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중국의 동반몰락 시작되나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스마트폰 하나로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기업으로 우뚝 선 애플. 이제 애플이 왕좌에서 내려올 날이 왔다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 때문이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포화상태에 도달한 때문이다. 애플의 2016 회계연도 1분기(2015년 10~12월) 실적 발표를 앞둔 25일(미국시간) 나스닥에서 애플의 주가는 전날보다 1.95% 내려간 99.44달러로 100달러를 밑돌았다. 지난 4월 134.54달러로 정점을 찍은 것과 비교하면 26.1%나 떨어진 수치다. 투자자들이 애플의 실적 발표에 대해 비관적으로 예상한 때문이다. 애플이 1분기에서는 전년 동기보다 판매가 늘었겠지만, 2분기 전망은 어둡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분위기다. 애플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분기 전망치도 함께 내놓는다. 애플은 지난해 중국시장에 의지해 크게 성장했다. 애플 자료에 따르면,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14%, 2013년 15%, 2014년 17%로 완만하게 증가하다가, 지난해 25%로 크게 늘었다. 중국 내 시장점유율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시장조사업체인 카날리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애플의 2014년 7~9월 중국 시장 점유율은 5%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11%로 두배 이상 뛰었다. 이같은 점유율 확대는 애플이 그만큼 공을 들인 결과물이다. 애플은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춰 아이폰 화면의 크기를 늘리고, 색상도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골드를 채택했다. 프리미엄폰인 아이폰의 이미지를 극대화한 것이다. 또한 중국에 자체 매장을 계속 늘리는 한편, 최고경영자(CEO)인 팀쿡이 직접 나서 중국인들의 마음을 잡으려고 노력했다. 아이폰의 위치추적 기능이 '국가안보 위협'이라는 비판이 일자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애플의 노력과 맞물려 중국 내 중상류층의 증가는 아이폰의 위치를 확고하게 만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이폰은 중국에서 프라다가방이나 로렉스시계와 같이 중상류층의 상징으로 통한다"고 전했다. 애플은 현재 중국 프리미엄폰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더 이상 점유율을 늘리기 힘든 상황이다. 프리미엄폰에서 중국의 화웨이가 무서운 경쟁자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애플이 11%의 점유율을 기록했을 때 1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프리미엄폰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이야기다. 중국은 중저가폰 역시 포화상태다. 샤오미의 뒤를 이어 '제2의 샤오미'로 불리는 비보, 오토 등의 저가폰들이 가세하면서 애플이 파고들 틈을 주지 않고 있다. 비보의 최신폰인 X6는 아이폰과 같은 외양에 가격은 불과 6분의 1에 불과하다. 중국의 서민들이 무리해서 애플의 아이폰을 살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 중국이 본격적인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현재 상태에서 고착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국발 애플의 호황이 겨우 1년만에 막을 내리는 셈이다. 미국의 CNBC는 "중국의 경기침체가 애플의 판매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BBC는 "중국이 몰락하면 애플도 몰락한다. 중국의 성장에 기대를 걸고 애플이 도박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아이폰 7'을 출시해 돌풍을 일으키고, 보다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 5E'로 마지막 남은 거대시장인 인도시장 공략에 성공할지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를 나타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스마트폰 시장'이 사양길로 접어든 추세 자체를 바꾸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또한 애플이 미래의 먹거리로 도전 중인 자율주행차는 구글이라는 강력한 선두주자가 버티고 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 22일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이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의 자리를 애플로부터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글이 주도하는 디지털 광고시장은 스마트폰 시장과는 달리 마르지 않는 화수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