨링 관련 법안을 마련하더라도 홈스쿨링 고유의 특성인 자율성을 잃어선 안된다"며 홈스쿨링 교육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두 자녀 홈스쿨링 가수 박지헌 "부모-아이 관계의 통장을 채우는 일" 두 자녀를 홈스쿨링으로 키운다는 가수 박지헌은 메트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홈스쿨링은 부모와 아이 사이 관계의 통장을 채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6남매 아빠인 박지헌은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홈스쿨링을 하는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홈스쿨링을 선택한 계기는. "교육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방법론이 늘고 있어요. 특히 공교육은 장점만큼 문제점도 많다고 생각해요. 특히 아이들이 7세 즈음부터 부모와의 시간을 기억한다고 하는데, 그런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죠." -홈스쿨링을 해보니 어떤가. "부모가 아이의 담임선생님이 되면서 대화와 교류가 많아졌어요. '관계의 통장'을 채우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아이와 신뢰를 쌓고 있죠. 부모와 아이가 신뢰가 높을수록 훈육시 아이가 부모의 의도를 잘 받아들이는 진정성이 높아진다고 해요."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는데. "홈스쿨링이 사회성을 떨어뜨린다는 걱정이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지역, 학교, 학급, 나이의 아이들과 어울린다고 해서 사회성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에요. 홈스쿨링을 받은 아이들이 봉사활동, 체험학습, 직업체험 등 다양한 지역, 문화, 사람들을 경험하면서 오히려 더욱 자신감 있게 관계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홈스쿨링을 고민하는 부모에게 조언한다면. "홈스쿨링은 부모가 아이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부부가 직접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도전할 수 있죠. 생활환경이나 계획을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요즘 아빠들은 초등학교 자녀와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와 데이트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이와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관계의 통장을 깊게 채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