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글래스를 착용 중인 여성이 음성 명령을 통해 기기를 조작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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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구글의 야심작인 '구글 글래스'가 시장의 높은 벽을 결국 넘지 못했다. 구글은 사생활 침해, 안전 사고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한 채 구글 글래스 사업에서 손을 떼는 모양새다. 2012년 4월 컨셉이 공개된지 4년만의 일이다. 일부 전문가를 위한 '기업용 버전' 개발은 계속되고 있지만, 시장 규모 자체가 한정적이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것이라던 당초의 예상과 비교하면 초라하기만 하다.
26일(미국시간) 구글 전문매체인 9to5구글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비롯해 구글 글래스팀이 운영해 온 소셜미디어 계정이 현재 일제히 삭제된 상태다. 구글의 소셜미디어인 구글 플래스 계정에는 "안녕 탐험가들, 우리는 여러분과 탐험 프로그램을 함께 하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구글에 문의하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구글 글래스 공식 홈페이지에도 "우리와 함께 탐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구글 글래스 사업의 중단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로이터통신을 비롯해 다수의 외신들은 구글이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며 사실상 대중용 구글 글래스 사업의 철수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구글은 지난해 1월 구글 글래스 익스플로러 이디션의 판매를 중단한 뒤로는 구글 글래스 사업의 진행 상황을 공개조차 하지 않았다. 사실상 지난해부터 구글 글래스 사업이 멈추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다만, 지난해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홈페이지에서 신형 시제품이 발견되기도 했다. 오러 프로젝트팀이 개발 중인 기업용 버전으로 알려졌다. 결국 구글의 미래 기술은 의료나 스포츠 분야 등 일부 전문가들의 영역에만 도입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7월 구글이 구글 글래스 신제품을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 은밀히 배포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구글 글래스는 안경테 형태의 기기를 통해 사용자에게 직접 시각 자료를 보여준다. 손은 필요 없다. 음성 명령으로 조작되기 때문이다. 2014년 4월 첫 시험모델이 판매됐을때 세계가 열광했던 이유다. 앞서 2012년 타임지는 구글 글래스를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앞선 미래의 기술이라고 하더라도 현재의 사회 현실에 도입하기에 무리라는 사실이 곧 드러났다. 판매 직후 바에서 구글 글래스를 쓰고 있던 한 여성은 폭행을 당했고, 구글 글래스를 쓴 기자가 공격당하기도 했다. 구글 글래스의 동영상 촬영 기능이 도촬에 대한 우려를 낳았기 때문이다. 구글 글래스는 바, 카지노, 클럽, 병원 등 공공장소에서 착용 금지 논란이 일었다.
지적 재산권의 침해 문제도 있다. 극장과 공연장에서 구글 글래스 착용자는 '콘텐츠 불법 유포자'로 의심받았다. 영화사들은 구글 글래스의 촬영 기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안전 사고의 문제도 제기됐다. 구글 글래스를 착용한 운전자는 잠재적인 '교통사고 유발자'로 인식됐다.